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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녕하세요?

드디어 별의 이야기도 대단원의 막을 내리네요.

'명성과고이야기' 그 두번째 시리즈, 별의 이야기 Side B의 마지막 편입니다.

지금까지 나왔던 설문조사의 결과를 반영하여 이야기를 썼습니다.

스크롤의 압박이 심하겠지만, 마지막까지 잘 봐주실 거죠?[퍼버버버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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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못 다한 이야기 2)

 

 시간은 흘러, 명성과학고등학교에 새학기가 찾아왔다.

 

"반갑다, 학생들. 난 오늘부터 1년동안 너희 3학년 4반을 맡게 된 양준호라고 한다. 1년동안 잘 해보자."

 

 모든 것은 평화로웠다. 사실, 그 날 이후로 양준호 선생님은 일생 일대의 중요한 결정을 하려고 하였다. 시현, 아니, 시훈이를 그냥 보낸 것에 대한 죄책감으로 인해, 그는 교사직을 그만두려는 생각까지 하였었다.
 쉬는 시간...

 

"선생님, 안녕하세요?"

 

 도혁이가 3학년 교무실로 찾아왔다. 마침 3학년 교무실에는 준호 선생님 밖에 없었다.

 

"도혁아, 넌 2학년인데 여기에 무슨 일로..."
"어디 2학년은 3학년 교무실에 들어가면 안된다는 규칙이 있어요?"
"아하하하, 그렇구나. 자, 여기 앉으렴."

 

 도혁이는 준호 선생님과 마주보며 앉았다.

 

"그래, 2학년 생활은 어때? 전공을 보니까 제 2지망으로 한 의학이던데. 힘들진 않겠니?"
"힘들어도 열심히 해야죠."
"그래, 그런데 의학을 배우려는 이유는 뭐니?"

 

 준호 선생님이 도혁이에게 조용히 물었다.

 

"사실... 전 입양되었어요. 부모님께서는 절 입양하실 때까지 아이가 생기지 않으셨어요."

 

 도혁이는 준호 선생님에게 그 때의 일을 이야기하였다.

 

"지영이가 태어난 것은 기적이자 우리 집의 희망이에요. 그래서... 저도 아이가 없는 가정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서 가정의학을 배우려고 하는 거에요."
"그렇다면 도혁이가 불임 부부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거구나."
"네... 그 사람들에게도... 저희 부모님과 같은 기적을 맞이하게 해 주고 싶어요."

 

 도혁이의 말에 준호 선생님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 네 생각이 기특해서 선생님은 기쁘구나."
"사실... 전 그 동생 덕분에 이 학교로 온 것이고, 결국엔 별이 이야기하는 것도 들었으니까요."
"별이 이야기하는 거라..."

 

 그러자 준호 선생님이 차를 마시며 말을 하였다.

 

"혹시 내가 들은 것도... 별이 이야기하는 거라고 할 수 있을까?"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정확히 하면... 별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전해준다는 거라고 해야 하나?"

 

 준호 선생님은 도혁이에게 자기의 이야기를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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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현, 아니, 시훈이가 학교를 그만두고 나간 날, 준호 선생님은 집에서 괴로워 하고 있었다. 자기는 자기의 반 학생, 그것도 반장을 한 학생 하나도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이 하루종일 가시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준호 선생님은 사직서를 쓰게 되었고, 이를 남몰래 숨기고 있었다.

 

"휴우~."

 

 그날 밤, 준호 선생님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이걸... 개학식 전에 내야 할텐데...'

 

 마침 별은 더욱 반짝이고 있었다.

 

'휴우~. 결혼하면서 끊었던 담배 생각이 나는군... 아, 그래도 피면 안되지!'

 

 답답한 마음에 담배가 잠깐 생각난 준호 선생님이지만, 지금의 부인을 만나면서 금연하겠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에 애써 담배 생각을 지웠다.
 그가 처음 담배를 배운 곳은 다름아닌 해병대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할 때였다. 해병대에서의 일이 생각난 준호 선생님은 더욱 심란하였다.

 

"휴우~. 해병대까지 들어간 놈이 자기 학생 하나도 못 지키고..."

 

 준호 선생님은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그 때...

 

"선생님..."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렸다.

