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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녕하세요?

휴우~. 겨우 로그인이 되는 군요.

아니, 뭔 인증서가 어쩌구저쩌구 하는데... 방법이 없고 ㅠㅠ

접속하는 데에 몇 분이 걸리니... 이러다가 예정된 날에 완결하긴 힘들 것 같네요.

그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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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떠나기 싫어

 

 시훈이가 왔다 간 뒤, 엄마가 나에게 할 말이 있다고 말했다.

 

"리온..."
"왜 그러세요?"

 

 뭔가 할 말이 있어 보이는 말투였다.

 

"전에 엄마가 한 말 기억하고 있니?"

 

 엄마가 한 말? 혹시 나에게 프랑스로 가라는 거 이야기하는 거 아닐까?

 

"엄마, 설마..."
"그래, 붕대 풀면 프랑스로 갈 준비해."
"엄마."
"리온, 난 널 위해서 이러는 거야. 네가 그 수능이라는 거에 목숨을 걸지만 않았더라면 이 지경까지 가지 않았을 거 아니니?"

 

 엄만 내가 눈이 안 보이게 된 게 수능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는 건가?

 

"저, 엄마, 내가 눈이 이상한 건 수능 이전에도 그랬어요. 전에 중학교 때 눈을 다친 것 때문에 눈에 이상이 생겼다고 의사 선생님께서 했잖아요."
"하지만 네가 수능 볼 때까지는 수술을 미루겠다고 해서 이 지경까지 온 거 아니야? 난 이번에는 양보 못 해. 지금이라도 당장 내가 학교로 가서 그... 뭐지? 학교 그만 두겠다고 하는 거?"
"엄마, 이제 그만 해요."

 

 난 엄마를 말리려고 하였다.

 

"내가 너였다면 수능을 포기하고 눈 치료에 신경을 썼을 거야. 까짓거, 그 수능이 뭐라고..."
"엄마, 여기서 수능은 단순한 시험이 아니에요. 사람의 미래가 달려 있는 거라고요."
"리온, 프랑스에서는 여기처럼 그렇게 머리 터지도록 공부하지 않고도 대학교에 잘 가. 다만 대학교에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게 있지만..."
"엄마, 여긴 프랑스가 아니잖아요."

 

 어느 새 난 엄마와 다투고 있었다.

 

"휴우~. 너 눈 때문에 더 이상은 말 안 하겠어. 일단 스트레스 받지 않게 푹 쉬어."

 

 엄마의 목소리는 그 이후로는 들리지 않았다.
 휴우~. 너무하네 정말. 내가 한국에 남아 있으려는 이유를 엄마는 모르시는 건가?
 한국 사람이 한국에서 대학을 간다는데 반대하는 이유는 없잖아. 또 학교가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고. 게다가 학교에서 사귄 친구들은 오래 가고...
 프랑스로 가면, 모든 것을 다 새로 시작해야 하는데...
 초등학교 때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나와 드리는 모든 것을 다 새로 시작해야 했다. 프랑스에 있던 친구들과도 모두 헤어졌고, 새 친구를 사귀는 데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나와 드리는 국제중학교로 진학을 한 것이다. 거기에는 외국인들도 많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난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청소년이다. 언제까지 외국 친구들과만 어울릴 수만은 없었다. 한국 친구들을 사귀기 위해 노력했고, 아빠를 닮고 싶어서 난 천문대가 있는 과학고를 고르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내가 지원한 곳이 바로 명성과학고등학교였다.
 거기서 난 1학년 때, 이동 수업 시간에 옆반의 한 친구를 만나서 친해지게 되었다. 그 아이가 바로 권영준이다. 그리고 2학년

때, 다른 반이지만 같은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친구가 된 아이가 있다. 내가 외국에서 산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더욱 나에게 관심을 보이는 친구...
 그 아이는 바로...

 

"리온, 잘 있었어?"

 

 어느 새 시간이 흘러 버렸군. 신우가 문병을 왔다.

