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16 02:59

착란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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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란

권현형

내가 껴안고 있는 것은 나 자신의 무릎이다
똑같이 생긴 두 개의 해골이
서로 황량하게 껴안고 있는 티베트 그림처럼

 

다슬기가 난 왜 자꾸 오디 같은지
다슬기 국을 먹으며 오디 국이 맛있다고 말한다
야생의 곰취 나물을 먹으며 짐승의 비릿한 발자국
냄새를 맡는 저녁, 다가오려는 사람에게서 돌아선다

 

무릎이 닿을까봐 무릎 두근거리는 소리를 들을까봐
뒷걸음질로 어둠의 골방에 혼자 갇힌다
맨 손 체조를 하고 오금희를 추며
호랑이가 되었다가 새가 되었다가
곰이 되었다가 사람이 되었다가 착란을 거듭한다

 

무릎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곳까지
먼 거리를 기어간다는 적극적인 구애가 부러운 저녁
할 수 없는 일이다
가슴 한 복판에 닿기까지 사람이 되기까지

 

그러므로 나는 단 한 번도 남의 무릎을 갖지 못했다

 

 

 

 나는 종종 네이트 판에 들어가곤 한다. 많게는 하루에도 몇 번, 적게는 일주일에 한두 번. 그곳에 올라오는 수백 수천편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중 한두 편의 괜찮은 글을 발견하고서 나는 가끔 공감에 손을 올리곤 한다.

 

 오늘도 침대에 앉은 채로 노트북의 마우스를 잡았다. 브라우저에 접속하자 처음 화면으로 네이트의 메인 페이지가 출력됐다. 아랑곳하지 않고 의식적으로 판으로 들어갔다. 오늘의 톡이라고 하는 베스트 게시물 리스트 중에서 흥미가 가는 글 몇 개를 골라 읽었다. 연예인 뒤꽁무니나 졸졸 쫓아다니는 이야기, 그 날 학교에서 있었던 재밌는 에피소드, 사랑하던 연인으로부터 버림받은 사연 따위에는 관심가질 여유도 없고 굳이 관심을 가질 이유도 없었다. 한 시간을 넘게 의미 없는 글들을 읽고 있다가 문득 사는 얘기 카테고리에 새로 올라온 글 하나가 관심을 끌었다.

 

 어느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는 이의 일기장 내지는 넋두리였다.

 

 

 「내가 죽는다, 내가 죽는다. 내가 죽는다? 내가 죽는다!
의사가 말하기를 악성 뇌종양 3기란다, 길어야 3개월을 살 수 있단다. 길어야.
그의 말을 믿을 수 있을까. 그의 말을 믿어도 되는 걸까.
그라는 존재를 믿을 수 있을까. 그의 존재를 믿어도 되는 걸까.
아니, 그 전에 나라는 존재의 실체를 확인할 수는 없는 걸까.
현실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3개월, 92일. 2208시간 132480분 7948800초.
아무리 현실적인 계산을 하려고 노력해 봐도 그것은 현실이 아니다. 이미 현실이 아니다. 하지만 동시에 부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92일, 92일이라.
운명이란 게 정말 있는 거라면, 그가 양심 있는 판매자라면 서비스로 8일 정도는 주지 않을까. 그래, 8일 정도는 사은품으로 가져가자.
그렇다면 난,
100일 후에 죽는 건가.
100일 동안은 살 수 있는 걸까.
그 동안에 마늘과 쑥만 먹고 햇빛을 보지 않는다면 나는 그 날 이후에도 인간으로 살아있을 수 있을까.
그렇게라도 살 수 있을까.
피터팬이 영원히 살 수 있는 건 그의 그림자가 그와는 별개의 것이라 그런 걸까.
내 그림자도 어떻게 떨쳐내 버릴 수는 없을까.
빛을 마주 보고 서면 적어도 내 눈 안에서는 그림자를 가릴 수 있지 않을까.」

 

 

 짧지만 강렬한 글이었다. 이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부류의 글이었고 그래서인지 어떤지는 몰라도 댓글이 하나도 달리지 않은 글이었다. 이례적으로 마음에 드는 속성의 글이긴 하지만 이 글에 나는 공감을 하지 않았다. 공감할 수가 없었다.

