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27 19:55

[단편]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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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ㅡ명심하십시오, 이 모든 문제를 풀어나갈 해답은 ‘집착’입니다ㅡ

 

 

 


ㅡPart 1: 거짓ㅡ

* * *

 

 숨이 가빴다.
 뒤에는 ‘녀석들’이 흉포한 이빨이 촘촘히 박힌 검은 아가리를 쩍 벌린 채로 달려오고 있었다. 나는 이를 꽉 악물고 온 힘을 다해 달렸다. 이번에는 부디 도망칠 수 있기를. 몸이 무거워지고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하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달아나는 걸 포기하는 바로 그 순간부터 놈들에 의해서 한 줌 고깃덩어리가 되어버릴 게 뻔하니까.
 고통스럽다. 폐가 터져 버릴 것만 같다. 눈앞은 알록달록한 온갖 색깔로 뒤덮였다. 산소가 부족한 뇌의 구조 신호다. 더 견디는 건 무리다. 나는 바닥에 엎어져 버렸다. 날이 바짝 선 뾰족뾰족한 잿빛 풀잎들이 얼굴을 사정없이 찔러왔다.
 눈을 질끈 감았다.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다. 녀석의 축축한 혀와 흥분에 가득 찬 뜨거운 숨결이 느껴졌다.
 그리고 날카로운 이빨 역시도.

 

 고통스럽다.
 무언가가 가슴을 날카롭게 후벼 파고 있다. 까마득한 분노가 가슴 끝까지 차오른다. 나는 신음을 토했다. 단내 나는 숨결이 혀를 타고 희부연 천장으로, 빛을 받아 번들대는 저 위로 흩어진다. 시선이 밝은 빛을 발하고 있는 형광등에 꽂혔다가 힘없이 스러진다.
 여긴 내 방이다. 화가 치밀어 오른다. 내 방. 동굴 속에 있다는 점만 빼면. 석회재질의 희부연 동굴 외벽이 불쾌하게 번들거렸다.
 그러니까 이곳은 현실의 내 방과 그대로 일치하는, 오히려 그래서 부자연스러운 공간이다.
 목에 먼지라도 낀 듯이 답답했다. 손바닥을 보니 땀이 촉촉이 배어나오고 있다. 나는 심호흡을 했다. 심장이 거칠게 뛰고 있었다.
 아직도 아까의 긴장이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
 ‘루시드 드림(자각몽: 自覺夢)’. 이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꿈속에서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현상. 지금의 내 경우가 이렇다고 할 수 있는데, 다만 강도가 조금 심각하다고 해야 하나. 일반적인 자각몽과는 다른 특수한 점이 없잖아 있다. 이를테면 이 ‘반복성’같은 점. 벌써 며칠째 이 동굴에서 외따로 떨어져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다.
 밤이 찾아와서 자고, 일어나면 또 다시 들판에 떨어져 있고, 그 들판에서 ‘녀석들’을 피해 죽어라고 도망친다.
 그러다 먹히고…….
 다시 정신 차려보면 동굴이다.
 이 외의 다른 일은 없다. 녀석들은 크고, 검고, 사납다. 녀석들의 아가리엔 날카로운 이빨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물리면 뼈도 못 추릴 것 같은 하얀 송곳니들이다.
 내가 왜 이런 꿈을 꾸게 된 거지?
 요는 이거다. 결론이 나지 않고 늘 반복되는 꿈, 더군다나 언제 깰지도 모르는 이 꿈에서 왜 내가 이러고 있는 거지?
 동굴 안을 둘러본다.
 무슨 악취미인지는 몰라도, 동굴 안은 벽이 미끄러운 석회석으로 되어 있다는 점만 빼면 현실의 내 방과 똑같다. 심지어는 전등 스위치를 누르면 형광등에 불까지 들어올 정도다.
 처음에는 억지로라도 잠을 깨려고 손바닥으로 뺨을 때려도 보고 머리를 벽에 박기도 했다. 그렇지만 아프기만 할 뿐 이 꿈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만 알게 될 뿐이었다. 이제는 반쯤 체념하고 누군가 현실의 나를 깨워 주기를, 혹은 알람이 울려 일어나게 되기만을 바란다.
 슬슬 졸음이 밀려온다.
 나는 시계를 집어 들어 액정을 살폈다. 오후 11시. 디지털 시계의 붉은 빛은 나를 조롱하듯이 번쩍였다. 이 악몽에서는 심지어 시간도 흐른다. 나는 시계를 조작해 알람을 늘 하던 대로 6시에 맞추어 놓는다. 뭐, 지금까지 시계가 울린 적은 없지만. 이 알람소리를 듣는다면 현실에서도 깰 수 있지 않을까. 어쨌거나 얄팍한 희망에 불과하지만.
 알람시계를 다시 침대 머리맡에 두었다.
 액자 속의 사진이 시계를 내려놓는 손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나는 액자를 집어 들었다. 갸름한 턱과 잘 어울리는 볼륨 웨이브의 수진이 나를 응시하고 있다. 그녀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 때만 해도 그녀는 참 예쁘게 웃었는데.
 나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이제는 아무런 상관없는 일이다. 그 날 이후로 그녀는 내게 떠나갔으니까, 어디선가 빗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래, 꼭 마치 그 날처럼 말이다.
 유별난 빗소리.
 그 날과 다른 날들이 달랐던 점이다.
 수진은 현관에서 나를 차갑게 내려다보았고, 나는 그녀에게 빌었다. 그녀 없이 살아갈 수 없다고,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빌었다. 하지만 그녀는 거절했다. 그 차가운 눈동자에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왜?’ 그 한마디를 하지 못해 내 가슴엔 큰 구멍이 뚫렸다. 회복할 수조차 없는 깊은 상처를 입고 말았다. 다음 날, 나는 방을 옮겼다. 그녀는 나를 떠났고, 나도 그녀를 떠났다. 이제 한 때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했던 우리는 그저 남남일 뿐이었다.
 왜 이 사진이 여기 있는거지?
 갑자기 그런 의문이 들었다. 그녀와의 인연은 분명히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분명히 나는 그녀와의 추억들을 방을 옮기며 정리했고, 사진 한 장도 남겨두지 않았다고 자부한다.
 ……그렇지만 이 사진은 분명히 내 눈 앞에 있다. 그것도 침대 머리맡에. 왜 하필이면 그녀의 사진이 내 방에 남아있는 거지?
 이건 좀 더 생각해볼 문제다.
 당장은 졸음이 쏟아져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천근만근인 눈꺼풀을 닫고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잠이 들기 전에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것은 깜빡이던 알람시계의 붉은 액정. 무슨 의미인지까지는 알지 못했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눈이 떠졌다. 나는 언제나처럼 어두운 언덕에 누워있었다. 풀에 ‘어둡다’라는 표현은 당치도 않지만 이곳은 그런 표현이 어울린다. 언덕은 온통 칙칙하고 하늘은 잿빛이다. 게다가 비까지 내리고 있었다. 비에서는 끈적거림이 느껴졌다. 거센 비에 옷은 금세 물에 젖어 축축해져 버렸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옷 안쪽에 물이 차서 철벅거리는 느낌이 무척 불쾌하게 다가왔다. 비에 젖은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니 잔뜩 찌푸린 언덕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주위를 살폈다. 다행히 녀석들은 없었다. 오늘은 쉬는 날이라 이건가? 나는 고개를 돌렸다. 칙칙한 들판은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가만히 서 있는 것보다는 나으려나. 어차피 ‘녀석들’을 기다리는 것밖에는 할 게 없을 테니. 소름이 돋았다. 나는 비를 맞으며 걷기 시작했다. 물방울이 손등을 타고 무채색의 풀 위로 흘러내렸다.
 언덕은 끝도 없이 이어졌다.
 나는 느릿느릿 걷고 있었다. 가끔씩 ‘녀석들’이 주위에 있나 살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녀석들은 없었다. 나는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눈을 뜨면 지긋지긋한 언덕은 사라지고, 뭔가 다른 무언가가 펼쳐질 거라고 기대하며 눈을 감고 걷고, 걷고, 또 걸었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지. 무언가 딱딱한 것이 발에 차였다. 나는 천천히 감았던 눈을 떴다. 어느새 비는 그쳐 있었다.
 눈앞에 펼쳐진 것은 낯익은 장소였다.
 나는 멍하니 앞을 바라보았다. 익숙한 카페였다. <밧세바>라는 이름이 새겨진 약간은 빈티지한 간판이 걸려 있는 카페였다.
무엇에라도 홀린 듯 나는 천천히 가게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문은 꼭 그 때처럼 친근한 차임벨 소리와 함께 열렸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하다못해 아르바이트생 하나 없었다. 카운터를 손가락으로 쓸어보았다. 먼지가 잔뜩 달려 나온다. 버려진 지 최소한 몇 달은 된 듯하다.
 이 장소에 얽혀 있는 기억들. 집 주소를 바꾸면서 완전히 지웠다고 생각했던 그녀와의 추억들이 하나 둘씩 떠오른다.
 이곳에서 그녀에게 고백을 했었다. 나는 먼지 낀 커피 잔을 들고 감회에 젖어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먼지를 닦으니 얼굴이 비칠 정도로 눈부시게 빛났다. 그 때 수진의 얼굴도 환하게 빛났었다. 그녀는 미소를 지었었다.
 그 날의 그 싸늘한 표정과는 다르게. 손가락에서 커피 잔이 미끄러진다. 커피 잔은 바닥에 부딪혀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산산조각나 부서졌다. 나는 고개를 돌려 외면해버렸다.
 <밧세바>의 문을 닫고 나는 다시 밖으로 나왔다.

