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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녕하세요?

갑자기 어제 써 놓고 오늘 다음 편 올리는 거 보고 깜짝 놀라셨나요?

죄송합니다. 제가 한번 슬럼프에 걸리면 몇 주 못 쓰는 경우가 있지만, 한번 Feel이 꽂혀서 막 창작 욕구가 부풀어 오르면, 이렇게 한번에 많은 양을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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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헤어져 있어도 끝은 아니야.

 

 프랑스에서 새해를 맞이한 우리 가족들은 설 연휴를 위해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물론 나도 한국으로 돌아왔다.

 

"아함~. 피곤하다..."
"짐 풀고 오늘은 일찍 쉬자."

 

 집에 도착하자 마자 나와 드리는 잠에 빠져 버렸다. 며칠 후, 난  영준이와 신우를 만났다.

 

"해피 뉴 이어~. 19살이 된 소감이 어때?"

 

 영준이는 여전히 살판 났다.

 

"이젠 덤덤해. 너희들은? 아, 대학교는 어떻게 되었어?"

 

 그러자...

 

"결과 나와봐야 되겠는데... 으윽, 난 아무래도 한 학년 더 다녀야 할 거 같아..."
"걱정하지 마, 나도 학교에 남아 있으니까."

 

 두 사람은 조기졸업을 못 할 것 같다는 소리를 하였다.

 

"리온이 돌아오면, 선배 노릇 제대로 해야지~."
"저기, 1년 후면 우리 졸업하는 거 아니야?"
"아, 그런가? 아아... 그럼 리온 못 보는 거야?"

 

 영준이가 아쉬워하였다.

 

"나도 아쉬워."
"괜찮아. 사회에 나가서 보면 되지. 고등학교 졸업한다고 친구가 남남이 되는 건 아니잖아."
"신우야..."

"대학교 들어가도 우리 모른 척 하면 안된다."

 

 그러면서 신우는 웃었다.

 

"후훗..."
"응? 뭐야? 그 반응은..."
"내가 너희들을 어떻게 잊겠냐?"

 

 이렇게 셋이 있는 것이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우리들은 살아있는 한 언제든지 다시 만날 수 있다.

 

"그럼 잘 가. 나중에 또 보자."
"그래, 안녕."

 

 난 영준이와 신우와 헤어졌다. 시간은 흘러, 시력 검사를 받으러 간 날이 되었다. 난 내가 입원한 병원에 갔다. 전에 한번 본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퇴원하고 나서 본 적은 처음이었다.
 메모지에 적힌 주소를 보고 찾아간 병원의 안과로 들어가는 순간...

 

"어? 오리온군 아니에요?"

 

 어떤 간호사가 날 불러 세웠다.

 

"오리온군, 오랜만이에요. 퇴원하고 나서 처음 보는 군요."

 

 이 사람은 누군데 날 알고 있는 걸까?

 

"저... 아세요?"
"아, 리온군은 눈을 가리고 있어서 날 못 봤구나. 하긴, 나도 리온군을 일 때문에 잠깐 본 적은 있어도 같이 얘기한 적은 처음이니까요."

 

 난 간호사를 쳐다보았다. 이름표에는 '한초록'이라고 써져 있었다.

 

"전 한초록이에요. 간호사 경력은 겨우 1년이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아, 네. 저, 전명호 의사선생님을 만나러 왔는데요."
"아, 시력 검사 때문에 오신 거죠? 절 따라 오세요."

 

 난 한초록이란 간호사를 따라서 의사 선생님이 있는 곳으로 갔다. 시력 검사를 마치고, 집에 갈 준비를 하였는데, 그 한초록이란 간호사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시력이 어떻게 나왔어요?"
"뭐, 전보다는 좀 나빠져서..."
"원래 백내장 때문에 하게 된 수술 후엔 시력이 예전보다 떨어진다고 해요."
"그런데... 간호사님, 저에게 왜 이렇게 잘 해주세요?"

 

 그러자...

 

"아, 제 선배님께서 리온군의 담당이었어요. 그래서 전 그 선배님을 따라서 리온군의 병실에 들어가서 일을 하게 된 거고요."
"아, 그렇군요."
"게다가 리온 군의 기록을 보니, 제 동생과 나이가 같아서요."
"동생요?"

