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05 03:50

서울, 아침, 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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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짧다. 조금만 이동하려 해도 한 시간씩 움직여야 한다. 이동하는 동안은 나의 시간인가.

서울. 아침. 지하철.

바쁘다. 비좁은 공간. 사람들이 몰려든다. 밀착. 불쾌한 기분.

고개 숙일 공간도 없다. 들고온 책. 펼칠 수가 없다.

오른쪽, 여자. 왼쪽, 여자. 앞, 여자. 손은 어디에 두어야 하나. 주머니, 혹은 팔짱.

뒷사람. 숨결. 단내가 난다. 밖은, 춥다. 여기는, 덥다.

덥다, 덥다, 덥다. 등. 땀이 흐른다. 땀내. 미안하다. 왜? 땀이 많아서.

환승역. 사람들. 나가고, 들어온다. 조금의 여유.

손. 주먹만한, 얼굴만한 기계들. 고개를 숙인다. 들여다본다.

정차. 할머니. 라디오, 아니, 음악. 손. 주름. 도와주세요.

사람들. 음악? 다시 기계들. 무표정, 아니, 짜증. 자는 척.

심장. 두근. 유난히 크다. 묵직. 답답. 무겁다.

하차. 출구. 계단. 빈 바구니. 얼굴은, 안보인다. 다리도, 안보인다. 어깨. 눈. 춥다.

사람. 사람. 사람. 그런데, 인간(人間)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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