 

"아, 불쌍한 리온... 올해 축제 재미있었는데..."
"수능 본 애들 기말고사 끝나고 하는 축제라서 더 재미있었겠지."
"뭐, 어쨌거나..."

 

 영준이도 와 있었네.

 

"리온, 1년 휴학하면... 내 후배가 되는 거네?"
"그렇게 된다."
"후훗, 1년만 기다리고 있을게. 후배 대접 잘~ 해 줄테니까."

 

 영준이는 여전했다. 하지만...

 

'"...아예 프랑스에서 학교를 다닐래? 거기는 여기 한국보다는 대학을 다니기는 쉽잖아."'
'"리온, 난 널 위해서 이러는 거야. 네가 그 수능이라는 거에 목숨을 걸지만 않았더라면 이 지경까지 가지 않았을 거 아니니?"'

 

 휴우~. 엄마의 그 말들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런 애들을 두고 어떻게 프랑스로 가란 말이야?
 비록 한국에 있는 대학교로 가기가 힘이 들긴 하지만, 이런 친구들이 있어서 혼자 힘들지는 않다는 걸 엄마는 모르는 걸까?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

 

 얼마나 지났을까? 애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아, 난 눈이 안 보여서 더욱 몰랐다.

 

"그럼 우린 갈게."
"잘 있어. 나중에 또 올게."
"그래, 잘 가."

 

 두 사람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아무리도 병실을 나간 것 같다.
 엄마에게 내 마음을 말해야 하겠지? 나에겐 저 두 친구가 있으니까 한국에 남아 있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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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리온 편에서 갈등이 생겼군요.

사소해 보이겠지만, 리온에겐 큰 고민입니다.

현재 상황을 보니 27화에서 한 설문조사의 결과, '한국에 있겠다'가 앞서고 있습니다.

언제까진지는 모르겠지만, 설문조사는 아직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시현 편으로 넘어갈까요? 그러고 보니 오늘도 분량 조절에 실패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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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이제 고백할까?

 

 다음 날, 난 만반의 준비를 하고 명성과학고등학교 교문 앞에 섰다. 다른 사람들의 눈도 있으니 일부러 저녁에 나섰다.
 난 슬쩍 학교 안을 보았다. 학교는 평화로워 보였다. 그런데 난 어떤 여학생과 눈이 마주쳐 버렸다.

 

'자, 장선화?'

 

 난 얼른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자, 잠깐만 기다려!"

 

 선화가 소리쳤다. 난 얼른 선화를 따돌리기 위해 있는 힘껏 뛰었다. 하지만 횡단보도 앞에 하필이면 빨간불이 켜져 버렸다. 이런,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건널 수 있었을텐데...
 그 때였다. 갑자기 누군가가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헥헥... 찾았다..."

 

 난 뒤를 돌아보았다. 으악! 나, 나 잡힌 거야?

 

"자, 장선화?"
"대, 대체 왜 도망가는 거야? 나와 얘기 좀 하자."
"저, 저... 나, 나는..."

 

 미, 미안해. 속이려고 한 건 아닌데...

 

"일단 학교로 돌아와. 뒷일은 그 때 생각하고."
"저, 나 이 꼴로 학교 못 가. 그리고..."

 

 혹시라도 도혁이가 나에 대해 알고 있으면 곤란하였다. 그러자 선화는 나를 데리고 근처에 있는 카페로 갔다.

 

"여긴 우리 학교 학생이 없으니까 맘 편히 얘기해."

 

 주위를 둘러보니 마침 우리 학교 학생은 우리 둘 밖에 없었다. 선화는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대체... 왜 그랬어?"

 

 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째서... 남자인 네가 여장을 하고 있는 거야? 아니지, 그것보다... 수학여행 때... 우리들 옷 벗고 그러는 거 봤어?"
"그, 그건 못 봤어."
"정말이야? 설마 봐 놓고서 거짓말하는 거 아니야?"
"정말이야. 나... 절대로 본 적 없어."

