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06 22:45

02- 제드 : 산신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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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이우드는 한참동안 게롤이 고기를 손질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 프리실은 마리아의 지시에 따라 육포를 만들기 위해 얇게 썬 고기를 버무리거나 그늘진 곳을 만들어 널어 놓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는 동안 스이우드는 게롤씨 근처에서 꼼짝안고 구경만 하는 것이다.
결국 프리실은 한소리 했다.
"좀 돕지 그래? 얍전히 있으라는 건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게 아니야."
조금 전의 일이다. 옷을 다 갈아입은 프리실이 밖을 나오자 절벽쪽에서 서서 아래쪽 들뿌리를 보고 있는 스이우드를 찾을 수 있었다.
가까이 다가간 프리실은 가자 라고 했다. 스이우드가 어디를? 이라고 묻기에 절벽 아래쪽에 건조장을 만들어 육포를 널고 있는 사람들을 가리켰다.
그리고 반대쪽으로 돌아서 내려가려는데, 스이우드가 프리실을 번쩍 안아 들더니 그대로 절벽 아래로 뛰어들었다. 미쳐 말릴새도 없이 갑작스러운 일이라 프리실은 비명을 질렀다. 이미 스이우드가 땅을 딛고 있음에도 비명은 계속 되었다.
뒤늦게 주위의 배경이 멈췄던 것을 깨닿게 된 프리실은 발버둥 치며 그의 품에서 벗어나 주먹을 휘둘렀다.
'깜짝 놀랬잖아! 먼저 말을 했어야지!!'
배를 부등켜 안고 있는 그가 말했다.
'미.. 미안,,'
'아니, 그보다 멀쩡한 길 을 나두고 왜 뛰어 내린 거야?! 간떨어 질뻔 했잖아!!'
물론 들뿌리에 오기 전까지는 쭉 그렇게 왔었던 터라 스이우드에게는 당연한 거겠지만... 관경을 목격한 몆몆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를 쳤다. 프리실은 간떨어 져서 죽는게 아닌 부끄러워서 죽을거 같았다.
'사이가 좋구나.'
마리아씨가 말했다.
'어딜 봐서 그렇게 보여요!'
'응원할게. 촌장님이 하신말씀은 들었어.'
'그.. 그런거 아니에요!!!'
...... 끝났다. 무언가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앞으로 이런 일은 일상다반사일 것이다.
'얌전히좀 있어, 너무 눈에 띄는 짓은 하지 말고.'
'그래 프리실, 자고로 남자는 처음부터 확 휘어 잡아 놔야지.'
풍채좋은 알리샤 아주머니가 자랑 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그, 그런거 아니라니까요.. ...'
가장큰 문제는 스이드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아무런 자각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감이 좋으면서 말이다. 혹시 다른 사람들 처럼 자신을 놀리는 건가? 싶지만 프리실에게 꾸중을 들을때마다 그의 귀의 각도가 조금 틀어진 것을 보아 그런 낌새는 없었다. 스이우드는 프리실이 아는 그 누구보다도 기분 상태를 알기 쉽다.
프리실은 선망의 눈길로 스이우드를 바라보는 아이들에게 주의했다.
'절때 따라하거나 따라할 생각조차 하지마!!'
걷보기에는 그냥 뛰어 내리는 거 같아도 진사를 거느리고 있으니 말이다.
프리실의 양아버지가 저걸 봤다면 까무라 쳤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프리실 보다도 더 이해 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스이우드가 가진 진사라는 것은 정말 자연의 법칙에 전혀 구에 받지 않은 미지의 영역에 있었다. 패이나 루시아 언니, 아버지 처럼 반작용 같은것도 보이지 않는다. 물론 스이우드가 자각하지 못하거나 말을 안한 것일 수도 있지만, 옆에서 봤을때 스이우드는 진사를 다룰 때마다 그 어떠한 대가도 지불하지 않았다. 프리실 처럼 동력원 같은 것도, 뭐든 말이다.
어디서 저런걸 구했을까. 프리실의 시안으로 봐도 어떤 작용을 하는지는 알아도 왜 그런 작용을 하는지 까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진사를 물질적으로도 아버지나 페이가 보이는 정신적 으로도 보기 힘들었다. 미지 그 자체. 그런걸 아무렇지 않게 지니고 있는 것이다.