 

 그 때였다. 어디선가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한 간호사, 뭐하고 있어? 어서 환자 좀 봐 줘!"
"아, 알겠습니다!"

 

 그리고는...

 

"그럼 전 가 볼게요. 조심해서 돌아가세요."
"네, 알았어요."

 

 간호사 누나는 뛰어갔다. 난 병원을 나갔다.

 

'"전 한초록이에요. 간호사 경력은 겨우 1년이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다들 열심히 사는 구나...
 그나저나 한초록이란 이름 참 특이하네. 색깔을 이름으로 하는 사람이...
 아, 맞다! 우리 반 반장.
 그렇게 한동안은 정기 검진과 함께 휴식 기간을 지냈다.
 설 연휴가 되었다. 우리 가족은 할아버지 댁으로 갔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나와 드리는 한복을 입고 할아버지와 할머니께 세배를 드렸다.

 

"그래, 리온과 드리도 새해 복 많이 받고. 아, 세준이와 서현이도."

 

 나와 드리는 사촌들과 함께 설 연휴를 보냈다. 이렇게 있으니까  내가 진짜로 한국 사람인 것을 느끼게 되었다.

 

"꺄악~. 멋있어, 멋있어~."

 

 드리와 서현이는 TV에서 하는 설 특집 버라이어티에 나오는 남자 아이돌을 보고 난리가 아니었다.

 

"리온 형, 이제 고3 되는 거야?"

 

 세준이가 나에게 물었다.

 

"음... 사실... 사정이 있어서 쉬려고."

 

 그러자...

 

"그럼 리온 형, 1년 꿇어?"
"1년 꿇는다라..."

 

 그렇게 되는 건가? 연휴가 끝나고 우리들은 집에 가는 차에 몸을 실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그래, 추석 때 보자구나."

 

 우리들은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향했다.
 시간은 흘러 2월의 어느 날, 영준이에게서 문자가 왔다.

 

[리온아, 오늘 졸업식 날인데, 너도 같이 축하해 줬으면 좋겠지만 역시 무리일까? - 권영준]

 

 오늘이... 명성과학고등학교 졸업식이었나?
 난 영준이에게 답장을 보냈다.

 

[그래, 우리 반에는 누가 조기졸업 해?]

 

 그러나 답이 없었다. 그러다가 두 시간 후, 영준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응, 그래. 영준이구나."
["아, 미안해. 지금 신우와 함께 방금 점심 먹었어."]

 

 신우와 같이 있나 보네.

 

"저기, 영준아, 아까 문자 보낸 거 봤어?"
["지금에서야 보고 전화한 거야. 우리 반에서는 당연히 우제원은 조기졸업이고, 반장 친구 정현주라고 걔도 조기졸업이야. 또 전윤하도 조기졸업이고... 아무튼 우리 반엔 3명이 조기졸업 했어. 덕분에 한보라 걔는 펑펑 울었지."]

 

 그러고 보니 한보라와 정현주는 거의 단짝이었는데... 하나는 떠나고 하나는 남네...

 

["전윤하 같은 경우는 논술 시험 덕분에 대학에 합격한 거래. 역전의 명수가 따로 없다니깐..."]
"그렇구나..."

 

 만약 영준이나 신우, 둘 중에 하나가 조기졸업을 하여서 헤어지게 된다고 하면 기분이 어떨까?

 

["우리 방금 중국집에서 자장면 먹었는데... 아, 리온은 중국집 음식보단 아무래도 프랑스 요리가 입에 맞으려나? 하지만 우린 프랑스 요리 사 먹을 돈이 없으니..."]

"괜찮아. 나 아무거나 잘 먹어. 먹는 이야기 하니까 벌써부터 학교 식당이 그리워지네."
["하하하... 너도 참..."]

 

 그런데 그 때였다.

 

"오빠, 밥 먹어."

 

 드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그러고 보니 리온은 아직 밥 안 먹었겠구나."]
"안 그래도 동생이 부르네."
["그래, 그럼 나중에 또 통화하자."]
"그래, 너희 둘 다 건강해야 돼."

 

 난 통화를 마치고 부엌으로 나갔다. 그리고 점심을 먹었다.
 우제원이야 예상은 했지만, 정현주나 전윤하는 의외인데...
 그리고 며칠 후, 집에서 쉬고 있었는데, 갑자기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난 인터폰을 들고 물었다.

