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권 제주편. 어딘가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가운데서도 걸작이 될 거 같단 얘기를 들어서 사봤어요. 제주의 낯선 풍광과 역사, 문화에 대해서 정말 쉽고 재밌게 풀어낸 책입니다. 1권을 읽을 때도 그런 느낌이 간간히 들었는데, 이번에 나온 7권은 정말, 읽으면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면서 책에 나온 곳들을 방문해 보고 싶단 생각이 절로 들어요. 저는 특히 제주 사람들의 독특한 풍속과 강한 향토애, 그리고 4,3사건 얘기들이 기억에 남더군요.
일본 드라마 <고교입시>. 방영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토요 드라마같습니다. 어딘가 이야기 풍이 낯익다 했는데, 1화 마지막에 나온 자막이 눈길을 끌었어요. '각본 : 미나토 가나에'.
본래 소설가인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은 대개 사회비판적 메시지가 담긴 미스터리 내지 군상극처럼 보입니다. 캐릭터들의 이력과 관계를 굉장히 구체적으로 짜는 작가인데, 작품 초반에는 중요 정보를 감춰 호기심을 유발하고, 이야기가 서서히 진행되어 확대되고 다양한 사람의 시점으로 한 이야기가 해석되면서 감춰진 정보들이 서서히 드러나는 수법을 많이 씁니다. 과장을 섞자면, 이 분 작품은 다 읽고 나서 이걸 쓰기 위해 어디까지 구상했을지 상상해보면 소름이 쫙 끼치곤 합니다;
드라마 <고교입시>는 소설가인 그녀가 직접 각본을 쓰고 드라마 방영 후 소설화까지 참여하는 듯합니다. 아직 초반부라 어떤 얘기가 될 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드라마에서 묘사된 상황은 흥미진진했네요. 지역 명문고교 출신들의 도 넘은 자부심, 행정직과 교사 사이 갈등, 고교입시를 압둔 학생들의 모종의 움직임... 조금 과장되어 보이기도 하지만 언뜻 우리네 교육 현실과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드라마보는 내내 꼭 수능시험칠 때가 생각나더라고요.
이번에 동생이 <토끼 드롭스>마지막 완결 권을 주문해 놨다고 해서 기다리는 중입니다. 결말 스포는 당할 대로 당하고, 번외편이 있다는 것도 알지만 아무렴 어떻습니까 ㅎ; 어떤 결말이건, 거기에 이르는 과정이 납득할 만하면 괜찮다고 생각해요. 납득할 만하지 않은 구석이 있다면...아마 책 도착하는 날 동생들이랑 난상 토론을 벌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