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을 통한 간접사과라네요.
이번에는 박근혜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중학교부터는 학교를 뉴질랜드에서 다닌 관계로 국사는 잘 몰라서 따로 알아봤습니다.
"두 개의 판결이 있으니 역사의 판단에 맡기겠다."
인혁당 사건 희생자들이 유죄라는 판결도 있고 무죄라는 판결도 있으니 어느 판결이 옳았는지는 역사가 판단할 일이라는 소리.
그러니까 한마디로 대법원 판결에 불복하겠다는 건데, 법정모독죄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사형선고 20시간 만에 항소도 기각되고 형이 집행되었는데 그걸 "상황이 상황이었으니 박정희도 국가보안을 위해서 서둘러 처형하는 것이 불가피했을 것이다"라고 그 5.16, 유신 옹호에 쓰인 논리로 막으려고 했군요.
그러니까 유족들한테 어떤 말을 한 거냐면, "니네 남편, 아버지들 간첩이라 죽은거다. 최종 판결은 무죄로 났지만 단지 고문을 통한 증거조작이 입증되었기 때문일 뿐이고 정말 간첩인지는 며느리 귀신도 모를 일이니 역사가 판단할 것이다. 설령 진짜 무죄라고 해도 내 아버지로서는 니네 남편, 아버지들 죽인 건 정황상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일이었으니 내 아버지는 잘못이 없다. 왜 하필 오이 밭에서 신을 고쳐 신고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을 고쳐 쓰는 의심받을 짓을 한거냐. 상황이 상황인데 알아서 조심들 했어야지."
나라 위해 죽였다는데 뭐라고 해야 할까요. 참 할 말이 없습니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 후보라니. 독재자의 딸인 것도 빨간 줄 그어서 결격사유여야 할텐데 살인자의 딸이라면 빨간 줄 하나 더 그어야 하지 않을까요. 왕정이 아니니 아비의 권력을 딸이 물려받는 시대도 아니고. 박근혜의 그 역사관은 본질의 문제입니다. 박정희가 한 일은 단 하나도 용서를 구할 일이 없이 모두 "옳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검색해보니 어디에는 또 인혁당 사건은 실제로 공산당이 희생자들의 배후에 있었다는 증언도 있더군요. 설령 그 증언이 사실이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설령 만일 사실이라고 해도 박근혜는 대통령이 되면 안됩니다.
인혁당 사건이 보도된 이후 박근혜 지지율은 아직도 40퍼센트 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상황이 상황이었으니 일단 간첩으로 의심되면 무고한 사람을 급한대로 고문해서 증거부터 조작한 후 사형선고 20시간만에 형을 집행해도 괜찮다는 사람들이 한국 사람의 절반 가까이나 되는 모양입니다. 고문 증거는 남지 않게 바로바로 화장하고요.
한국 엄청난 나라였군요. 박근혜 같은 사람이 대통령 되면 역사는 되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