 

'이, 이 목소리는...'

 

 준호 선생님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선생님, 저 시현이에요..."

 

 시현이의 목소리에 준호 선생님은 깜짝 놀랐다.

 

"시, 시현아!"
"선생님, 저... 괜찮아요. 저 잘 있으니까... 선생님께서는 걱정하지 마세요. 너무 죄책감 가지지 마시고요... 저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갈 테니까, 선생님, 건강하시고 나중에 웃는 모습으로 당당하게 학교로 찾아갈게요."
"시, 시현아, 잠깐만... 시현아!!"

 

 시현이의 목소리는 이 말을 끝으로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우음... 여보, 무슨 일이에요?"

 

 준호 선생님의 소리에, 부인이 잠에서 깨어 버렸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어서 들어갑시다."

 

 준호 선생님은 부인과 함께 방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였다. 순간, 그는 병원에서 도혁이가 한 말을 기억하였다.

 

'"아마 너희들의 바람이 별에게 전해졌을지도 몰라. 무의식 중에 난 밤거리를 걸어갔거든. 별도 반짝거렸고... 그런데 그 때, 너희들의 목소리가 들린 거야. 지영이부터 시작하여서 어머니, 민시현, 진영이들, 그리고 장선화... 덕분에 이렇게 살아났잖아."'

 

 준호 선생님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별들은 계속 반짝이고 있었다.

 

'설마... 도혁이가 말한 것처럼... 시현이의 마음이 별을 통해서 나에게 전해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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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셨군요."

 

 도혁이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네가 의식을 잃었을 때 밤거리를 걸은 것처럼 별이 반짝이는 밤에 그런 현상이 일어난 걸 보면... '별이 이야기를 한다'는 건 사실일지도 모르겠구나."
"선생님..."
"시현이는... 잘 지내고 있을 거야. 그렇게... 얘기했으니까..."

 

 도혁이는 준호 선생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 벌써 시간이 되었구나. 그럼 어서 돌아가거라. 다음 수업 시간 준비를 해야지."
"아, 네. 선생님, 그럼 전 실례하겠습니다."
"그래, 언제든지 또 오렴."

 

 도혁이는 밖으로 나갔다.

 

'민시현, 무사히 잘 지내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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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은 흘러, 어느 날 여름, 어느 고졸학력검정고시 고사장에서는...

 

"시훈아, 힘 내."
"최선을 다 하거라."

 

 시훈이가 누나와 할아버지의 응원을 받고 고사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시험 시간에 맞춰 시험을 보았다.
 사실 검정고시를 봐서 대학에 들어가려는 시훈이의 생각은, 누나에게는 다행으로 들렸지만, 독학이라는 말에 염려가 되었었다.

 

["시훈아, 정말 너 혼자 할 수 있겠어?"

 

 누나인 세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자...

 

"해낼 거야. 힘들겠지만... 내 자신에게 그렇게 약속했거든... 당당하게 대학에 들어가서 과학고의 친구들과 다시 만나겠다고. 나 혼자도 아니야. 별이와 프린세스도 같이 있잖아."
"시훈아... 별이와 프린세스는 공부를 안 하잖아."
"그렇지만... 누나도 학교 다니느라 없을 테고, 거기에 나도 학원을 다닌다고 하면, 별이와 프린세스는 누가 챙겨?"

 

 시훈이의 말에 누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하였다.

 

"그렇겠네... 하기야, 열심히 하면 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럼 다른 맘 먹지 말고 올해는 검정고시에만 매달리는 거야!"]

 

 그렇게 누나에게 약속을 받았다. 이사장인 할아버지에겐...

 

["검정고시? 너 혼자서 준비하겠다고?"
"열심히 할게요."
"너 혼자서는 무리다. 학원이나 동영상 강의 같은 거라면 몰라도..."
"저... 학원 안 다녀도 열심히 할 수 있어요. 전에 학교에서도 학원 없이도 좋은 성적을 거두었잖아요."

 

 시훈이의 성적을 떠올린 할아버지는 잠시 고민을 하였다. 그리고...

 

"네 생각이 그렇다면 할 수 없구나. 교재나 동영상 강의비 같은 건 할아버지가 대 주겠다. 대신, 올해 꼭 합격하거라. 합격해서 네 또래의 친구들과 같이 대학을 다니거라. 알았지?"
"네, 알았습니다."]

