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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녕하세요?

사실 이 이야기는 한 3주 전에 썼어야 분위기를 맞출 수 있었는데...

(클레어가 하는 게 다 그렇지 뭐...)

벌써 3주나 지났군요. 이젠 음력 설이 남았습니다.

휴우~. 그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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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시간은 흘렀다. 어느 덧 붕대를 풀 때가 되었다.

 

"자, 눈이 많이 부실 거에요."

 

 서서히 붕대가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붕대가 다 풀리고, 난 눈을 살며시 떴다. 너무 눈부셨다. 서서히 앞이 보이자, 내 앞에서는 의사 선생님으로 보이는 한 중년의 남자가 보였다.

 

"자, 학생, 제가 보이나요?"
"선생님..."
"제가 지금 매고 있는 이 넥타이가 무슨 색인지 보이세요?"

 

 의사 선생님은 남색 넥타이를 들며 말을 하였다.

 

"남색이요..."
"그럼... 여기 제 가슴에 있는 이름을 볼 수 있겠어요?"

 

 난 의사 선생님의 이름표를 보았다. 약간 희미하게 보이지만, '전명호'라고 써져 있었다. 아마 의사 선생님의 이름인 것 같았다.

 

"전... 명... 호?"
"축하합니다. 다시 볼 수 있게 되었군요."

 

 나... 다시 볼 수 있다고? 난 주위를 돌아보았다. 엄마와 아빠가 있었다.

 

"엄마... 아빠..."

 그러자...

"리온, 축하해..."
"다행이다..."

 

 우리 셋은 기뻐하였다. 하지만 퇴원까지는 며칠이 걸렸다. 여러가지 적응하는 훈련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경과가 나아지자, 난 드디어 퇴원을 하게 되었다. 어느 새 거리는 크리스마스 분위기였다.
 나 한달도 넘게 입원했었구나... 아니, 수련회 이후로는 쭉 입원했으니까... 거의 세 달? 병원비가 많이 들었겠구나...
 엄마, 아빠, 죄송해요. 그리고... 앞으로 열심히 할 게요.

 

"리온, 눈 감고 집에 도착할 때까지 쉬어."

 

 아빠가 운전하면서 말하셨다. 몇 분이 지났을까? 우리들은 집에 도착하였다.

 

"드디어 도착했구나~!"

 

 이게 얼마만의 집인지... 모든 게 다 그대로였다. 난 내 방으로 갔다. 내 방 역시 그대... 아, 교복은 시훈이에게 빌려줬지.
 시훈이는 잘 했을까?

 

"오빠~!!!"

 

 목소리를 들어보니 드리였다.

 

"오빠, 퇴원 축하해~!"

 

 갑자기 드리가 날 껴안으면서 말했다.

 

"드리, 오빠 무리하면 안돼."
"알았어요."

 

 엄마, 나 무리 안 했어요...
 시간은 흘렀다. 드리네 학교는 방학에 들어갔다. 그런데 엄마와 아빠가 갑자기 짐을 챙기기 시작하였다.

 

"엄마, 이 짐은 뭐에요?"
"이번 크리스마스와 새해 연휴에 너네 외가에 갈 생각이란다."

 

 아빠가 짐을 챙기시며 말하셨다. 그런데... 저거 내 짐 같은데 왜 저렇게 많이 챙기시는 거야?

 

"엄마, 왜 제 짐을... 제 짐은 제가 알아서 챙길게요."
"아니다. 앞으로 몇 년 있을 건데 준비는 많이 해 둬야지."

 

 설마 날 프랑스에 살게 하려는 건가?

 

"엄마."
"리온, 외할아버지 집에서 열심히 하렴. 엄마와 아빠가 명절 때 널 찾아보러 올 테니까."
"...엄마, 나 프랑스 안 가요."

 

 난 용기를 내서 엄마에게 말을 하였다.

