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망구스 고개 드는 사막에서 / 크리켓
태초에 하나님이 흐뭇해하시더라.
어느 비 내리던 초원 위에 번개가 떨어지더니 도시가 생겨났다더라.
그 도시에서 내뿜는 연기가 자동차를 만들어 바다를 달렸다더라.
자동차 소리에 놀란 물고기들이 땅으로 기어올라와 인간이 되었다더라.
인간이 도시를 꽉 채우자 그 냄새 때문에 하늘에서 비가 내렸다더라.
많은 비가 내려 땅이 건조해지자 그 주위에 논밭을 만들었다더라.
논밭에 난 돌멩이를 산에 버리자 모래사막만 가득했다더라.
그 때문에 사막에서 망구스들이 고개 드는 것이니라.
고개 들어 저 먼 바다를 바라보며
타이타닉호, 침몰하는 장면을 입과 코로 낄낄거리는 것이니라.
얼마나 알맞은 세상인가.
망구스가 고개만 들지 않았어도
번개가 안 떨어졌지 않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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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ec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