 

 나는 미치도록 죽음을 갈구한다. 죽지 못해 살고 죽지 않아 살고 죽고 싶지만 살아간다. 이 삶이 의미가 있을까. 재미없는 삶이 의미가 있을까. 행복하지 못한 삶이 의미가 있을까. 100일 동안 쑥과 마늘만 먹고 살아갈 것이라면 그는 무슨 맛으로 삶을 살아갈까. 100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을 것이라면 무엇을 그리며 삶을 살아갈까. 의미가 없는 삶은 말 그대로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림자를 보기 싫으면 굳이 눈부시게 빛을 마주볼 필요 없이 빛을 차단하면 될 일이다. 빛이 없으면 그림자도 없다. 모든 빛으로부터 자신을 차단하고 어둠 속에 갇히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물론 그러면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죽음이 두려우면 죽어버리면 될 일이다. 자살하면 된다. 그러면 더 이상 생각할 것도 없어지고 모든 것이 편해진다. 아주 간단한 일이다.

 

 흥미로운 글 하나를 발견했더니 더 이상 다른 신변잡기적인 글에는 눈이 가지 않았다. 노트북을 덮고 눈꺼풀을 덮었다. 잠은 생각보다 빨리 나를 찾아왔다.

 

 

 지난밤을 무사히 넘겼음을 자각하며 눈을 떴다. 나는 아직도 살아있다. 얼마 전 네이트 판에 글을 올렸던 톡커는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아볼 방도가 없지만 분명한 것은 그가 살았거나 말거나 나는 지금, 여기 살아있다는 것이다.

 

 내가 살아있다고 말함은 마우스를 쥘 힘이 남아있음을 의미한다. 나는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노트북을 켜고 마우스 포인터를 움직였다. 왠지 모르게 눈에 들어오는 글이 있었다. 얼마 전에 글을 올렸던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이가 새로 쓴 글이었다.

 

 

 「살아있는 게 두렵다. 곧 죽을, 살아있는 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세상이 더럽다. 한없이 더럽다. 한스럽게도 두렵다. 두렵다, 더럽다.
하늘은 유난스럽게도 푸르다, 푸르다. 부럽다. 검은 먹이 드리워진다.
도화지를 펴놓고 아무렇게나 붓을 휙휙 긋는다. 서예는 아니지만 언제나 나에겐 검은색 뿐. 아뿔싸 창문이 잠겨있다. 커튼을 굳이 걷을 필요는 없다. 커튼의 제멋대로인 주름을 보면 유난히 어지럽다. 어지러울 때면 진통제를 삼킨다.
진통제의 개수가 늘었다.
한 알은 싫다, 하나는 외롭다. 어쩔 수 없이 두 개를 먹었다. 그런데 이제는 두 개로는 부족하다. 세 개를 먹어야 한다. 하지만 홀수는 싫다. 한 명이 남는다. 하나가 외롭다. 그래서 굳이 네 알을 맞춰 먹는다. 먹는다? 아니 집어 삼킨다.
구역질이 나오는 건 알약을 먹었기 때문인지 내가 살아있기 때문인지.
살기 위해서 진통제를 먹는데 구역질을 한다는 것은 내 몸이 진통제를 거부하는 것인지 살기를 거부하는 것인지.
그게 아니면 혹시 진통제가 내 삶을 싫어하는 것인지 세상이 나를 싫어하는 것인지.
분명한 것은 진통제가 내 삶을 살려줄 수는 있어도 내 삶을 살아줄 수는 없다는 것, 세상 그 무엇도 내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는 것, 내 삶을 좋아해줄 수가 없다는 것. 나는 정말로 이 삶을 사는 것이 싫다.
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고싶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살기싫다.
살기 싫은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삶의 변화가 필요한 법, 하지 않았던 행동을 해보자. 하지 못했던 행동을 해보자.
내일은 어제 깨트린 액자의 유리 파편들을 볶아서 먹어야겠다. 적당히 익히지 않으면 덜 익은 피비린내가 날 것 같다.
그 다음 날은 시내 한 복판에 나가 수음을 할 테다. 민들레 씨앗이 닿지 못한 보도블럭의 사이사이에 꽃향기를 드리울 것이다.
그 그 다음 날에도 만약에 내가 살아있다면 벌거벗은 채로 지하철에 들어가 무임승차를 하고 싶다. 무임승차는 말이야, 돈을 내지 않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게 아냐.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돈을 내지 않는 거지.
그런데 그 날까지 내가 살아있을 리가 없다. 살아있고 싶지도 않다.
풍경을 그리던 도화지 위에 거울을 보고 내 자화상을 덧칠하여 그린다. 그런데 그것은 나의 낯짝이 아니었다.
종이 위에 묻어나온 것은 야수의 호랑이였다.
종이 위에 묻어나온 것은 금수의 새였다.
종이 위에 묻어나온 것은 맹수의 곰이었다.
종이 위에 진짜로 묻혀 나온 것은 죄수의 내 모습이었다. 묘하게도 거울 속의 나의 상판과 그려지고 있는 나는 사뭇 달랐다.
나의 얼굴이 울고 있다.
나의 표정이 죽고 있다.
나의 가면이 웃고 있다.
그러나 원래 나에게는 얼굴이 없다. 괴리감에 내 모습을 지운다. 그림을 지운다. 도화지를 지운다. 질린다, 짖는다. 찢는다.
도화지는 사실 처음부터 하얬다. 내 머리처럼 하얬다. 주위는 온통 까맣다. 아마도 커튼을 걷지 않은 까닭이겠지.」