 익숙한 건물들, 익숙한 풍경들이 내게 다가온다.
 이곳은 내가 전에 살던 곳. 그래, 수진과의 기억이 담긴 곳이다. 어제의 그 사진처럼. 어떻게든 그녀는 이 꿈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여기는 분명히 내가 한때 살았던 그 곳임에 틀림없지만……. 다만 이곳에는 사람이라곤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다. 사람이 사라진 도시. 아무도 걷지 않는 횡단보도 위 신호등은 저 혼자 제멋대로 신호를 바꾸고 미장원의 입간판도 저 혼자 빙글빙글 돌아간다. 고요하기 그지없는 도시엔 발걸음 소리조차 너무 크게 울려 퍼진다.
 나는 횡단보도를 건너고 내가 살던 집으로 향했다. 그 방. 그 곳에 돌아가서 뭐가 문제인지 알아보자.
 우르릉 거리는 소리가 하늘에서 들려왔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하늘은 잿빛으로 잔뜩 찌푸려 있다. 비가 내리려나 보다. 내친 김에 아무도 없는 편의점에 들어가 우산을 하나 챙겼다. 우산을 옆구리에 끼고 계속 가던 길을 갔다.

 

 활발함을 잃고 심장이 멈춰버린 도시.
 이건 꿈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계속 되새기고 있지만 이 도시는 정말 그렇게 다가왔다. 도시가 도시로써 존재할 수 있게 해주던 모든 것에는 녹이 슬고 먼지가 끼어 버렸다. 자동차에 끼어있는 먼지를 손가락으로 슬쩍 문지르며 길을 걸었다. 먼지 낀 신문 가판대에서 낡게 바랜 신문을 한 부 꺼내 들었다. 날짜를 제일 먼저 살폈다.
 그리고 뒤로 던져 버렸다.
 예상은 했지만 오늘은 그 날이었다. 작년의 그 날. 수진과 이별하던 날. 비록 나는 그녀와 헤어지면서 도시를 등졌건만 도시는 여전히 내 안에서 그 때 그대로 먼지 낀 채로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아직도 내 마음속 한 귀퉁이엔 미련이 남았다는 걸까?
 익숙한 먼지 낀 골목을 도니 한때 내가 살던 하숙집이 한눈에 들어왔다. 지나치게 많은 방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마치 하숙집이라기보다는 고시텔 같은, 정감이라고는 하나도 가지 않던 그 집. 나는 조심스레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작년, 도망치듯 도시를 떠나기 전과 똑같았다. 신발을 벗을까 하다가 먼지 낀 장판을 보고 생각을 바꿔 그대로 발을 문 안에 들여놓았다. 나는 내 방으로 향했다. 그나마 여름철엔 시원한 바람이라도 느낄 수 있는 2층 구석자리 방이었다.
 문은 잠겨있었다. 나는 당황해서 더 세게 문고리를 잡았다. 하지만 철컥거리는 소리뿐, 문은 굳게 잠겨 꿈쩍도 하지 않았다. 혹여나 하는 마음에 하숙집의 다른 방들을 한 번씩 열어보았다.
 잠긴 것은 내 방뿐이다. 
 나는 포기하고 하숙집을 나왔다. 현관을 나서니 비가 한 두 방울 투둑투둑 쏟아지나 싶더니, 곧 쏴아아 하며 들이붓기 시작한다. 꼭 마치 그날처럼. 도시에 낀 먼지는 비에 젖어 마치 회색 눈물처럼 도로로, 맨홀로, 하수구로 질질 흐르기 시작했다. 나는 옆구리에 끼고 있던 우산을 펼쳐 쓰고는 다시 걸었다. 이젠 어디로 가야 하지? 
 임수진. 이름 하나가 떠오른다.
 그녀는 어떤 식으로든지 이 꿈에 관련되어있는 것이 확실하다. 그리고 이곳은 수진이 사는 도시. 그녀가 있을지 없을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사는 곳으로 가서 단서를 찾아보아야…….
 숨을 멈췄다.
 발걸음도 멈췄다. 비는 후드득후드득 기세 좋게 쏟아지고 있었다. 빗소리에 섞여 숨소리는 나직해졌다.
 내 것이 아닌 숨소리였다. 깜짝 놀라 고개를 뒤로 돌렸다. 시야를 가릴 정도로 거센 비에 언뜻 검은 것이 휘뚝휘뚝 스친다. ‘녀석들’중 하나다.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녀석은 고개를 땅에 처박고 미친 듯이 킁킁거리고 있었다. 흐르는 비에 냄새가 씻기는 것이 답답한지 거친 숨소리가 날카로운 송곳니들을 비집고 새어나오고 있었다.
 나를 쫓고 있는 모양이다. 빗속에 슬쩍 스치는 모습뿐이지만 녀석의 모습은 정말 추악했다. 승용차 한 대만한 검은 점토 덩어리에 예리한 이빨이 잔뜩 박아 놓는다면 이런 모습일까.
 나는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휘모는 바람에 우산이 제멋대로 흔들거렸다. 나는 무기로라도 쓸 생각으로 우산을 접어 움켜잡았다. 녀석도 나를 쫓아 달리고 있는지 도로가 진동으로 울렸다. 일단 녀석이 올바른 방향만 잡는다면 속도에서 나는 결정적으로 불리하다. 나는 어떻게 해서든 냄새를 남기지 않으려고 지그재그로 뛰었다.
 그리고 모퉁이를 돌려는데 눈에 들어온 것은 제법 기고만장해 있는(물론 이빨밖에 없는 녀석들이 그런 표정을 지을 수 있을 리 만무하지만) 또 다른 검은 덩어리였다. 두 마리나 붙은 건가?
 갑자기 피곤해진다. 나는 야구 배트를 잡듯 우산 손잡이를 질끈 부여잡고 녀석을 노려보았다. 녀석은 몇 개나 되는 건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흰 이빨들을 열고 씩 웃었다. 그리고 그 입을 쩌억 벌리고선…….