 

"리온, 그게 무슨 소리야?"
"나... 여기서 학교 다니고 싶어요. 여기서 친구들과 같이 대학도 가고 취직도 하고 싶어요."
"리온, 네 말은 알겠지만 프랑스에서도 학교는 많아. 친구들은 프랑스에서도 많이 사귈 수 있잖아."
"하지만 전 한국 사람이에요. 예전엔 한국에서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괜찮아요. 저, 한국에서 친구들도 많이 만나고 마음에 맞는 친구들도 몇 명 있어요."

 

 그러자...

 

"오빠... 엄마는 오빠를 위해서 하는 소리야."
"드리야, 하지만 난 친구들과 헤어지기 싫어. 너도 여기서 친구들 많이 사귀었잖아."
"그건 그렇지만..."

 

 엄마께서 말씀하셨다.

 

"그래도 가족 행사에는 빠지지는 않겠지? 그럼 일단 며칠 묵을 준비라도 해. 뒤는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 엄마가 양보하시는 건가?
 시간은 흘러 23일이 되었다. 우리 가족은 인천공항으로 가서 파리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몇시간 후, 우리들은 파리에 있는 공항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또 버스를 타고 몇 시간 후에 외가에 도착하였다.
 외가에 도착하자마자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우리 가족과 함께 인사를 하였다. 도착을 할 때엔 한밤중이라 우리들은 잠을 잤다.
 다음 날 아침, 외가 식구들과 아침을 먹고 조용히 지내려고 했었다. 그런데 휴대폰에 문자가 와 있었다.

 

[리온, 메리 크리스마스~! 아, 프랑스어로는 뭐라고 하는지 몰라서 그냥 영어로 했다. - 민시훈]

 

 시훈이에게 온 문자였다. 휴대폰에 자동 로밍 기능이 있다 보니 한국에서 온 문자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후훗, 그냥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해도 되는데.

 

[그냥 편한 대로 해. 너도 메리 크리스마스다.]

 

 난 이렇게 문자를 보냈다. 아, 그러고 보니 다른 애들에게도 문자를 보내야지.

 

[메리 크리스마스, 즐거운 성탄절 보내.]

 

 그러자...

 

[그래, 리온이도 메리 크리스마스다. - 권영준]
[메리 크리스마스, 아니, Joyeux Noel! 떨어져 있어도 우린 항상 친구야. - 윤신우]

 

 얘들아... 꼭 한국에서 다시 만나고 싶어...
 그 때였다. 또 문자가 왔다.

 

[리온 형, 잘 지내고 있어? 우린 오늘 방학했어. 새해부터 보충 들어가지만... 크리스마스 잘 보내. - 강진영]

 

 이번엔 진영이었다. 난 얼른 답장을 보냈다.

 

[그래, 너도 메리 크리스마스!]

 

 아, 그러고 보니 도혁이에게도 보내고 싶은데... 전화번호를 모르네...
 다음 날...

 

"Joyeux Noel(쥬와이유 노엘)~!"

 

 다들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를 하였다. 나와 드리, 그리고 사촌 동생들까지... 모두 모여서 아침을 먹었고, 가족끼리 즐겁게 놀았다.
 프랑스에서의 시간은 아무 일 없이 흘러갔다. 30일 밤, 난 잠이 안 와서 물이라도 마시려고 부엌으로 가려고 하였다. 그런데...

(*. 주1 : <>안에 있는 말은 모두 프랑스어입니다. 참고로 서양에서는 어른에게도 반말을 쓰는 게 예사입니다.)

 

<"아빠, 리온을 아빠에게 맡기려고 하는데, 어때?">

 

 엄마의 목소리였다. 엄마는 결국 날 프랑스에 두고 가실 생각이신가?

 

<"얘야. 리온이 올해 몇 살이지?">

 

 잠시 있다 외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 17살.">
(*. 주2 : 외국에서는 만 나이를 쓰는 거 아시죠?)

<"그럼... 프랑스에서 성인은 몇 살부터지?">
<"... 18살...">

 

 프랑스에서는 만 18살에 성인이 되는 구나. 한국에서는 만 19살인가 만 20살이 되어야 성인이 되는데...