 

 할아버지에게도 허락을 받은 시훈이는 별이와 프린세스를 기르면서도 열심히 공부를 하였고, 결국 검정고시에서 고등학교 학위를 딸 수 있었다.

 

'기다려, 모두들... 나 곧 대학으로 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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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성과학고등학교에 2학기가 찾아왔다. 보충수업 때문에라도 그런지 개학을 해도 별로 달갑지는 않은 것 같았다. 다만 벌써부터 수능을 준비하는 2학년 학생들이 있을 뿐이다.
 2학년 1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자, 오늘부터 너희들과 같이 공부할 친구... 아, 뭐라고 해야 하지? 어쨌든... 들어오거라."

 

 담임을 맡은 오성철 선생님은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학생을 불렀다. 그러자, 옅은 갈색 머리에 키가 큰 남학생이 교실 안으로 들어왔다.

 

'리, 리온 형?'

 

 이를 보고 놀란 남학생이 하나 있었으니...

 

"혹시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학생은 너희들보다 한 살 위란다. 몇 개월 휴학을 해서 2학년 그대로다. 잘 대해주거라."
"네."

 

 쉬는 시간이 되었다. 갑자기 한 남학생이 급하게 뛰어갔다. 사실 이 날은, 드디어 리온이 학교로 돌아온 날이다. 원래는 1년 휴학을 생각했었지만, 리온이 사정을 하는 바람에 2학기 초에 복학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리온 형~!"

 

 잠시 후, 그는 친구를 데리고 들어왔다.

 

"진영아, 수환아..."
"리온 형, 어떻게 된 거야?"
"눈 건강이 안 좋아서 좀 쉬었어. 진영이와 수환이, 오랜만이다. 그리고... 도혁이도."

 

 리온은 도혁이에게 다가갔다.

 

"어? 절 아세요?"
"나야, 리온. 너네 아빠와 우리 아빠가 대학교 동기잖아."

 

 그러자...

 

"아~. 작년에 천문대에서 만났던 그 형이군요."
"그래, 만나서 반가워."

 

 그런데 그 때...

 

"리온이 왔다고? 어디야, 어디?"
"영준아, 진정해..."

 

 3학년 남학생 두명이 2학년 1반 교실로 찾아왔다.

 

"야, 오리온~!!"
"오랜만이야, 리온..."

 

 두 3학년 남학생을 본 리온은 반가워하였다.

 

"영준아, 신우야."
"뭐야? 3학년에게 이름을 부르다니..."

 

 갑자기 2학년 1반 학생 중 하나가 말을 하였다.

 

"우리들보다 한 살 많다잖아."

 

 그러자 진영이가 그에게 말을 하였다. 리온이 웃으면서 말을 하였다.

 

"아, 실수... 그럼 이젠... 영준 선배, 신우 선배라고 불러야 하나?"
"하하하... 그렇게 되네?"
"어쩔 수 없지... 학년이 다르니까..."

 

 리온은 이 순간이라도 행복했다. 비록 친구들은 선배가 되고, 후배들이 친구가 된 상황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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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후가 되었다. 리온은 수업을 마치고 정기 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으로 향했다.

 

"휴우~. 정기 검진은 언제까지 받아야 하는 걸까?"

 

 성인이 된 리온에겐 이제 병원에서 해야 할 일은 혼자서도 할 수 있었다. 예전의 시력으로 회복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볼 수 있다는 것이 그에겐 행복이었다.

 

"어, 리온씨?"

 

 누군가가 그를 불렀다. 한초록이란 간호사였다.

 

"아,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요. 정기 검진 때문에 온 거죠?"
"네, 이젠 6개월에 한 번이긴 하지만..."
"그러고 보니 벌써 2년이네요. 리온씨를 알고 지낸 게..."

 

 리온은 한초록이란 간호사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언니, 여기에 있었구나!"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웬 여자가 리온과 초록의 앞에 나타났다.

 

"언니, 바쁘다는 사람이 지금 뭐하는... 어? 너는..."

 

 그러자 여자가 리온을 가리키며 놀라며 말했다.

 

"아는 사람이야?"
"오리온, 너 오리온이지?"

