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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녕하세요?

흐음... 요새 컴퓨터가 장난이 아니네요. 몇번 재부팅을 해야 그나마 정상으로 돌아오는 듯 해서요.

그럼 시작합니다.

 

==================================================================================

 

21. 2학기 중간고사, 그리고 수학여행

 

 운동회는 끝이 났다. 하지만... 이어서 등장한 산이 있었으니...

 

"자, 어느 덧 2학기 중간고사가 다가오고 있다. 다음 주 6일부터 8일까지 열심히 하도록."

 

 운동회의 즐거움이 가시기도 전에 중간고사 일정이 나와 버렸다. 하아~, 역시 고등학생이란 이런 건가?
 덕분에 중간고사까지는 힘들지만 공부에만 매달리게 되었다.
 그리고 중간고사가 다가왔다. 우리들은 정정당당하게 시험을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몇 교시였지?

 

"감히 컨닝을 해? 그러고도 네가 명성과학고등학교 학생이라고 할 수 있겠어?"

 

 옆 반에서 선생님의 호통 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누군가가 컨닝을 하다 들킨 것 같았다.
 아, 참고로 시험을 볼 때, 우리 반 중 17명은 우리 반 교실에서 나머지는 2학년 5반 교실에서 시험을 본다. 난 우리 반에서 시험을 보는데, 지금 우리 반에는 3학년 선배들이 있었다. 과학고등학교에서 보기 드문 3학년을 여기서 보게 되다니...
 그나저나 지수와 신도혁은 잘 보고 있을까? 뭐, 신도혁은 걱정이 되지는 않지만, 지수는 잘 봐야 할텐데...
 그렇게 3일 간의 중간고사는 끝이 나고 주말이 다가왔다.

 

"언니, 언니네는 시험이 언제였어?"
"시험?"
"응, 우린 어제까지 3일동안 시험이었거든."
"우리도 마찬가지였는데..."

 

 아, 시험은 어디서나 비슷한 건가?

 

"아, 선화야. 너네 혹시 수학여행 가니?"
"수학여행?"
"응, 우리 학교 1학년은 이번에 일본으로 수학여행 간다고 하더라?"

 

 이야... 해외 여행이라니...

 

"선화는 어디로 가?"
"우리? 으응... 글쎄? 아직 나오지 않아서..."

 

 아직도 우리 학교에는 수학여행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설마 우리 학교는 수학여행 안 가는 거 아니야? 분명히 중간고사 후에 수학여행이 있다는데...
 그리고 며칠 후, 수학여행의 장소가 드러났다.

 

"야, 소식 들었어?"
"뭐?"
"수학여행 말이야. 2주 후에 가게 되는데... 글쎄, 장소가..."
"장소? 어딘데?"
"휴우~. 중국이랜다."

 

 중국?

 

"으아~. 불공평해. 어느 일반계 고등학교는 일본으로 수학여행 간다는데, 우리는 중국이라니..."

 

 잠시 후, 선생님께서 오셨다.

 

"자, 수학여행 일정이 나왔다. 수학여행은 26일부터 29일까지 3박 4일로 북경으로 갈 예정이다."

 

 수학여행의 일정이 늦었지만, 그래도 가는 구나.

 

"...거기서 중관촌은 중국의 실리콘 밸리라 불리는 곳으로......"

 

 휴우~. 중국으로 수학여행이라...

 

"하필이면 왜 중국이래? 일본이나 미국도 있는데?"
["야, 그래도 외국이잖아. 우리 학교는 제주도 간다."]

 

 방과 후, 난 정미와 통화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너희들은 수학여행 언제 가?"
["응, 우린 이번 주에 가."]
"하아~. 좋겠다... 우린 여권에 비자 때문에 2주 후에나 가는데..."
["외국이니 어쩔 수 없잖아."]

 

 휴우~. 솔직히 외국이라면 일본으로 가고 싶은 마음도 없진 않았다. 그런데... 중국이라니...
 어쨌거나 그렇게 그 날을 기다리며 우리들은 공부나 했다.

 

"중국으로 수학여행 간다고? 조심해야 겠구나. 거기 중국에는 소매치기 등 범죄가 끊이지 않거든."