 

 사나이 민시훈, 절대로 여자애들 옷 벗고 그러는 거 볼 사람은 아니라고...

 

"그래, 그럼 안 봤다고 치고,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야?"
"그, 그건..."
"아니, 남자라면 남자 교복을 입고 다녀야지. 어째서 여자처럼 지내고 그랬냐고?"

 

 꼭 이유를 말해야 하는 걸까? 이유를 말하면... 선화가 이해해 줄까?
 난 고민하다가 결국 이유를 말하기로 하였다.

 

"...가고 싶었어."
"뭐?"
"나... 과학고에 가고 싶었어."
"과학고와 여장이 뭔 상관인데?"

 

 선화는 역시 이해를 못하는 눈치였다.

 

"너희들처럼 공부 잘하는 애들은 내 마음을 몰라. 나... 아무리 해도 과학고엔 못 들어갔어. 재수를 해도 결국엔 떨어졌어. 그렇다고 해서 삼수까지 하긴 좀 그렇더라. 그러던 어느 날, 이 학교에 여학생이 미달이라는 걸 들었지. 그래서... 여장을 하게 되었어."
"그래서... 너의 할아버지 빽으로 여장해서 들어갔다는 거야?"

 

 그러자 선화가 심기가 불편한 듯이 물었다.

 

"할아버지도 나 여장해서 들어온 건 꿈에도 모르셨어. 난 단지... 과학고에 가고 싶었으니까..."
"그, 그렇다고 그런 짓을 벌이다니... 제대로 들어온 애들에게 미안하지 않아?"

 

 분명히 선화는 화가 난 목소리였다.

 

"미, 미안해... 하지만 나도 노력 많이 했어. 나도 두 번이나 공부 열심히 했어. 하지만 떨어졌는걸..."

 

 미안해... 이런 이기적인 날 용서해 줘...
 지금은 그렇게 선화에게 빌고 싶었다. 그러자...

 

"... 일단 학교로 돌아와."

 

 선화의 말은 의외였다.

 

"장선화..."
"이대로 도망치기만 할 거야? 어떻게든 학교로 돌아와서 해결은 봐야 할 거 아니야?"
"하, 하지만..."

 

 내가 학교로 가면 도혁이도 있고 진영이들도 있을텐데... 그들이 내가 남자라는 사실... 아, 진영이는 모르지. 어쨌거나 친구들이 내가 남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지도 모를텐데...

 

"신도혁이나 다른 애들에겐 비밀로 해줄게. 그러니 내일 학교에 나와 줘."

 

 잠깐! '비밀로 한다'고? 그럼 도혁이는 모른다는 거야?
 그럼... 내가 남자라는 걸 알고 있는 사람은 리온과 선화 밖에는 없는 건가?

 

"저, 민시... 아니지, 이젠 시훈이 오빠인가?"
"펴, 평소대로 민시현이라고 불러."

 

 얘, 얘가 갑자기 왜 나에게 오빠라고 부르는 거야? 부담스럽게...

 

"그래, 민시현. 난 기다릴게. 오늘은 이만 늦었으니까 내일 학교에서 보자."

 

 선화는 이 말을 하고 뛰어갔다. 다행히 우리는 아무 것도 시키지 않고 그냥 자리에만 앉아 있었기 때문에 돈은 내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인 건... 도혁이가 내 정체를 모른다는 것이다.
 난 얼른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짐을 싸기 시작했다.

 

'"신도혁이나 다른 애들에겐 비밀로 해줄게. 그러니 내일 학교에 나와 줘."'

 

 도혁이는 모른다. 선화가 분명히 비밀로 해 줄거야...
 난 선화를 믿기로 하였다. 그래, 나 학교로 돌아갈 거야.

 

"다녀왔어... 시훈아."

 

 누나가 마침 학교에서 돌아왔다. 수능이 얼마 안 남았는데 평소보다 일찍 왔네?