촌장님은 그가 환구일 수 도 있다고 했었다. 산을 지키는 산신, 신의 영역. 프리실은 어쩌면 이라는 생각이 들 었다.
하지만...
"따라와 건조대를 좀더 설치해야 할거 같아."
"으. 응.."
프리실이 핀잔을 주자 당황하고 있다. 정말 얌전히 있으라고 해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었던 건가.
"응? 가려고? 흥미 있는거 같더니."
게롤이 물었다.
"네?"
"아니 계속 보길레 고기 손질하던거 배우려던거 아니였어?"
"그럴 리가요. 얘는 고기 못먹... 해보려고?"
"아니 그냥. 이렇게 먹을걸 추출 하는게 신기해서."
게롤이 말했다.
"부위마다 육질이 달라서 구분하는 거야. 육질에 따라서 조금씩 손질하는게 다르거든, 잘못하면 너무 질겨서 못먹고, 이렇게 분류 해 두면 다른 용도로도 쓸 수도 있으니까. 뼈나 가죽도 요긴하게 쓰거든. 그래서 이렇게 손질해 두는 거지."
프리실은 이런것에 흥미를 보이는 그를 이해 할 수 없었다.
"물고기 잡을때만 봐도 그렇게 질색하더니.."
"그야 고기를 먹는다는 생각은 안해 봐서."
"해볼텐가?"
게롤이 수렵용 칼을 스이우드에게 넘겼다.
스이우드는 아무렇지 않게 가죽을 벗기고 살을 분리해 냈다.
"....."
프리실은 트레이씨 밑에서 배우려고 했었던 때를 떠올렸다.
'아니아니 그렇게는 그렇게하면 가죽을 못쓰게 된다고 거긴 또 왜그렇게 살을 남겼어 한번에 뜯어내지않으면... 잠깐, 거긴 그렇게 자르는게 아냐! 그러면.... 망가진다니까!!'
'아쫌 시끄러워욧!!'
그런 비슷한 대화가 십수번 반복되자 그 뒤로는 일절 프리실에게 고기 손질을 맡기지 않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트레이씨가 안보인다. 평소때라면 가까이 오지도 못하게 막았을 텐데.
아무튼, 그런 프리실과 비교도 안될정도로 스이우드는 느숙하게 살을 분리 해냈다. 왠지모르게 분한 기분이다.
"응? 뭐야. 배울것도 없구만, 능숙하잖아? 할줄 알았던 건가?"
"게롤이 하는걸 본게 다야."
"호오? 어쩐지 눈여겨 보더니만 그새 보고 배웠단 말이야? 잘하는 걸. 이것도 해보지?"
한소리 하려 왔던 프리실은 머슥한 나머지 그들로 부터 조용히 빠져 나왔다. 그런데 스이우드는 게롤에게 수렵용 칼을 넘기고는 바로 프리실에게 따라 붙었다.
"왜?"
"뭔가 설치하자며?"
"필요없어. 하던거나해."
다소 딱딱한 말이 스이우드가 실망감을 들어 냈다. 또, 또..!! 그런식으로 들어 내지마!!
"하아..."
프리실은 긴함숨을 내쉬었다. 왜 쓸대없이 열을 내는 걸까... 촌장님의 이상한걸 지시한 덕분에 필요이상으로 그를 의식하는거 같았다. 그렇다 모두 촌장님 탓이다.
"게롤씨가 하는건 손이 많이가. 너가 할 수 있으면 그걸 돕는게 더 일손이 줄어들 테니 도와드려. 부탁할게."
"응. 알았어."
게롤이 씨익 웃었다.
"허락을 내려야 움직이는 건가. 과연 꽉 쥐고 있구나."
"... 그런거 아니에요."
오늘 이말을 몆번을 한지 모르겠다.
"뭐, 이자에겐 이곳은 완전 외딴곳이 잖아. 환경이 전혀 다른 곳에서 가장 먼저 알게 된게 너니 아무래도 의지 할 수 밖에 없겠지. 귀찮게 하더라도 이해해줘."
"...알아요"
낮선곳에서 혼자만 덩그러니 있는 감각. 프리실도 물론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스이우드가 스스로 행동 하려는 것을 막은 것은 어디까지나 프리실 본인이니.
"그럼 게롤씨 맡겨둘게요. 가만 나두면 뭘할지 알 수 없으니까 조심하세요."