 

 다시 동굴이다.
 비를 맞아서 온 몸이 축축했다. 나는 침대에 누워 몸을 들썩거렸다. 금방이라도 그 날카로운 이빨이 내 몸을 파고들 것 같다. 나는 수진의 사진을 집어 들고 벽에 던져버렸다. 액자의 유리가 깨지며 그녀의 웃는 모습이 박살났다.
 왜 내가 이 꿈을 꾸고 있어야 하는 거지?
 아직까지는 종잡을 수조차 없다. 머리를 딱딱한 동굴 벽에 짓찧었다. 둔중한 파열음과 함께 머릿속에서 폭죽이 터진다. 이 꿈에서 깨어나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그래, 아직까지는…….

 

 퀭한 눈을 떴다.
 여기는 다시 언덕이다. 비는 그쳐 있었다. 하지만 풀의 색깔은 여전히 잿빛이다. 몸을 일으켜서 주위를 살폈다. 한 놈뿐이었다. 놈은 잠을 자고 있는 듯 언덕 위에 엎드려 있었다. 나는 들키지 않으려고 살금살금 그의 앞을 지나 언덕을 가로질렀다. 나는 도시로 가야 했다. 수진의 집에 결국 가보지 못한 게 너무 찜찜했다.
 가까이서 본 녀석은 더욱 흉측했다. ‘이빨 달린 그림자’라는 단어가 머릿속에서 절로 떠올랐다. 짤막하고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두꺼운 다리와 흉물스럽게 늘어진 긴 꼬리. 게다가 피부는 숨을 쉴 때 흉곽이 들렸나 내렸다 하면서 양서류의 그것처럼 기분 나쁘게 번들거렸다. 녀석을 깨울세라 나는 조용조용 발걸음을 죽여 지난번에 한 번 갔던, 그녀와의 추억이 담긴 도시를 향해 걸었다. 나는 다시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뜨니 내 앞에는 ‘밧세바’가 서 있었다.
 첫 번째 방문보다 걸리는 시간이 줄어든 느낌이다. 어차피 꿈이니까 뭐 상관없겠지만. 다시 도시다. 분명히 지난번에 비가 내렸던 걸로 기억하는데 도시는 먼지가 잔뜩 끼어 있었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신문 가판대에서 신문을 꺼내 날짜를 보았지만 여전히 그 날이다.
 이 도시는 시간이 멈춰 버린 걸까.
 우산부터 챙겼다. 언제 비가 내릴지 모른다. 수진의 집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이 도시에 서 있으니 그녀와 함께했던 기억이 하나하나 되살아난다. 그때는 참 즐거웠었는데. 그녀는 왜 나를 배신했던 걸까? 그녀의 차가운 눈동자. 내리던 비에 나는 물에 쫄딱 젖은 쥐 꼴이 되었고, 그녀의 방문을 거칠게 두드려 제발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애원했다.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뭐였지? 그 다음 기억은 아무리 애를 써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 이후 기억나는 일은 그녀를 떠나 도망치듯이 방을 옮긴 일뿐이다. 내가 그 날 술에 취했었나? 어떻게 기억이 그 부분만, 특히 중요한 그 부분만 사라질 수 있지. 아니, 어차피 차인 남자가 찌질대는 내용이었을 테니 별로 중요하진 않을지도. 입맛이 썼다.
 나는 그녀의 집 앞에 도착했다.
 제법 잘 꾸민 단독 주택이었다. 낯익은 철문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조심스레 문을 밀어보았다. 역시 잠겨있다. 이젠 어떻게 해야 하지? 혹시 틈이 있는지 보려고 철문을 만지작거리며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러다가 쪽지 하나가 창살의 틈에 끼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왜?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무슨 내용일까.
 나는 한동안 골똘히 생각하다가 갑자기 소름이 끼치는 걸 느끼고 몸을 움찔했다. 쪽지는 먼지가 끼어있지 않았다. 오히려 축축했다.
 방금 비에 젖은 누군가가 만진 것처럼.
 이제는 익숙한 진동이 들린다.
 그리고 뭔가를 끄는 듯한 소리가 이어진다. 진동은 묵직한 발이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에 내리 앉으며 내는 소리이고 끄는 건 축 늘어진 꼬리가 다리근육이 꿈틀거림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며 나는 소리이다. 아까 자고 있던 녀석이 나를 쫓아 이곳까지 따라온 것이다. 녀석은 순식간에 내 앞에 나타났다. 나는 우산을 움켜잡고 녀석에게 겨눴다. 하지만…….