 
"누구세요?"

 

 그러자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야, 시훈이..."]

 

 그러고 보니 시훈이의 모습이 화면에 보였다. 난 얼른 문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 시훈이를 맞이하였다.

 

"무슨 일이야? 아니, 일단 우리 집에 들어와."

 

 난 시훈이를 집으로 들였다. 일단 우리 집에 온 손님이니까... 나는 따뜻한 코코아 한 잔이라도 줘야 겠다고 생각하고 주방에 가서 코코아를 태워서 시훈이에게 주었다.

 

"여기까지는 무슨 일이야?"

 

 그러자 시훈이가 뭔가를 꺼내어서 나에게 주었다.

 

"이거... 늦게 돌려줘서 미안해."

 

 난 뭔지 확인하였다. 전에 시훈이가 콘테스트 때 빌려갔던 내 교복이었다.

 

"아, 지금이라도 돌려줘서 고마워. 아, 이제 넌 2학년이 되는 거지?"

 

 그러자 시훈이가 시무룩한 모습으로 말했다.

 

"저기, 리온... 나... 사실... 학교 그만둬."

 

 뭐? 갑자기 왜 그만 두겠다는 거지?

 

"뭐? 아니, 왜?"

 

 지금 내가 들은 게 사실인 건지, 꿈인 건지 도통 알 수 없었다.

 

"아니, 갑자기 왜 그만 두는 거야? 넌 여장까지 하면서 우리 학교에 들어오고 싶었잖아."

"꼭 너희 학교가 아니라도 과학고에 들어가고 싶은 건 사실이었어. 하지만... 이제는 모든 걸 제자리로 돌리고 싶어서 말야..."

 

 민시훈, 너...

 

"나, 다시 시작할 거야. 물론 이제 다시 고등학교 들어가긴 늦었으니까, 검정고시를 봐서 고등학교 학위 따고 바로 대학교로 갈 거야."

 

 시훈이의 결심은 굳세어 보였다. 주먹까지 쥐면서 말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시훈아..."
"물론 힘들거라는 건 나도 알아. 리온, 응원이라도 해 줘."

 

 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시훈이는 분명히 여러 번 생각하면서 결정했을 것이다. 마치 내가 한국에서 공부하겠다고 확실하게 못 박은 것처럼, 시훈이는 아무리 말려도 꼭 그렇게 할 지도 모른다.

 

"그래, 힘 내라. 넌 분명히 잘 할 수 있을 거야."

 

 난 겨우 이 말 밖에 하지 못했다.
 한 시간 후, 시훈이는 집으로 돌아갔다. 난 영준이와 신우에게 문자를 넣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고3이겠구나. 아니, 벌써 고3인가? 대학교 들어갈 때까지 파이팅!!]

 

 잠시 후, 두 사람에게 답장이 왔다.

 

[그래, 이 형님은 열심히 공부해서 꼭 좋은 대학교 간다! - 권영준]
[고마워. 리온은 올 한해 건강해야지. 나중에 다시 만나자. - 윤신우]

 

 난 두 사람의 답장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 다들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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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리온 편에서는 다른 편과는 달리 설날 이벤트가 있었지만, 그것마저도 분량이 적어요. 죄송합니다. 민족의 대 명절인데 겨우 저렇게 몇 줄로 처리하다니...

아, 거의 끝나갈 무렵에 새 인물이 나왔군요.

 

*. 한초록(여)

 생일 : 12월 9일
 나이 : 23세
 키 : 161cm
 몸무게 : 50kg
 혈액형 : A형
 - 대학 병원의 1년차 간호사. 리온이 입원하고 있었을 때, 그를 담당하는 선배를 따라 그를 알게 되었다.

 

*. 오세준(남)

 생일 : 7월 26일

 나이 : 15세

 키 : 173cm

 몸무게 : 63kg

 혈액형 : O형

 - 중학교 2학년 올라갈 예정, 리온의 사촌 동생이다.

 

*. 오서현(여)

 생일 : 12월 7일

 나이 : 12세

 키 : 150cm

 몸무게 : 42kg

 혈액형 : A형

 - 세준의 여동생이자 리온의 사촌 동생이다. 잘 생긴 남자 연예인을 좋아한다.