 

"아, 누나. 인사는 하고 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래, 이제 학교로 돌아가려고?"
"응, 일단은 마저 끝을 맺어야 할 게 있으니까."
"그래, 잘 갔다 와."

 

 난 누나의 배웅을 받고 학교로 향했다. 난 기숙사로 돌아왔고, 그립던 지하 방으로 돌아왔다.

 이제 내일은 새로워 지겠지?
 다음 날 아침이 되었다. 그런데 난 늦잠을 자버리는 바람에 제대로 못 씻고 옷을 입고 얼른 교실로 뛰어갔다.

 

"우와아~. 늦었다~!!"

 

 난 문을 확 열었다. 그러자...

 

"미, 민시현?"
"시현아..."

 

 다들 날 쳐다보았다. 선생님께서 없으신 거 보니, 다행히 늦지는 않은 것 같았다.

 

"야, 민시현. 너 왜 지금 나타난 거야?"
"시현아, 너 이제 괜찮아?"

 

 갑자기 내 주위로 다른 애들이 몰려들었다.

 

"장선화와 같이 납치당했다며?"
"그 충격으로 1주일 넘게 결석했다며?"
"이젠 괜찮은 거지?"

 

 다들 내가 납치 후유증 때문에 결석한 걸로 알고 있잖아?

 

"으, 으응... 나, 나는 괜찮아..."

 

 난 얼떨결에 그렇게 대답했다. 자리로 돌아가는 데 누군가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미, 민시현... 너..."

 

 난 목소리가 난 쪽을 보았다.

 

"도, 도혁아..."
"그 동안 뭐하고 있었던 거야? 나와 다른 애들이 얼마나 걱정했는 지 알아? 네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했다고."

 

 다행히 도혁이는 선화의 말대로 내가 남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미, 미안해... 그 동안 나오지 못해서...
 난 네가 날 싫어할 줄 알았어... 내가 남자라는 사실을 알고 네가 나를 미워할 줄 알았어...
 어쨌거나 모두 원래대로 돌아왔다. 주말이 되자, 난 빵집에서 합격엿 세트를 사고 집으로 돌아갔다.

 

"이게 뭐야?"
"누나 시험 잘 보라고 내가 돈 좀 썼지."

 

 그 동안 프린세스와 별이를 보살피느라 공부하느라 애쓴 누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시간은 흘러 어느 덧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수능 시험 잘 봐."
"그래, 너도 학교 생활 잘 하고."

 

 그 사건 이후로 누나와의 사이는 오히려 좋아진 것 같았다. 그리고 며칠 후, 수능날이 다가왔다. 우리 1학년들은 모두 수능을 보기 위한 선배들을 위해서 이른 아침부터 수험장에 나와 있었다. 아, 물론 누나에게도 응원 메시지 날리는 건 잊지 않았다.

 

[누나, 수능 잘 보고 아는 문제일수록 침착하게 잘 풀어.]

 

 문자를 다 보낸 뒤, 잠시 후에 우리 학교 학생들의 모습이 보였다. 거기에는 리온도 있었는데...

 

"아, 리온이다. 리온~. 수능 잘 봐~."

 

 다행히 리온은 수험장에 모습을 나타내었다.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야...

 

"미, 민시현! 선배에게 무슨 무례야?"

 

 그러자 도혁이가 놀라면서 날 다그쳤다.

 

"괜찮아. 리온은 그런 거 신경 안 써."

 

 신도혁, 사실 난 리온과 동갑이거든. 그러자 리온이 날 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수험장 안으로 들어갔다.

 수험생들이 모두 수험장 안으로 들어간 뒤, 우리들은 학교로 돌아왔다. 누나나 리온은 시험을 잘 볼 수 있을까?
 며칠 후, 수능을 본 선배들의 기말고사 기간이 되었다. 한편, 우리들은 점점 축제 준비로 바빠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말야. 이번 축제에 또 여장 남장 한댄다!"
"뭐야?"

 

 이번 축제에도 남장 여장 콘테스트를 한다고?