 

 갑자기 여자가 리온에게 말을 하였다.

 

"저기... 누구..."
"나 몰라? 2학년 때 반장이었잖아!"

 

 그러자...

 

"응? 내 2학년 때 반장이 여자였나? 내가 알기로는 2학년 때 반장은 도혁이었던 것 같았는데..."

 

 리온은 여자를 몰라보았다. 옆에 있던 간호사가 여자에게 말을 하였다.

 

"얘, 보라야. 너 모르는 사람인 거 같은데, 네가 실수한 거 아니야?"
"아니야. 분명히 명성과학고등학교 2학년 1반 남자 6번, 오리온 맞다니깐! 언니는 동생 말 못 믿으면 어쩌자는 거야?"

 

 그 때였다. 리온이 깜짝 놀라면서 말했다.

 

"너... 한보라였냐? 그, 그것보다도... 간호사 누나, 얘와 아는 사이였어요?"

 

 리온이 한초록 간호사에게 물었다.

 

"몰랐군요. 얘 제 막내 동생이에요."
"그... 과학고 다닌다던 그 동생이 얘였어요?"
"네, 이야기를 하려고 했지만 시간이 없어서요."

 

 이야기를 들은 리온은 당황스러웠다.

 

"세상 참 좁다..."

 

 몇분 후, 리온과 보라는 병원 휴게실에 앉아 있었다.

 

"너에게 언니가 있는 것도 몰랐고, 그 언니가 여기 간호사일 줄은 더욱 몰랐... 아니지, 네가 여기 간호사 누나 중 하나의 동생일 줄은 전혀 몰랐다고."
"우린 별로 안 친했으니까."

 

 순간, 두 사람은 더욱 어색해졌다.

 

"언니는 무슨 일로 만나려고 왔어?"
"일 끝나면 같이 집에 가려고 했어. 그런데 리온 너는?"
"난 눈 때문에..."
"아, 너 그러고 보니 눈 때문에 휴학했다고 했지! 잊고 있었어. 그런데... 아까 '도혁'이라고 했던 것 같았는데... 친구 이름이야?"

 

 그러자 리온이 웃으면서 말을 하였다.

 

"친구라... 나보다는 한 살 적어. 나 휴학해서 다시 2학년이 되었거든."
"아... 그랬구나."
"그런데... 넌 지금 뭐하냐?"

 

 리온이 보라에게 물었다.

 

"나야 뭐, 학교 다니고 있지. 리온도 지금 대학생이려나? 아, 이제 얼마 안 있으면 군대도 가겠구나."
"구, 군대라..."

 

 리온은 군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렇지 않아도 언젠가 갈 군대다. 다른 남자들은 가기 싫어하여 심지어는 군대를 안 가려고 별의 짓을 다 하는 남자도 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가야 하는 군대... 하지만 리온에게는 두려움의 장소만은 아니었다.

 

"뭐 조만간 가겠지."
"어쨌거나 이렇게 만난 거 인연인데, 우리 친하게 지내자."

 

 보라가 먼저 리온에게 손을 내밀었다.

 

"뭐, 그러던가."

 

 그렇게 두 사람은 친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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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어느 화창한 봄날, 어떤 남자가 거리에 나타났다.

 

뚜벅 뚜벅 뚜벅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으아아앙~. 외간 남자에게 뽀뽀라니... 엄마~!"
"그, 그만 울어... 사람들이 다 쳐다보잖아..."

 

 아이처럼 울고 있는 여자를 달래주는 키 큰 남자의 모습과...

 

"수헌이, 드디어 왔군."
"멀리까지 오느라고 조금 피곤했어. 재미 없으면 가만 안 둔다."
"아하하하, 재미는 걱정하지 말라고. 그럼 갈까?"
"좋아!"

 

 남녀 6명이 모여서 어디론가 가는 모습도 보였다.

 

"다들 잘 지내고 있네. 거의 2년 만이야... 진영이도, 은영이도, 도혁이도, 선화도..."

 

 그는 민시훈이었다. 고등학교 학위를 딴 뒤, 대학에 들어가서 지금은 대학생이 된 모습이었다.

 

'이 근처에 도혁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있는게 분명한 것 같아. 도혁이가 여기에 있으니까.'