 

 자, 드디어 시현 편입니다. 지금부터 왜 시현이가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는지 그 이유가 밝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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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겨울방학 보충수업이 시작되었다. 또 다시 조마조마해야 하는 구나...

 

"새해 복 많이 받았어?"
"문자 잘 봤어. 떡국 많이 먹었어?"

 

 다들 수다를 떠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 때였다. 선생님께서 들어오셨다.

 

"자, 모두 조용! 다들 한 살씩 다 먹었지? 그럼 좀 더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보충수업을 잘 듣자."

 

 조회가 끝나고 잠시 후, 수업이 시작되었다. 난 일어나서 선생님께 인사를 하였다.

 

"차렷! 경례."
"안녕하세요?"

 

 휴우~. 일단 오전에는 보충수업, 오후에는 자율학습을 하게 되었다. 여름방학 때처럼 프로젝트라도 하면 좋았을텐데...
 며칠 후, 할아버지께서 날 부르셨다.

 

"시훈아, 공부는 어렵지 않니?"
"괜찮아요. 그런데 무슨 일로..."
"아, 다름이 아니라... 이제 너도 2학년이 되지 않느냐? 그래서 2학년 때엔 전공 수업을 듣게 된단다."
"전공... 수업..."

 

 전공 수업이란 건 대학에만 있는 거라고 생각했던 나는 어리둥절하였다.

 

"입시 공부에만 치우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말이다. 2학년부터는 반은 형식적인 거야. 대신 전공에 따라서 듣는 수업이 달라진단다."
"그렇군요..."

 

 그렇게 되면 도혁이와 내가 만약 같은 반이 되어도, 전공이 다르면, 같이 수업을 들을 확률이 적다는 의미네...

 

"그래, 그럼 우리 손주는 뭘 배우고 싶니? 전공은 2개까지 생각할 수 있단다."

 

 그러고 보니... 난 막상 과학고에 들어가고 싶어서 여장까지 했지만, 정작 내 꿈이 뭔지를 몰랐다.

 

"그게 저... 아직 생각이 안 나서요..."
"... 그렇구나. 알았다."

 

 잠시 후, 난 이사장실을 나갔다. 분위기가 좀 싸했지만 그런 건 개의치 않았다. 또 며칠 후, 희망 전공 설문 조사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내가 과연 원하는 전공이 떠오르지 않았다.

 

"시현이는 왜 빈칸이야?"

 

 선생님께서 물으셨다.

 

"그게... 저..."
"아직 결정하지 못했구나. 그럼 2, 3학년 졸업식 때까지 천천히 생각하고 있으렴."

 

 휴우~. 준호쌤이 저렇게 얘기를 하시는데, 얼른 생각해내지 않으면...

 

"그러니까... 전공을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이 말이구나."

 

 주말이 되어서 난 누나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건 시훈이 네가 알아서 해야지. 언제까지 누가 이거 해라 이럴 수는 없잖아."
"그, 그거야 그렇지만..."
"게다가 내가 어떻게 하라고 했다가 엉망이 된 적도 있었잖아."

 

 누나는 아직도 여장에 대해 마음에 담고 있는 걸까?

 

"그럼... 누나는 대학교에 가면 뭘 배우고 싶어?"
"나는... 별이를 보면서 생각을 했어. 비록 장애가 있지만, 얘도 뭔가 하나는 할 수 있다고 알았거든. 그래서... 난 개들을 훈련시켜서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기로 했어."

 

 누나... 그 동안 철 없는 줄만 알았는데...

 

"언제까지 정하라고 하셨어?"
"응, 졸업식 때까지."
"그럼 얼마 안 남았네! 얼른 정해야지."

 

 휴우~. 누나, 그게 쉬우면 내가 이러지도 않는다고요.
 어쨌거나 또 시간은 흘러서 보충수업 마지막 날이 되었다. 그런데... 난 아직도 전공을 고르지 못했다.

 

"시현아, 뭘 하고 싶은지 아직 못 정했어?"
"에, 네..."
"잘 생각해 봐. 네가 제일 하고 싶은 게 뭔지, 하고 싶은 게 있으니까 과학고에 들어온 거 아니겠어?"

