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2 10:39

역겁정략 1부 1장 13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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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그런 고로, 부르고뉴는 또 다시 반군 앞에 섰다. 달리 선택할 길이 없었다. 몇 달이 차고 기우는 동안을 근신해야 한다면 누구라도 이런 선택을 할 것이 분명했다. 부르고뉴는 그렇게 스스로 자격했다.

잘 오셨소, 형제여. 그대가 현명한 선택을 할 줄 이미 알고 있었소.”

자기 뜻대로 상황을 조작해 놓고는 잘도 지껄인다. 하지만 부르고뉴는 달리 선택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이곳의 수장이시면서 적대세력의 심복이라니…… 이래서 반군이 안걸린 거였군요.”

하하하! 내 처음 자네를 보면서 인재라지 생각했지. 자자, 묵은 감정은 이제 훌훌 털어버리고 앞으로 우리 해방군(당연히 스스로를 반군이라 부를 사람은 없다)을 위해 열심히 일해주게!”

졸지에 반군을 돕는 신세라니. 부르고뉴의 마음 속에는 이미 베스키스가 몰트 쿠잔보다 신용도가 떨어진 상태라 그럴 마음도 없었다. 어떻게든 다시 병비단을 창설하게 되면 뛰어난 훈련관이 있으니. 그와 안면을 트고 상부상조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싶었다.

, 이제 우리 비밀기지를 안내함세.”

지은 죄가 있는지 베스키스는 먼젓번보다 태도가 싹싹했다. 험상궂은 인상에 그래봐야 대체 무슨 소용이 있냐 싶었지만. 하지만 그래도 철면피는 아니니 다행이었다.

그만 인상을 풀게. 자네도 병비단을 만들려고 하지 않았나. , 소개하지!”

베스키스가 부르고뉴를 안내한 곳은 널따란 장소였다. 그곳에서 하나 같이 무장을 한 병사들이 사사열열 맞춰 서 있었다. ‘녹슨 십자에게서도 보지 못한 광경을 보고 부르고뉴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이 바로 내가 이끄는 병비단일세! 비록 비공식이지만 말이지, 아핫핫!”

만나서 반갑소. 변변찮지만 해방군의 참모를 맡은 지메이 그람이라 하오.”

? 당신은 요전에 본……?”

병비단을 창설하려고 할 때, 부르고뉴의 편을 들며 다시 만날 때가 있다고 한 사람이 있었다. 그게 이를 의미하는 거였나. 부르고뉴는 이번 계획이 철저히 준비된 것임을 짐작했다.

, 반갑습니다.”

이 병력이 우리가 몰래 훈련해 온 병비단입니다. 그대가 만든 병비단과 끝내 겨루지 못해 못내 아쉽습니다.”

언젠가 그리 될 것입니다.”

이분들 중에 가라칼 카리티지라는 분이 계십니까?”

가라칼은 가빈느의 오라비다. 요전번에 둘러댄 대로 가라칼은 소식 없이 행방불명된 사람 중 하나였다. 몇 십 군주 전, 보네이지팰리스의 사람들이 대규모로 증발된 일이 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찾지 말라는 쪽지를 남겼다. 가족은 안전함을 확인할 수 있어서 다행이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다시 돌아오는 일은 없었다.

혹자의 소문이 나돌았다. 반군이 된게 아니냐 하는. 부르고뉴는 이 가설을 맞게 여겼다. 그래서 지메이와 베스키스에게 물어보는 것이었다.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명단을 찾아보면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대께서도 그 명단에 이름을 올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배신은 불의 인장을 받고 뒷세계에도 가지 못하는 지름길이오.”

, 그렇군요. 하하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해방군의 주술을 맡고 있는 이자노프 맥다운이라 합니다.”

반군 주제에…… , 죄송합니다. 해방군에 주술사까지 있다니 웬만한 정규군 부럽지 않을 정도인데요.”

이 사람이 그 사람이구나. 납치하는 군병의 실력도 좋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사람이 단공 주술을 사용하지 않았으면 부르고뉴네는 소리 소문 없이 속수무책으로 잡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부르고뉴가 경계하는 눈초리로 쳐다보자 북 파로치의 이름을 가진 주술사는 겸연쩍게 반응했다.

그렇게 대단하게 보실 건 없습니다. 일리스의 주술사 인증은 받지 못했으니까요.”

대단하십니다.”

다시 보게 되는군. 반갑소.”

, 하하하…….”

흉터 괴물이었다. 복면을 모두 벗고 보니 너무나 참상이 끔찍하게 느껴졌다. 손을 잡는데 묵직한 힘이 부르고뉴의 손을 옥죄었다. 벌써부터 실력행사인가? 소개를 다시 받았는데, 돌격대장이라는 작위를 가지고 있다 했다.

당신이 그분이시군요!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저는 특수공방보군교무탁위장 니미츠 바쥬라 합니다!”

직함이, 상당히 기네요…….”

이름만 길지 실제로는 잡역입니다. 하하핫!”

처음 뵙겠습니다. 해방군의 회계를 맡고 있는 사카일 상다브르라 합니다.”

, 다들 모인거 같군.”

베스키스가 싹싹한 태도를 버리고 근엄해졌다. 역시 당신은 그런 모습이 잘 어울리는군.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이제 해방 계획의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해도록 합시다.”

 

해방 계획이라고? 너무 이르지 않소?”