 

 언니가 많이 걱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명성과학고등학교, 참 의외인데? 일본이나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라니."

 

 휴우~. 그 때 되어야 알겠지...
 다음 주가 되었다. 다들 수학여행에 들떠 있겠지?

 

"야, 그거 소식 들었어?"
"뭐?"

 

 또 무슨 일이래?

 

"지난 주말에 가수 정지원 팬미팅 있었잖아."
"그래, 정지원이 제대한 후에 처음으로 열었다는..."
"아, 너 우리 학교 강진영 알지? 걔가 거기 나왔더라?"
"강진영? 3반의 그..."

 

 3반의 강진영이 정지원의 팬미팅엔 왠일이었지?

 

"그래, 게다가 유세나와 같이 나온 거 있지?"
"유, 유세나와?"
"그래, 더 놀라는 것은... 그 강진영이 커밍 아웃을 한 거야."
"커, 커밍 아웃?"

 

 서, 설마... 강진영이 같은 남자를 좋아하는 거야?

 

"그, 그럼... 우리 학교에 동성애자가 있는 거야?"
"그, 그런 게 아니야! 전에 운동회 때 함께 데리고 오는 달리기 경기 알지?"
"그래, 그거 '장애인'이라는 쪽지가 나와서 엄청 논란이 되고 결국엔 학생 하나가 경고 받고 그랬잖아."
"그런데 그게 실제로 있을 줄은 몰랐고."

 

 응? 그건 또 무슨 소리야?

 

"강진영이 정지원에게 유세나를 소개시키면서 나왔는데, 그 두 사람... 10년 전에 같은 유치원 나왔댄다."

 

 뭐야? 강진영과 유세나가 10년 전에도 같이 있었다고?

 

"그, 그럼 10년 전부터 알던 사이였겠네?"
"그 사실을 안 건 걔네들도 얼마 안 되었대. 그런데 말야, 그 강진영이 2년 전에 어떤 애를 구하다가 죽을 뻔 했다는데..."
"강진영이?"
"강진영이 구한 아이가 바로 유세나 사촌 동생이라는 거야! 그 이후로는 강진영은 전혀 들을 수 없게 된 거고."

 

 그, 그럼... 강진영은 아무 것도 들을 수 없다는 거야? 잠깐, 그러면... 여긴 어떻게 들어온 거야?

 

"뭐, 뭐야? 그렇다면 이거..."
"아무래도... 그 두 사람은 어떻게든 만날 운명이 아닐까?"
"으흑... 세, 세나가..."
"으아아앙~! 강진영이... 강진영이..."

 

 갑자기 분위기가 초상집으로 바뀌어 버렸다.
 그나저나... 강진영과 유세나가... 운명이라면... 나와 신도혁은 어떻게 되는 걸까?
 설마... 나와 신도혁도 과거에 만난 적이 있는 거 아닐까? 비록 나나 신도혁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그렇게 시간은 흘러 어느 덧 수학여행을 가게 되었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우리들은 일단 준비를 하게 예약된 시간에 맞춰 비행기를 탔다.
 와아~. 하늘이 참 파랗다...

 

"여긴 성층권이야. 대기권 바로 위야. 그래서 구름 한 점 보이지 않아. 구름은 대기권에 있거든."

 

 오호~. 민시현, 제법 아는 척도 하네?

 

"넌 비행기 많이 타봤겠다?"
"응, 어렸을 때."

 

 그런데 왜 신도혁은 민시현에게 말동무를 하고 있는 걸까? 전에는 나에게 호감이 있는 듯했는데...
 내,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그냥 친구잖아. 왜 이래?
 3시간이 지나서 우리 1학년은 북경 공항에 도착했다. 여기가 중국이구나.
 우리 나라와는 약간 다른 느낌이 들었다. 주위는 온통 보지도 못한 한자 투성이였고, 사람들의 말도 알 수 없는 말이었다.
 아아... 어지러워...

 

"자, 지금부터 수학여행동안 우리들을 안내해 주실 가이드 선생님이다."
"안녕하세요? 임청명입니다. 조선족입니다. 저와 같이 여행하게 되어서 기쁩니다."