 

 다시 동굴.
 나는 깨질 듯 두통을 호소하는 머리를 감싸 쥐고 비명을 질렀다. 미끌미끌하면서 딱딱한 동굴 벽을 손톱에서 피가 배어나올 정도로 긁어댔다. 두껍고 단단한 벽을 주먹으로 미친 듯이 두드려댔다. 누가 날 좀 구해줘. 이 미친 지옥에서 꺼내줘.
 임수진. 그 년이 모든 일의 원인인 것은 확실하다.
 동굴 안을 미친 사람처럼 혼자 중얼거리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1년 전 일을 가지고 왜 이제 와서 들쑤시는 건지는 둘째 치고, 애초에 나는 잘못 한 게 없다. 자기가 찬 사람을 못마땅해 하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먼저 이별을 선고한 건 그녀였었잖아?
 ……그렇지? 나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갑자기 그 부분에 대한 아무 기억이 없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녀가 언제 이별을 말했는지, 어떤 어조로 말했는지. 전혀 떠올릴 수 없다. 마치 긴 여름밤에 꾼 꿈처럼 간헐적인 이미지만, 단지 어두운 창살 사이로 나를 내려 보던 그녀의 차가운 눈동자만 기억에 선명히 남았다.
 애초에 왜 그녀가 내게서 멀어진 거지?
 전혀 모르겠다. 그녀와 나의 관계엔 왜 이렇게 구멍이 많은 걸까. 만남에서 이별까지. 돌이켜보니 이 사이의 일은 기억나는 게 전혀 없다. 왜? 분명히 그녀와 나는 연인이었는데, 서로 사랑했었는데. 머리맡을 더듬는다. 액자가 잡힌다. 사진속의 수진은……. 액자는 산산조각 나 있다. 그리고 그 유리파편 사이로는 선명한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수진의 얼굴은 이전과 달리 웃지 않고 살짝 찡그려 있었다. 서로 사랑했었는데?
 거의 기억날 듯하다. 그녀와 나와 함께였던 기억이 손에 잡힐 듯 내 위에서 맴돌고 있었다. 세상에나, 나는 도대체 무슨 짓을…….
 알람시계가 붉은 액정을 번득이며 12시를 알린다. 머리가 무거워진다. 나는 동력이 끊겨버린 로봇처럼 죽은 듯이 침대에 엎어져버린다. 거의 기억날 듯 말 듯 했었는데.
 결국 나는 눈꺼풀을 감아버렸다.
 너무 졸려서인지, 혹은 진실을 마주하기 두려워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풀은 온통 물에 젖어 있었다.
 간밤에 비라도 내렸던 걸까. 녀석들은 세 마리가 나와 있었다. 나는 제법 자라 거뭇해진 턱수염을 만지작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기 냄새를 맡았는지 녀석들은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일제히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지친다. 이제 도망가야 할 필요도 못 느끼겠다.  녀석들은 내게 달려들었다.
 사실 그렇게 아프지도 않았다.

 

 눈을 뜬 곳은 침대 위였다.
 동굴이 아닌 진짜 내 방. 예전에 살던 곳이긴 하지만. 잠겨 있던 하숙집의 방이다. 책상 위에서는 알람시계가 붉은 눈을 치켜뜨고 있다. 감회가 새롭다. 나는 찬찬히 안을 둘러보았다. 고물 컴퓨터와 뻐꾸기시계, 가지런히 개켜 논 군복까지, 모든 게 그 때 그대로다. 그렇다면, 나는 책상 위를 살펴보았다. 역시 그녀의 사진들이 있었다. 전철역 앞에서의 그녀, ‘밧세바’앞에서의 그녀, 전화 받고 있는 그녀, 밤 길거리의 그녀.
 잠깐, 왜 내가 없는 거지? 깨달음은 망치가 되어 뒤통수를 후렸다. 확실히 이건 다 모두 그녀의 사진이지만 애초에 여기에 내가 없다면 이게 다 무슨 의미인가.
 혼란스럽다.
 내가 아는 그녀와 실제의 그녀는 정말 같은 걸까? 눈앞이 핑그르르 돌아 넘어지지 않으려고 책상 모서리를 붙잡았다. 애시 당초 나는 그녀와 무슨 관계였지. 이젠 내 기억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
 갑자기 오한이 들었다. 책상에는 먼지가 끼어있지 않았다. 그리고 확실히 축축했다. 물에 젖은 것처럼.
 무엇하나 믿을 수 없다. 나는 하숙집을 나와 정처 없이 걸으며 가판대에서 신문을 꺼내들었다. 날짜는 변함없고, 떨리는 손가락으로 일기예보를 찾아 페이지를 넘겼다.
 ‘맑음’
 오늘은 전국이 맑은 날이다. 비 따위는 오지 않는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온통 우중충했다. 그렇다면 이건……?
 내가 느끼던 것, 믿던 것, 기억하는 것들은 모두 거짓이 되었다.
 순식간에 검은 먹구름, 마치 그림자처럼 검은 먹구름이 달려와 하늘을 덮어 버렸다. 하늘은 새된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무시무시한, 이제까지 겪은 것은 모두 인트로에 불과했다는 듯한 엄청난 폭우가 도시를 때리기 시작했다.
 내리치는 비에 물을 먹어 옷은 몇 배나 더 무거워졌다.
 나는 힘든 걸음을 옮기며 주위 상가로 도망쳤다. 어떻게든 피해야 했다. 나는 5층까지 이어진 상가 건물의 계단을 올랐다. 옥상으로 향하는 문을 열고 건물 꼭대기에 올랐다. 미친 광경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도시 안에서 비는 계속 차올라 어느새 가로등 허리를 베어 물고 있었고, 그 기세는 점점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거세지기만 할 뿐이었다. 칼바람은 암팡지게 웅웅거리며 빌딩의 유리창을 하나하나 깨부쉈고, 번개는 귀를 찢는 소음을 내며 도시에 하나 둘씩 꽂혔다. 이건 말도 안 된다.
 “돌아가, 나를 내버려 둬.”
 생기 없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쏟아 붓는 빗속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수진이다. 그녀는 날씨와 어울리지 않게 긴 원피스 차림이다. 그녀의 팔과 다리에는 뭔가 기묘한 문양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있었다. 문신이라도 한 걸까.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수진을 찬찬히 살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도시 위 옥상에서 우리는 그렇게 한동안 서로를 노려보았다.
 “……너.”
 한동안 말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내 목소리에 내가 놀라 버렸다. 꽉 잠긴 목소리다. 그녀는 나를 바라보며 참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슬프다고 해야 하나, 혐오스럽다고 해야 하나. 똑바로 마주하기엔 그녀의 시선은 너무 따가웠다. 나는 눈을 돌려 수진의 눈을 피해버렸다.
 “너는 여기 있으면 안 돼. 돌아가.”
 수진은 제멋대로 이상한 모양으로 엉켜있는 문신 사이로 눈을 번쩍이며 반복했다. 나는 답답한 마음에 도대체 무슨 뜻이냐고 그녀에게 소리치고 싶었다. 하지만 동시에 함부로 말을 꺼내선 안 될 것 같은 직감이 들었다. 내리는 빗 속 수진은 정말로 처연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그녀는 냉기가 펄펄 느껴지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왜? 도대체 돌아온 이유가 뭐지?”
 그녀는 나를 노려보며 물었다.
 왠지 나에 대한 분노라기보다는 처연함, 간절함이 섞인 어조였다. 그녀는 앙상한 팔을 내게 들이밀었다. 나는 소름이 돋았다. 문신인 줄 알았던 그것은 전부 실밥이었다. 손가락에서부터 팔 끝, 소매 안까지 마치 어린아이 낙서마냥 실밥이 빼곡이 들어차 있었다.
 “나……나는 잘…….”
 나는 당황해서 두 손을 내저으며 고개를 돌려 버렸다. 그 흉측한 것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 그녀를 외면해버렸다. 그러자 그녀는 웃었다. 어깨를 들썩이며 수진은 미친 듯이 웃었다. 그러나 그 가식뿐인 웃음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차 흐느낌으로 변해갔다. 비를 맞으며 그녀는 잊혀지고 먼지까 끼인 도시에 눈물을 흘렸다. 나는 어떻게 서든지 그녀를 위로해주고 싶었다.
 “저기, 수진아.”
 “도대체 넌!”
 그녀는 내 말을 무시하고는 빽 소리쳤다.
 그리고는 옥상 위 난간에 발을 올려놓고 나를 가만히 응시했다. 그러고는 그대로 몸을 굽혀 건물 아래로 떨어져 버렸다. 다급히 수진의 이름을 부르며 아래를 보았지만 이미 아래엔 아무것도 없었다. 오직 흐르는 비 뿐.
 까닭 없이 슬퍼졌다. 나는 목을 놓아 울기 시작했다.
 이제는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도 헷갈렸다. 비는 점점 더 거세게 내렸다. 그리고 마침내 도시가 물에 완전히 잠긴 그 순간, 그제야 깨달았다. 비는 단순한 물이 아니었다. 그녀의 눈물이었다.
 목구멍을 긁어내리는 절규가 입을 통해 도시의, 적막한 도시의, 물에 잠겨버린 도시의 침묵을 깨고 사방으로 흩어졌다.

