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27 05:57

피그말리온【#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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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아무도 찾지 않는 바람 부는 어두운 숲.. 금방이라도 까마귀 때들이 날아갈 법한 어수선한 주위 환경 탓인지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은 큼지막한 나무 밑으로 사람 크기만 한 여인 나무 조각상이 우두커니 서있고 그 앞으로 성인 남성이 그것을 어두운 얼굴로 바라보고 있다.

성인 남성은 조용히 뺨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리더니 나무 조각상으로 다가가선 뺨을 어루만지고는 가볍게 나무 조각상에게 입맞춤을 나눈다.

그리고는 뒤돌아서서 유유히 어디론가 향하는데..

 

#1. 피노키오..

 

나무로 조각상을 만들 땐 너무 둥근칼만 사용하고 있지 않은지..? 아니면 너무 날카로운 칼만 사용하고 있지 않은지..? 또는 세모 칼이나 넓적 칼만 사용하는지..? 아름다운 여인의 조각상을 만들땐 모든 조각칼은 골고루 사용해야해..

조각이란 사랑한 사람을 다루듯 때론 자상하고 부드럽고 날카롭고 어떤 때는 무관심과 집착을 잘 활용해야 되지..

난 갈라이아라는 대륙에 조그마한 외딴마을 키포스 마을에 나무 조각가 레이.. 지금 친구 녀석의 부탁으로 돈 받고 나무로 여신상을 조각중인데..

 

“후~! 내가 이런짓을 해야 돼지..?”

 

2~3평 남짓한 작은 작업실에 조각칼과 망치 공구들로 너저분하고 나무들과 톱밥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 곳에 책상에 조각칼을 내팽개치며 레이는 화를 내고 있다.

 

〘덜컹!〙

 

갑자기 나무문을 세차게 열어젖히며 누군가 레이에게 큰소리치는데..

 

“야! 레이.. 내가 부탁한건 잘 되고 있냐!?”

 

놀라 주춤하던 레이는 한참을 씩씩거리더니 조각칼을 들고 의문의 남성에게 뛰어가 해드락을 걸어 조각칼 뒷부분으로 머리를 여러번 내려찍는다.

 

“아! 야야! 아퍼.. 왜 때리고 그래..”

 

이 녀석이 바로 나한테 이런 쓰잘때기 없는 짓을 시킨 장본인이다.

물론 25말로(250만원)를 받고 제작하는 거지만 이 녀석 면상을 볼 때면 한방 크게 날려버리고 싶다.

 

“네가 너 때문에 이런 쓰잘때기 없는 짓을 해야돼냐..!?”

 

간신히 해드락을 풀어 옷을 다잡아 입으며..

 

“조각가한테 돈 주고 부탁 하는 건데 이게 무슨 짓이냐..? 그리고 임마! 죽마고우한테 부탁이 들어왔으면 고맙습니다라고 대답을 못할망정..”

 

레이는 나무 조각상으로 다가서며..

 

“난 장비상점이나 악세사리점에 납품을 하지 전신상을 만들진 않는다구.. 쨔샤! 너의 그 저질취미를 내가 맞춰주고 있어야 겠냐..!?”

 

“야..! 저질이라니.. 그냥 내 방에 예쁜 여신상을 두고 사랑 좀 나눠보겠다는건데..”

 

레이는 돌아서서 친구에게 다가가선 가볍게 복부를 가격한다.

 

“그러니까 결혼을 하란말야..!”

 

“사돈난말하네.. 30살이나 처먹고 같이 결혼 못하는 주제에..”

 

친구는 나무 조각상에 가까이 다가와 바라보고는..

 

“근데 너무 청순하게 만든거 아니냐..? 좀 귀여운거 같기도 하고..? 난 섹시한 타입을 좋아하는데..”

 

“까다롭기는.. 그럼 니가 만들던가..!”

 

친구는 레이에게 어께동무를 하며..

 

“니가 알아서 어련히 잘하겠냐..? 가업이니 너만 믿는다.”

 

“나도 좋아서 이런짓 하고 있는게 아니다~아..”

 

친구는 뒤돌아서서 문을 나가며 손을 흔들어 주며..

 

“난 간다. 나오지 마라..”

 

“야! 디도.. 시간 나거든 술이나 한잔 하자..”

 

“작품 완성할 때 보자..!”

 

디도가 문을 닫고 사라지자 레이는 나무조각상을 보며 생각에 잠기는데..

 

‘뭐.. 하긴.. 나도 사돈난말할 처지는 아니지.. 친구 녀석의 부탁으로 조각상을 만들고 있다지만.. 정작 나조차 이 조각상의 아름다움에 반해버렸으니..’

