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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소설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애란 작가의 이번 장편집 '두근두근 내 인생' 에 대해 기성 작가들의 평가가 엇갈린다고 하네요. 저도 어제 이 기사를 읽었지만 쉽게 판단이 되지는 않네요. 기존 문학의 틀을 파괴한 작가에 대해 찬성 측도, 반대 측도 모두 논리적이고 타당하게 주장을 하고 있거든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래 글은 어제 제가 봤던 기사의 전문 입니다. 출처는 경향신문. 날짜는 8월 7일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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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 김애란씨(31)의 첫 장편 <두근두근 내 인생>(창비)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쪽에서는 차세대 한국문학의 희망이라고 치켜세우고, 다른 쪽에서는 “소설로 볼 수 없다”고 폄하한다. 고교시절부터 백일장을 휩쓸고 첫 소설집도 내기 전에 문학상을 수상한 김애란이 등단 10년 만에 낸 첫 장편인데다 한 달 만에 7만부나 팔린 베스트셀러여서 이 소설의 작품성에 대한 논란 역시 문단의 관심을 끈다.

 지난 6월 출간 이후 승승장구하던 이 작품에 제동을 건 사람은 원로 문학평론가 김윤식씨(서울대 명예교수)다. 김씨는 월간 ‘문학사상’ 8월호에 게재한 소설 월평에서 “기묘한 장편. 장편이라면 최소한 인물들이 있고 그들은 확고한 역사·사회 공간의 실체여야 하고, 각자 자기의 내력을 가지기 마련이며 그래서 그의 궤적이 그대로 사상(주제)이 될 수밖에 없는 것. 이러한 통념에서 벗어날 때의 장편도 장편이라 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부모가 17세 고등학생 때 낳아 이제 17살이 된 소년 한아름이 조로증이란 희귀병에 걸린 상황을 그려낸다. 그가 34살의 부모보다 더 늙은 육체나이 80대에 이른 상태에서, 자신의 근원으로 돌아가 부모의 연애담을 ‘두근두근 그 여름’이라는 단편으로 남기고 죽는다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루저’인 부모의 고통, 아름이가 TV 자선프로그램에 나가는 해프닝, 소녀로 위장한 시나리오 작가와의 이메일 주고받기 등 다양한 세태를 유머러스하게 담아냈다.

 

 이런 구성을 놓고 김윤식씨는 “썩 엉거주춤한 글쓰기”라고 말했다. “시도 산문도 아니고 ‘노래’라도 부르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그 노래는 데뷔 이래 김씨가 써온 단편에 다름 아닌 것. ‘노래도 장편이 될 수 있을까. 있다!’고 우기는 형국”이라면서 “스스로의 장편을 신용할 수 없는 김씨가 ‘두근두근 그 여름’이란 단편을 뒤에 붙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로들의 우려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문단의 보수적 시각을 대변하는 조선일보 동인문학상 심사위원들(유종호 김주영 김화영 오정희 이문열 정과리 신경숙)은 최근 독회에서 이 작품을 ‘청춘만화’ ‘청소년 성장소설’ ‘재치문답’이라는 폄하와 함께 탈락시켰다. 심사위원들은 “(부모보다 더 늙은 소년이라는) 예외적 인물은 보편적 감동이 아니라 예외적 감동만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1년간 30여편이 검토되는 예비후보작에도 끼지 못한 것은 김애란으로서는 ‘굴욕’일 수밖에 없다.

 

 젊은 평론가도 예외는 아니다. 문학평론가 심진경씨는 “젊은 여성독자들이 밑줄 치면서 읽기에 좋은 아포리즘으로 가득 차 있지만 고등학생 부모, 조로증 환자가 겪는 삶의 고통을 그렇게 ‘시크’하고 ‘쿨’하게 표현해도 되는 걸까 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단편의 연장이며 문학이 읽히지 않는 시대에 읽혀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책을 낸 창비 측과 소설가 황석영씨 등은 작품을 옹호하는 입장이다. 계간 ‘창비’ 편집위원인 한기욱씨(인제대 교수)는 “전통적인 장편소설의 관점에서 볼 때 인물이나 서사에서 결격 사유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런 결점을 뛰어넘는 쇄신을 시도했기 때문에 뛰어난 소설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씨는 “부모보다 먼저 늙어죽는 자식이란 설정은 후기자본주의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이 조로하는 세대의 상징이다. 또 주인공이 남겨질 부모를 걱정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쓰는 과정은 부모 역시 타인으로 이해하면서 감싸 안으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가부장제에 반항하는 대개의 여성 작가들과 다른 관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설의 ‘명랑성’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거쳐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소설가 황석영씨도 “아주 영리한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요즘 한국소설은 쉽고 명확한 게 미덕이 돼서 ‘이건 이런 뜻’이라고 일일이 가르쳐줘야 한다. 그래서 김애란 소설의 비유를 알아채지 못한다”면서 “젊은 부모의 다음 세대가 바로 노인이 됐다는 설정은 한국 자본주의의 미성숙한 상황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에 난지도를 소재로 한 소설 <낯익은 세상>을 출간한 그는 직접 김애란씨를 지목해 계간 ‘문학동네’ 가을호에 대담을 했다. 대담의 사회자였던 문학평론가 신수정씨(명지대 교수) 역시 “전통적인 장편의 형식을 바꿈으로써 연민의 대상인 아름이 오히려 부모와 세상을 연민하는 뒤집힌 인식이 가능해졌다”면서 “명랑이라기보다는 비애, 그리고 삶에 대한 긍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신의 작품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작가 김씨는 “장편을 경험해보자는 마음으로 썼고, 한국사회의 축도로 읽혔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그것이 투박하게 드러나지는 않기를 바랬다”면서 “어떤 비판도 작가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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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주[尹主] 2011.08.09 17:50

     글쎄, 읽지도 않은 사람이 이런 말한다는 게 어불성설같긴 하지만서도,


     양쪽 의견이 엇갈리는 건 소설가 및 비평가로서 의무를 중시하느냐, 애정을 중시하느냐 차이가 아닌가 싶네요.


     얼마 전 책을 뒤적여보면서 비평이 무엇인지 살펴본 적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따르면, 비평은 두 가지 기능을 하는 듯합니다.


     하나는, 작품에 애정을 가지고 그 작품이 가지는 의미를 온전히 읽어내는 것.

     다른 하나는, 작품을 논함으로써 소설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나름대로 정의하고 그 해답을 제시하는 의무를 수행하는 것.


     소설가 황석영씨, 그리고 출판 편집자 입장에선 전자의 관점에서 책을 읽으려는 성향이 강하겠죠. 반면 조선일보 문학상 심사위원들은 후자 입장에서, 우리 시대 '소설이란 무엇인가'를 답변해야 하는 입장이기에 낯선 해당 글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수밖에 없었지 않나 싶습니다. 요약하자면 입장 차이라는 거죠;


     감동을 주는 이야기가 모두 소설은 아니겠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읽고 싶어 하는 건 소설이 아니라 감동을 주는 이야기겠죠. 기사만 대충 훑어보면 <두근두근 내 인생>은 비극적인 주인공, 달관하는 시각, 삶에 대한 따스한 긍정과 위로가 담긴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이건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 중 하나니까요.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베스트셀러인 것과 같은 이유로, 이 책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좌우간, 한 번 훑어보고 싶은 책이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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