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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서 봤던가 잘 모르겠는데, 재미있는 글은 여러 층위로 읽힐 수 있단 얘기를 하더군요. 예를 들어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의 경우, 학원물로도 읽히지만 SF로도 읽히고, 그 외에도 세부 장르 한두 가지 가량의 관점으로도 읽을 수 있다고 합니다. 요컨대 독자를 붙들 '갈고리'가 그만큼 많단 거겠죠.


 그러다 우연히 한국에서, 이와 비슷한 예를 찾아냈습니다. 최근 출간된 <7년의 밤>이란 소설입니다.

 이 소설에 대해 대중들의 폭발적 반응은 물론, 영화계 쪽에서도 관심을 많이 보인다더군요. 그러한 내용이 실린 영화인들의 대담 내용을 링크로 걸어둡니다. -> 링크


 대충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제멋대로 편집해 정리한 것이므로, 원문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네요;




 <7년의 밤>은 문학적 관점에서 약점이 없지 않다. 부족한 완결성, 판에 박힌 채 규칙에 얽매인 설정, 사회적 상징성 없이 시스템적 문제를 지나치게 개인화한 점(각 캐릭터의 고뇌나 갈등 등에서 사회적 의미를 찾아내는 데 관심이 적다) 등.


 그러나 영화 제작자 관점에서 <7년의 밤>은 캐릭터가 뚜렷하고 스토리텔링이 좋다. 단순한 스토리(7년 전 살해 사건과 7년 후 복수)를 굉장히 흥미롭게 '텔링'하고 있단 것.


 -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 절대 동일시하고 싶지 않으면서도 감정이입하면서 볼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캐릭터들,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그림이 그려지는 상투적 캐릭터의 활용. 한국 영화의 주류가 된 남성 투톱 스릴러를 색다르게 변조(형사, 검찰이 아닌 일반 시민 두 사람의 투톱)


 - 사건 진행이 매력적이다 : 범인을 까발리고 시작하면서도 궁금증에 계속 읽게 됨. 감정적 질척거림 없이 건조하게 전개되어 촌스럽지 않음. 내면 설명보다 독자가 스스로 내면을 유추할 여지를 많이 제공. 기존 젊은 한국 작가들이 가진 자기고백적 폐쇄성 탈피. 액션이 분명하고, 기승전결이 눈앞에 훤히 보이는 장르 소설적 특징.


 - 비주얼적인 면 어필 : 그림이 그려지는 이야기. 수중 장면 등은 영화인들에게 굉장한 도전의식을 일으키는 부분. 정밀한 취재 통해 공간 분위기를 잘 구현, 굉장히 정확한 액션 묘사


 - 기타 장점 : 순수 소설 표방하면서 장르 소설 마니아까지 잡아끔. 긴 분량, 야심찬 스케일로 상당히 그럴듯하게 잘 쓴 소설. 복수 주체가 '가진 자'라는 냉철한 현실 파악('복수는 오히려 있는 놈들이 하고 있다'), 리얼한, 현실적인 장면들. 통시성과 공시성 동시 확보. 영화에 대해 깊은 애정 없는 이들까지도 끌어들일 수 있는 이야기.



 ============================


 저도 아직 <7년의 밤>이란 소설은 읽어보지 않아 뭐라고 덧붙일 얘기는 없습니다. 지방에 계신 어머니께서 이 책을 사서 읽고 계시거든요;


 제가 지금 시점에서 말할 수 있는 건, 어머니께서 상당히 즐겁게 이 책을 보고 계시다는 정도뿐입니다. 문학적 완성도가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절대 요소는 아니겠지요. 현대 한국 문학계가 관심을 둔 요소들, 자기 고백, 심리 묘사, 작품의 사회적 의의, 문학적 완성도 및 독창성 따위는 독자에겐 필수 요건이 아니거나 내지는 아무래도 상관 없는 요소들일 수 있단 겁니다.


 헐리우드의 장르문학들, 일본의 라이트노벨들이 어떻게 영화 및 콘텐츠 업계에 어필하는지가 해당 담화엔 전부 나와 있습니다. 매력적 캐릭터, 매력적 전개, 매력적 비주얼. 거기에 추가로 다양한 지지층 확보 가능한 매력(순수소설 + 장르 매니아 흡수 가능)까지.


 다만, 대담의 마지막에 와서 대담자들이 분명하게 경고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영화화, 즉 컨텐츠화를 위해 글을 쓰는 것은 원치 않는 상황이라는 것. 각종 기교를 제외하고 나면 문학에서 정말 중요한 요소는 딱 하나뿐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야기 자체의 진정성. 물론 진정성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해석에 따라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겠습니다만, 지금으로썬 이게 제가 내릴 수 있는 유일한 결론인 듯 합니다.



 진정성이 있다면 문학적 완성도 없이도 이야기는 매력적일 수 있다. 동시대에 어필하면서 어느 시대에 읽어도 재미가 줄지 않는다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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