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6 18:44

02- 제드 : 산신 -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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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실은 움직이려 했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다. 등뒤의 나무와 함께 프리실도 충분히 바스라 버릴 수도 있었지만 괴수는 그러지 않았다.

대신 조금씩 조여 왔다.

가로로 갈라진 그의 둥그스름한 동공을 가진 그 특유의 눈만은 기존과 같았다. 몸의 크기는 물론 기존의 닭의 모습을 찾기 힘들다.

코와 턱 아래에 자리잡은 부리 같은것은 그대로 남아 있이지만 도저희 부리기는 보다는 그의 비닐의 일부처럼 보였다.

괴수는 흥미롭게 프리실을 보더니 그녀를 번쩍 들어 괴수의 눈높이로 뻗어 있는 나무기둥에 다시한번 밀어 부쳤다.

"큭.."

나무와 부딪히면서 등으로 전해오는 충격은 막이 형성되면서 충격을 완화했지만 괴수의 다리에 잡힌체라 괴수의 힘은 고스란히 전해 졌다.

"흥미롭군. 강한 충격만 흡수 하는건가."

설정 값을 낮추면 괴수의 잡혀있는 발에서 벗어 날 수 있었지만 현재로선 조작이 불가능 하다. 게다가 값을 너무 낮추어 설정하면 프리실의 움직임에도 상시로 막이 발동해 스스로도 움직일 수 없게 되니까.

거대한 괴수 그의 존재를 설명한 만한 것은 프리실 로서는 한가지 밖에 없었다.

"환구..?"

괴수가 표정을 찡그린다. 닭이였을때 보다 표정의 변화가 자유롭다. 프리실이 눈치체지 못했을 뿐이지 그 닭이였을때도 좀더 다양한 표정을 짓지 않았을가 라는 난데 없는 의문이 들었다. 그정도로 괴수의 표정은 정말 사람 과 같은 정도로 유연했다.

"뭐냐? 그건. 아무튼..."

괴수가 나무와 함께 잡혀있는 프리실을 강하게 압박한다.

"왜 저놈이 우부가 함께 있는 거지? 넌 뭐냐?"

"전..."

프리실은 말할 수 없었다. 괴수의 발이 가슴을 강하게 조여와 미쳐 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깨달았는지 괴수가 발의 힘을 조금 풀었다. 그러자 프리실의 등에 매달려 있던 스이우드가 크리컬이라 부르는 봉이 땅에 떨어졌다.

괴수는 떨어진 크리컬을 유심이 보더니 입을 크게 열었다.

"크하하하핫핫하삿!! 뭐야 이거. 그런것이냐. 지아비의 자식이라 이거냐 크흐흐."

괴수가 프리실을 한껏 치켜새웠다.

"우부. 왜 네가 저걸 가지고 있는 것이냐. 저녀석이 준거냐?"

"제가.. 잡았어요."

"멍청한 짓을 했구나."

크리컬이 대체 뭐길레? 하지만 프리실은 묻지 않았다. 대신.

[파지지지지직-]

"끼야야야아아아~~!!"

금단이 재차 전격을 뿜자 프리실이 비명을 질렀다.

"크르르르.. 역시 우부로군."

프리실이 날린 전격이 괴수를 직격 했지만 맞닿아 있는 프리실까지 전해진 것이다. 물론 프리실도 각오한 일이였지만 괴수에게는 큰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역시.. 금단 하나로는 부족하다. 다섯개 전부가 있었다면... 하지만 아쉬워해봐야 없는건 없는 것이다.

프리실이 부들부들 떨자 괴수는 흥미 잃었다는 듯이 프리실을 순순히 놔주었다. 맥없이 지면에 떨어졌다. 막이 형성되어 충격은 피했지만 감전으로 인해 프리실이 더이상 움직이기 힘들었다.

"어이. 아까 저쪽에서 내게 뭔짓거릴 한거냐. 우부가 한짓이냐. 아니면 네가 한짓이냐."

괴수가 누구 들으라는 듯이 말했지만 들리는 말은 없었다. 프리실은 알 수 있었다. 그는 정말 죽어 가고 있었다.

