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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민규:주인공.

 

조철영:친구.

 

양비류:???

 

백수묵시록:오 맙소사 시리즈 2화가 나오다니 말도 안되/

 

&&&

 

그 녀석과 첫 만남은 그렇게 끝났지만 그 다음 날 계속 이어졌다. 처음에는 그냥 아무렇지 않게 넘겼지만 하루 또 하루 또 하루 지날 떄마다 녀석과 급식을 받으려고 줄을 설 때마다 만나게 되니 점점 생각만 부풀어 올랐다. 물론 그떈 아직 별 다른 생각은 없었다.

 

녀석과 사귄다거나 키스를 한다는 그런 생각은 전혀 안해봤다.

 

하지만 녀석의 이름을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 즈음에 녀석이 나에게 물었다.

 

"난 비류라고 하는데 자꾸 이렇게 마주치는 것도 인연인데 이름 한글자 알 수 있을까?"

 

예상보다 일찍 물었지만 별로 숨길 이유도 없기에 스스럼 없이 대답해 주었다.

 

"남민규."

 

녀석은 싱긋 웃으며 내 턱에 손을 대며 스르르 감기듯 매만지며 말했다.

 

"예쁜 핑크빛 입술이구나."

 

순간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귀까지 시큰거릴 정도로 달아올라서야 나는 다른 녀석들은 신경도 안 쓸 정도로 녀석이 작은 소리로 중얼거린걸 들은 것을 알았다. 딴에는 녀석도 내가 못 들으리라 생각하고 중얼거렸겠지만 녀석의 의도와 달리 난 확실하게 들어버렸다.

 

녀석은 기분 좋은 듯 해맑게 웃더니 나에게 물었다.

 

"학교가 끝나고 도서관에서 볼 수 있을까?"

 

순간적으로 머리 속에선 이 자식 게이 새끼 아냐? 하는 생각이 물 흐르듯 지나갔지만 얼떨결에 승락하고 말았다. 왠지 녀석의 얼굴을 보고만 있자면 게이든 뭐든 상관없다는 생각이다.

 

&&&

 

어쩌다보니 방과 후 도서관으로 자연스럽게 걸음이 옮겨져갔다. 딱히 녀석을 만나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혼자 남겨두는 것은 예의가 아니기에 걸어간 것 뿐이다.

 

그런데 도서관으로 가보니 늘 있던 서기랑 도서관 담당 선생님이 안계셨다.

 

그 대신 녀석만 덩그러니 도서관 중심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다. 왠지 모르지만 난 녀석의 그 모습이 무척이나 자유로워보이고 부드러워 보였다. 순간 나도 모르게 녀석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멋쩍은듯 녀석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녀석은 코 앞까지 갔음에도 반응은 커녕 내가 있는지도 모르는 모양이다. 한참 덩그러니 그러고 있더니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당황스러운 나는 주머니에서 휴지를 꺼내 눈물을 닦아주며 물었다.

 

"뭐.. 뭐야? 왜 갑자기 우는건데..?"

 

녀석은 앗 하며 나를 보곤 살짝 놀래더니 안도하며 말했다.

 

"아하하.. 다행이다.. 내가 우는 모습을 보인게 너라서 다행이야.."

 

순간 녀석의 말이 내 심장 속 깊숙히 파고들었다. 뭐지? 왜 이렇게 두근 거리는거지... 이럴수가... 내 내면 깊숙히 잠든 게이 스피릿에 불이 붙을거 같아..!

 

녀석은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책을 읽다가 감정 이입이 심하게 되어서.. 눈물이 멋대로 나온 모양이야..."

 

난 도대체 무슨 책을 읽나 살펴보니 동화책 인어공주였다. 난 또 이런 어린애 같은 책을 보고 눈물을 흘리나 싶었는데 녀석이 의외의 말을 했다.

 

"난 이 마지막에 사랑한다는 말 한번 못하고 물거품이 되어 사라진 인어 공주가 마치 나 같더라.."

 

난 이해가 안된다는듯 갸우뚱 거리며 물었다.

 

"사랑한다는 말 한번 못한다니?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있어?"

 

녀석이 나를 지긋이 보고는 말했다.

 

"남민규. 널 좋아하거든."

 

심장이 터진거 같다... 살짝 현기증이 느껴지며 나는 그대로 얼굴이 빨개진 채로 쓰러졌다.

 

&&&

 

눈을 떠보니 약간의 수증기가 피부를 감싸주는 양호실로 온것 같았다. 고개를 돌려보니 비류 녀석이 앉아서 걱정스런 눈초리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비류 녀석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괜찮아? 나 때문에... 미안해. 내가 괜히 말을 꺼낸 모양이야... 이 일은 없던 것으로.."

 

녀석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내 입에서 생각치도 못했지만 그래도 이대로 흘러보낼 수는 없기에 그 말이 나왔다.

 

"나도 좋아해."

 

순간 시간이 멈춘듯 양호실은 침묵으로 고요해졌다. 녀석은 갑자기 웃음보를 터트리고는 한참 웃더니 나에게 물었다.

 

"키스해도 되?"

 

라고 묻고선 바로 입에 키스를 했다.순간 나도 어떻게 된건지 모르겠지만 별 다른 반항도 안하고 순순히 키스를 허락했다. 하지만 점점 키스의 강도가 짙어지더니 녀석이 혀를 쓰기 시작하자 온몸에 일순 닭살이 돋으며 녀석을 밀어냈다.

 

"이... 이게 무슨 짓이야!"

 

녀석은 시무룩해하며 물었다.

 

"뭐야.. 키스는 아직인가?"

 

나는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그... 그... 그럴리가 없잖아! 난 단지.. 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녀석이 또 다시 키스했다. 이번엔 혀를 투악스럽게 내 입으로 밀어넣고선 진하게 키스해오며 나에게 다가왔다.

 

녀석의 혀와 내 혀가 서로 물컹물컹 감싸주며.. 순간 으악.. 하며 이건 아닌데 싶었지만 이렇게 된거 녀석을 끌어안았다. 뇌가 마비된듯 온몸이 바보가 된듯 행동했다.

 

녀석이 입술을 떼고는 말했다.

 

"민규야.. 실은 나 널 처음 봤을.. 어라?"

 

그새 또 나는 기절해버렸다. 입술과 혀에는 녀석의 따듯한 감촉이 남아 있었다.

 

***

 

참고로 이 소설은...

 

15금 이하 관람 불가인 동성애 소설

?
  • profile
    윤주[尹主] 2011.05.09 16:32

     ...역시나 강도높은 동성애엔 면역이 약하네요;;


     미묘하고 야릇한 심리나 관계 묘사가 아니라면, 동성애 쪽에선 기대할 만한 부분은 없을 것 같아요; 제 생각일 뿐이긴 하지만.

  • profile
    클레어^^ 2011.05.10 09:06

    수,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전 지금까지 소설 쓰면서 키스신 같은 거 쓴 적이 없는데...;;

  • ?
    카르마 2011.05.26 08:38

    좀,, 천천히 진행되는 이야기였으면 좋겠음... 웬지 너무 후딱 대충지나가는 듯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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