2012.07.06 18:27

하림의 세계 3-1

조회 수 301 추천 수 2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검도부

 

나 좀 도와줘!”

사람에게 부탁할 할 때 살기를 담으면 그건 협박 이하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또 미여에게 맞고 싶지 않아 하림은 대신 비꼬기로 했다.

어떻게? 내가 대신 4천왕에 등극할까?”

…….”

미여의 살기가 더욱 강해졌다. 연약한 남자 하림은 여자 미여보다 약한데 어찌 4천왕을 감당하겠는가. 아참, 다 같이 덤볐는데 진 다른 4천왕들에게 실례가 되려나? 것보다 남자 4천왕은 이미 자리가 정해져 있다고 한다.

정말? 빠르네.”

늙은이들이 미리 정해놓고 회의를 벌인거지.”

어이, 너도 2년 지나면 그 늙은이가 되거든요? 그랬더니 미여는 난 그렇게 늙지 않을거랜다. 맙소사. 인생은 늙어가는거야. 그 늙음에서 미학을 찾을 수 있어야 해. 미여 왈.

나 혼자로서는 그 결정을 혼자 막을 수는 없어.”

그래서 나를 끌어들이는거구나. 하긴, 미여는 모 란 선배와 가장 친해서(하림 덕분에) 다른 회원들로부터 반발심을 사고 있기는 하지. 어떻게 보면 미여도 참 외로운 녀석이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미여는 그뿐만 아니라고 했다.

내 조직을 같이 거느리고 갈거야.”

시위라도 벌이게?”

비슷해.”

이 녀석, 정말로 남자가 4천왕에 드는게 죽기보다 싫은가보다. 하기야, 그런 일로 남자 4천왕을 뽑은 그 여우들이 오히려 이상한거지. 어쩌면 파이오니아는 망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미여가 그 자리를 굳게 지킬게 틀림없으니까. 그 후는모른다.

발표하기 전에, 반대 의견을 묵살할 목적으로 새로운 사천왕 임명식을 오늘 밤에 할거야. 그때 모든 상층부가 모이는데, 그때 녀석을 친다.”

미여의 표정은 비장했다. 사극에 음모를 꾸미는 악역의 모습이 겹쳐졌다. 미여, 너 이런 녀석이었냐?

……잘해 봐.”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어딜 빠져나가려고? 넌 모란님이 저런 시커먼 남자가 호위가 되는걸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마음대로 하라지.”

지금껏 지은 죄가 있잖아! 이번에 도와주면 그 모든 죄를 사해주도록 할게.”

지들이 멋대로 조작한 걸 없애주겠다고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우선은 여기서 빠져나가야 겠다. 아무리 광역 오지랖이라도 이건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음대로 하세요.”

방과 후에 어디 가지 마. 기다리고 있을게.”

될 대로 되라 다.

 

 

***

 

 

거사(점점 악역같다) 시간 전에, 미여는 하림이 수업이 끝나자마자 납치해갔다. 같은 반으로서, 미여의 마수를 피할 방법은 하림에게 있지조차 않았다. 한분을 만나고 싶었지만 미여의 박력에 하림은 눈물을 머금고 끌려가야 하는 운명이었다.

미여는 한참을 걸어다니다 어떤 곳에 이르러서야 멈춰섰다. 하림은 고개를 들고 팻말을 읽었다. ‘2검도부 부실’.

, 검도부 차장 아니었어?”

, 정확히는 제2검도부 차장.”

크응.”

학교에는 인기 많은 부서가 순번대로 있는데, 그 중 최고는 축구부서로 16개까지인가 있다. 그러니 가장 최근 축구부서 이름은 제16축구부, 검도부도 그런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부서 이름이 다 정형적인건 아닌데, 그건 다음기회에 언급하도록 하자.

그건 그렇고, 미여면 당연 제1일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하림은 내심 실망을 했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문을 열자 풍겨오는 향기, 그리고 잠시의 정적.

꺄악!!”

오지 마!!”