"아으.. 안돼.."

아무런 대답이 없자 괴수가 스이우드쪽을 바라 보았다. 피가 흥건하다.

"뭐냐. 뻗은 거냐?"

괴수는 날개에 달린 발을 뻗어 네발로 어기적어지적 거리며 그에게 다가 갔다. 프리실은 막으려고 했지만 좀처럼 몸을 움직일 수 가 없었다.

제발.. 움직여줘 제발... 아직은은 살릴 수 있다. 그래 아직은 말이다. 아직은... 살 수 있다.

그런 프리실을 뒤로 하고 괴수는 스이우드 가까이 다가가 미약한 숨을 내뱉는 그를 내려다 보았다.

잠깐 동안 괴수는 그렇게 말없이 있다가 불쾌한듯 내뱉었다.

"흥. 그걸로 고꾸라 지다니. 형편없기는."

괴수는 한쪽 날개를 치켜들었다. 정확히는 그 날개 끝에는 맹금류 특유의 날카로운 발톱이 있었다. 마무리를 하려는 것이다.

"질긴 인연이였다. 이렇게 되서 유감이다."

"안돼!!"

프리실이 외쳤다.

손이 부들부들 떨려 좀처럼 금단을 움직일 수 없었다.

뜻밖에도 괴수는 멈췄다. 괴수가 지긋이 프리실을 보더니 말했다.

"이미 빈사다. 내장도 삐져나오는데 우부가 뭘할 수 있다는 거지?"

"살릴 수 있어! 제발.. 그를 놓아주세요."

"왜 그렇게 필사적으로 살리려는 게냐."

"그가 죽으면 저도 죽으니까요."

그뿐만이 아니다. 지금 그에게 다가가 그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해제 하면 프리실은 살 수는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데울비라카브프. 살릴 이유 따윈 존재 하지 않지만, 살리고 싶었다. 왜그런지 모른다. 그런건 지금 중요 한게 아니다. 이유야 나중에 찾으면 되니까. 그는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

"무슨 소리냐. 이녀석은 죽든 말든 '뿔'도 없어 우부가 집착할게 못될텐데. 아니면 크리컬 때문에 그러는 게냐?"

"크리컬?"

프리실이 알 수 없어하자 괴수가 그 반응에 웃었다.

"크핫. 그게 무슨 의미 인지도 모른체 지니고 있었다는 거냐? 이놈이 아무말도 안한 모양이군."

"무슨 의미가?"

프리실은 저리던 팔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크크.. 정말 웃기는 군. 알거 없다. 우부가 신경쓸게 아니지 그럼."

프리실은 금단을 움직였다. 이번에는 두개, 자폭하듯이 한 첫번째 금단이 동력을 회복한 것이다.

금단하나가 충격파를 발산하며 괴수를 밀쳐 냈다.

"쓸대 없는 짓을.."

프리실이 재빨리 괴수와 스이우드 사이를 가로 막았다.

"우부. 더이상 관여하지 마라. 녀석이 죽으면 나도 조용히 사라질테니."

어쩌면 스이우드는 이상황을 우려 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죽어야 한다던 그가 죽지 않으면...

"설사 당신이 환구님 이시고, 데울비라카브프와 무슨 관계인지 몰라도. 그를 여기서 잃을 순 없어요."

금단 두개가 서로 전격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이번엔 아무리 괴수라도 무시못할 것이다.

"이 이상 관여한다면 우부 죽는다."

한때 닭의 벼슬이였던, 괴수의 양갈래로 등을 덮은 붉은 기관이 부르르 떨었다. 동시에 엄청난 압박감이 프리실을 덮쳤다. 단순히 공포에 질린것이 아니다. 정말 주변의 공기가 전혀 달라지고 있었다. 하지만 프리실은 물러서지 않았다.

일단 프리실은 허리춤에서 꺼내든 손가락 한마디 만한 크기의 교낭 네개를 손가락 사이에 끼워 터트려 스이우드의 위로 뿌렸다.