 

 휴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제일 하고 싶은 것이 뭔지를 몰랐다. 방학이 지나갔고, 개학날이 다가왔다. 그러던 중, 난 누나

의 말을 떠올랐다. 누나는 별이를 키우면서 안내견 같이 사회에 꼭 필요한 개로 키우고 싶다고 하였다.
 그럼... 난 별이처럼 장애를 가진 동물들에게 희망을 주는 직업을 해 볼까? 예를 들어서 수의사라던가...
 그럼 수의학을 배워야 겠구나...
 난 교무실에 가서 전공을 결정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교무실로 가는 도중...

 

"...도진우 선생님?"

 

 이 목소리는?

 

"... 저는 다 알고 왔습니다. 이사장님."

 

 이사장님과 도진우 선생님이 같이 있어? 잠깐, 도진우 선생님은 전교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고 하는 소위 엄친아 선생님이라

소문났는데...

 

"도선생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1학년 5반... 그 반에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조사를 해봤습니다."
"1학년 5반이요?"

 

 1학년 5반이라면 우리 반인데...

 

"다른 반과는 달리, 그 반에서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치... 있어서는 안되는 뭔가가 있는 것 같아서요."
"있어서는 안되는... 뭔가...라니..."

 

 그런데 그 때...

 

"도선생님, 저희 반에서는 아무 이상 없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양준호 선생님? 만약 이 사실이 밝혀지면, 이사장님은 부정입학 의혹에 휩싸일텐데요?"

 

 부정입학? 설마... 저 도진우 선생님이 뭔가를 알아버린 건가?

 

"이번에... 이사장님의 손녀, 아니, 이사장님의 손주분을 입학시켰죠?"
"잠깐,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이사장님의 '손주'라니요?"
"아, 양준호 선생님은 모르셨습니까?"

 

 서, 설마... 안돼요! 도진우쌤, 준호쌤에게 말하지 마세요!

 

"양준호 선생님의 학생들 중, 민시현이란 학생이 있을 겁니다."
"그렇습니다만..."
"그 민시현이란 학생... 알고보니 여학생이 아니더라고요. 게다가 그 이름도 본명이 아니고요."

 

 저, 저 사람이... 주, 준호쌤, 죄송해요... 전 선생님을 속이려고 한 건 아니었어요...

 

"도진우 선생님, 뭔가 잘못 아신 거겠죠."
"아닙니다. 민시현에 대해 조사를 해 본 결과, '민시훈'이라는 사람과 관련이 있는 걸 알게 되었죠. 바로 이사장님의 손주 '민시훈'군 말입니다!"

 

 하, 할아버지...

 

"제가 원하는 것은 둘 중 하나입니다. 바로 이 어처구니 없는 일을 없던 일로 하십시오. 아니면..."
"아니면..."
"... 이사장님의 부정입학 비리를 세상에 알리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이사장님이 제일 피해를 보시겠죠."
"이봐요, 도진우 선생님!"

 

 양준호 선생님의 화난 목소리가 들렸다.

 

"아, 그럼 양준호 선생님께서 그 민시훈이란 학생에 대해 조치를 취해 주십시오."
"하지만... 그 애는 우리 반 반장입니다. 전 우리 반 학생을 지킬 필요가 있고요."
"흐음... 그럼 양 선생님도 공범이 되는 건가요?"

 

 저, 저런 사람이 어떻게 교사가 된 거야?

 

"제가 말을 하게 되면, 이사장님은 물론이고 양준호 선생님에게도 불이익이 될 수도 있을텐데요? 민세욱 이사장님은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고, 양준호 선생님 역시 교사 자격을 잃게 되겠죠."
"도진우 선생... 어떻게 그럴 수가..."
"설마... 절 자르시려고요? 그렇게 된다면... 더욱 더 이사장님의 체면만 깎일 뿐입니다."

 

 아, 안돼! 나, 나 때문에 우리 할아버지와 준호쌤이 위험해질 순 없어...
 난 세 사람 앞에 나타났다.

 

"그만 하세요!"
"시, 시현아..."
"너... 네가 여기가 어디라고..."

 

 모두 놀란 눈치였다. 하지만...

 

"죄, 죄송합니다. 이게 다 저 때문이에요. 제가 과학고에 가고 싶다는 생각에 그만..."

 

 난 도진우 선생님께 무릎을 꿇었다.

 

"시, 시현아. 뭐하는 거야? 어서 일어나."
"제가... 학교를 그만 두겠습니다."

 

 그러자...