 

 조선족 가이드는 약간 어설프지만 우리 말로 인사를 하였다. 우리 학교에는 총 8명의 가이드가 있는데, 각각 한 반씩 맡게 되었다. 우리는 먼저 중관촌이라는 곳으로 갔다. 중관촌이라는 곳은, 우리가 생각했던 중국의 모습과는 달랐다. 여긴... 얼핏 보면 우리나라의 용산전자상가를 떠오르게 하였다. 저 많은 한자들을 한글로 바꾸기만 하면 우리나라 모습이겠지?

 

"자,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면 이 육교를 통해서 들어갑니다."

 

 우리들은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갔다. 아무리 봐도 중관촌이라는 곳은 거의 우리나라 같았다. 익숙하지 않는 한자 덕분에 여기가 중국이라는 사실을 잊지는 않았지만.
 중관촌에서 쇼핑하는 애들도 있었지만, 난 돈이 없어서 그냥 넘어갔다.
 다음 장소는...

 

"자, 이 곳은 학생들도 많이 본 곳인데 어딜까요?"

 

 저, 저 곳은...

 

"운동 좋아하는 학생들이라면 쉽게 알텐데..."

 

 그러자...

 

"2년 전에 북경에서 올림픽 열었을 때 사용했던 경기장 아니에요?"

 

 강진규가 손을 들며 말을 하였다.

 

"맞아요. 여긴 니아오치아오(鳥巢) 경기장이에요. 경기장이 새 둥지처럼 생겨서 붙인 이름이에요."

 

 2008년, 여기서 올림픽이 열렸었지? 그럼 박태환이 100m 우승했던 그 경기장은 어디쯤에 있을까?

 

"자, 조금만 더 가면 수리팡(水立方)입니다. 아, 수리팡이라고 하니까 못 알아듣나요? 워터큐브라는 말은 들어보셨죠?"

 

 워터큐브는 밤이 되면 전체가 푸른색으로 빛이 나서 아름다운 경기장이라고 한다. 그렇다. 우리들은 지금 베이징올림픽 선수촌, 즉, 아오윈춘(奧運村)에 있는 것이었다.

 

"밤에 보면 더 좋을텐데 아쉽네요. 그럼 다음 곳으로 갑시다."

 

 그렇게 우리들은 북경의 관광지를 두 곳 더 보았고, 숙소인 '북경일월민박'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우리 반은, 남자는 여섯 방, 여자는 두 방을 쓰게 되었다.

 

"야호~ 숙소다~!!"

 

 지수는 벌써 침대에 누워 버렸다. 저러다가 금방 잠에 들어 버리는 거 아니야?

 

"저기, 선화야. 너 그거 들었어?"

 

 빛나가 말을 하였다.

 

"뭘?"
"내일 점심 때... 그 북경오리를 먹는대."
"북경오리?"
"그래, 중국에서 유명한 요리 중에 하나야."

 

 그러자 혜영이가 깜짝 놀라면서 말했다.

 

"오리를 먹는다고? 난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말고는 안 먹는데..."
"무슨 소리야? 우리나라에서도 오리고기 먹는데... 오리고기가 대중화가 된 지 벌써 10년이나 넘었다고."
"그렇지만... 오리가 불쌍하잖아."
"야, 서혜영. 그렇게 따지면 닭은 안 불쌍해? 소는? 돼지는?"

 

 지수가 피곤한 듯이 따졌다. 혜영이는 아무 말도 못했다.
 우리들은 저녁을 먹었다. 중국 음식이 입에 맞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먹을 만 하였다.

 

"자, 주목~! 명성과학고등학교 학생들, 저녁을 먹고, 9시에 공연을 보기로 하였다. 중국 전통 공연에 변검(變脸), 경극도 있을 예정이니 많이 봐 줬으면 좋겠다."

 

 우리들은 9시까지 놀다가 9시가 되어서 강당으로 모였다. 강당에서 여러가지 공연을 보았다.

 

"와아~!"

 

 여기저기서 플래시가 터지고 난리가 아니었다. 어쨌거나 첫째날은 그렇게 끝이 났다. 우리들은 숙소로 돌아갔다. 그리고 씻고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저, 얘들아."