 

 그렇다. 시훈이는 지금 도혁이를 만나기 위해 도혁이가 다니고 있는 대학교를 알아보고 있는 것이다.

 

'그나저나... 도혁이가 날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까?'

 

 시훈이는 심호흡을 하였다. 그리고...

 

"이제 뚝 그쳤네? 자, 그럼 점심은 내가 살게."

 

 한편, 도혁이는 방금 울음을 그친 선화를 데리고 점심을 사러 가려고 하고 있었다.

 

"어이, 장선화, 신도혁! 너희 둘이 사귀냐?"

 

 시훈이가 앞에 나타났다. 그러자...

 

"누구신데 우릴 아세요?"

 

 도혁이가 시훈이에게 물었다.

 

"나 민시훈이야. 정말 모르겠어?"

 

 그 때였다. 선화가 놀라면서 말을 하였다.

 

"민시훈이라면... 시훈이 오빠?"
"'오빠'? 장선화, 너 이 남자 알아? 혹시 부천에서 알고 지낸 오빠 아니야?"
"시훈이 오빠, 오랜만이야. 그 때 갑자기 문자 한 통만 남기고 가 버려서 얼마나 서운했는데..."

 

 문자라는 말에 도혁이는 더욱 어리둥절하였다.

 

"'문자'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신도혁, 정말 나 몰라? 나 명성과학고등학교 1학년 5반 반장이었던 민시현이잖아!"
"뭐?"

 

 민시현이라는 이름에 도혁이는 놀라고 말았다.

 

"하긴, 도혁이에겐 진짜 이름을 가르쳐 준 적이 없었으니..."
"그래... 그럼... 아니지, 아직 점심 안 먹었지? 우린 지금 점심 먹으러 가려고 했는데, 너도 같이 가자. 아니지, 이젠 '시훈이 형'인가?"

 

 선화의 '시훈이 오빠'라는 말에 도혁이는 말을 바꾸었다. 그러자 시훈이가 말을 하였다.

 

"이렇게 만난 것도 오랜만인데, 내가 살게."
"하지만..."
"괜찮아. 내가 너희들보단 나이가 많잖아. 그리고 너희들 점심 사줄 돈은 충분히 있다고."
'치, 민시훈 녀석, 잘난 척 하기는...'

 

 도혁이는 약간 시훈이를 재수가 없다고 생각했으나, 일단 오랜만에 만났으니 점심을 먹으면서 시훈이에게 그 동안의 이야기를 듣기로 하였다.
 그들이 간 곳은 분식집이었다.

 

"뭐야? 오랜만에 만났는데 분식집이야?"
"철 없는 소리 그만해. 요새 대학생들의 사정이 얼마나 팍팍한지나 알고 그래?"

 

 좀 더 비싼 곳에서 점심을 사주려고 했던 시훈이가 볼멘소리를 하자, 선화가 한 소리를 하였다.

 

"그래, 난 다행히도 부모님께 용돈을 받고 장학금 받고 공부하지만, 대학 등록금 때문에 하고 싶은 공부도 못 하고 등록금을 내기 위해 빌린 대출금을 갚느라 고생하고 있다고!"

 

 도혁이에게까지 혼나는 시훈이는 주눅이 들었다.

 

"미안해, 내가 생각이 짧았어..."
"이제라도 알았으면 됐어. 어서 들어가자. 여기 떡볶이가 그렇게 맛이 있대."

 

 세 사람은 분식점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음식 주문을 했고, 몇분 후,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맛있게 드세요."

 

 잠시 후...

 

"그래, 그 동안 어떻게 지냈어?"
"학교는 왜 그만 둔거야?"

 

 도혁이의 말에 시훈이는 말을 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도진우 선생님에 대해 이야기하면 안되겠지? 어차피 지나간 일이고...'
"그게... 갑자기 집안 사정이 생겨서 말이야..."
"집안 사정?"
"개, 개인적인 사생활이야."

 

 시훈이는 그렇게 얼버무렸다.

 

"그래, 더 이상은 묻지 않겠어. 그런데... 그 동안 어떻게 지낸 거야?"
"학교를 그만 둔 이후로는... 검정고시를 준비했어. 그래서... 고등학교 학위를 땄고, 대학에 들어갔어. 지금 난 너희들보단 학번이... 아, 학교는 다르지."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세 사람이었다.