 

<"내가 리온의 나이와 프랑스에서 성인이 몇 살부터냐고 물었지?">
<"으응...">
<"이제 몇 달 지나면 리온도 어른이야. 리온의 생각은 들어보지 않고 그런 부탁부터 하는 거니?">

 

 외할아버지...

 

<"하지만 아빠, 난 리온의 장래를 위해서 결정한 거야. 리온이 한국에서 몇 배 비싼 대학 등록금을 내면서 대학을 다닌다고 해봐. 또 졸업했는데 막상 취업이 되지 않는다면? 게다가 리온이 어른이 되면... 한국에서는 군대에도 가야 한다고.">
<"리온이 이 곳에 머물면서 학교를 다니는 걸 원하니?">
<"그, 그건...">

 

 난 그저 한국 친구들과 같이 열심히 공부해서 보통 한국 사람처럼 살고 싶었다.

 

<"로마에서는 로마 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지?">
<"응.">
<"리온이 한국 국적도 있고 지금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지?">
<"으응...">

 

 그렇다. 난 아빠를 따라서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 리온이 자기가 프랑스 국적을 원하지 않는 한, 리온은 한국 사람이야. 한국의 법을 따라야 하는 거지.">
<"아빠... 그럼...">
<"... 리온의 생각이 어떤지 몰라도, 일단 리온이 원하는 대로 해 주렴. 이제 한 어른으로서의 의견을 존중하고 존중 받는 방법을 리온도 배워야 하니까.">

 

 할아버지...

 

<"할아버지~!">

 

 난 너무 기쁜 나머지 할아버지와 엄마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리온, 이게 무슨 버릇없는 짓이니?"
"아, 미안해요..."

 

 덕분에 엄마에게 혼쭐 났긴 하지만 말이다...

 

<"할아버지, 고마워. 나 거기서 친구들도 많이 잘 사귀고 열심히 공부하고 살게.">
<"하하하... 녀석도 참... 그래, 열심히 하거라.">
<"휴우~. 나도 이제 모르겠다.">

 

 엄마가 한숨을 쉬면서 프랑스어로 말을 하셨다. 그리고는...

 

"리온, 네 일은 이제 네가 알아서 해. 네가 원하는 대로 한국에서 열심히 공부해. 단, 후회하지 마."
"네, 알았어요."

 

 덕분에 난 그날 밤, 잠을 푹 잘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 한 해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프랑스에서도 한국의 시상식을 유선 케이블로 볼 수 있었다. 시차 때문에 실제 한국의 시상식을 할 때엔 아직 프랑스에서는 낮이라, 지금 우리 가족이 보고 있는 건 위성방송 녹화였다.

 

"꺄아~. 멋있다..."

 

 드리는 잘생긴 남자 연예인들을 보고 좋아하고 있었다. 그 때였다. 나에게 문자가 들어왔다.

 

[리온, 새해 복 많이 받아. - 민시훈]

 

 시훈이네. 난 얼른 답장을 보냈다.

 

[그래, 새해 복 많이 받고, 나 없는 명성과학고등학교 잘 부탁한다.]

 

 그런데 그 때...

 

[리온, 해피 뉴 이어~! - 권영준]
[Bonne Annee, un ami a moi.- 윤신우]
(*. 주3 : un ami a moi : '내 친구'라는 프랑스어)

 

 난 얼른 애들에게 답장을 보냈다.

 

[그래, 너도 해피 뉴 이어다.](to. 영준)
[프랑스어 찾느라 수고가 많네. 나도 Bonne Annee, un ami a moi.](to. 신우)

 

 그러던 도중에...

 

[리온 형, 새해 복 많이 받아. - 강진영]
[크리스마스 때엔 못 보내서 미안. 대신 해피 뉴 이어~. - 한수환]

 

 진영이와 수환이에게도 문자가 왔다. 난 두 후배에게 정성스럽게 답장을 보냈다.

 

[그래, 진영이도 새해 복 많이 받아.]
[괜찮아, 너도 해피 뉴 이어~.]

 

 그렇게 문자를 주고 받고 있을 무렵이었다. 어느 덧, 카운트다운 시간이 다가왔다.