변태다. 저리가!!!”

그 선을 넘어오면 내 검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알라 관음부처님 천지신명이시여, 부디 저밖에 서있는 고약한 악마를 쫓아내주시옵소서. 중얼중얼…….”

문화적 충격이었다. 그렇다고 옷 벗는 장면을 엿본거도 아니다. 단지, 문을 열고 그 안에서 그네들은 훈련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이런 취급이라니. 하림은 인간 이하의 취급은 익숙했지만, 변태와 악마라니……. 절망했다! 남자를 인간 이하의 취급을 하는 이 세상에 절망했다!! 세상에 회의를 느끼는 하림이었다.

간신히 문을 닫는 하림이 미여에게 눈빛으로 반문하자 미여는 못말리겠다는 몸짓을 취했다.

이 부서엔 여자밖에 없어. 그런 반응은 당연하지.”

하림은 항의하고 싶었다. 분명 이 학교는 남녀공학인데, 겨우 부서에 온거만으로 저런 태도로 바뀐다고? 여자는 천변(千變)인가. 미여는 하림을 위로하고픈 마음이 없었다. 입을 가린걸 보니, 오히려 즐기는거처럼 보였다.

좀만 기다려. 옷을 준비해 올게.”

멀리 떨어져 있으라고 하고는, 미여는 들어갔다. 환호성이 들렸다. 문밖에 있던 변태악마를 못봤냐는 질문에 미여는 퇴치해버리고 왔다고 답했다. 역시 미여 씨라는 반응. 이봐, 너희들. 곧 미여는 악마를 부실로 소환할거야. 너무 믿지 말게나.

이대로 이대로 도망쳐버릴까 생각했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미술부, 다도활동부, 3만화부(축제 때 BL섞인 순정물을 발표해서 징계를 먹은 업적이 있다), 1소프트볼부, 라크로스부 등 여자들과 관련된 부서들밖에 없었다. 괜히 얼쩡대다가 변태악마보다 더한 취급으로 몰리는거 아냐? 미여는 금방 나왔지만, 하림에게는 1초가 1분인 시간이었다. 하림에게 건네진건 도복 풀셋.

, 옆에 탈의실이 있으니까 가서 입어.”

또 비명지르면 어떡하라고?”

다 세어보고 나오는 길이야. 탈의실 안에 검도부는, 없어.”

…….”

미여가 그렇다면 그렇겠지. 하림은 바로 옆에 탈의실로 향했다. 주변 부서 중 검도부만 탈의 필요성이 있어서 가깝게 만들어진 듯 했다. 열어보니, 정말로 안에는 개미 한 마리조차 없었다. 그렇다면 안심이지.

근데, 왜 따라오는거야?”

도복, 입을 줄 모르잖아.”

다 벗고 입을건데, 그런 데 관심있어?”

일부러 하림은 능글맞은 미소를 지었다.

…….”

미여의 짧은 비명. 정말로 귀엽지 못했다. 미여는 그길로 탈의실에서 떨어지며 작은 목소리로 불만을 토로했다.

……그런건 미리 좀 말해.”

…….”

역시 미여도 파이오니아 사람이었다. 남자들과 잘 지내는거 같은데, 이런 부분엔 약했다. 것보다, 여기서 여자가 강하면 어쩌자는 건데? 그러거나 말거나, 하림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런 대사로밖에 여난을 이기지 못하는 스스로가 한심스러웠다.

하지만 망은 볼거야. 혹여라도 도망갈 생각은 하지 않는게 좋아.”

탈의실에 창문이 있었다! 그럼 도망갈 여지가 있다는건데. 하림도 생각지 못한 부분을 미여가 지적해줬다.

여기 5층이거든.”