"그래 잠깐 빌리마. 딴생각 못하게 확실히 부려먹도록 하지."
프리실은 더이상 스이우드를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신경 써봐야 할 수 있는것도, 알 수 있는것도 없고 없으니말이다.
그렇게 다짐해도 행동 하나하나가 신경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이따금 스이우드가 뭐하고 있는지 보게 된다. 그때마다 알리샤 아주머니가 희죽히죽 웃었다. ...그런거 아니라니까요..
"아주머니 이거 울타리 같은거 안쳐도 되? 산짐승이 올지도 모르잖아요?"
"글새. 썩어 남은 고기는 얼마든지 있으니 굳이 여기까지 올려나? 그리고 아직까지도 한마리도 안보이는데, 우리들고 이럴게 아니라 들뿌리에서 벗어 나야 하는거 아냐?"
알리샤 아주머니가 걱정스럽단 듯이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다들 뭐랄까, 너무 평범해.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어쩌면 큰 지진이나 화산같은 재해가 일어 날지도 모르는데."
"그런것 치고는 들이닥친 짐승들의 상태가 이상했어요. 제정신이 아니랄까."
알리샤의 말을 듣고보니 프리실도 뒤늦게 서야 의구심이 들었다. 엄현히 말하자면 중상을 입은 루시아 언니와 사라진 에릭, 그리고 스이우드에 관한 생각에 머릿속이 꽉 차 있었다. 확실이 짐승들은 사람들 보다 예민하니까,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무언가를 잠지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리실의 시안으로 별다른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었다. 물론 프리실의 역량에 벗어나 봐도 모르는 것일수도 있지만...
"촌장님이 그리 판단하시면 그리 하실거에요. 환구님과 이곳에 대해선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시는 분이시거든요. 말씀만 안하실뿐 생각이 있으실거라고 봐요."
마리아씨가 안심하라는 듯이 말했지만 그래도 알리샤는 걱정을 덜어주지는 못한거 같다. 프리실도 지금까지 촌장에게 이번 일도 그렇고 당한게 있보니 썩 믿음직 스럽지가 않다. 트레이씨 처럼 겉으로 들어내지만 않을뿐 제일가는 능구렁이는 바로 촌장님 이기에.
마리아는 알리샤와 프리실이 무슨생각을 할지 알고는 웃엇다.
"저렇게 보여도 나이를 헛으로 드신건 아니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미 환구님을 두번이나 뵙적이 있거든요. 프리시아 통틀어서도 촌장님 만큼 환구님과 가까운신 분을 없을 껄요? 그런분이 조용히 있는거니 믿으셔도 좋아요."
"뭐 촌장님이 산신을 뵙다고?"
알리샤 아주머니가 경악을 했다. 이곳에서 환구님이 어떤 존재 인지 전혀 감이 안잡히는 프리실은 아주머니의 반응을 보면서 그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유추해볼 뿐이다. 별실감이 안난다. 무엇보다,
"스이우드가 정말 환구님이에요? 촌장님은 어쩌면 스이우드가 그런 존재 일지도 모른다고..."
프리실은 그쪽에 놀랬다. 스이우드가 정말 신이라는 불리는 존재라니. 이곳에서 신이 같는 의미가 어떤지는 몰라도 적어도 사람의 영역은 아닐것이 분명하다.
"흐음. 글새? 하지만 확신하지는 않았잖니? 정말 환구님이라면 촌장님은 바로 알아 차렸을 거야."
마리아씨는 진심으로 촌장님을 존경 했다. 나이만 많고 꾀부릴줄 밖에 모르는 노친내라고 생격했던 프리실은 내심 마리아씨에게 미안해진다.
그렇게 여자들 끼리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는데 거한의 사내가 다가 왔다. 정말 크다. 훤칠한 페이보다도 머리두게는 더크고 트레이씨 보다도 육중한 뼈대를 가지고 있었다. 알리샤씨처럼 지방 반 근육반반 썩인게 아닌 완전한 근육으로 온몸이 뒤덥혀 있었다.
겉으로 보기만 해도 엄청난 기백을 풍기는 그가 말했다.
"저... 저기, 말씀중에 죄송해요."
"무슨일이니?"
마리아씨가 부드럽게 물었다. 거한은 안절부절 어찌할 바를 모르며 어렵게 말했다.
"아니 그게. 그러니까 저기, 촌장님이 프리실양을 찾아서요."