 

"여장 남장이면... 우승은 우리 쪽이 따 놓은 거나 마찬가지네. 여기 강씨 남매 있잖아."
"누, 누가 남매라는 거야? 남매가 아니라 사촌이라고!"

 

 그러자 진규와 지수가 발끈하였다.

 

"난 절대로 여장 안해!"
"누가 할 소리? 나도 절대로 남장같은 거 다시는 안 할 거야!!"

 

 두 사람의 반발에 진성이가 당황해 하면서 말을 하였다.

 

"아, 이번에는 특별히 한 사람만 하면 되는 거야. 그럼 진규와 지수가 가위바위보로 결정하는게..."

 

 그러자 지수가 말을 하였다.

 

"이, 이번엔 다른 애로 하자고. 아, 임승윤 어때?"
"내, 내가? 시, 싫어! 내가 왜?"

 

 임승윤 역시 반발하였다. 그럼 할 사람이 없을텐데...

 

"네가 하면 되겠네."

 

 또 다른 시훈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 녀석, 한동안 조용했었는데...

 

"네가 진정 원하는 모습... 지금 기회에 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어때? 여장한 민시현이 아니라 진짜 남학생인 민시훈의 모습으로 말이야."

 

 진짜 내 모습... 그래, 이제 내 진짜 모습을 보여줄 때가 된 것 같군. 내가 여장하기 전에 꿈꿔왔던 과학고 남학생의 모습을 말이야...
 날 다시 학교로 데리고 온 선화에게 고마웠다. 이제 그 애에게 내가 꿈꾼 그 모습을 보여줄 차례야.

 

"내가 할게."

 

 그러자 다들 놀란 눈치를 보였다.
 
"민시현이?"
"시현아, 괜찮겠어?"
"한번 해 보고 싶어서..."

 

 그래,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거야.

 

"시현아~. 정말 고마워..."

 

 그러자 진규와 승윤이가 갑자기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현이에게 남장이 어울릴까?"
"한번 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일 것 같은데, 하게 하자."
"그럼... 남장 여장 콘테스트에는 시현이가 나가기로 하는 거다."

 

 결국 그렇게 된 것이다. 여장하기 전에 꿈꿔왔던 과학고 남학생의 모습이라... 그럼 일단 남자 교복부터 준비해야 겠군.
 리온에게 한번 물어볼까? 난 2학년 1반으로 갔다.

 

"리온~!"

 

 그런데 교실 안에는 리온이 보이지 않았다. 화장실에 갔나?

 

"어? 너는..."

 

 갑자기 2학년 중에서 누군가가 날 보고 말했다.

 

"전에도 리온 찾으면서 그냥 이름만 불렀던 그 버르장머리 없는 1학년 후배 아니야?"

 

 난 그의 이름을 보았다. '권영준 Youngjun Kwon' 이라고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영준아, 무슨 일이야?"

 

 뒤 이어서 누군가가 교실 문 근처로 다가왔다.

 

"아, 저기... 리온... 선배 있어요?"

 

 영준이가 째려보는 바람에 난 졸지에 '선배'라는 말을 쓰게 되어 버렸다. 치, 나 알고보면 너와 동갑이라고.

 

"그게..."
"리온... 수능 때 갑자기 눈이 안 좋아져서 지금 병원에 있어."

 

 영준이의 옆에 있던 한 남학생이 말을 하였다.

 

"오늘 아침에 리온의 아빠라는 사람이 오셔서 휴학계를 대신 내셨어. 리온은 이제 이 교실에 없어."
"영준아, 그게 사실이야?"

 

 그러자 영준이보다 키가 작은 옆의 그 남학생이 놀라면서 말을 하였다.

 

"불쌍한 리온... 휴학까지 할 정도로 심각하다니..."
"윤신우, 너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야? 아저씨께서 그러시는데 수술하면 괜찮아 질거래.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저 두 사람... 리온의 절친인 것 같았다.