 

구리빛 나무결에 1미터 60정도는 될법한 레이의 턱밑정도의 높이.. 긴 생머리에 크고 동그란 눈을 따라 눈 꼬리를 살짝 걸쳐서 내려오는 머릿결.. 작은 코에 인중을 따라 내려오면 조그마한 입술.. 타원형인듯 달걀형인듯 목을 타고 내려오면 푹 파여진 쇄골에 의외로 작은 볼륨감..

 

“조금 더 가슴을 크게 할 걸 그랬나..? 에이.. 다시 붙일 수도 없고..”

 

아직은 완성되지 않은 듯 조금은 통통한 허리와 뱃살.. 길쭉이 매끈히 뻗은 다리가 정말 이 나무 조각상이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 이였다면 여러 남자 울렸을 법 하다.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던 레이는 주위를 살피더니 조심스레 다가가 나무 조각상의 입술에 살포시 입맞춤을 한다.

레이가 눈을 감는 순간 나무 조각상에선 빛이 발하고 살며시 눈을 떳을 땐 시끄러운 소리가 귓가를 찌른다.

 

〘레이! 와서 밥먹으라니깐!!〙

 

〘알았어 엄마!〙

 

레이는 한걸음 물러서선 오른손으로 나무 조각상의 뺨을 어루만지고는..

 

“내일보자.. 아이네아..”

 

레이가 주위 정리를 대충 끝내고 돌아서선 작업실 불을 끄고 문을 닫고 나가자 창문틈사이로 빛이 새어 들어와 나무 조각상을 밝게 비춘다.

날은 밝아오고 작업실 옆 조그마한 집에선 부엌 식탁에 레이를 포함한 가족들이 나란히 앉아서 아침식사중이다.

쉰의 중반쯤 되어 보이는 여성이 음식을 들고는 식탁에 올려놓고 자리에 앉는다.

 

“장비상점에 칼렌씨가 부탁한 것 좀 아침 일찍 가져다 달라더라..”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였어요.”

 

아침밥을 다 먹은 레이는 장비점장 칼렌씨의 물건을 챙기기 위해 작업실로 향했다.

원래 훔쳐갈게 없다고 생각한 레이는 평상시에도 작업실 문을 잠그고 다니지 않는다.

평상시처럼 삐거덕 소리를 내며 작업실문을 여는 순간..

 

“아이네아가.. 어디.. 간거지..?”

 

항상 있던 작업대 옆 나무 조각상이 사라져 버렸다.

작업실 안에서 이리저리 둘러 봤지만 살펴봐도 160이 넘는 큰 것이 어디로 사라지길 만무했다.

레이는 작업실을 뛰쳐나가 집으로 내달렸고 가픈숨을 내쉬며 엄마에게..

 

“엄마! 혹시 작업실에 아이네아.. 아! 아니.. 나무조각상 버렸.. 아! 아니 치웠어요..?”

 

“니가 싫어하는 거 뻔히 아는데 그걸 왜 치우겠니..?”

 

의아해 하는 엄마를 뒤로한 체 집 앞에 나와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정말 누가 훔쳐갔나..? 아이네아가 없어진걸 알면 디도 녀석이 난리 날텐데.. 아! 어쩌지..?”

 

레이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작업실로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디도가 숨을 헐떡거리며 레이에게 다가온다.

디도는 레이의 어깨를 양쪽으로 잡고 흔들어대며 흥분을 주체 못하는데..

 

“레이.. 내 조각상이..! 내 조각상이..!”

 

“아! 그게 사실은 잃어버려서..”

 

“그게 아니라 어떻게 사람의 모습으로 걸어 다닐 수가 있냐구 조각상이..!!?”

 

“에..!?”

 

자신이 부탁한 조각상을 잃어버려 화낼거 같아 조바심을 내던 레이에겐 디도의 말은 밑도 끝도 없는 터무니없는 말이였다.

 

“너 일하다가 졸았냐..? 왜 자다가 봉창을 두들기는 건데..?”

 

디도는 무작정 레이의 손목을 부여잡고는 마을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야..!?”

 

디도의 손에 이끌려 도착한곳은 상점옆에 자리 잡은 술집 뒤편 이였다.

한 성인 남성이 건물 벽 쪽으로 여성을 몰아새우고 껄떡대고 있었고 레이는 위기에 처한 여성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건 다름 아닌 자신이 조각한 여신상 아이네아였다.

 

“저.. 저 여자..!”

 

그 한마디에 위기에 처한 여자와 껄떡이는 남성의 시선은 그대로 레이에게 고정됐다.

위기에 처한 여자는 그 순간 남성을 재치고 레이에게 달려가 뒤로 숨는다.

그 광경을 본 남성은 기분이 언짢은지 인상을 찌푸리고는 레이에게 다가오는데..

 

“이봐, 레이.. 아는 여자인가보지..?”

 

“이사람 무서워요. 주인님..”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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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제 글을 삭제해 버렸네요. 그래서 다시 올립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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