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04 19:35

하림의 세계 1

조회 수 1316 추천 수 2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뜬소문

 

아테나 파이오니아에서 남자 회원도 받는다는대.”

어머어머, 미쳤어? 어디서 금남의 구역을 더러운 남자의 몸으로 들어가겠다는거야? 생각이 있는거야, 뭐야?”

그 여학생은 우리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뭐야. 자기도 화장실까지 가서 매점 식품 까먹으면서.

나도 그 소문 들었어! 덕분에 말이 많더라.”

나도 전화를 걸어봤는데 계속 통화중이야. 항의가 많은가봐.”

제일 큰 만화부에도 없는 전화기를 갖고 있다니. 아테나 파이오니아는 참 대단한 세력이다.

환양금호 애들이 좋아하겠군.”

환양금호앞에서 말 함부로 할래?”

로리콘은 저리 가시죠.”

! 로리콘이라고 무시하는 거야 뭐야!”

환양금호의 몇 안되는 여회원인 여학생은 그렇게 소외되었다.

그건 그렇고, 대체 무슨 바람이 부는걸까.”

양성 평등을 위해서라고 기치를 내걸고는 있는데…… 그게 정말일까?”

하림은 이런 이야기가 그닥 흥미있진 않지만, 학급 여학생들이 시끄러우니 어쩔 수 없다는 듯 체념했다. 여기서 사천왕이란 중간보스 악당같은 개념이 아니고 학교에서 미호·미윤 쌍둥이 자매를 섬기는 '환양금호'와 쌍벽을 이루는 체육의 여신으로 불리는 모란을 숭배하는 '아테나 파이오니아'의 간부급을 빗대는 호칭인 것이다. 일반론으로 말하자면 행동대장, 하지만 바로 위에는 회장밖에 없으니 간부로 바꿔불러도 상관은 없을 것이다.

여학생들이 하는 이야기는, 그런 연예계 소식과 별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한마디로, 잡수다.

하지만 다음 말에 하림의 귀가 쏠렸다.

이건 나도 반신반의하는건데…… 믿기지 않아서 말해야 할 지 모르겠어.”

뭔데, 뭔데?”

“4천왕에 남자를 세운다는 목적으로 그런 정책을 발표했다는데…….”

? 거짓말!”

그건 진짜 말이 안된다, 어떻게 모란 님의 호위를 남자 따위에게 맡길 생각을 하는 거지?”

여보게들, 듣고 있는 나도 남자라고. 하림은 같은 반에 있는 남자들마저 매도하는 발언을 듣고 반발했지만, 제공된 정보에는 긍정했다. 원래 아테나 파이오니아 취지가 '여성들의 동경향'아니었나? 그런데 왜 이제와서 남자를 받는다는거지. 아테나 파이오니아는 모란무늬배경에 월계수를 쓴 여성의 음각이 문장일 정도로 체계적인 조직인데, 그런 조직이 이념을 바꿔? 아니, 달리 생각하면 너무나 체계적이기 때문에 이념이 바뀔 수도 있었다. 세상은 돈에 의해 변하기 마련이니까.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려는 거지.’

저 말이 사실이라면, 뜬소문 정도가 아니라 그야말로 빅히트 스코프가 될 것이 틀림없었다. 모란을 호위하는 회원 4, 그들은 모란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을만큼 강했다. 그들이 4천왕으로 발전된 것이다. 그들은 모란을 동경해 그 동경향까지 최대한 높이 오른 경지였다.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강하면 남자도 4천왕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남자 4천왕설은 결코 뜬소문이 아닐 수도 있다. 오히려 진실에 근접할 정도였다. 이름 모르는 여학생을 칭찬해주고 싶을 정도로. 하지만 진실로 단정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했다. 자세한건 개에게 물어봐야 하려나.

, 미여왔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오는군. 강하고 아름다운 호랑이 리 미여, 우리 반의 3대 보물 중 하나였다. 1학년이 3학년들과 대등한 위치에 섰다는게 대견할 정도다. 파이오니아 4천왕이라는 직함은 여기, 우서고등학교에서는 실로 굉장하다. 일개 검도부 단원이었는데, 4천왕에 오르자마자 차장이 되고(사실 부장도 될 수 있었지만, 양측의 예의상 그럴 수는 없었다고 한다), 학생회 임원으로 낙하산 될 정도였으니.

미여가 오자 학급 분위기는 급 달라졌다. 눈을 반짝이는 여학생들에게 기자의 혼이 빙의되었다. 미여를 사방팔방으로 호위하고 질문을 퍼부은 것이다.

이번 회의는 어떻게 끝났어?”

결과는?”

미여, 네 생각은 어때?”

노 코멘트.”

…….”

모레면 공지가 뜰 텐데. 조그만 기다려.”

역시 미여다운 답변이었다. 순식간에 같은 언어로 말한다고 생각하기 힘든 저자바닥을 싹 정리해버렸다. 미여가 살짝 웃음 짓고 발을 옮기려는 순간,

남자에게도 회원증을 발급한다는게 사실?”

파이오니아 간부의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어차피 비밀도 아닌데 알려줘~!”

그래그래. 하루 빨리 알려져도 우리는 함구하고 있을게!”