 

"저기, 그럼... 리온이 어느 병원에 입원해 있는지 알아?"
"이거 얘기하면 리온이 싫어하지 않을까?"
"괜찮을 거야. 보아하니 리온과 친한 거 같잖아."
"그래도... 친한 사람일 수록 오히려 얘기를 잘 안하지 않아?"

 

 신우란 남학생은 신중한 성격인 것 같다. 그러자 영준이가 뭔가를 적었다.

 

"OO종합병원이라고, 408호 병실이야."

 

 영준이는 쪽지를 나에게 건네주었다. 여기에 리온이 입원해 있단 말이지...
 그 주 주말, 난 리온이 입원한 병원으로 갈 준비를 하였다.

 

"시훈아, 어디 가려고?"
"응, 리온에게."
"리온?"

"지금 사정상 병원에 있대. 문병 가려고."

"그, 그래... 아니지, 나도 같이 가자."

 

 누나가 말했다. 그러자...

 

"아니야. 누나는 쉬어. 나 혼자 갈 수 있어. 다음에 같이 가자."

"... 그래, 꼭이다."

 

 난 누나를 집에 두고 혼자 병원으로 갔다. 영준이가 준 쪽지를 따라 병실에 도착했다.

 

"리온 있어요?"

 

 마침 근처에 리온의 엄마가 계셨다.

 

"그래, 여기..."

 

 난 리온의 병실로 들어갔다. 리온은 지금 눈을 붕대로 감고 있었다. 눈은 많이 안 좋은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전에 영준이가 수술 이야기를 했는데, 수술을 한 건가?

 

"리온, 괜찮아?"
"여긴 어떻게..."

 

 리온이 놀라는 말투로 말했다. 내가 올 걸 전혀 모르고 있었나 보다.

 

"너네 반의 영준이와 다른 반 친구에게 들었어. 너... 휴학했다며?"
"응... 회복하고 적응하는 데에 시간이 걸릴 거 같아서..."

 

 다행히 영준이를 나무라지는 않았다. 난 리온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리온... 나 너에게 부탁해도 될까?"
"뭔데?"
"나... 네 교복 좀 빌려도 돼?"
"교복은 왜?"

 

 사실 난 리온에게 말해서 아는 선배에게 교복 좀 빌려달라고 부탁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리온이 휴학을 한다고 하니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대신 리온의 교복을 빌리기로 하였다.

 

"... 이번에 축제에서 입으려고."

 

 난 주위를 둘러보았고 리온의 귀에 속닥였다.

 

"내가 남장하게 되었거든. 게다가 나 우리 학교 남자 교복을 입어본 적이 없으니까..."

 

 난 명성과고의 학생이면서 제대로 남자 교복을 입어본 적도 없었다. 여장 때문에 여자 교복만 입고 다녔었지. 몰래라도 남자 교복을 입은 적은 한번도 없었다.

 

"좋아. 대신에 깨끗하게 돌려줘야 한다. 그런데... 사이즈가 맞으려나?"

 

 의외로 리온은 쉽게 허락해 줬다.

 

"그건 내가 알아서 할게."
"교복 줄이거나 그러지는 말고. 나 1년 후에 입을 수도 있으니까."
"알았다니깐..."
"교복은 우리 집의 내 방에 있어. 주소 가르쳐 줄게."

 

 난 리온에게 집 주소를 알아냈다.

 

"고마워, 그럼 얼른 나아."
"잘 가."

 

 난 리온의 병실을 나섰다.

 

"리온의 집까지는 내가 데려다 줄게."
"괜찮아요. 여기 주소 적어뒀어요."
"그래도 같이 가자. 리온의 집에는 처음 가잖니."

 

 그러고 보니 중학교 때부터 알면서 리온의 집에 가 본 적도 없었네. 난 리온의 엄마와 함께 리온의 집에 도착하였다.
 리온의 엄마는 프랑스에서 한 미모 하신 것 같으셨다.

 

"빈 손으로 와서 죄송합니다."
"아니야, 괜찮아. 리온 교복 찾으러 왔지? 갖다 줄게."