 

"10, 9, 8, 7..."
"6, 5, 4..."
"3, 2, 1..."
"0!!!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드디어 새해가 다가왔다.

 

"Bonne Annee(본 아네)!"

 

 새해 인사와 함께 우리 가족들은 외가 식구들과 뽀뽀를 하였다.

 

"오빠, 새해 복 많이 받아."
쪽!

 

 드리도 내 볼에 뽀뽀를 했다.

 

"그래, 너도 새해 복 많이 받아."
쪽!

 

 덕분에 쪽쪽 거리는 소리가 집 안에 퍼졌다. 그리고 잠을 자려고 했는데... 밖이 하도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암만 프랑스에서 새해 첫 날에는 시끄럽다고 하지만... 잠은 자게 해 줘야지...
 어쨌거나 이제 새해다. 새 마음으로 살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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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참고로 전 리온 편을 쓰면서 프랑스어 사전과 프랑스의 크리스마스와 새해 문화를 찾느라 조금 고생했습니다 ㅠㅠ(인터넷이 참 편하긴 편하더라고요 ㅠㅠ)

참고로 저 뽀뽀하는 건 프랑스의 실제 새해 인사라고 하네요.

그럼 시현 편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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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오후, 드디어 여장 남장 콘테스트가 시작되었다. 오전에는 준비를 하느라 뭘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난 탈의실에서 리온에게 빌린 교복으로 갈아입었다. 물론 옷은 커서 옷핀으로 고정했다.

 

"자, 기대하시던 여장 남장 콘테스트가 있겠습니다."
"우우~."

 

 후훗, 저 아마추어들...
 각 반에서 대표로 여장 또는 남장을 한 학생들이 나왔다. 시간은 흘러 드디어 내 차례가 다가왔다.

 

"네, 그럼 참가번호 5번, 나와주세요."

 

 난 리온에게 빌린 교복을 단정히 한 채, 무대로 나왔다. 그런데...

 

"어, 저건 임수현 아니야?"
"임수현 쟤 뭐야? 왜 저기에 여장 안하고 그대로 나왔어?"

 

 날 임수현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난 인사를 하였다.

 

"안녕하세요? 참가번호 5번, 민시훈이라고 합니다."

 

 난 원래 이름으로 인사를 하였다. 사실 다른 애들도 뭐, '정명숙', '최정민' 등 이름 바꾸고 그렇게 했으니...

 

"와... 저 남학생 진짜 임수현 닮았다."
"잠깐, 쟤 남학생으로 나온 거면... 원래는 여학생 아니야?"
"여학생? 그럼 누구야? 누가 남장을 하고 나온 거야?"

 

 다들 난리가 아니었다. 이 모습이... 내가 원했던 진짜 모습인 것을... 리온과 선화 말고는 아무도 모른다.
 대기실로 가는 도중이었다. 그런데...

 

"시훈이 형?"

 

 원준이였다. 이런, 이원준 얘가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지?

 

"시현이 보러 온 거야?"

 

 으이구, 시현이가 바로 나야!

 

"오늘은 그러고 보니 나도 시현이는 못 봤는데... 같이 찾아볼까?"
"아니야, 됐어."
"그런데... 형이 왜 우리 학교 교복을 입고 있는 거야? 우리 학교 학생도 아니면서..."

 

 이, 이를 어쩌지? 에라, 모르겠다!

 

"그건... 몰래 침입한 거다, 왜?"

 

 난 작은 목소리로 원준이에게 거짓말을 하였다.

 

"...그럼 어서 조심히 돌아가. 선생님께 들키면 큰일나니까."

 

 원준이는 이런 말을 믿고 있었다. 원준이는 주위를 살피며 날 교문까지 데려다 주었다.

 

"이제 가도 될 것 같아. 조심해서 가."

 

 야, 이 녀석아! 나 여기 학생이란 말야!!
 난 졸지에 학교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원준이 몰래 들어오느라 애를 썼다. 그리고 탈의실에 도착하여 여자 교복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본의 아니게 이번 여장 남장 콘테스트에서 내가 1등을 받게 되었다. 2박 3일의 축제는 그렇게 지나갔다.