 

"뭐라고?"
"시현아... 너..."
"이 모든 게 다 저 때문에 일어난 거니... 제가 이 학교에서 없어지면, 모든 게 다 해결되겠죠? 그러니... 제발 이사장님과 준호

선생님은..."

 

 난 필사적으로 도진우 선생님께 빌었다.

 

"시현아, 어서 일어나. 네가 이럴 필요는 없어."
"저... 이사장님과 준호 선생님 잃고 싶지 않아요. 저 때문에... 이사장님과 준호 선생님, 그리고 여기 있는 도진우 선생님이 불

이익을 당하게 되면... 저, 그런 거 원하지 않아요. 그러니... 제가 여길 떠날게요. 그럼... 모든 게 원래대로 돌아갈 거 아니에요

..."

 

 그러자...

 

"어서 일어나."

 

 도진우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난 일어섰다.

 

"이사장님, 이사장님은 참 좋은 손주를 두셨군요. 자기 할아버지를 위해 자기의 꿈을 포기하다니..."
"도진우 선생..."
"시현아... 너..."
"그럼 전 이만 물러갑니다."

 

 도진우 선생님은 가 버리셨다. 잠시 후, 난 할아버지와 준호쌤과 같이 이사장실에서 이야기를 하였다.

 

"시현아, 어째서 그런 짓을..."
"준호쌤, 저... 준호쌤이 좋은 선생님인 거 알아요. 그런 준호쌤이 저 때문에 학교를 그만 두게 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다 제가 잘못 선택한 거에요. 그래서... 원래대로 되돌리고 싶었어요. 제가 없으면, 이런 일이 없을 거 아니에요..."

 

 그러자...

 

"시현아, 난 네가 누군지 상관 없어. 난 네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보지 않아. 난 그냥 널 내가 책임을 져야 할 우리 반 학생으로 보고 있어. 그러니..."
"준호쌤... 죄송해요..."
"그럼... 정말 학교를 그만둘 생각인 거냐?"

 

 할아버지께서 물으셨다.

 

"할아버지도 처음엔 반대하셨잖아요. 그 때... 끝까지 반대하셨더라면..."
"시훈아..."
"하지만 저... 후회는 없어요. 그렇게 원하던 과학고에서 지내봤으니까요."

 

 난 미소를 지으며 말을 하였다.

 

"시훈아..."
"미안하구나..."
"괜찮아요... 할아버지, 전 괜찮으니... 도진우 선생님을 벌하신다거나 그러지 마세요. 괜히 그러시다가 더 큰일 나시면 어쩌시

려고..."
"시훈아..."

 

 그리고 종업식 날이 되었다. 난 자퇴서를 들고 교무실에 나타났다. 이유를 아시는 준호쌤은 왜 그만 두냐고 묻지를 않으셨다.

 

"결국... 이렇게 가는 거구나."
"준호쌤,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저... 그래도 1년 동안 좋은 추억 만들고 가는 거니까요..."

 

 난 선생님께 말씀 드리고 교무실로 나갔다. 그런데...

 

"으, 은영아..."

 

 은영이가 교무실 앞에 나타난 것이다.

 

"시, 시현아... 너..."

 

 그러자 갑자기...

 

"으아아앙~! 시현아, 가지 마~!! 그래도 네가 내 친구인데..."

 

 갑자기 울먹이더니 은영이는 울어 버렸다. 난 은영이를 달래주었다.

 

"우, 울지 마... 나 학교는 그만둬도 너희들은 안 잊을게."
"으아아앙~!!"

 

 아아, 난 여자애를 울리고 말았다. 엄마, 아빠, 죄송해요... 저 여자애를 울려 버렸어요...

 

"은영아, 그만 울어."
"그래, 시현이도 시현이의 사정이 있어서 그런거니까."

 

 뒤에서 진영이와 수환이가 은영이를 달래주었다.

 

"자~. 은영아~. 우리 종업식 끝나면 맛있는 거 먹으러 갈까~? 오랜만에 곤드레밥 먹으러 가자~."
"수, 수환아..."

 

 애교 작전으로 은영이를 달래는 수환이와 그 모습을 보고 당황해하는 진영이었다.

 난 학교를 나왔다. 교문 앞에는 검은색 차가 서 있었다. 할아버지께서 준비하신 것이었다.

 

"시훈 도련님, 오셨습니까?"
"네. 이제 가요."