 

"선화와 도혁이는... 언제부터 만난 거야?"
"우, 우린... 오늘 방금 만났어."
"그래, 그것도 아주 오랜만에..."
"오랜만에 만났는데 벌써 뽀뽀까지 하... 으읍!!"

 

 갑자기 선화가 시훈이의 입을 막았다. 시훈이가 얼른 선화의 손을 치웠다.

 

"가, 갑자기 이게 무슨 짓이야?"
"그런 이야기를 왜 분식집에서 하냐? 아, 시훈이 형. 전공은 뭐야?"

 

 그러자 시훈이는 웃으면서 말을 하였다.

 

"난 동물병원을 차릴 생각이야. 그래서... 수의학을 배우고 있어."
"오호~. 제법인데?"
"장선화, 지금 나 무시하는 거야?"
"아, 아니야... 난 지금 신소재공학과에 다니고 있어. 도혁이는..."
"의대에 있어. 난 나중에 불임 부부들을 위한 클리닉을 차리고 싶거든. 그래서...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으니까. 사실... 지영이도 그렇게 해서 기적처럼 태어났거든."

 

 선화와 시훈이는 하마터면 도혁이가 여동생 바보라는 걸 잊을 뻔 했다.

 

"이렇게 만난 거... 인연이니까... 연락처라도 주고 받자."
"그래, 난 언제든지 콜~!"

 

 시훈이가 웃으면서 말을 하였다. 이렇게 그는 소원을 이루었다. 남자 그대로의 모습으로 선화와 도혁이의 앞에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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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년 후, 진영이와 친구들, 선화, 도혁이, 시훈이도 대학을 졸업하였다. 인천공항에서는 옅은 갈색 머리의 키가 큰 남자가 나오고 있었다.

 

"휴우~. 드디어 한국이구나."

 

 그는 리온이었다. 몇달 전, 리온은 중학교 동창이었던 마린에게서 결혼식 소식을 듣게 되었다.

 

["마린... 벌써 결혼을 하게 되었구나."'

 

 그는 이메일을 보고 있었다. 마린은 지금 미국에서 간호사를 하고 있고, 결혼을 할 상대방은 좀 알려진 레크레이션 강사라고 한다. 그리고 며칠 전, 리온은 마린의 결혼식에 참석하였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마린의 모습은 마치 천사와 같았다. 이제 한 남자의 아내가 되는 마린의 모습에 리온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처음 국제중학교에서 만났던 때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

 

(지금부터 하는 말은 모두 영어입니다)
"리온, 와 줬구나."
"아, 그래... 겨, 결혼 축하해."
"고마워. 너 못 보는 줄 알았어."
"나, 나도... 행복하게 잘 살아..."

 

 리온은 말을 잇지 못했다.

 

"리온도..."

 

 그렇게 리온은 마린을 보냈다.]

 

 문득 학교가 생각이 난 리온은 신성국제중학교로 찾아갔다. 그는 텅 빈 중학교 건물에서 마린과 있었던 일을 추억하였다.

 

"마린... 행복해야 돼..."

 

 리온은 학교에서 나왔다. 그리고 명성과학고등학교로 향했다. 그런데 교문 앞에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거기에는... 익숙한 이름이 있었다.

 

[명성과학고등학교 제 15기 졸업생 윤신우, 우주인 되다!

 

 선배님, 우주 잘 갔다 오세요~! - 후배 일동 - ]

 

 리온은 웃음을 지었다. 그 때, 문자가 왔다.

 

[리온, 오늘 영준이와 함께 천일대학교 호프집에서 8시에 만나자. 오늘은 특별한 날이잖아. - 한보라 - ]

"영준이라... 걔도 참 오랜만이네."

 

 그 날 밤 8시...

 

"만나서 반갑다."

 

 리온은 오랜만에 영준이를 만났다.

 

"어이, 오리온. 못 보던 사이에 더 미남이 되었네?"
"에이~. 놀리지 말라고."
"3일 전에 보라네 언니가 일하는 병원에서 같이 만났어. 마침 그 때는 신우가 우주로 날아간 날이었지."