구르트르가 눈과 함께 흉터를 찡그리며 반대했다. 하지만 베스키스는 이들의 수장, 흉터 괴물이 그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

지금도 너무 늦은 감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나를 따르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보네이지팰리스를 무단으로 점거한 악덕한 가우 그라시우스를 몰아내고 우리만의 새 정부를 만드는 것입니다! 가장 염려되던 몰트 쿠잔의 녹슨 십자가 요번 싸움에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번이 아니면 다시 올 기회는 아마 몇십 군주 뒤에나 올지도 모릅니다. 이대로 더 참으실 수 있겠습니까?”

그게 무슨 소리죠? 반란이 일어나 중앙 정부에서 가우를 파견한게 아니었나요?”

그런 엉터리 소문을 아직도 믿고 있다니. 지금 그런 소문을 믿는 사람은 일부에 지나지 않소.”

엉터리 소문이라니! 아직도 백성들은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그게 삼십 군주나 넘게 이 땅에 꽉 붙어 살 수 있는 비결이오.”

그럼 진실은 무엇이죠?”

이쯤 하면 이들이 얼마나 가우와 그 정부를 미워하는지 잘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들이 믿는 진실은 무엇일까? 어쩌면 둘 다 진실이 아닐지도 모른다.

내가 말하겠소. 나는 선대 영주 부바 발가스 님 곁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그분의 종말까지 지켜본 사람이었소. 진실로 거짓됨 없이 말하지만 선대 영주께서는 결코 폭정이나 압제를 하신 일이 없으십니다. 그렇게 평화로운 우리 땅에 북방 미나스에서 온 나크문 장수가 전쟁을 걸어왔소. 영주님은 처음에는 밀렸지만, 가신들과 백성들의 힘을 힘입어 막아낼 수 있으셨지. 전쟁이 계속되자 미나스와 우리 보네이지팰리스는 피폐해지고 이주를 떠나는 사람들이 하루에서 몇 명씩 볼 수 있었소. 하지만 착하신 영주님께서는 모질게 그들의 발목을 잡지는 못하셨지. 마침내 견디다 못한 영주님은 중앙에 도움을 요청하셨소.”

그 뒤를 요악하면 이렇다. 두 마을의 분쟁을 중재하고자 중앙 정부에서 사자를 파견했다. 하지만 그 사자는 가우 그라시우스로 잔혹하게 행동했다. 입성하자마자 성채를 장악하고 영주를 감옥에 가두고는 미나스에서도 같이 행동했다. 두 지역은 순식간에 평정되고 정부는 그 공을 빌어 미나스-보네이지팰리스의 영주로 가우를 임명했다.

하지만 가우는 천성적 악인으로 선대 영주의 업적을 깎아내리고, 자신에 반대하는 가문의 자식을 왕도 나르고스로 압송시켜 신식 교육을 배우게 해, 세대 갈등을 야기시켰다. 그리고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던 가우는 파로치에서도 악명 높은 몰트 쿠잔의 녹슨 십자를 비롯해 악명 높은 유병단을 고용해 자신을 지키고 마을에 불평분자들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그 상황에 지금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이쯤 되니 부르고뉴도 가우가 미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반군을 믿을 수도 없었다.

몰트 쿠잔이 실제로 거짓을 꾸밀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오히려 위험해지지 않겠습니까?”

염려 말게. 그 자는 뼛속까지 외곩수야. 그런 수를 부리는건 그의 머릿속에 없을거네.”

그래서, 힘에는 힘으로 밀어 붙이자고요?”

힘이 아니네! 모두가 간절히 원하는 바로 그 일이네! 가우가 무능력한거 같지만 영악한 악당이야! 그를 계속 두면 우리 본향, 보네이지팰리스와 미나스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몰라!!!”

하지만 난 그런걸 원한게 아닙니다!”

아니긴! 병비단을 만들어서 가우를 몰아내려는게 아니었나? 그런 염려 때문에 가우가 그 계획을 덮었다는 사실을 모르겠나?”

그렇게 생각했으면 처음부터 병비단을 만들려고 하지도 않았겠지요. 나의 목표는 오직! 병비단이 마을 방위를 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주고, 유병단들을 해산시킬 속셈이었습니다.”

, 뭐라고?”

동화 나라에서 튀어나온 젊, 젊은이인가…….”

푸하하하하하핫! 이 젊은이 정말 재밌군!”

너무 순수하다고 해야 할까요. 세상을 모른다고 해야 하려나요…….”

말문이 막히게 하는 재주를 가진 친구로군.”

가빈느도 날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확실한 것은 부르고뉴도 가빈느의 말을 듣고 무시해버렸다는 것이다. 나중에 만나면 사과해야지.

잘 듣게.”

베스키스가 다시금 경고하는 목소리로 소곤거리듯이 말했다. 눈가는 파르르 떨렸고 줄곧 부르고뉴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가우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욱 영약한 늙은이야. 그렇게 한다고 해서 유병단을 물릴 것 같은가? 아마 반군이 없어지지 않았다고 그대로 각하 할게 뻔한데? 디누스 대왕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지. 정의는 희생이 강같이 흐르더라도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 가우는 악이야. 우리에게 힘을 보태주게. 그러면 자네가 원하는 대로 희생이 따르지 않고 끝날 수도 있을 수도 있겠네.”

하지만 여러분이 선이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여러분이 가우보다 더 위험한 존재입니다.”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할 수 없군.”

베스키스는 주저없이 미련을 끊고, 단호하게 손을 부르고뉴를 향해 세로로 긋는 시늉을 했다.

이 자를 옥에 가두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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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는 부르고뉴의 행동도 다 이유가 있습니다

결말 부분에서 밝혀지지만....

?
  • profile
    윤주[尹主] 2011.09.02 17:18

     그저 순진하기 때문에 이런 일 벌이는 건 아니라는 건가요?

     아직까진 부르고뉴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짐작이 안 가네요;


     재밌게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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