 

 민시현이 갑자기 말을 걸었다.

 

"왜?"
"나, 나는 나중에 씻을 테니까 너희들 먼저 씻어."

 

 민시현이 맨 뒤에 씻겠다고 양보를 한 것이었다. 우리들이 다 씻은 후, 민시현은 작은 가방 하나를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 아마 엄청 오래 씻을 것 같군.
 ...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일찍 나왔다.

 

"자~. 다 씻었어요~."

 

 그러고 보니 민시현, 지금 보니까 절벽이잖아? 아, 이런 성희롱적인 발언을...
 이제 문제는 침대다. 우리가 쓰는 방은 4인실인데, 사람은 5명이다. 그렇다면 한 침대는 두 사람이 자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저기, 난 미안한데. 혼자 잘래."

 

 민시현이 말을 하였다. 얘는 원래 이렇게 제멋대로인건가?

 

"왜?"
"나... 사실 잠꼬대가 심해. 그래서 같이 자는 사람에겐 민폐가 되거든."

 

 어쩔 수 없지... 그렇게 해서 민시현을 제외한 우리 네 사람은 제비뽑기를 하였다. 결국 몸집이 작은 지수와 빛나가 같이 침대를 쓰게 되었다.
 그렇게 북경에서의 하룻밤은 지나갔다.
 다음 날...

 

"아함~. 잘 잤다..."

 

 난 일어났다. 그런데... 이건 또 무슨 상황이야?
 지수가 땅바닥에 엎드려 있었던 것이었다.

 

"저기, 지수야."

 

 난 지수를 깨웠다. 그러자...

 

"으음... 그런데 여긴... 에? 내가 왜 땅바닥에 있는 거야?"

 

 그러자...

 

"으악! 윤빛나!!"

 

 갑자기 지수가 빛나를 불렀다. 빛나는 지수의 목소리에 그만 잠이 깨어 버렸다.

 

"으음... 무슨 일이야?"
"어째서 내가 땅바닥에 있는 거야? 난 분명히 너와 같은 침대에서 잤는데 말이야!"

 

 그러자...

 

"아... 너 잠꼬대는 기억 못하겠구나. 어제 네가 잘 때 내 몸에다 다리 올려놓았잖아!"
"그, 그건... 그렇다고 날 밀치는 게 어딨어? 하마터면 다칠 뻔 했잖아."
"어? 지수도 잠꼬대 심하구나. 시현이만 심할 줄 알았는데..."

 

 잠을 깬 혜영이가 말을 하였다. 한편, 민시현은 세상 모르고 자고 있었다.

 

"얘도 참 징하다..."
"야, 민시현. 일어나. 아침 먹어야지."

 

 우리들은 민시현을 깨웠다. 그리고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우리들은 이화원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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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지수는 참으로 보이시한 아이였습니다.

혹시 기말고사를 앞두고 계신 회원님들, 컨닝은 절대로 옳지 않습니다!

그럼 도혁 편으로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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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회가 끝난 뒤, 얼마 되지 않았다.

 

"자, 어느 덧 2학기 중간고사가 다가오고 있다. 다음 주 6일부터 8일까지 열심히 하도록."

 

 어쩔 수 없네. 지영이에겐 미안하지만, 중간고사 전 주말에는 꼼짝 말아야 겠군.

 

["우응... 어쩔 수 없지. 그럼 시험 잘 봐."]

 

 난 '시험 잘 봐'란 지영이의 말에 힘을 얻었지만, 지영이의 말투에는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다음 주, 중간고사가 시작되었다. 난 2학년 5반 교실로 향했다. 우리 학교는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일부 학생들은 자리를 이동해서 시험을 본다.
 그렇게 시험이 끝이 났고, 주말이 되었다. 주말에는 역시 가족들과 같이 지냈다. 시험 공부 때문에 못 내려갔던 지난 주말 몫까지 말이다.
 며칠 후, 조회 시간이 되었다.

 

"자, 수학여행 일정이 나왔다. 수학여행은 26일부터 29일까지 3박 4일로 북경으로 갈 예정이다."