떨어지면 온몸이 박살나서 죽어. 미여의 웃음 소리가 환청으로 들려왔다. 아까 놀린거에 대한 복수였다. 이미 하림은 포기했기에 미여의 명령을 순순히 따를 수 있었다. 도복은 다행이 기성복과 같은 방식이라 쉽게 입을 수 있었다. 원피스형태로 위가 하양, 아래가 검정 주름이 잡히고 가슴쪽에 크게 2검도부라 쓰여 있었다. 통풍도 잘되는데? 두꺼워보이는 재질에 비해, 이대로라면 그냥 입을 수도 있겠다. 그대로 입고 나오니, 미여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 머리가 왜 그 모양이야?”

? 평소대로인데?”

하림의 말을 듣지도 않고 미여는 탈의실로 쳐들어가듯 달려갔다. 무얼 찾는지 뒤적뒤적거리는데 곧 이어 뭔가를 주어들었다. 검은 털뭉치였다.

가발이잖아.”

쓰면 허리까지 닿을듯한 웨이브진 가발이었다. 그걸 나보고 쓰라고? 하림이 항의하자 미여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하림의 바로 앞까지 얼굴을 가져갔다.

또 변태악마 취급당하고 쫓겨나고 싶어?”

…….”

미여에게 말려든 이상, 서브도 아닌 필수 퀘스트라는거다. 아아, 나도 주영이같은 부류가 되는건가. ……, 주영아 미안. 하림은 무의식적으로 친구를 폄하하려던 스스로를 뉘우치고 가발을 썼다. 벗겨지지 않게 진짜 머리칼과 가발 사이에 핀을 걸었다. 조금 아팠다.

! 이러니 정말로 요조숙녀 같은걸.”

빈말은 사절이야…….”

이런 모습을 한분이 보면 뭐라고 할까. 두고두고 지우고 싶은 오늘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하림의 얼굴은 웨이브진 머리칼이 잘 어울렸다. 그렇게 미여와 함께 들어가려는데,

내 얼굴을 기억하지 않을까?”

않을거야.”

즉답이었다.

남자얼굴을 일일이 기억하지 않거든.”

기분 나쁘지만, 공감이 가는 해명이었다.

아마도.”

…….”

불확실한가. 하지만 이대로 쫓겨나면 그길로 미여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런 희망적인 생각을 품었다.

결과는?

꺄아 예쁘신 분이다!”

안녕하세요~ 친하게 지내요!!”

알라신 부처님 천지신명께 당신을 만난걸 감사히 여깁니다.”

여기서 우리 칼을 맞대고 의자매를 맹세하지 않겠는가?”

…….”

그치?”

매우 환영받았다. 천국과 지옥 같은 대우였다. 이 여자들, 그냥 남자옷만 보면 발광하는거였어. 왠지 그녀들의 과거가 궁금하기는 하지만 궁금하지는 않아졌다.

그렇게 변태+악마는 전원 여성으로 이루어진 제2검도부에 입성했다.

================================================================================

하림의 세계의 세계관

계획적인 학교도시로서 순수하게 학문만을 배우고 가르치고 발표할 수 있는 공간으로 현재 고아들을 대상으로 마지막 테스트 중입니다

학교도시는 총45구로 이루어져 있으며 중학교는 구마다 1개씩 있고 구 명칭에 따라 불립니다(예: 제3중학교) 고등학교는 4개인데, 그 끝 방위점마다 각각 특색에 맞는 고등학교가 자리 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는 없습니다)

서쪽-우서고

동쪽-율동고

남쪽-상남고

북쪽-환북고


주 무대는 물론 하림이 다니는 우서고지만, 가끔씩 다른 학교 학생(호 환, 황 가인, 윤 이지 등)도 나옵니다. 학생이 아닌 캐릭(여 정, 신 기연, 조 세빈 등)도 나올 수 있고요. 그러나 무대는 학교도시를 벗어나지 않습니다(가끔 벗어나는 권도 있습니다).


학교도시의 다른 특징은 돈이 없다는 것, 대신 사람들은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마일리지 카드를 갖고 다니는데, 이게 1달 마다 재중천(속된 말로 월급)되어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성과를 받았을 때나 거래를 했을 때 마일리지를 더 얻을 수 있습니다. 카드는 등급 별로 다르고, 신분이 높을 수록 그에 따른 월급이 증가합니다(그래서 학교도시는 경쟁율이 세다는 치열합니다. 특히 4개 밖에 없는 고등학교는 더더욱!)