 

"이야~. 민시현. 너 다시 봤어."
"남장이 어울리는 여자애는 네가 처음인 거 같더라."
"난 3반의 그 임수현 따라잡은 건 줄 알았다니깐..."

 

 졸지에 난 유명인사가 되어 버렸다.

 

"이, 임수현이라니... 난 임수현을 염두해서 나, 남장한 건 아니라고..."

 

 휴우~. 대체 난 임수현 닮은 꼴에서 언제 벗어나는 걸까? 며칠 후...

 

"자, 2학기 기말고사 일정이 나왔다."
"아~. 선생님~."
"어쩔 수 없잖아.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아무리 그래도 축제 후 기말고사라니...

 

"이미 수능을 치러 미리 기말고사를 본 2학년도 있으니, 이번 기말고사에는 2학년들과 시험을 보긴 해도, 그 수는 적을 거야. 그래서 감독은 더욱 강화된다. 모두 시험 때에 정정당당하게 보도록!"

 

 우리들은 시험 때까지 열심히 공부하였다. 시험 기간이 되었다.

 

"자, 답안지 걷는다."

 

 1교시 물리 시험이 끝났다. 뒷 줄에 있는 애가 답안지를 걷었다. 감독선생님께서는 답안지를 확인하시기 시작했다.

 

"응, '민시훈'? 1학년 5반에 민시훈이란 학생 있어?"
"아앗, 내 실수..."

 

 으악! 난 몰라... 실수로 내 본명을 써 버렸잖아... 난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민시현'으로 고쳤다. 쉬는 시간...

 

"민시현, 너도 참... 축제 이후로 설마 남장에 맛들린 거 아니야?"

 

 지수가 나에게 물었다. 얘가 지금 불난 데 부채질하고 있어!

 

"누, 누가 남장에 맛들렸대? 그럼 너는? 너도 수학여행 때 남장한 거 보니 잘 어울리더만."
"난 아니거든!"
"얘, 얘들아 싸우지 마. 아직 시험은 안 끝났잖아."

 

 그 때였다. 선화가 와서 우리 둘을 말렸다.

 

"민시현, 너 조기졸업 할거라며? 그럼 이럴 때가 아니지."

 

 그런데 선화가 나에게 갑자기 조기졸업 이야기를 하였다. 응? '조기졸업'? 맞다! 입학하기 전에 할아버지께서 내세우신 조건 중에 '조기졸업'이 있었지!

 

"아, 으응..."
"민시현이 조기졸업을?"
"이야~. 힘들겠는데?"
"2학년 끝나고 졸업하려면, 한 반에서 3등 안에는 들어야 할텐데..."

 

 역시 애들은 모두 의심을 하였다. 하아~. 초반에 내가 애들에게 공부 못 하는 애로 찍힌 건가?

 

"혹시 몰라? 진짜로 조기졸업할지?"

 

 갑자기 도혁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는 나에게 다가왔다.

 

"민시현, 너 조기졸업을 목표로 하는 거... 사실이지?"
"아, 으응..."

 

 결국 내가 조기졸업을 목표로 한다는 것을 모든 사람이 다 알게 되었다. 그렇게 1학년 마지막 시험도 끝이 났고, 며칠 후, 성적이 나왔다.

 

"뭐, 뭐야?"
"신도혁이 전교 1등이 아니야?"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야? 도혁이가 전교 1등이 아니라고?

 

"전교 2등이야. 그럼 1등은 누구지?"
"혹시 8반의 안시후 아니야?"
"아니면 3반의 임수현이라던가..."

 

 나와 닮았다고 하는 임수현이 전교 1등? 정말일까?

 

"안시후일 것 같은데?"
"아니야, 임수현이라니깐!"
"저기... 혹시 강진영 아니야?"

 

 진영이가? 대체 누가 이번에 전교 1등 자리를 도혁이에게서 빼앗은 걸까?
 잠시 후, 도혁이와 선화가 나에게 다가왔다. 그런데 같이 왔네?

 

"민시현, 너 성적 어떻게 나왔냐?"