 

 

 멍하니 텍스트를 읽다보니 화면 보호기가 돌아갔다. 그제야 정신이 돌아왔다. 역시나 지난번과 같이 댓글은 아무도 없었다. 나라도 댓글을 남겨볼까 하다가 관두었다. 무어라 말을 해주고는 싶은데 특별히 할 말은 없었다. 공감의 소지는 있지만 여지는 부족하다. 그래서 난 이번에도 공감을 하지 않았다.

 

 나에게도 물론 비슷한 경험은 있다. 시험을 망쳤다거나 이성에게 버림을 받았다거나 군중 속의 고독을 느낄 때, 이런 같잖지도 않은 이유들로 이 삶을 포기하고 싶었던 경우가 있었다. 다만 나는 실천하지 못했을 따름이다.

 

 실천하지 못했음은 용기가 없었음을 말한다. 그래, 난 용기가 없었다. 이 세상에 나의 흔적들을 남겨둔 채 떠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정작 흔적이 없었다. 그것이 문제였다. 이 세상에 나라는 사람이 존재했었다는 표시를 해두지 않으면 혹여 다음에 새로 찾아왔을 때 길을 잃을까 두려웠다. 그게 무서웠다.
 

 그래서 살고 싶다. 내가 살고 싶은 건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머리가 어지럽다. 물 한 모금을 삼키고 산책을 다녀와야겠다.

 

 

「나는 오늘 자살을 할 것이다, 죽는다. 즉 논다.
더 이상은 이 삶이 의미가 없다, 의의가 없다. 죽는 것에 대한 이의가 없다. 이유가 없다, 없다. 내 미래도 이제는 없다.
아무 것도 칠하지 않은 그림으로 돌아간다. 도화지조차 없다, 붓은 있다. 그래도 세상엔 내가 없다. 처음부터 없었다.
죽었다.
죽는다는 것 자살한다는 것 포기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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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없는 일이다.
인간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나는 이제 인간이 아니다, 생명이 아니다. 내가 아니다. 내가 죽는다.
계단을 기어 올라가 옥상에서 자살을 할 테다. 떨어질 때는 절대로 무릎을 굽히지 않을 것이다. 결코, 결코.
스스로 죽는다는 게 가능할까, 안 된다. 안 될 일이다. 안 될 것이다. 안 될지도 모른다. 인간으로서 자신의 삶을 제 의지로 포기할 수는 없다.
다만, 자신을 죽이는 일만큼은 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오늘,

 

나를 죽인다.」

 

 

 산책을 다녀왔더니 이런 글이 새로 올라와있었다. 이거다, 이것이야 말로 내가 바라던 것이다. 드디어 공감을 할 수 있는 확지를 찾았다. 비로소 나는 그에게 공감을 할 수 있었다. 그가 실제로 자살을 하거나 말거나 나는 자살을 하고 말 것이다. 죽을 것이다. 그를 따라갈 것이다. 그를 마주할 것이다. 죽일 것이다.

 

 나는 조심스레 손을 옮겨 공감 버튼을 클릭했다.

 

 

 「본인의 글에는 공감을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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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윤주[尹主] 2011.05.16 08:01

     착란이라고 하지만, 이런 경험 했단 분들 가끔 본 적 있는 것 같네요.


     '아, 이거 내 얘기같아' 생각했던 글이 정말 자기가 썼던 글이었단 웃지 못할 해프닝이요 ㅎㅎ

     그건 유머러스한 얘기지만, 이 글은 분위기가 왠지 섬뜩하네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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