 

 중국이라... 비행기는 처음 타 보는 거라서 이거 떨리는 군...

 

"...거기서 중관촌은 중국의 실리콘 밸리라 불리는 곳으로......"

 

 북경에 관광명소에 대해 선생님께서는 간단히 설명해 주셨다.
 그런데 가족들끼리도 비행기를 탄 적이 없는데... 나는 나중에 내가 돈을 벌면 같이 가족여행이라도 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엔 어디로 갈까?
 이번 북경 여행이 마음에 들면 가족여행으로 북경에 다시 갈까?

 

"북경? 북경이 어디야?"

 

 그 주 주말, 집에 돌아온 후, 난 가족들과 수학여행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으응, 중국이라고 우리나라 옆의 큰 나라 있지? 거기 서울이야. 베이징이라고도 해."
"와아~. 그럼 오빠 다른 나라 가는 거야? 부럽다..."
"하하... 좋은 곳 있으면 사진 찍어줄게."
"으응~. 오빠, 거기서 돌아오면 선물 사주는 거야?"

 

 그러자 어머니께서 지영이에게 말씀 하셨다.

 

"지영아, 오빠는 아직 돈 못 벌어. 너무 부담주지 마."
"우응... 하지만 난 선물 갖고 싶은데..."
"하하하... 용돈 많이 받으면 생각해 볼게."
"응, 그럼 나 엄마 아빠한테 오빠 용돈 많이 달라고 할래."
"하하하... 지영이도 참..."

 

 아버지께서는 크게 웃으셨다. 이번 주말에도 화기애애했다.
 어느 덧 월요일이 되었다. 그런데...

 

"야, 그거 소식 들었어?"
"뭐?"

 

 양진성, 또 터졌다. 저 수다쟁이...

 

"지난 주말에 가수 정지원 팬미팅 있었잖아."
"그래, 정지원이 제대한 후에 처음으로 열었다는..."
"아, 너 우리 학교 강진영 알지? 걔가 거기 나왔더라?"

 

 진영이가 정지원 팬미팅에?

 

"강진영? 3반의 그..."
"그래, 게다가 유세나와 같이 나온 거 있지?"
"유, 유세나와?"

 

 유세나도 거기에 있었다고?

 

"그래, 더 놀라는 것은... 그 강진영이 커밍 아웃을 한 거야."
"커, 커밍 아웃?"
"그, 그럼... 우리 학교에 동성애자가 있는 거야?"

 

 저, 저기, 진영이는 동성애자가 아니야!

 

"그, 그런 게 아니야! 전에 운동회 때 함께 데리고 오는 달리기 경기 알지?"
"그래, 그거 '장애인'이라는 쪽지가 나와서 엄청 논란이 되고 결국엔 학생 하나가 경고 받고 그랬잖아."

 

 그래, 그 때엔 정말 그 학생을 찾아가 따지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실제로 있을 줄은 몰랐고."

 

 실제로 있었다? 그게 무슨 소리지?

 

"강진영이 정지원에게 유세나를 소개시키면서 나왔는데, 그 두 사람... 10년 전에 같은 유치원 나왔댄다."

 

 진영이와 유세나가 10년 전에 같은 유치원에 다녔다고?

 

"그, 그럼 10년 전부터 알던 사이였겠네?"
"그 사실을 안 건 걔네들도 얼마 안 되었대. 그런데 말야, 그 강진영이 2년 전에 어떤 애를 구하다가 죽을 뻔 했다는데..."

 

 잠깐! 그 비밀은 왜 드러나고 있는 거야?

 

"강진영이?"
"강진영이 구한 아이가 바로 유세나 사촌 동생이라는 거야! 그 이후로는 강진영은 전혀 들을 수 없게 된 거고."
"뭐, 뭐야? 그렇다면 이거..."
"아무래도... 그 두 사람은 어떻게든 만날 운명이 아닐까?"

 

 그러자...

 

"으흑... 세, 세나가..."
"으아아앙~! 강진영이... 강진영이..."

