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비욘드 더 월드> 후속작을 준비하는 와중에 전부터 알고 지내던 대학교 철학 선생님에게 제가 만든 게임의 줄거리와 설정 등을 들려드렸는데, 그 분이 크게 기뻐하시며 제 게임이 스타워즈 못지 않은 영적 메세지가 담긴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고 칭찬하셔서 너무도 놀라고 감격스러웠습니다. ^^
특히 주인공이 자신의 신념과 정의에 사로잡혀 아버지를 죽이는 비극을 저지르고, 그에 대한 죄책감에 사로잡혀 괴로워하다가 적국에게 패배하고, 삶과 죽음의 경계 사이에서 영적 지도자를 만나 완전히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난다는 설정을 특히 마음에 들어하셨습니다. '비욘드 더 월드' - 세계를 넘어선다는 제목도 아주 마음에 들어하셨고요~ 인류가 고대부터 겪으며 고뇌해 온 근본적인 세계의 비극의 문제,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해방되는 영적 주제가 모두 나와 있다고 놀라워하셨습니다.
물론, 스타워즈와 같은 훌륭한 대작과 제 졸렬한 게임이 실질적으로 비교가 될리가 없겠지만, 현직에서 철학을 가르치시는 분이 제 게임의 중심주제를 알아보시고 그 가치를 인정해주셨다는 사실이 너무도 제게 영광이었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으로는 실패했을지라도, 테마성에서는 절대로 실패작이 아니었다는 것에 큰 힘을 얻었습니다.
정말 과거의 미숙한 작품을, 이제는 정말 멋진 작품으로 끝내고 싶은 열망이 더욱 커졌습니다.
저도 제 괴작들이 칭찬 받으면 참 좋더군요. 다만 13년전만해도 제 게임을 블로그 같은데 리뷰로 포스팅 한분들이 참 많았는데
지금은 다들 나이가 들으셔서 그런가 아니면 제 게임을 감동적으로 했다고 썼던 글들을 흑역사라고 생각되신것들인가 포스팅 삭제를 하시더군요ㅜㅜ
사실 제가 다시 해봐도 오글거리는 장면들이 한두개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