 

 세 사람은 자리에 앉았다. 한편, 다른 테이블에서는 도혁이와 선화, 시훈이가 앉아 있었다.

 

"동물병원은 잘 되어가?"
"뭐, 그렇지. 도혁이는 어디 병원에 들어간 거야?"
"아... 아직 인턴 1년차야. 배우고 있는 단계인데 뭘."
"그렇구나... 선화는 연구소에 들어갔다고 했지?"

 

 세 사람 역시 안부를 묻고 있었다.

 

"30번 지원한 끝에 들어갔어. 요새 취업하기 엄청 힘들더라고..."
"장선화, 넌 그래도 운이 좋은 편이야. 어떤 사람은 100번을 입사지원 했는데 다 떨어졌다고 하잖아."
"뭐... 그, 그렇긴 하지만..."

 

 그 때였다.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던 한 사람이 말을 하였다.

 

"아, 오늘 우주인 특집 하는 날인데..."

 

 그러더니 다른 사람이 주인에게 말을 하였다.

 

"주인 아저씨, TV 좀 틀어주세요."

 

 잠시 후, 호프집에서 TV가 틀어졌다. TV에서는 우주인들의 모습이 보였다. 리온은 TV에서 공중에 무중력 상태로 몸이 떠 있는 신우의 모습을 보았다.

 

'오랜만이구나...'

 

 그런데 그 때였다. TV 속에 있는 신우는 갑자기 뭔가 꺼내었다.
 거기에는...

 

[보고 싶다, 친구야.]

 

 라는 한국말과 함께 'Tu me manques, mon ami.'라는 프랑스어가 써져 있었다.

 

["이 말은 저의 고등학교 때의 친구에게 보내고 싶은 메시지입니다."]

 

 TV에서 신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뭐야, 윤신우. 잘난 척 하기는..."

 

 영준이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리온은 감격스러웠다.

 

["보고 싶다, 내 대학 동기인 정우야, 호석아..."]

 

 신우는 그 동안의 친구들의 이름을 대기 시작했다.

 

["내 고등학교 가장 친했던 영준아, 리온... 나 잘 있어. 너희들도 잘 있지? 보고 싶구나..."]
"와아~. 멋있다!!"
"나도 저런 친구 있었으면 좋겠다..."
"저런 남자 어디 없나?"

 

 TV를 본 사람들이 모두 부러워하였다. 리온은 너무 기쁜 나머지 그만 호프집에 있는 황금종을 울리고야 말았다.

 

댕~ 댕~
"리, 리온아. 무슨 짓이야? 그걸 울리는 사람은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의 술값을 다 내야 한다고!!"

 

 다급한 영준이가 리온을 말리기 시작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 때였다. 도혁 일행이 리온 일행을 발견한 것이다.

 

"리, 리온 형?"
"어, 도혁이구나. 나 오늘 너무 기분이 좋아서 오늘은 내가..."
"그만 해~. 너 이 많은 사람들 술값낼 수 있겠어?"

 

 영준이의 말에 도혁이가 말을 하였다.

 

"괜찮아. 나도 도울게."
"도혁아, 넌 겨우 인턴이잖아. 내가 낼게."

 

 시훈이도 나섰다.

 

"하여간 리온도 참..."
"어, 민시훈! 너도 있었구나..."
"리온, 너 취한 거 아니야? 술 좀 작작 마셔!"
"나 안 취했어! 오랜만에 친구 얼굴 보니까 기분 진짜 좋다~!"
"취한 거 맞네..."

 

 뭐 어쨌거나 이 날은 리온에게는 절대 잊지 못할 날이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리온이 가장 행복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아, 리온만 행복한 것은 아니다. 영준이도, 시훈이도, 보라도, 선화도, 도혁이도, 우주에 있는 신우도, 그리고... 모든 사람들도 아마 행복할 것이다.

 

==================================================================================

 

네, 사실 이야기가 너무 길어서 이걸 두 편으로 나눌까 했지만 그냥 했습니다.

이걸로 별의 이야기는 끝입니다.

하.지.만!!

그냥 끝내기 서운하실 분들을 위해서 클레어가 보너스를 남겨두었습니다.

그 보너스는...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에요.

그럼 전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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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로 아리가또라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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