 

 이곳은 어디지?
 돌이켜보면 나는 걷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온통 어둡다. 내가 걷는 길은 검고 칙칙한 길이었다. 나는 무작정 걷고 또 걸었다. 이 길은 어디로 뻗어있을까. 갈수록 더 짙어지는 어둠은 뭘 뜻하는 걸까. 생각은 머리를 휘젓고 또 휘저었지만 나는 묵묵히 걸음을 옮겼다. 왠지 모르게 계속 걷는 게 재미있다는 생각조차 들었다.
 계속 눈앞이 깜깜하게 물들고 빛이 사그라지고 있긴 하지만, 뭐 그런 게 대수겠어?

 

 

 

ㅡpart 2: 진실ㅡ

 

* * *


 이제는 완전히 기억난다.
 작년 그녀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나는 도망치듯 이사를 할 수밖에 없었는지. 왜 나는 그녀와의 일을 전혀 기억할 수 없는지. 처음부터 잘못된 방식으로 접근했으니 떠오르지 않은 것도 당연하다. 애초에 그녀와 나는 연인이 아니었으니까.
 그래, 그건 사랑이 아니었으니까.
 그저 거무튀튀한 집착에 불구했으니까. 눈물 한 줄기가 눈을 타고 흘러 내렸다. 마음이 미치도록 아렸다.
 그녀는 반짝이는 별이었고, 내 전부였다. 이 점은 변하지 않겠지만.
 처음 순간부터 좋았다. 그녀가 어디를 가든 나는 먼발치에서 그녀를 지켜보았다. 그것만으로도 좋았다. 행복해서 견딜 수 없었고, 동시에 그녀가 어디로든 내게서부터 사라져 버릴 것 같아 두려웠다. 단지 바라보기만 해도.
 마치 소년처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밧세바’에서 그녀에게 말을 꺼냈고, 수진은 냉담하게 날 거절했다. 그 차가운 눈동자에 마음까지 시렸다. 커피숍을 나서며 이제는 그녀에 대한 사랑을 접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지만 그건 그렇게 쉽게 되는 일이 아니었다.
 그녀가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며 이룰 수 없는 꿈을 찾듯 그녀를 마음속으로 부르고, 사진을 찍어 액자에 집어넣고 그녀 옆에 내가 있다고 상상하며 밤을 지새우고.
 간단하게 줄이자. 내 행동을 순수함으로 포장할 생각은 없다.
 그래, 나는 그녀의 스토커였다. 그리고 그녀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나를 떼놓으려 했다. 나는 고통스러웠다. 자칭 사촌오빠라는 웬 덩치한테 죽도록 맞고, 경찰서에 끌려가기도 하고……. 나는 슬펐다. 왜 그녀는 이렇게까지 나를 거부했던 걸까. 인연이 아니라는 건 애초에 알았지만. 처음 만나던 그 순간부터, 그녀의 노골적인 경멸조의 시선을 받던 처음 그 순간부터 이미 알았지만.
 나는 그녀를 포기할 수 없었다. 내 자신의 열등감에 질려서, 그 아름답던 빛을 조금만이라도 더 받고 싶어서. 이러면 안 되지, 정신을 차려야지 싶다가도 그 얼굴만, 반짝이던 얼굴만. 한 번 더 보고 싶은 마음에 그만.
 마침내 그녀는 스토킹에 질려 지방으로 내려가기로 결정했다. 나를 피해서. 이유는 그것뿐이었다. 그녀는 내게서 영원히 멀어지고 싶어 했다. 오롯이 나를 내버려 채로. 나를 버려둔 채로. 그 날 밤. 비 따위는 오지 않았고, 나는 그녀의 집 앞에서 철책 사이로 희미하게 보이는 그녀의 실루엣을 간절히 바라보고 있었다. 1초가 아까웠다. 더 이상 그녀를 보지 못한다는 사실이 정말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그녀는 집을 나왔다. 이제야 스토커를 떼놓을 수 있다는 사실에 한결 안심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내가 집 앞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르고 그저 안도하던 그녀.
 나는 조심스레 그녀를 미행했고, 한 봉지 가득 물건을 사 돌아오는 그녀를 아무도 없는 골목에서 덮쳤다. 그녀를 떠나보낼 수는 없었다. 숨이 가빴다. 그녀를 보내면 나는 너무 아파서, 가슴을 쑤시는 고통이 너무 아려서 죽어 버릴 테니까. 다시 회복하지 못할 테니까.
 ……지금이 아니면 기회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테니까.
 나는 반항하는 그녀의 머리를 주먹으로 내려쳐 기절시켰다. 단내 나는 숨이 입을 통해 뜨뜻하게 뿜어져 나왔다. 나는 그녀를 등에 업어 하숙집으로 향했다. 단지 취객인 것처럼. 그래서 마치 그녀가 같이 술 마시다가 먼저 뻗어버린 나의 여자 친구인 것처럼 보이게 보다 자연스럽게. 한 걸음씩 발을 옮길 때마다 등에 닿던 그녀의 몸. 그 몸살이 날 정도로 좋던 감촉이란.
 나는 방으로 수진을 끌고 들어와 그녀를 범했다.
 일이 끝나고 그녀는 침대에 엎드려 조용히 흐느꼈다. 어깨를 들썩이며 그녀는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나는, 아니 나는. 나는 그 눈길이 그저 싫어서. 밝던 빛이 찡그리는 그게 정말 싫어서. 앞으로는 이게 마지막이라는 사실이 끔찍하게 싫어서 부엌으로 가 날 선 식칼을 꺼내들고 수진에게 다가가서 그만…….
 그녀는 나로부터 떠나가지 말아야 했다. 두 눈은 질끈 감았다. 그래, 이렇게 함으로써 그녀는 나와 완전히 하나가 되는 거다. 내게서 도망가는 거라면, 내가 싫어서 가는 거라면 차라리 썩어가는 시체라도 좋아. 죽어서라도 좋으니까 나는 그저 옆에서, 너를 지켜주고 싶어.
 나는 죽어라고 칼을 휘둘렀다. 그녀의 그 여린 몸뚱이가 조각조각 토막 날 때까지. 방 안은 온통 피에 흥건하고 내 손과 발, 몸 전체가 그녀의 따뜻한 피로 범벅이 될 때까지.  모든 것이 붉게 물들 때까지. 가쁜 숨을 내쉬며 그녀 앞에 주저앉을 때까지.