여학생들의 궁금증이 미여의 포스를 누른 것이다. 예상대로 되지 않자 미여는 입술을 찌푸렸다. 쓰러트린다고 해결할 수는 없고 원론적인 궁금증만 충족시키기로 결정내렸다.

남자회원 받는다는건 사실이야.”

…….”

, 사실이었구나…….”

"……나 환양금호로 전향할까."

그래그래. 환영해~ 이참에 우리반 모두를 환양금호로 만들어버리는거야! 타락한 파이오니아에 다들 나와버려!! 어차피 모란님은 3학년이잖아?”

모란은 3학년, 진학하면 당연 팬클럽은 와해된다. 하지만 회원 반수가 3학년이란걸 생각해보면 그리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텐데역시나 문제발언을 한 여학생은 반발당했다.

모란 선배를 멋대로 죽이지 마!”

아니, 죽는다는게 아니라…….”

너 땜에 환양금호가 욕을 먹는거야.”

방금 당사자에게서 나올 수 없는 대사를 들은 기분이 드는데.

.”

하지만 하림도 속 편히 지낼 수 없게 됐다. 미여가 하림의 앞에 선 것이다. 눈에는 살기가 돋았다.

네게 할 말이 있어.”

여기서 해.”

너한테만 하고 싶어.”

그 말에 하림은 실 풀린 듯 미여를 따라갔다. 남학생들은 저런 연애자본주의라느니, 인류 공공의 적이라느니 떠들어댔지만 여학생들은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논쟁을 벌이고 있어서 별소동은 없었다.

하림은 허락 맡고도 몰래 만나는거 같은 이런 상황이 참 싫었다.

사실 우리가 너무 독차지했었어. 이제 남자들에게로 기회를 주는거야. 우리 모두 다 같이 모란 선배님의 아름다움을 공유하는거야!”

저런 말까지 나오는 걸 보니 곧 사태는 진정될 듯 싶었다.

================================================================================

캐릭터열전

리 미여

우서고 1학년/제2검도부 차장/1학년 태풍반의 3대 보물/아테나 파이오니아 팬클럽의 4천왕

요약되는 키워드: 미학! 미학! 미학!

?
  • profile
    윤주[尹主] 2012.07.05 16:10
    잘 봤습니다~
    뜬금없지만, 역겁정략 연재는 언제쯤 재개하시나요?
  • profile
    ㄴㅏㄹㅏㅣ 2012.07.05 16:47
    수정이 맘에 들 때 연재할게요................
  • profile
    khashaker 2012.07.19 00:54
    상황묘사를 잘해서 주인공이 누가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있게 풀었다면 문맥이 매끄럽지 않았을까 생각해봤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3940 이방인 6/8 3 ㄴㅏㄹㅏㅣ 2012.07.07 297 1
3939 『1999년 4월 1일』타임슬립 로맨스! 장기일【4화】 2 ♀미니♂ban 2012.07.07 428 1
3938 [UNDEAD] 2. 창공의 불청객 - 5 2 yarsas 2012.07.06 453 2
3937 하림의 세계 3-1 3 ㄴㅏㄹㅏㅣ 2012.07.06 301 2
3936 이방인 5/8 2 ㄴㅏㄹㅏㅣ 2012.07.06 283 1
3935 하림의 세계 2 3 ㄴㅏㄹㅏㅣ 2012.07.05 1553 2
3934 이방인 4/8 2 ㄴㅏㄹㅏㅣ 2012.07.05 1376 1
3933 나와 그녀의 생존전략 2화 9 윤주[尹主] 2012.07.05 397 1
» 하림의 세계 1 3 ㄴㅏㄹㅏㅣ 2012.07.04 1316 2
3931 이방인 4/8 2 ㄴㅏㄹㅏㅣ 2012.07.04 1519 1
3930 『2012년 3월 25일』타임슬립 로맨스!장기일【3화】 3 ♀미니♂ban 2012.07.03 932 1
3929 - mine - 2화 3 2012.07.03 1094 1
3928 하림의 세계 ~새로운 4천왕~ 0 3 ㄴㅏㄹㅏㅣ 2012.07.03 350 1
3927 이방인 3/8 2 ㄴㅏㄹㅏㅣ 2012.07.03 336 1
3926 다섯번째 밤과 세번째 새벽 사이 3 SinJ-★ 2012.07.03 1368 1
3925 현실과 꿈 아저씨편- 8 2 다시 2012.07.03 411 2
3924 이방인 2/8 2 ㄴㅏㄹㅏㅣ 2012.07.02 354 1
3923 이방인 1/8 1 ㄴㅏㄹㅏㅣ 2012.07.01 326 1
3922 [그러고 보니...]기억해줄래 - 4. 예기치 못한 이별 2 클레어^^ 2012.07.01 390 1
3921 이상한 나라의 동시 1 -H- 2012.07.01 511 0
Board Pagination Prev 1 ...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 220 Next
/ 220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제휴문의] | [후원창구] | [인디사이드연혁]

Copyright © 1999 - 2016 INdiSide.com/(주)씨엘쓰리디 All Rights Reserved.
인디사이드 운영자 : 천무(이지선) | kernys(김원배) | 사신지(김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