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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묘하군요.

 마차 안에서 펠리테가 배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앞으로의 여정은 마계의 사신을 잡는 것도 목적이지만 마계로 가는 준비를 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입니다.

 라루테가 바닥을 보고 말했다. 잠깐의 전투였지만 그 후부터 쭉 그녀는 아주 피곤해보였다.

 테이데스도 그럼 그 이유로 가는 것인가요?

 가장 구석에 앉아 대화를 경청하던 데이지가 고개를 숙여 옆 자리의 라루테를 바라보고 물었다. 그러자 라루테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거 외에 다른 목적으로 이동하는 것은 사치가 아닐까요?

 라루테가 말했다.

 그러니까, 지금 테이데스로 가는 이유는 사신때문인가요 아니면 마검 때문인가요?

 데이지가 눈치를 보다 조심스럽게 물었다.

 마검?

 라루테가 다시 한번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어렸을 때 들었어요. 테이데스에는 악마의 힘을 봉인한 마검이 있다고.

 데이지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지옥에서 온 악마가 두고 간 마검! 그 검이 있다면 마왕도 이길 수 있지 않을까요?

 그녀는 과장된 손 동작을 하며 설명했다.

 흥미롭군요. 여러분들도 알고 있었나요?

 맞은편 마차의 출구 쪽에 앉아 있는 크리스를 보고 라루테가 물었다. 라루테가 자신을 본다는 것을 알자 크리스는 놀라 몸이 잠깐 경직 되었다. 세디에서 전투가 있은 후부터 크리스는 라루테를 볼 때 혹은, 라루테가 자신을 볼 때 긴장을 하는 이상한 반응을 보였다.

 테이데스의 마검…… 검 얘기가 나올 때 가끔 들은 것 같기도 하고……”

 크리스가 말끝을 흐리며 말했다.

 가서 확인해보죠.

 그렇게 말을 마친후 라루테는 고개를 숙이고 졸기 시작했다. 조용한 마차 안에는 그 이 후 한참동안 대화가 없었고 그녀와 데이지는 숙면을 취하며 머리를 기댔다. 크리스도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그때 펠리테는 중앙에 있는 자신의 가방에서 두루마리를 꺼냈다.

“뭡니까?

 맞은편에서 깨어있던 호페퍼가 물었다. 그는 전투 이후 한참동안 기절하듯 잠을 잤기 때문에 나른한 마차에서도 잠을 자지 않을 수 있었다. 크리스의 물음에 펠리테는 조용히 하라는 수신호를 보낸 뒤 두루마리를 보여주며 제목을 가리켰다.

 

[라루테에 대한 증언들]

 

 호페퍼는 흥미로운 표정을 짓더니 바닥에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원들이 모여서 타원을 이루는 마법진이었는데 펠리테는 그 마법진이 형성되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어느 정도 형태가 정해졌을 때 자연스레 타원 부분의 끝에 있는 비교적 큰 원에 발을 올리고 조용히 주문을 외웠다.

 공명, 39217731.

 39217731, 확인.

 호페퍼가 사용한 마법은 개인과 개인의 마력의 흐름을 이어 소리없이 의사를 주고 받는 일종에 통신 마법으로 마법에 응하는 사람이 제시한 암호를 시전자가 알아야만 발동하는 조건이 있었다. 펠리테가 마음속으로 보고서를 읽자 그 내용 그대로 호페퍼의 머리 속에서 들려왔다.

 3년 전쯤부터 마을에서 보였던 것으로 추정됨. 도서관 사서와 옷 가게 주인, 식당 주인, 사냥꾼 길드의 멤버들을 제외하고는 대화를 나눠본 사람이 없어 좁은 인간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음.

 펠리테가 읽었다.

“그럼 3년 전에는?

 호페퍼가 의아해 하며 물었다.

“마을에 없었다고 볼 수 있지. 발견한 사람이 없으니까.

 펠리테가 짧게 답하고 다시 보고서를 읽기 시작했다.

“야생 동물을 사냥해서 생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추정. 거의 매일 도서관에 왔지만 책을 대여한 적은 없으며 항상 구석자리에서 책을 읽었음. 꽤 오래 앉아있음. 외모는 귀족적 분위기가 있고 피부도 깨끗해서 아주 예쁨. 조용한 성격과는 대비되는 건강한 몸. 가끔 머리를 자르면 아주 짧게 잘라서 왔었음. 짧게 자르면 긴 목이 드러나는데 정말 숨이 막힐 듯한……”

“좀 이상한 보고서인데요. 야설 아닌가요?

 조금 사적으로 변한 듯한 보고서에 이상한 기분을 느낀 호페퍼가 물었다.

“그냥 들어.

 펠리테는 다시 보고서를 읽었다.