 

 난 리온의 집을 둘러보았다. 인테리어가 프랑스 스타일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한국적인 모습도 있네...

 

"자, 여기 있단다."
"감사합니다. 깨끗이 빨아서 갖다 줄게요."

 

 그러자...

 

"몸에 너무 딱 달라붙게 입지는 말고. 아무래도 교복 너무 줄여서 교복 단속 피하려고 하는 거 같은데..."
"저, 아, 아줌마... 저 그런 애 아니에요..."

 

 헉! 리온 엄마가 날 교복 줄여입는 애 취급하고 있었다...

 

"교복은 너한테 맞춰."
"아, 아줌마. 하지만 이건 리온이 복학하면 입을 건데..."
"...리온... 프랑스로 보낼 생각이다."

 

 뭐? 리, 리온을 프랑스로 보낸다고?

 

"아줌마... 그게 무슨..."
"리온을 위해서야. 한국에서 고생하면서 대학교에 들어가도 비싼 등록금에, 취직도 잘 안 될거고..."

 

 이, 이 아줌마, 완전히 한국사람 다 되었네...

 

"하지만... 리온이 그러고 싶대요?"
"뭐?"
"리온이... 직접 프랑스로 가고 싶다고 했어요?"

 

 그러자...

 

"리온을 설득하도록 해야지."

 

 리온의 엄마도 참 고집이 세신 편 같다. 하지만, 리온이 가기 싫다면 어쩌시려고...
 시간은 흘러 축제날이 다가왔다. 그런데 난 거기서 엄청난 것을 발견하였다.

 

퍼억~!
"와아~."
"8, 815점..."
"시, 신기록이야..."

 

 공부만 할 줄 알았던 임수현이 펀치 머신에 강펀치를 날린 것이었다.

 

"에... 우,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나 그렇게 무식하게 주먹만 휘두르는 녀석 아니라고."

 

 지, 지금 하는 말을 누가 믿겠어? 그 옆에는 원준이가 놀란 듯이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수헌이, 대단한데~?"
"운이 좋았다고 했잖아."

 

 옆에 있는 여자애가 임수현에게 붙었다. 이봐, 임수현. 815점은 운이 아무리 좋아도 나오기 힘든 기록이라고...

 임수현은 그 여자애와 함께 가 버렸다. 내가 원준이에게 다가가자...

 

"임수현 쟤 말이야... 중학교 때, 주먹도 썼나봐."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았다.

 

"아, 5반 반장. 여기엔 웬일이야?"
"지나가다가 봤어. 아까 그 애가 임수현이지?"
"응, 맞아. 왜? 관심 있어?"
"아, 아니야. 그런 건..."

 

 얘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안 그래도 내가 저 임수현과 닮았다고 해서 요새 스트레스 받고 있는데...

 

"근데 전에 병원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았는데..."
"'병원'? 난 너에게 병원 얘기 안 했었는데..."

 

 아, 맞다! 나 지금 시현이었지...

 

"오빠에게 들었구나. 그 때, 사정이 있어서 병원에 간 거야. 어디 좀 다쳐서 말야."
"...지금은 괜찮아?"
"그럼, 괜찮지."

 

 괜찮으면 다행이다. 1일 째에는 오후의 장기자랑 말고는 아무 특별한 일은 없었다. 난 다음 날에 할 여장 남장 콘테스트를 위해 리온에게서 빌린 교복을 입어 보았다.

 

"흐음... 역시 크긴 크네..."

 

 리온이 키가 크다 보니까 옷은 완전히 힙합 스타일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고 손을 대면 리온이 싫어할텐데...
 난 옷을 갈아입고 옷핀을 사러 갔다. 이걸로 임시방편은 되겠지?
 그러고 보니...

 

'"미, 미안하다. 민시훈."'
'"야, 얼른 벗어라. 남자끼리 사귄다는 오해 받기 싫으면."'
'"그, 그 쪽은 우리 학교 선배가 아니잖아."'