 

 나는 그녀의 집 앞에 서 있었다.
 철문은 여전히 잠겨 있다. 하지만 이제는 어떤 식이 되던 지간에 수진과 담판을 지어야 했다.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나는 대체 왜 그런 짓을……. 눈앞이 점점 흐려졌다. 이러면 안 되지.
 나는 고개를 내저어 잡념을 떨치고 담을 타고 그녀의 집 안으로 향했다. 이 꿈에서는 벗어나야 했다. 그리고 그녀. 분명히 죽은 그녀는 이 꿈속에서 무엇을 하는 걸까. 현관문을 열었다. 집 안은 복층으로 되어 있다. 바닥은 온통 물로 흥건했다.
 나는 거실과 부엌을 둘러보며 그녀가 없는 걸 확인하고, 나무계단을 올라 2층에 발을 디뎠다.
 “그만 둬.”
 그곳에 그녀가 있었다. 하얀 방. 매일 밤 단단한 철문 발치에 서서 안타깝게 바라보기만 했던 그녀의 방 안에서 수진은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하늘하늘한 드레스 차림의 수진은 온통 꿰맨 자국으로 덮여 있다. 내가 토막 냈던 부위를 꿰매고, 꿰매고 또 꿰매서 제법 그럴듯한 형상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렇지만 여전히 그녀는 아름답고 도도했다. 또 차갑기 짝이 없었다.