 

 아, 맞다! 내 성적... 난 성적을 보았다.

 

"휴우~. 반에서 3등이야."
"잘 봤네? 전보다는..."

 

 하기야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성적은 할 말이 없지...

 

"민시현 너, 공부 진짜 열심히 했구나."
"어쩔 수 없잖아. 조기졸업 하려면..."
"어쨌거나 축하해. 1학기 중간고사에 비하면 엄청 발전한 거잖아."
"고맙다. 너희들."

 

 시간은 흘러 어느 덧 방학이 다가왔다. 방학식은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할 예정이었고, 1주일을 쉰 뒤, 1월 2일부터 보충수업을 할 거라고 하였다.

 

"자, 며칠 후면 기다리던 겨울방학이 올 것이다. 하지만, 곧 보충수업이 있는 것은 알고 있지?"
"아~. 선생님~~."
"자자, 진정하라고. 일반계 고등학생들도 하고 있어요. 하물며 우리 명성과학고등학교 학생들도 안할 수가 없잖아? 물론 보충수업은 의무는 아니야. 부득이한 경우로 빠질 사람은 안 해도 상관 없어."

 

 그러고 보니 보충수업을 듣게 되면, 계속 학교에서 생활하게 되겠지? 그렇게 하다가 실수로 다른 애들에게 내가 남자라는 거 들키게 되면...

 

"혹시 이번 겨울방학 때 보충수업 안 할 사람 있어?"

 

 난 손을 들었다. 이렇게 된 이상 집에서 편안하게 공부를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민시현, 너 정말로 안 하려고?"
"...네."
"왜? 이제 조금만 더 하면 앞으로 반에서 1등도 하고 상위권에도 들 수 있을텐데 어째서 보충수업을 안하려는 거야?"

 

 선생님께서 이해할 수 없는 듯이 물으셨다.

 

"그건... 사정이 있어서요."

 

 선생님, 저에겐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어요.
 조회 시간이 끝난 후, 선화가 나에게 다가와서 물었다.

 

"민시현, 왜 보충수업을 안 하려는 거야?"
"그래, 조금만 더 하면 2학년 때엔 상위권도 가능할텐데. 무슨 일 있어?"

 

 그러자 다른 애들까지 나에게 다가와서 물었다.

 

"혹시 학원이라도 다닐 생각이야?"
"학원만 가지고는 안돼. 괜히 마음이 흩뜨려진다고."
"나도 학원 수업 보다는 학교 수업이 더 잘 들어오는데..."
"그래, 그리고 우리 반에 여학생 하나 없어지는 게 얼마나 썰렁한지 알아?"

 

 승윤이의 말에 다른 애들이 물었다.

 

"어이, 임승윤. 그건 또 무슨 소리냐?"
"혹시 너 민시현 좋아하냐?"

 

 저기, 난 같은 남자끼리 안 좋아하거든.

 

"그, 그건 아니다."
"공부는 우리들이 도와줄테니까 보충수업 같이 받자."
"그래, 여기엔 전교 1등 신도혁도 있고 그러니까 공부가 더 잘 될거야."

 

 저기, 얘들아. 내가 없는 게 너희들 도와주는 거야... 혹시라도 너희들이 내 비밀을 알게 되면...

 

"저기, 이젠 전교 1등 아닌데..."

 

 그러자 도혁이가 분위기를 깨듯이 말을 하였다.

 

"뭐, 그래도 우리 반에서는 공부 제일 잘하잖아."

 

 휴우~. 난 결국 애들의 성화에 못 이겨 보충수업을 받기로 하였다. 24일, 드디어 겨울방학이 시작되었다. 방학식이 끝나고 모든 일정이 다 끝이 나자마자 난 짐을 챙겨서 집으로 갔다. 누나는 지금 뭐하고 있을까?

 

"누나! 나 왔어!!"

 

 그러자...

 

"시훈아, 별이와 프린세스 잠 깨겠다. 조용히 할 수 없니?"
"아, 미안해..."

 

 난 둘이 깨어나지 않게 조심스럽게 집으로 들어갔다.