 

 우리 반은 졸지에 초상집 분위기가 되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진영이의 사연은 정지원 팬미팅 때 밝혀져 인터넷에 퍼진 것이었다. 다행인 것은, 진영이에게 악성 댓글 같은 건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거의 진영이를 응원하는 분위기였다.
 진영이와 유세나가 그런 인연일 줄은 몰랐군. 참 세상이란 재미있군.
 그렇게 시간은 흘러 어느 덧 수학여행을 가게 되었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우리들은 일단 준비를 하게 예약된 시간에 맞춰 비행기를 탔다.
 그나저나... 이렇게 깨끗한 하늘은 처음이다.

 

"여긴 성층권이야. 대기권 바로 위야. 그래서 구름 한 점 보이지 않아. 구름은 대기권에 있거든."

 

 민시현이 설명을 해 주었다. 민시현 얘도 가끔은 과학고 학생 다운 모습을 보인다니깐.

 

"넌 비행기 많이 타봤겠다?"
"응, 어렸을 때."

 

 역시나 이사장 손녀다운 대답이었다.
 3시간 후, 우리들은 북경 공항에 도착하였다. 한자 빼고는 우리 나라와는 별 차이는 없어 보였다.

 

"자, 지금부터 수학여행동안 우리들을 안내해 주실 가이드 선생님이다."
"안녕하세요? 임청명입니다. 조선족입니다. 저와 같이 여행하게 되어서 기쁩니다."

 

 조선족 가이드는 약간 어설프지만 우리 말로 인사를 하였다. 우리 학교에는 총 8명의 가이드가 있는데, 각각 한 반씩 맡게 되었다. 우리는 먼저 중관촌이라는 곳으로 갔다. 중관촌이라는 곳은, 우리가 생각했던 중국의 모습과는 달랐다. 여긴... 우리나라의 서울을 떠오르게 하였다.

 

"자,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면 이 육교를 통해서 들어갑니다."

 

 우리들은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갔다. 아무리 봐도 중관촌이라는 곳은 거의 우리나라 같았다. 익숙하지 않는 한자 빼고는 말이다.
 중관촌에서 쇼핑하는 애들도 있었지만, 난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그냥 넘어갔다.
 다음 장소는...

 

"자, 이 곳은 학생들도 많이 본 곳인데 어딜까요? 운동 좋아하는 학생들이라면 쉽게 알텐데..."

 

 그러자...

 

"2년 전에 북경에서 올림픽 열었을 때 사용했던 경기장 아니에요?"

 

 강진규가 손을 들며 말을 하였다.

 

"맞아요. 여긴 니아오치아오(鳥巢) 경기장이에요. 경기장이 새 둥지처럼 생겨서 붙인 이름이에요."

 

 2008년, 여기서 올림픽이 열렸다는 거지?

 

"자, 조금만 더 가면 수리팡(水立方)입니다. 아, 수리팡이라고 하니까 못 알아듣나요? 워터큐브라는 말은 들어보셨죠?"

 

 워터큐브는 밤이 되면 전체가 푸른색으로 빛이 나서 아름다운 경기장이라고 한다. 그렇다. 우리들은 지금 베이징올림픽 선수촌, 즉, 아오윈춘(奧運村)에 있는 것이었다.

 

"밤에 보면 더 좋을텐데 아쉽네요. 그럼 다음 곳으로 갑시다."

 

 우리들은 자리를 떴다. 난 쉬는 시간에, 기념품 가게로 갔다. 여기라면 지영이가 좋아하는 게 있을까?
 그렇게 고르고 있었을 때였다. 갑자기 거기 직원이 나에게 뭐라고 그랬다.

 

"니야오마이션머?"

 

 뭐라는 거야?
 그 때였다. 가이드 선생님께서 나에게 말을 하셨다.

 

"'뭐 살 거에요?'라는데요?"

 

 그런 말이었나? 난 고민 끝에 올림픽 마스코트인 5명의 작은 인형을 사기로 하였다.

 

"아, 푸와(福娃)를 사려고요? 푸와는요..."

