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30 18:45

역겁정략 1부 1장 10막

조회 수 503 추천 수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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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날 감시한다면서?”

부르고뉴는 신랄한 얼굴로 가빈느를 바라보며 말했다. 비록 위기였지만 운 좋게 넘길 수 있었다. 오히려 이런 기회를 주신 오르미우스께 감사드리고 싶을 정도였다. 가빈느를 놀릴 건수가 생기다니.

, 미안. 하지만 내게 물어볼 줄은 몰랐단 말야…….”

가빈느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부르고뉴는 계속 포위망을 좁혀나갔다.

그럼 내 옆에 앉지 말았어야지. 상대가 누군데 제이크 발가스와 대등해지려 했어? 적어도 내 뒤에 서 있었다면 그런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거야.”

, 그야 네가 자연스럽게 앉으니까…….”

그제야 부르고뉴는 가빈느가 일개 서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법을 몰라서 그렇게 행동한 것. 제이크는 신식 교육을 받은 영향으로 가빈느를 서민 자제로 보지 않고 할 말이 있다고 착각한 것이다. 서로간의 오해가 이런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불러올 줄이야.

부르고뉴는 한숨을 보란 듯이 쉬며 어깨를 딱 펴고 말했다.

이제야 알겠지? 난 비싼 남자라는 것을.”

난 오르미우스 님의 신부가 될건데? .”

그래. 졌다, 졌어. 네가 본 제이크 발가스는 어때 보여?”

역시 부르고뉴는 가빈느를 말로 이길 수 없었다. 그래서 다른 화제로 돌렸다. 궁지에 몰 방법이 몇 개 더 있긴 한데, 중요한건 이게 아니니까.

글세……. 딱히 숨기는 건 없어보였는데.”

내 생각이랑은 다르네.”

부르고뉴 넌 대체 뭘 본건데.”

네가 반군을 얼떨결에 꺼냈을 때 그때 태도 말야. 확실히 아무 연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어.”

연관이 없지야 않겠지. 일단은 선대 영주의 아드님이니까.”

그런 사람이 가우의 최측근? 정말 이상한데.”

이상할게 뭐 있어. 신식 교육을 받았대잖아. 선대 영주님 같은 분이 잘못됐다고 배웠을지도 모르지.

그런가…….”

지푸라기에 매달리는 심정 아냐?”

그런데.”

부르고뉴는 알고 있으면서도 확인하려는 어조로 말했다,

우리가 이리 오래 대화했던가?”

? 왜 그래?”

발가스 가택에서 나왔을 때는 분명 중천이었잖아?”

하지만 주변은 어두웠다. 그제야 가빈느는 제관이 되기 위해 훈련받은 재능과 지식으로 부르고뉴의 저의를 눈치 챘다.

이건…… 주술이야!”

가빈느의 말과 함께 주변에서 검은 옷들이 나타났다. 이것들도 주술인건가? 하지만 그런 주술에 둘은 저항할 방법이 없었다.

어디서 나타난…….”

그들은 부르고뉴와 가빈느에게 각각 헝겊같은 걸로 코와 입을 틀이막았다. 강렬한 향취가 정신을 아찔하게 했다. 가빈느는 이것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만향초, 멀리까지 퍼지는 향기 때문에 제식으로 종종 쓰이는 꽃이다. 그런 귀한 향초를 이런 방법으로 사용하다니!

부르고뉴는 깨달았다. 알자스 형님이 경고를 했을 때 들었어야 했다. 주술을, 그것도 이런 대낮에 사용할 정도면 영주의 지시임이 틀림없다. 아니면, 제이크 발가스? 확실한 것은 부르고뉴는 건드리지 않아야 할 것을 건드려버린 것이다.

하지만 후회해도 때는 이미 늦어 있었다. 두 사람은 괴한들에게 아무 저항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들은 얼마 전까지 없었다는 듯이 사라졌다.

 

촤악!

시린 아픔에 눈을 뜨니 전혀 모르는 곳에 생면부지한 사람들이 부르고뉴 위에 서 있었다. 주변을 살펴보니 가빈느는 보이지 않았다.

새파란 애송이가 분수를 알아야지.”

그들 중 가장 높은 사람이 부르고뉴 앞으로 나왔다. 머리카락은 모두 이마 뒤로 넘기고 후덕한 얼굴과는 반대로 눈과 코는 아주 표독스럽게 생긴 남자였다. 잠시 후, 물이 한번 더 퍼부어졌다.

정신이 들었으면 말을 하라고. 이 새파란 애송이야.”

입이 헐어 말이 나오지 않았지만, 또 말을 하지 않으면 물을 끼얹을 것 같아 할 수 없이 입을 열었다.

당신들은…… 누구요?”

우리? 네놈이 찾는 바로 그들이다.”

내가 누굴 찾았다고…….”

제이크 발가스 도련님을 왜 찾아간 것 이냐!”

그럼 너희가…… 반군’?”

이렇게 쉽게 반군을 만날 줄은 부르고뉴는 상상조차 가능하지 않았다. 곧 시릴듯한 아픔 대신 비명하고 싶은 아픔이 찾아왔다.

왜 찾아간 것이냐! 도련님을 애써 우리들과 연루되는 단서를 지워버렸거늘! 왜 너희가 나서서 일을 그르치는 것이냔 말이다! !!!”

그렇다면…… 역시 제이크 발가스가 배후였군.”

도련님은 아무것도 모르신다! 그리고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마라! 그분은 위대한 발가스 가문의 승계주이시니라! 너같은 하급 가신 가문의 자제와는 다르신 분이란 말이다!”

그만 하십시오. 베스키스 님. 저러다 우리 명령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겠습니다.”

명령?

내게 바라는게 있습니까……?”

베스키스는 이제야 채찍질을 멈추고 부르고뉴의 턱을 들어 불길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 네놈이 저지른 일이니 네놈이 치워야 하지 않겠느냐.”

설마?

오늘 밤 도련님 가택을 습격하는게 네놈이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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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반군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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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윤주[尹主] 2011.08.30 20:01

     반군은 그럼 단순히 발가스 휘하 가신들이 모은 걸까요? 발가스는 아무 관련 없고??

     왠지 그렇게 단순한 관계만은 아닐 거란 생각이 드네요 ㅎ 이번 화도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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