“사서는 그녀에게 호감이 있었던 것 같음. 특별히 사적인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고 그냥 평범하게 조용한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음. 사냥꾼 길드에는 사냥감을 팔기 위해 자주 들렸고 사냥감은 누군가가 잡은 것을 운반하는 것이라고 말했음. 밝게 인사하게 싹싹한 주부 같은 이미지로 알고 있음. 식당에서는 닭고기 스프를 주로 먹었음. 식사시간은 아주 빠른 편이었음. 대화를 나눠본 적은 없음.

 펠리테는 두루마리를 말고 다시 가방에 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보고서를 작성하는 기간은 짧았지만 이 내용대로 좁은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었다면 더 이상의 정보를 얻기는 힘들었겠지. 어떻게 생각해?

 펠리테가 호페퍼를 보며 생각했다.

 왜 고향을 숨긴 것일까요? 역시 찜찜한 과거가 있는 것이겠죠? 범죄라든지.

 호페퍼가 생각했다.

 범죄자가 왜 공주님을 구하려고 안달인 거지? 아무튼 분명 겨우 전과의 문제가 아니야. 과거가 불분명한 그녀는 마계에 대해 너무 잘 알고있어. 이건 아주 위험한 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안 드나?

“세디에서도 불필요한 설명을 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잖아요?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자고요, 환생하는 과정에서 설명하기 힘든 일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리고 아무리 수상해도 공주님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녀를 믿는 것 아닙니까?

“네파리위의 환생…… 그것도 의심스러워. 과거사 들추는 것이라 좀 뭐하지만, 그는 거짓말쟁이 일지도 모른다는 설도 있어. 명예에 대한 끝없는 허영심으로 자신의 역사를 미화시켰을지도 몰라. 그가 재위한 당대 유명 기사들의 업적과 겹치는 부분이 많기에 그런 추측이 있었지. 나는 그 추측을 믿는 편이고. 애초에 환생마법이 실존 하는 것인가?

“라디미르는 성공했다고 하죠. 자신이 키우던 개가 죽었을 때 고양이의 몸에 영혼을 옮겼다고……”

“라디미르도 실존 인물일까? 워낙 고대의 사람이라 구전되는 과정에서 여러 살이 붙었을 거야.

“그렇게 역사를 부정하면 끝도 없습니다. 펠리테님, 너무 과민반응 아니신가요? 전 재미있고 좋은데…… 펠리테님도 라루테 덕분에 더 강해지지 않으셨습니까?

 호페퍼의 말을 듣고 펠리테는 잠깐 경직 되었다가 손을 살짝 배쪽으로 옮겼다.

“너무 본능을 따라다니지 마라. 라루테는 분명히 경계대상이야.

“‘본능 이라고 표현하시다니 좀…… 저가 그렇게 막 나가는 사람은 아닙니다.

“정말 그렇다면 자네는 자신을 잘 못 알고 있는 거야.

 펠리테가 가볍게 웃으며 생각했다.

 구석자리에 앉고, 사람들과 대화는 피하고, 숙소를 아는 사람은 없고. 이것은 대놓고 자신을 숨기겠다는 행동인데……여성의 몸으로 전국에서 모여든 기사들 중에 최고의 실력자가 되고 말야. 수상한 것 투성이니까 말야.

 펠리테는 계속해서 라루테를 의심했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공주와 가깝게 지내던 그녀는 공주의 생명과 관련된 일에서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그녀에게 라루테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가 분명했다.

“그러고 보니 정말 이상한 점이 있기는 해요.

“모두 이상한 일들이지만, 뭐지?

“라루테는 마력이 없어요. 전혀 없어요.

“내 느낌이 틀리지 않았군.

“모든 사람들이 작든 크든 있긴 있는데.

“사람이 아닌가 보지.

 “……”

 갑자기 들려온 굵은 남성의 목소리에 당황한 그녀는 말문이 막혔다. 그러나 이내 호페퍼를 노려봤다.

“그도 일원이니까,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호페퍼가 능글맞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 정도 내용이라면 저도 알 수 있는 것 같은데요.

 크리스가 살짝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생각했다. 펠리테는 당황하며 식은 땀을 조금 흘리기 시작했다.

“크리스님을 때우다 라루테님도 깨지 않을까 걱정해서 그렇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펠리테가 사과하자 크리스는 눈을 감고 자고있는 척을 한 상태로 고개를 조금 끄덕였다.

“이해합니다.

 크리스가 생각했다.

“하지만 그 부분은 환생과정에서 우리가 모르는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생에 대하여 전혀 모르니까요.

 호페퍼가 생각했다.

“그런가요, 알겠습니다. 그만하지요. 슬슬 도착하겠어요.

 테이데스로 가는 길은 아직 한참남아 밤쯤 도착할 위치였지만 아직 크리스에 대해 자신이 잘 모르기도 하여 신뢰하기에 무리가 있었고, 그와 연결 되어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호페퍼의 무례한 행동에도 화가 나서 대화를 정상적으로 끌고 가기 힘들겠다 생각한 그녀는 조금 급한 듯이 대화를 마무리했다.

