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이 평일들 틈에 애매하게 끼어있다. 학교는 쥐죽은 듯 고요하고, 공원과 동산엔 장사진이 줄을 이었다. 그 틈에 우리가족도 오래간만에 나들이에 나섰다. 과자, 음료수, 돗자리, 유모차, 다 챙겼는데 아뿔싸, 컵이 없다. 종이컵 하나에 오십 원, 공원 한 바퀴 산책에 다섯 식구 중, 네 명이 녹다운 챔피언은 우리아기. 혼자서 세레모니에 인터뷰까지 쉴 틈이 없다. 먼 훗날 나와 아내는 기억할 것이다. 우리의 행복했던 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