 나는 한 때 내가 미친 듯이 사랑했고, 모든 것을 바쳐 마음속에 담으려 했던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너무나 사랑했기에 내게서 떠나간다는 그 사실, 그 고통스러움 때문에 잔인하게 죽일 수밖에 없었던 그녀.
 수진의 누덕거리는 피부조각 사이로 무정한 눈동자가 비쳤다. 아아, 나는 왜 그런 짓을. 그저 한 순간의 실수로, 잠깐의 욕망을 참지 못한 나 때문에 그녀는 가슴 속에서 고통과 치욕을 되씹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건만.
 “……기억을 다시 찾았어.”
 나는 한참을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그녀와 내가 한 때 연인이었다는 기억, 그 부드럽고 달콤했던 사랑은 집착으로, 치장된 거짓에서 추악한 진실로 갈음되었다. 나는 왜 그녀에 대한 기억을 조작했었던 걸까. 당장의 죄책감과 마주하기 두려워서, 양심의 판단을 유보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나는 지금 그녀와 마주하고 있다.
 단지 내가 덜 괴롭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그녀의 비참한 죽음을 묻을 이유는 없다. 비록 나는 무자비하고 추악한 괴물이 되겠지만 그녀는, 그녀는 죄가 없으니까. 죄라면 그저 너무 빛난다는, 아름다운 게 죄라는 상투적인 대중논리에 입각한 그런 잘못밖에 없으니까.
 “다 내 잘못이야.”
 나는 침묵을 유지한 채로 단지 나를 노려보고 있는 그녀에게 탄식을 토했다.
 왠지 울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 눈앞은 흐려졌고, 나를 보는 그녀의 모습 역시 희부옇게 흐려졌다. 그래서 실밥 자국. 그 욕지기가 치밀어오를 정도로 혐오스러운 상처가 보이지 않아 마음은 오히려 약간 편했다. 눈앞을 가리고 있었던 그 모든 거짓이 깨어져나가고 난 뒤에 나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고개는 아래로 푹 숙였다.
 차마 그녀를 볼 수 없었다. 울음이 터져 나왔다. 도대체 나는 왜…….
 “그녀를 죽였을까?”
 수진은 차마 잇지 못하고 있던 나의 생각, 그 잔혹한 한 마디를 대신 말해주었다.
 나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 희부연 도시엔 다시 햇살이 비추고, 그녀는 그 반짝이는 빛에 가려 희미한 실루엣으로만 보였다. 그녀는 차마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밝고 눈부시게, 담담히, 나지막하게, 속삭이듯, 천천히, 또렷이, 노래를 부르듯, 섬세하고 투명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기억할 수 없었던. 아니, 차마 기억해 내고 싶지 않았던 그 날의 기억이. 머릿속 내밀한 무언가가 토해져 나왔다.
 “잠깐의 실수로 그녀를 죽이고 말았다.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내 눈 앞에는 불과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나의 모든 것이었던 그녀가 역설적이게도 이번엔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 놓은 채 몇 덩이의 고깃덩어리로 변해 있었다. 물론 그것들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사랑스러웠다. 허나 몇 가지 부분에서 그 토막들은 그녀와 달랐다. 예를 들어 그것들은 더 이상 예전처럼 부드러운 미소를 지을 수 없다던가. 더 이상 따뜻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던가. 볼에 부끄러운 홍조를 띄울 수 없다던가. 결론적으로 그것들은 그녀를 대신할 수가 없었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이 되는가. 죽은 사람을 다시 살릴 수는 없다. 나로 인한 그녀의 죽음은 어떻게 되는가. 이성이 돌아옴에 따라 무거운 현실감의 망치가 머리를 때렸다. 나는 미친 사이코 살인마 한 명에 불과했다. 그녀에 대한 저릿저릿한 죄책감과 상실감이 가슴을 후벼 팠다. 나는 고통스러워서 머리를 움켜쥐었다. 눈앞이 희부옇게 물들었다. 나는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인가. 나는 다시 한 번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 어쩔 수 없어. 일단은 살아남아야 했다. 이 끔찍한 통각에서부터 내 자신을 구해야 했다. 그래, 나는 기억을 지우기로 했다.”
 그녀는 무심한 눈빛을 하고 끔찍한 이야기를 흥얼댔다.
 조용한 독백이었지만 그 목소리는 머릿속에서 치는 번개가 되어, 날카롭디 날카로운 한 자루의 창이 되어 마음을 쑤셨다. 그녀는 희미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혼잣말을 계속했다. 수진은 한 없이 떨리는 손가락으로 이마를 쑤셔 박힌 실밥을 끄집어내었다. 피와 살점이 함께 튀어 방을 적셨다.
 “우선 기억을 지우려면 그녀와는 이별을 해야만 했다. 나는 고민을 거듭한 끝에 큼지막한 쓰레기봉투를 열어 그 안에 그녀의 조각들을 차곡차곡 쓸어 담았다. 애초에 그녀의 체구는 그리 큰 편은 아니었지만 토막을 쳐 보니 더욱 자그마했다. 그 봉투 하나에 몸 전부가 다 들어갈 정도니 말이다. 나는 그녀를 오래 전부터 구석에 처박아두었던 보스톤 백 안에 집어넣었다. 눈물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나의 전부였던 그녀. 그녀를 이렇게 보낸다고 생각하니 그건 정말……. 비통함 그 자체였다. 나는 후드를 내린 채 모자를 푹 눌러쓴 차림으로 그녀가 담긴 보스톤 백을 들고 한강으로 향했다. 시간이 시간이어서 그랬는지 한강은 적막했다. 나는 가방에 돌을 묶었다. 준비는 완벽했다. 눈물이 꼴사납게 줄줄 쏟아져 나왔다. 나는 조심스레 그녀를 차가운 물속에 던졌다. 잠깐, 첨벙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이윽고 조용해졌다. 그녀는 거품 몇 방울로 화해버리고 말았다. 그녀는…… 가라앉았다. 나는 고통보다는 그 허탈감에 놀라 큰 충격을 받았다. 그렇게 그녀는 내게서 떠나갔다. 마음을 굳게 먹기로 하고, 나는 집에 돌아와 일을 시작했다.”
 그녀는 말하면서도 계속 손을 놀려 실밥을 뽑아내었다. 조금씩 그때의 그 상처가 벌어져 꿰매진 그녀의 형체를 무너뜨리고 있었다. 나는 마른 침을 삼켰다. 수진의 손가락은 점점 더 재빠르게 움직였다. 그에 따라 그녀의 혼잣말 역시 속도를 더해간다. 피가 왈칵 쏟아져 나왔다. 이야기는 결말을 향해 치달았다.
 “나는 먼저 양심과 죄책감을 분리해 가슴 속에 가두어 두는 작업을 시작해야만 했다. 그녀를 죽였다는 죄의식이 끊임없이 수면 위로 떠올라 기억을 조작하는 섬세한 작업을 방해했으니까. 나는 마음 안에 감옥을 지었다. 아무도 없는 텅 빈 도시를 짓고 그 안에 나의 ‘죄책감’을 유폐시켰다. 나는 그녀의 처참한 조각이 되어 내게 울부짖는 ‘그것’을 먼지 낀 도시에 묻고 내가 그녀의 스토커였다는 사실 역시 묻었다. 그녀에 대한 집착 역시도 고요한 도시 속에 한 줌 먼지로 화해 흩날렸다. 그리고 나는 머릿속을 항상 바라던 달콤한 기억들. 수진과 내가 그려나갔을 사랑으로 채워 넣었다. 마지막은 이별. 그녀와의 이별은 너무나도 급작스럽고 또 견딜 수 없을 만큼 차가웠기 때문에 나는 방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나는 도망치듯 도시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언제 기억이 되돌아올지 모르니까. 도시를 보고, 느끼고 떠올리는 것조차 마음속 감옥에는 치명적이었으니까. 따라서 양심. 즉 나의 죄의식은 이곳에서 그녀의 모습을 한 채 끊임없이 고통 받으며 의식의 수면 위로 뛰어나오려는 기억을 억눌러야 했다.”
 이야기의 끝맺음이 상처에서 베어 나온 피로 칠갑을 한 붉은 입술에서 새어나왔다. 동시에 실밥을 전부 풀어버린 그녀는 조각조각. 한때 내가 분해했던 그대로 눈물뿐인 바닥에 널브러져 버렸다.
 “잠깐만.”
 그 광경을 똑바로 바라볼 엄두를 낼 수 없었다. 나는 그 모습을 외면해 버렸다. 그러자 아직도 꿈틀거리는 그녀의 얼굴은 입을 열어 나를 제지했다.
 “조심하는 게 좋아.”
 그녀의 팔뚝 조각은 집게손가락을 뻗어 창밖을 가리켰다.
 “난 네가 도대체 저 밖에 무엇을 풀어놓았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그것들은 아직도 널 노리고 있으니까.”
 “……뭐?”
 그녀는, ‘한 때’ 그녀였던 조각들은 차츰 형체를 잃고 스러져간다. 너무 허무해서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아니, 내가 바라던 진실은 이런 게 아니었어. 나는 힘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왜 너는 나한테 이렇게 고통을 주는 거지?


 사실 난 잘 모르겠어.

 여긴 어디지?
 나는 왜 여기에 있지?
 여기서 나는 무얼 하는 거지?
 결론은 본질적인 질문 하나로 귀결된다. ‘나는 누구지?’