 

 그들이 도착했을 때는 완전한 밤이었다. 성문을 시작점으로 마을 도로 중간 중간에 등이 있었지만 아주 어두웠다.

 늦었지만 성주를 만나야 겠죠?

 라루테가 마을로 들어가며 물었다.

“이 시간에는 큰 실례가 될 것이고 걱정도 많이 할 것 같으니 여관이 좋을 것 같습니다.

 펠리테가 마을을 이리저리 훑어 보며 말했다.

“그럴까요? 그럼 데이지님이 여기 오신적이 있으시다니 숙소를 좀 잡아 주시겠어요?

 라루테가 데이지를 부드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아, 네! 좀더 중심부로 들어가면 여관이 있었어요.

“데이지님 말 편하게 하세요. 5살 차이가 나는데 저가 불편해서 그래요.

“천천히, 천천히 고칠게요.

“너무 부담 갖지는 마시고요……”

 

 마을 중심부로 들어가다 그들은 동시에 멈추어 섰다. 변두리쪽 인가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보라색 빛의 기둥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 기둥은 마을 언덕에 있는 성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부터 하늘로 솟아 있었는데 그 높이가 너무 높아서 하늘에서 빛이 내려오는 것인지 땅에서 솟는 것인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

 마검일까요?

 데이지가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일 확인하죠.

 라루테가 건조하게 말했다. 그녀는 마차 안에서 꽤 오랜 시간동안 숙면을 취한 것 같은데도 약간 피곤해보였다.

 마을의 중심부로 향하던 그들은 여관을 발견하고 들어갔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큰방 하나를 사용했고 옷장으로 칸막이를 했다. 그들은 간단히 씻고 바로 잠을 청하기 위해 침대로 갔다. 그들이 눕고 잠시간 정적이 흘렀다.

 데이지님, 테이데스에 왔던 적이 있다고 하셨잖아요. 무슨 일로 가셨다고요?

 정적을 깬 사람은 라루테였다.

 공주님과 전국여행을 할 때 수행 하녀로 따라갔었죠. 이곳은 마검의 전설로 유명하니까 왔었구요.

 그때 얘기를 좀 해주시겠어요?

 갑작스러운 라루테의 질문에 방의 사람들은 조용히 집중했다. 특히 펠리테의 눈빛이 눈을 감은 상태에서도 빛나는 듯 했다.

 …… 마검이 뿜는 빛을 보고 공주님은 약간 흥분하셨었어요. 또 마검이 말이죠 직접 보면 진짜 예쁘게 생겼거든요. 공주님은 예쁜 것들을 좋아하셨죠. 오랜만에 떠올리니까 더 보고 싶네요. 공주님……”

 공주님은 과일도 참 좋아하셨죠?

 철 때면 거의 과일만 드실 정도 였었죠.

 또다시 정적이 흘렀다.

 “……그건 왜?

 데이지가 물었다.

“마계에서 이곳으로 오는 이유는 공주님이 좋아하는 것들을 얻기 위함 정도로 예상할 수 있겠군요.

 라루테의 말에 다들 사색에 잠겼다.

“그렇다면 공주님은 아마 안전한 상태겠죠. 마계에서는 어쩌면 공주님에게 상당히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을 지도 모르고요. 아마 맞겠죠. 제사상에 올릴 과일을 찾는 것이 아니었다면.

 다들 동의했다. 그러나 대답을 하지는 않고 라루테의 다음 말을 들으려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라루테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불 끌게요.

 데이지가 말하고 아무도 대답이 없자 벽에 걸려있던 등을 껐다.

 이곳으로 올 것이라는 것은 어떻게 아는 거지?

 불이 꺼진 후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 호페퍼가 물었다.

 추측입니다. 높은 확률의 추측.

 라루테가 답했다.

“근거는?

 약간 짜증이 섞인 말투로 호페퍼가 곧바로 다시 물었다. 그의 질문에 라루테는 잠시 고민하다 답했다.

“죄송합니다. 비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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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윤주[尹主] 2011.05.04 00:33

     소제목은 무언가의 패러디인가요;; 암만 봐도 이후 내용에 오렌지주스가 나올 것 같지는 않아서;;;


     아무튼 재밌게 봤습니다. 그러고보면 라루테는 꽤 잠이 많나봐요. 이번 화 보면서, 어쩐지 자주 방전되는 낡은 휴대폰같단 생각도 들었어요. 어울리진 않지만^^;


     한 가지. 일행이 마차를 탄 장면에서, 라루테가 '잠을 졸기 시작했다'라는 표현이 어색해 보입니다. 제 생각엔 '잠이 들었다'나 '졸기 시작했다' 둘 중 하나를 써야 할거 같은데, 어떤가요?

  • ?
    다시 2011.05.04 01:05

    오타인것 같아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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