프리실은 그거 한마디 하는데 뭔 그렇게 어렵게 말해! 라고 말하고 싶은 것을 꾹꾹 참았다. 몆몆 요주의 인물들 때문에 프리실도 성격이 점점 안좋아 지는 것이 실감된다.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거한은 부끄러움을 잘탄다. 그것도 그 거대한 몸으로 부끄러움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스이우드 다음으로 알기쉬운 녀석이다. 특히 숫기가 아에 없어 여자들에게 극히 말하기를 어려워 한다. 물론 남들과 이야기 할때도 크게 다르지 않기는 하다만...
거대한 키에 뼈대있는 근육을 가진 그는 다름아닌 진일의 동생 진이다. 그렇다 동생이다. 닯은 구석이라고는 티끌의 끌조차 없음에도 둘이 형제다. 물론 정말 한 배에서 태어났는지 어떤지 알 수 없고, 이름이 진일 진이도 나중에 지은 가명인지 본명인지 묻지도 않았지만, 그 둘이 사연이야 어찌 되든 형제 조합이라는 것은 정말 뭐랄까 전혀 위하감이 있다.
둘이 다니면 정말 가관이다. 진이의 반만한 진일이 형이고 외모도 정말 미소녀 빰은 가볍게 서른번도 넘게 날릴 정도인 미의 극치인 반면, 진이는 음.... 거한에다가 남자중에 남자다운 온갖 강한 인상과 여러 흔적들... 그냥 사실 조금 섬짓 하면서도 무섭다고나 할까. 게다가 그 둘의 성격. 진일은 천상의 외모에서 절때 나올 수 없을거 같은, 흔히 아버지의 표현을 빌리자면 싸가지에 밥말아먹는 말들을 아무 거리낌 없이 하는 반면, 진이는 섬득한 외모와 달리 굉장히...
"저,, 저기 프리실양 축하드려요. 동반자 생기셨다고.."
"동반자라니!!! 무슨 말을 하는거야 정말!!"
"히이익 죄,, 죄송합니다!!!!"
소심하다. 여자 앞에서는 언제나 쭈빗거리고 남자들 앞에서조차 낮을 심하게 탄다. 유일하게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 하는건 그의 형 진일과 다이브 정도 일까.
프리실이 노려보자 진이는 어쩔줄 몰라 안절부절 했다.
"누가 너한테 그런소릴 했어?"
"초.. 촌장님이요.. 프리실양 보면 꼭 축하해 주라고..."
이양반이 증말....
"시끄러워, 촌장님은 어디 있어?"
"거, 거처에 있을거에요"
엄현히 프리실보다 연장자인 진이에게 처음부터 말을 놓았던건 아니다. 때를 이르자면 들뿌리가 진일의 진실?로 뒤집어 졌을때. 그 이후로 프리실과 진일은 마주칠때마다 불티나게 싸웠고 당연히 연장자로서 대우따위는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애초에 진일에겐 노인이든 뭐든 그딴거 없으니까 당연한 대우다. 그러다 보니 형하고 막말하는데 동생하게 존대 하기도 뭔가 모양세가 안나서 자연스럽게 말을 놓게 되었다.
반면 진이는 들뿌리에서 프리실을 가장 어려워 한다. 그 이유는 당연히 항상 형과 붙어다니는 진이는 프리실을 마주칠 때 마다 같이 있는 형하고 싸우니 그렇게 고착되어 진이과 가까워질 기회는 존재하지 않게 된 것이다. 항상 프리실의 전투적인 모습만 봐왔던 진이는 프리실을 가장 무서운 사람으로 인식되어 둘만 있으면 벌벌떨었다. 니 형은 더하거든? 내가 왜그렇게 됬는데....
"진일은 왜 안보여?"
"그, 그게 저도 잘.. 촌장님을 뵌 것도 형찾다가 그런거에요."
"별일이네. 말도 없이, 네가 혼자 다 다니고..."
진이는 침울해 했다. 프리실은 왠지 촌장이 부른 이유를 알거 같았다.
"네 형은 바쁘다고, 지금 들뿌리가 이꼴인데 할일이야 많지. 촌장님이 함부로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했으니까, 너도 딴생각 말고 여기 일 거들어. 그래야 네 형도 일이 줄어서 널 돌보지."
"아... 네."
"마리아씨, 아주머니 저 잠깐 다녀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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