고등학교는 출석일 수로 이수가 결정되며 출석일을 꼭 다 채울 필요가 없습니다. 게다가 자율형 공부방식이라 그날 공부나 활동을 한 보고서를 낸다면 꼭 그 수업을 듣지 않아도 출석 처리해 줍니다(그래서 하림네가 자주 놀러갈 수 있습니다-_-일반 고교에 이런 제도가 있다면 난리날지도....)

단, 이수를 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신분이 떨어지게 됩니다(공부할 수 밖에 없죠).

기억나는 설정은 여기까지니..................여기까지!

?
  • profile
    윤주[尹主] 2012.07.08 16:26
    주영이란 친구 얘기가 전에도 나왔던가요? 오랜만에 보니까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잘 봤습니다~
  • profile
    ㄴㅏㄹㅏㅣ 2012.07.08 17:56
    안나옵니다ㅡ하림과 가장 죽이 맞는 대채도 언급만 간간히 되는 실정이거든요;
    그냥 이런 것도 계획하고 있다ㅡ고 봐주시면 감샤하겠습니다
  • profile
    khashaker 2012.07.19 00:58
    재밌네요. 집중도를 높이기위해 허락해준다면 이번 편은 만화로 그려볼만하겠네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3940 이방인 6/8 3 ㄴㅏㄹㅏㅣ 2012.07.07 297 1
3939 『1999년 4월 1일』타임슬립 로맨스! 장기일【4화】 2 ♀미니♂ban 2012.07.07 428 1
3938 [UNDEAD] 2. 창공의 불청객 - 5 2 yarsas 2012.07.06 453 2
» 하림의 세계 3-1 3 ㄴㅏㄹㅏㅣ 2012.07.06 301 2
3936 이방인 5/8 2 ㄴㅏㄹㅏㅣ 2012.07.06 283 1
3935 하림의 세계 2 3 ㄴㅏㄹㅏㅣ 2012.07.05 1553 2
3934 이방인 4/8 2 ㄴㅏㄹㅏㅣ 2012.07.05 1376 1
3933 나와 그녀의 생존전략 2화 9 윤주[尹主] 2012.07.05 397 1
3932 하림의 세계 1 3 ㄴㅏㄹㅏㅣ 2012.07.04 1316 2
3931 이방인 4/8 2 ㄴㅏㄹㅏㅣ 2012.07.04 1519 1
3930 『2012년 3월 25일』타임슬립 로맨스!장기일【3화】 3 ♀미니♂ban 2012.07.03 932 1
3929 - mine - 2화 3 2012.07.03 1094 1
3928 하림의 세계 ~새로운 4천왕~ 0 3 ㄴㅏㄹㅏㅣ 2012.07.03 350 1
3927 이방인 3/8 2 ㄴㅏㄹㅏㅣ 2012.07.03 336 1
3926 다섯번째 밤과 세번째 새벽 사이 3 SinJ-★ 2012.07.03 1368 1
3925 현실과 꿈 아저씨편- 8 2 다시 2012.07.03 411 2
3924 이방인 2/8 2 ㄴㅏㄹㅏㅣ 2012.07.02 354 1
3923 이방인 1/8 1 ㄴㅏㄹㅏㅣ 2012.07.01 326 1
3922 [그러고 보니...]기억해줄래 - 4. 예기치 못한 이별 2 클레어^^ 2012.07.01 390 1
3921 이상한 나라의 동시 1 -H- 2012.07.01 511 0
Board Pagination Prev 1 ...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 220 Next
/ 220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제휴문의] | [후원창구] | [인디사이드연혁]

Copyright © 1999 - 2016 INdiSide.com/(주)씨엘쓰리디 All Rights Reserved.
인디사이드 운영자 : 천무(이지선) | kernys(김원배) | 사신지(김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