 

"별이와 프린세스는 잘 지냈어?"
"응, 수능이 끝나니까 남는 건 시간 밖에 없더라고."
"그럼 친구들과 같이 놀러 다니고 해서 둘에게 신경 덜 쓰는 거 아니야?"
"아니야. 친구들도 별이와 프린세스 구경하러 온 적 많아."
"프린세스야 예뻐서 그렇겠지만, 별이는..."

 

 그러자...

 

"별이도 충분히 예뻐. 눈 하나 없다고 못난 건 아니잖아. 네 주위에 그런 친구가 있는데 누가 그런 소리를 해 봐. 얼마나 기분 나쁘겠어?"

 

 누나가 조심스럽게 얘기하였다. 내가 생각이 짧았다. 장애가 있다고 못난 건 아닌데...

 

"미안해."
"뭐, 나에게 미안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조심해."
"알았어. 아, 맞다! 누나는 대학교 어디로 갈 거야?"

 

 그러고 보니 며칠 전에 대입 원서접수를 했었지!

 

"글쎄... 일단은 안전한 곳 하나 넣고, 실력 비슷한 곳 하나, 그리고 내 가고 싶은 곳 하나 넣었긴 한데..."

 

 그러더니...

 

"시훈아, 넌 꼭 공부 열심히 해서 네가 가고 싶은 대학교로 가."

 

 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수능을 잘 못 본 걸까?

 

"그러고 보니 너는 보충수업 듣겠구나."
"휴우~. 사실 안 들으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지 뭐."
"열심히 해."

 

 크리스마스 이브여서 그런지, 할아버지께서 우리 집에 찾아오셨다.

 

"메리 크리스마스~."
"산타 할아버지?"

 

 그것도 산타 복장으로 말이다.

 

"자, 이건 세희 거. 내년에 대학 생활 열심히 하라고 주는 거야."
"감사합니다."

 

 물론 선물 주는 것도 잊지 않으셨다.

 

"이건 시훈이 거. 이제 2학년이 되겠구나. 열심히 하렴."
"네, 감사합니다."

 

 그 때였다. 갑자기 휴대폰에 문자 알림음이 들렸다. 누가 보냈는지 확인해 보았다.

 

[민시현, 메리 크리스마스. 앞으로도 잘 지내자고. - 신도혁]

 

 도혁이가 나에게 문자를 보내다니... 이게 무슨 일이래?

 

[민시현, 메리 크리스마스. 그런데 선물은 받을 수 있으려나? 착한 일 별로 안 한 거 같은데... - 강진영]

 

 강진영 이 녀석! 날 어린애 취급하고 있어! 게다가 뭐? 내가 착한 일 별로 안 했다고?
 누나 역시 친구들에게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친구들에게 문자 받았으면 답장을 해야지."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난 문자를 보냈다.

 

[도혁이도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강진영, 너나 잘하세요!]

 

 도혁이가 과연 문자를 볼까? 그런데 그 때...

 

[시훈이 형, 메리 크리스마스~! 항상 행복해야 해. - 이원준]

 

 원준이에게도 문자가 왔다. 물론 나도 답장을 보냈다.

 

[그래, 너도 메리 크리스마스다.]

 

 아, 리온도 있었지...

 

[리온, 메리 크리스마스~! 아, 프랑스어로는 뭐라고 하는지 몰라서 그냥 영어로 했다.]

 

 난 리온에게 문자를 보냈다. 잠시 후...

 

[그냥 편한 대로 해. 너도 메리 크리스마스다. - 오리온]

 

 녀석도 참... 시간은 흘러 어느 덧 한 해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나와 누나, 할아버지는 TV에서 나오는 연기대상을 보면서 새해를 맞이하고 있었다.

 

"올해는 꼭 ○○○가 대상 받았으면 좋겠다..."
"누난 공부하느라 TV 드라마도 안 봤을 거 아니야."
"수능 끝나고 봤거든."
"아, 네..."