 

 처음 그 녀석을 만났을 땐, 정말 악연이라 생각했지.

 

'"민시훈...... 너네 오빠지?"'
'"오빠에게 전해 줘. 주민등록증 관리 잘하라고."'
'"아니,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우리 친하게 지내자고."'
'"나도 형 동생같은 여동생 하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냥 편한 동생이라고 생각해. 어차피 형 여동생과 동갑이니까..."'
'"...한국에 돌아가면 연락해. 언제 나와 함께 밥 한끼 먹자고."'

 

 뭐, 처음엔 철도 없고 형제자매도 없어서 그렇게 천방지축인가 했었지.

 

'"오늘은 내가 형이 생긴 기념으로 그 동안 형이 없어서 못 해봤던 거 다 해보고 싶어서."'
'"난 형이나 누나, 동생도 없는 외동아들이라서 형이나 누나, 동생이 있는 애들이 부러웠거든. 같이 놀고 그러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부러웠는데..."'

 

 외동이라 더 날 형처럼 여겼었지.

 

'"그런데 당신은 누군데 보자마자 반말인 거죠?"'
'"OOO이 누구죠? 처음 듣는 이름인데요?"'

 

 그 폭주족 녀석에게도 꿀리지 않는 용기도 있었지. 그게 날 지켜주려고 했던 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 그러고 보니... 그 사건 때, 누가 신고를 했었던 거지? 도혁이와 같이 있었던 애들 중에서... 그래, 진영이에게 문자 보내보

자.

 

[진영아, 지금 시간 있어?]

 

 그러자...

 

[왜? 무슨 일인데? - 강진영]

 

 문자가 왔다.

 

[뭐 물어볼 게 있어서 그래. 전에 문 닫힌 도장에 경찰들이 왔잖아. 그런데 그거 누가 신고한 거야?]

 

 그러자...

 

[신고는 조준겸이 했어. - 강진영]

 

 조준겸? 누구지?

 

[그런데 그 조준겸도 알고보니 이원준의 부탁으로 신고한 거야.  이원준이 자기 위치를 알려준 뒤에 10분이 지나도 연락이 없으면 신고해 달라고 조준겸에게 부탁했거든. - 강진영]

 

 뭐, 뭐라고? 그, 그렇다면... 내가 납치 당했을 때 원준이도 같이 왔었단 말야? 그런데 왜 보이지 않았던 거지?

 

[사실 그 때, 도혁이 뿐만 아니라 이원준도 부상을 입고 그랬어.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아마 널 구하려다가 그렇게 된 것 같아. - 강진영]

 

 나, 날 구하려고 다쳤다고?

 

'["이원준 환자, 의사선생님 오셨습니다."]'
'"오빠에게 들었구나. 그 때, 사정이 있어서 병원에 간 거야. 어디 좀 다쳐서 말야."'

 

 그, 그 사정이... 날 구하러 갔다가 다친 거였어?
 이원준, 너... 내가 어떤 애인지도 모르고 그런 무모한 짓을 했단 말야?
 나, 난... 네가 어떻게 생각하는 지는 모르지만, 너 안 좋아해. 남자인 내가 어떻게 널 좋아하겠어?
 불쌍한 녀석... 겨우 나 때문에 이런 무모한 짓을...

 

==================================================================================

 

그러고 보니 명성과고 이야기에서는 오해가 꼬리를 무는 군요.

처음엔 은영이가 진영이를, 이젠 진영이가 시현이를 과거에 좀 주먹 쓴 애로 오해하고 있네요.

네, 이번에는 시현 편의 결말을 정하는 중요한 설문조사입니다.

(설문조사 기능이 안돼서 ㅠㅠ)

 

내가 만약 시현이라면?

1. 원준이에게라도 진실을 이야기한다.

2. 이야기하지 않는다.

3. 기타(의견을 적어 주세요)

 

답글에 이유와 함께 번호를 적어 주세요. 그럼 전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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