기본설정은 되어 있으니까. 응급처치 정도는 될것이다.

프리실은 괴수를 어떻게 해야하나 머릿속으로 계산 했다. 전격은 모으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설사 통한다 해도 괴수의 체적을 봤을때 한방으로 치명상은 무리. 한가지 방법이 있다면 금단 자체를 자폭시키는 것. 금단 두개 모두를 잃겠지만 지금 상황을 빠져 나올 순 있다. 하지만 완전히 자폭하기 위해서는 지금 쓰러진 스이우드로 부터 멀어 져야 폭발에 휘말리지 않을것이다. 프리실은 효자의 보호를 받아 어떻게 든 되겠지.

현재 스이우드의 목걸이를 해제할 여유따윈 없다. 스이우드를 살리기 위해서는 괴수를 쓰러뜨리고 프리실도 반드시 살아야 한다.

각오를 다진 프리실은 말했다.

"저는 이미 죽은 목숨인걸요."

"그러냐."

그렇다. 프리실은. 괴수가 그말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몰라도.

프리실은 금단을 날렸다. 전격을 머금은 금단을 그에게 접촉시켜 지속적으로 감전 시켜 몸을 둔하게 만든다. 그런다음 다른 금단으로 녀석을 최대한 날려 버릴 요령으로.

하지만, 금단이 괴수를 향해 다가가는 순간 양갈래로 갈라진 붉은 벼슬이 부르르 떨면서 괴수의 주변에 회오리 바람을 형성 했다.

바람에 휘말린 금단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 간다.

"흥. 더이상 통하게 둘까 보냐."

[빠지직--]

하지만 바람으로 전기까지 막지는 못할 것이다.

날려진 금단에 두번째 금단이 전기를 연결하자 그 사이에 있던 괴수가 감전 되었다.

두 구체 사이에 위치한 괴수에게 전기가 지속적으로 전해 진다.

괴수가 신음을 삼킨다.

"크으으윽!"

프리실은 믿을 수 없었다. 금단 두개에서 나온 거긴 해도 장시간노출되면 사람도 숯으로 만들어 버릴 고압 전류다. 그런 것을 괴수는 견디는 것도 모자라 붉은 벼슬 이였던 것에 전기가 점점 응집되게 모으고 있었던 것이다.

프리실이 놀라는 것을 알아챈 괴수가 고통스러운 와중에 비웃음을 흘렸다.

"크흐흐.. 저녀석 덕분에 내성이조금 생겼지. '그 자' 만큼 은 아니지만."

괴수가 몸을 숙이자 붉은 벼슬이였던 것이 땅에 닿았다. 그러자 금단에서 뿜어지는 전류가 붉은 벼슬이였던 것을 통해 땅으로 전해 졌다.

아직 안된다. 조금더 멀어져야 할텐데!

프리실이 이를 악물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할 때였다.

"......"

괴수가 뜬금 없이 한곳을 지긋이 보았다.

"쳇 또인가."

뜻모를 소리를 내뱉으며 그전까지 네발 짐승처럼 걷던 그가 앞발 인 날개를 퍼덕이며 말했다.

"우부. 어자피 녀석은 죽었다. 기적을 다루지 않는 이상 살리는건 불가능 하겠지. 여기까지다."

그리고는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 프리실은 어안이 벙벙했다.

어째서? 당연히 의문이 앞서지만 깊게 생각 하지 않았다.

서둘러 스이우드에게 돌아간 프리실은 상태를 보았다.

프리실이 뿌려둔 교낭의 액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입자가 스이우드의 상처를 수복하고 있었다.

다행이 출혈을 멋은 상태, 하지만 좀더 필요 하다.

허리품에 있는 교냥과 갖가지 도구들을 모조리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심호흡을 한 뒤 서클렛을 다시 눈에 쓰고는 효자를 손에 오게 하고 효자 띠를 미세하게 쪼개어 스이우드의 몸속으로 집어 넣었다.

할수 있어. 할 수 있다. 프리실은 자신의 머리가 터져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반듯이 스이우드를 살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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