 

 잠시 후, 새해를 맞이하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10, 9, 8, 7..."
"6, 5, 4..."
"3, 2, 1..."
"0!!!"
["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TV에서는 시상식 MC들이 새해 축하 인사를 하였다. 휴우~. 누나는 이제 20살, 난 18살... 아니지, 난 19살이 되는 거구나...

 

"새해 복 많이 받거라."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네."

 

 잠시 후, TV에서는 연기 대상 수상자가 밝혀졌다. 그는 드라마 촬영 스탭들, 자기 소속사 식구들, 자기 가족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며 마지막으로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말했다.

 

"아아... ○○○가 대상 받을 줄 알았는데..."

 

 누나가 아쉬워하였다. 누나가 말한 그 연예인은 남자 최우수상에서 멈추었다. 어쨌거나 새해가 시작되었다.
 아침이 되었다. 난 잠에서 깨어났다.

 

"시훈아, 떡국 먹자."

 

 누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주방으로 나오니 누나가 할아버지 것과 같이 떡국을 뜨고 있었다.

 

"시훈이 잘 잤니?"
"네."

 

 우리들은 떡국을 먹었다.

 

"세희 요리 솜씨가 많이 늘어가는 구나. 이젠 시집가도 되겠는걸?"
"에이~. 할아버지, 전 아직 멀었어요."

 

 떡국을 먹은 뒤, 난 휴대폰으로 리온에게 문자를 보내려고 하였다. 그런데...

 

[새해 복 많이 받아. 그리고 내일 학교에서 보자. - 신도혁]

 

 도혁이에게 문자가 왔다. 난 도혁이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래, 도혁이도...]

 

 문자를 보낸 뒤에 휴대폰을 내려놓는 순간, 갑자기 또 문자 알림음이 들렸다.

 

[시훈이 형, 새해 복 많이 받아. 이제 형은... 19살인가? - 이원준]

 

 못 살아... 원준이에게 온 문자였다.

 

[그래, 너도 새해 복 많이 받아.]

 

 난 원준이에게 답장을 보냈다. 그런데 한참 있다가 또 문자 알림음이 들렸다.

 

[민시현, 새해 복 많이 받아. - 선화 - - 010-OXOX-#$!@]

 

 '선화'? 내가 아는 애들 중에 선화라면... 장선화?
 난 놀라서 답장을 보냈다.

 

[내 전화번호는 어떻게 알았어?]

 

 그러자...

 

[신도혁에게 물어봤어.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문자 보내고 싶었는데 전화번호를 알 수 있어야지. - 010-OXOX-#$!@]

 

 도혁이에게 알았구나. 휴우~. 난 또 얘가 나 스토킹하는 줄 알았네.

 

[그렇구나. 그래, 장선화도 새해 복 많이 받아.]

 

 그러고 보니 난 여태껏 선화 연락처도 몰랐네.
 아, 리온에게 문자 보내야지... 난 리온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러더니...

 

[그래, 새해 복 많이 받고, 나 없는 명성과학고등학교 잘 부탁한다. - 오리온]

 

 리온... 너, 우리 학교를 많이 좋아하는 구나...
 시간은 흘러 휴식은 끝이 났다. 난 내일부터 시작하는 보충수업 때문에 학교로 돌아가야 했다. 할아버지 역시 내일부터 일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돌아가야 했다.

 

"시훈아, 보충수업 잘 받아."
"알았다고."
"할아버지, 그럼 또 오세요."
"그래, 알았다."

 

 나와 할아버지는 학교로 돌아갔다.

 

"시훈아, 올해도 잘 해보자."
"네, 알았어요."

 

 난 할아버지와 헤어지고 내 기숙사 방으로 돌아갔다. 이제 곧 2학년이 되겠구나. 원래대로라면 난 3학년이 되어야 하지만, 재수를 해서 2학년이 되는 것이다.
 휴우~. 보충수업 도중에는 제발 문제가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데...

 

==================================================================================

 

네, 참고로 시현 편에서는 그냥 제 멋대로 '이야기하지 않는다'를 선택해 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ㅠㅠ 여러분들 말 무시하려는 건 아니었지만...

어느 덧 다다음 이야기가 마지막이군요. (Side A를 봐서)

그럼 전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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