 

 난 차를 타려고 하였다. 그런데...

 

"민시현!!"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 목소리는... 도혁이?
 아, 안돼... 지금으로는 도혁이를 만날 수 없어...

 

"그, 그냥 가요."

 

 난 차에 탔다. 잠시 후, 차는 출발하였다. 백미러를 통해 뒤를 보았다. 도혁이가 내가 있는 쪽으로 뛰어오다가 경호원들에게

붙잡혀 버렸다.
 도혁아... 미안해... 그리고...

 

'"여기서 나가게 되면... 신도혁에게 잘해줘."'

 

 장선화도... 난 선화에게 문자를 보냈다.

 

[장선화, 미안해. 괜히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피해가 갈 것 같아서... 너나 도혁이에게 직접 작별인사 해야 하는데, 너나 도

혁이를 보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약해질 것 같아서 그냥 가기로 했어. 갑작스럽게 떠나게 되어서 미안해. 나중에 우리 만나게 되면... 그 때엔 나는 남자로 당당하게 만나고 싶어. 잘 지내고, 도혁이를 잘 부탁해...]

 

 긴 문자였다. 문자가 보내지자 괜시리 눈물이 나왔다. 그런데...

 

[시현이가 학교 그만 두는 게 정말이야? - 이원준]

 

 원준이에게서 문자가 왔다. 난 답장을 보냈다.

 

[그래, 미안해. 괜히 너에게도 못할 짓을 한 것 같구나. 사정이 있어서 애들에게도 인사를 못 했어. 나중에 언제 만나서 못 다한 이야기라도 하고 싶구나.]


[그래, 지금 말 못하면 다음에 만나서 얘기하자. - 이원준]

 

 난 원준이에게 답장을 보내지 못하고 그저 휴대폰을 붙잡고 울기 시작했다.

 

"미, 미안해... 모두들... 그리고... 안녕..."

 

 집에 도착한 나는 방에 들어갔다. 옷을 갈아입다가 벽에 걸려 있는 교복을 발견하였다. 리온의 교복이었다.

 이젠 나에게 필요가 없겠지? 리온에게 돌려줘야 겠다.
 난 기사 아저씨에게 부탁해서 리온의 집에 교복을 가지고 갔다.

 

["누구세요?"]

 

 다행히 리온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야, 시훈이..."

 

 그러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리온이 나왔다.

 

"무슨 일이야? 아니, 일단 우리 집에 들어와."

 

 난 리온의 집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리온이 코코아를 가지고 나왔다.

 

"여기까지는 무슨 일이야?"
"이거... 늦게 돌려줘서 미안해."

 

 난 리온에게 교복을 돌려주었다.

 

"아, 지금이라도 돌려줘서 고마워. 아, 이제 넌 2학년이 되는 거지?"
"저기, 리온... 나... 사실... 학교 그만둬."
"뭐? 아니, 왜?"

 

 리온 역시 놀랄 줄 알았다.

 

"아니, 갑자기 왜 그만 두는 거야? 넌 여장까지 하면서 우리 학교에 들어오고 싶었잖아."
"꼭 너희 학교가 아니라도 과학고에 들어가고 싶은 건 사실이었어. 하지만... 이제는 모든 걸 제자리로 돌리고 싶어서 말야..."

 

 난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

 

"나, 다시 시작할 거야. 물론 이제 다시 고등학교 들어가긴 늦었으니까, 검정고시를 봐서 고등학교 학위 따고 바로 대학교로 갈 거야."

 

 그러자...

 

"시훈아..."
"물론 힘들거라는 건 나도 알아. 리온, 응원이라도 해 줘."

 

 리온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렇게 침묵이 흐른 뒤, 잠시 뒤에 리온이 입을 열었다.

 

"그래, 힘 내라. 넌 분명히 잘 할 수 있을 거야."

 

 리온이 말을 해 주었다. 그래, 고마워. 나... 꼭 해낼거야. 그래서... 너희들 앞에 당당하게 나타나겠어.

 

==================================================================================

 

네, 그렇게 시현이는 학교를 그만두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설 연휴가 얼마 안 남았네요.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다음 번에는 드디어 마지막입니다.

이 이야기의 뒷 이야기 등이 나올 예정입니다. 설문조사의 결과도 반영될 겁니다.

그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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