 

 비는 끝도 없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나는 잿빛으로 돋아난 풀잎을 하나하나 쓰다듬으며 멍하니 앞을 내려다보고 있다. 나는 누구지? 다시 한 번 의문이 고개를 치켜든다. 내가 알던 나는 거짓투성이 가면을 쓴 가짜였고, 애처로운 자작극에 불과했다. 지금, 그녀를 죽였던 나는, 그녀를 버렸던 나는, 그녀를 가두었던 나는 누구일까. 이 모든 일을 겪고 나서도 나는 여전히 ‘나’로 남아 있을 수 있는 걸까.
 그리고 이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도대체 그녀는 내게 무엇을 경고하려고 했던 거지? 내가 무엇을 밖에 풀어놓았다고 한 거지? 나를 노리는 그것들이란 대체…….
섬전 같은 깨달음이 머리를 스친다. 순식간에 예리한 이빨의 이미지가 뇌리를 가득 채운다. 


 ‘그림자’들. 


 익숙한 입맛 다시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렇다. 난 왜 이걸 꿈이라고 생각했던 걸까? 이제는 확실히 알겠다. 그녀가 말하고자 했던 것. 내가 마지막에 이곳에 풀어두었던 그것. 또 마지막 퍼즐의 조각까지 찾아내 완벽한 그림으로 맞추어지려는 지금. 저 날카로운 송곳니들을 드러내며 웃고 있는 바로 ‘그것’의 정체,

 이 모든 문제를 풀어나갈 해답은 바로…….

 

 

 ㅡEpilogueㅡ

 

* * *


 이제는 이곳, 바닷가에서의 생활이 제법 익숙해졌다.
 나는 주인집 아주머니에게서 키를 받아 들고는 휘파람을 불며 방문을 열고 안으로 향했다. 아까 뉴스에서 올해가 도대체 몇 년 만의 폭염이라고 했더라? 너무 더워서 그런 것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기는 했지만.
 나는 에어컨의 스위치를 눌렀다. 낡은 에어컨에서는 군내나긴 하지만 시원한 바람이 쏟아져 나왔다. 나는 냉장고를 뒤져 캔 맥주 하나를 꺼내 마개를 열었다. 탄산이 끓어오르는 소리가 기분 좋게 머리를 때린다. 쌉싸래한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고 나니 별 익숙하지도 않은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겪었던 스트레스가 전부 풀리는 느낌이다.
 어쨌건 모텔을 전진하며 살아가는 만큼 돈은 꼭 필요하니까. 당분간만, 적어도 인천을 뜰 때까지만이라도 참자. 이를 꽉 깨물었다.
 리모컨의 전원버튼을 눌렀다.
 불룩한 구형 TV의 화면에 불이 들어온다. 흐릿하던 영상이 점점 선명해지며 이윽고 알록달록한 가지각색의 인형들이 찧고 까부는 모습이 브라운관에 떠올랐다. 어린이 프로를 하고 있는 듯했다. 채널을 몇 개 바꿔보았으나 전부 비슷비슷했다.
 하긴 시간이 시간인 만큼 벌써부터 볼만한 프로를 틀어주지는 않겠지.
 날도 후텁지근한 만큼 샤워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나는 옷가지 몇 벌을 챙겨서 화장실 안으로 향했다. 희미한 잡음과 함께 켜져 있는 TV의 소리가 들려왔다.


 <새로운 소식입니다. 며칠 전부터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들의 실종사건 제보가 늘고 있습니다.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서 급증하는 추세인 실종사건은 용의주도한 범죄자의 소행으로 보이며, 경찰은 수도권, 특히 인천 일대의 여성분들은 외출에 있어서 호신용품을 소지하는 등의 각별한 주의를 취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또한 경찰은…….>


 수도꼭지를 돌렸다.
 쏟아지는 물줄기에 TV 소리는 묻혀버려, 곧 들리지 않게 되었다.

 

 

<END>


 

?
  • ?
    Jeffery.K 2012.01.27 19:55

    1년도 더된 글입니다. 지금보니 오글오글 ㅋㅋ

  • ?
    Jeffery.K 2012.01.27 19:56

    혹시 모르니 해설 첨부합니다 ㅎㅎㅎㅎㅎ 원래 본문이랑 세트입니다

     

     

     난해한 단편입니다.
    그림자에 대한 의미가 모호한 감이 있어 해설을 덧붙입니다. 다량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꼭 본문을 정독 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림자의 의미와 주인공의 정체:


    첫 번째  주인공의 정체에 관한 건데 우선 주인공은 사이코패스입니다. 별다른 죄책감조차 없이 떠나간다는 수진을 죽여버리죠. 강(한강)에 유기도 해버리고요. 그리고 그 그녀에 대한 죄의식과 기억이 자신을 괴롭힐 것 같아 마음 속 깊은 곳에 숨겨둡니다. 자신의 악한 모습(사이코패스적인 모습) 역시 숨겨두지요.
    본문에서 제시 되었듯이 수진에 대한 죄의식은 그녀의 모습으로 먼지낀도시(그녀에 대한 기억)를 떠돌고 있지요. 그렇다면 주인공의 사이코패스적 성향은? 예, 그림자입니다. 역시 제 부족한 솜씨 때문에 드러나진 않았지만 그림자에게 먹히고 공격당했을 때 주인공은 유달리 광기에 찬 반응을 보이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인공은 인천과 수도권 일대를 떠돌고 있습니다. 모텔에서 지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고, 경찰에서 쫓기고 있는모습 역시 보여주니까요

    그리고 그림자는 주인공의 악한 성향 말고도 그녀에 대한 집착 을 뜻합니다. 저기 맨 위 말머리에 보면 이 모든 문제의 해답은 '집착'이라고 되어 있지여. 마지막에 그녀에 대한 집착과 자신의 악한 성향. 또 그녀에 얽힌 죄의식과 양심 모두 받아들이게 된 주인공은 그녀에 대해 집착하고, 수진과 또래, 또 비슷하게 생긴 여자들을 찾아서 죽이게 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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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7 희귀동물 추적관리국 그 2-살아있는 호수의 공포 2 2012.01.05 730 1
1526 [새해 첫 글이네요^^]별의 이야기 Side B - 28. 개안수술 / 날 걱정하고 있어... 2 클레어^^ 2012.01.05 54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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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4 『각자의 시각에서 보는 감각 로맨스』횡단보도 18화! 2 ♀미니♂ban 2012.01.04 732 1
1523 프리휴먼시체들의밤 2 dbeld 2012.01.01 695 0
1522 (비평) [원작 : 존나세] 사실, 60대 1은 뻥이야 7 시우처럼 2011.09.05 782 3
1521 [Test]로맨스 영화를 보다. 1 칠흑 2011.09.04 54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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