 

 난 그 가이드 선생님께 마스코트 5명에 대해 들었다. 푸와는 우리말로 하면 '복덩이'라는 의미로, 파란 녀석은 물고기를 형상화한 베이베이, 팬더같이 생긴 검은 녀석은 예상대로 팬더를 형상화한 징징이고, 불꽃같이 생긴 빨간 녀석은 성화를 형상화한 환환, 사슴같이 생긴 노란 녀석은 영양을 형상화한 잉잉, 마지막으로 머리에 새 장식을 한 초록 녀석은 제비를 형상화한 니니라고 설명해 주셨다. 뭐 이 다섯 애들의 이름을 합치면 '베이징환잉니'가 되어서 '베이징, 북경은 당신을 환영합니다'라는 의미가 된다던가 그렇다고 하셨다.
 선생님께서는 아마도 환환이란 녀석이 제일 잘 팔릴 것 같다고 하셨다. 중국 사람들은 붉은 색을 좋아한다고 하니까 말이다.
 난 5명 모두를 사기로 하였다. 그런데... 값이 만만치 않았다...

 

"4, 490위안이라니... 그럼 우리나라 가격으로는..."

 

 하아~. 어쩔 수 없군. 그럼 지영이가 제일 좋아할 만할 녀석을 골라볼까?
 한편, 가이드 선생님께서는 다른 학생들의 통역도 해 주고 계셨다.
 그런데... 으윽, 고르기 어렵다...
 난 결국 인형은 포기하고, 움직이는 사진으로 대신하였다. 그건 시간이 지나면 다른 캐릭터로 바뀌는 것으로 지영이가 보면 신기해 할 것 같아서 샀다. 가격은... 인형 세트보다는 쌌다.
 그렇게 우리들은 북경의 관광지를 두 곳 더 보았고, 숙소인 '북경일월민박'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우리 반은, 남자는 여섯 방, 여자는 두 방을 쓰게 되었다.

 

"이봐, 신도혁. 아까 아오윈춘에서 뭐 사던 거 같은데, 뭐냐?"

 

 천우빈이 물었다.

 

"동생 선물이다."
"동생?"
"몰랐어? 신도혁에게 여동생이 있다고. 운동회 때 장선화와 같이 결승점에 들어왔을 때 말했잖아. 자기가 여동생바보라고."

 

 그것까지 다 들었나 보군. 조한석 녀석.

 

"이야~. 여동생이라고? 신도혁, 나에게 여동생 좀 소개시켜 줘."

 

 그러자 유명준이 나섰다. 이봐, 너 전자발찌 차고 싶냐? 어디서 어린애를 소개시켜 달라는 거냐?

 

"저기, 유명준. 신도혁 여동생... 아직 초등학교도 안 다닌다."
"아아... 아쉽다. 뭐, 난 몇 십년이라도 기다릴 수 있다고."
"이봐, 유명준. 그 때 되면 넌 원조교제로 전자발찌 찰지도 몰라."

 

 생각해 봐라. 지영이가 어른이 된다고 하면, 우리는 벌써 30대라고.
 잠시 후, 우리들은 저녁을 먹었다. 중국 음식이란 건 이런 거였군. 조금 느끼한 것도 있었지만 말이다. 인천 차이나타운에서도 먹어봤지만, 역시 오리지널은 다른 건가?

 

"자, 주목~! 명성과학고등학교 학생들, 저녁을 먹고, 9시에 공연을 보기로 하였다. 중국 전통 공연에 변검(變脸), 경극도 있을 예정이니 많이 봐 줬으면 좋겠다."

 

 우리들은 9시까지 놀다가 9시가 되어서 강당으로 모였다. 그리고 강당에서 여러가지 공연을 보았다.

 

"와아~!"

 

 여기저기서 플래시가 터지고 난리가 아니었다. 참 신기하군. 나도 휴대폰 사진기로 여러 장면을 찍었다. 특히 변검은 아예 동영상으로 찍었다. 이걸 지영이에게 보여주면 신기해 하겠지? 어쨌거나 첫째날은 그렇게 끝이 났다. 우리들은 숙소로 돌아갔다. 그리고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
 아무리 해외로밍이 된다고 하지만, 통화료도 비싸고, 게다가 이미 지영이는 잠자리에 들었을 지도 몰라서 오늘은 그냥 넘어갔다. 다들 잘 자고 있겠지?

 

==================================================================================

 

네, 이번 편은 많이 깁니다.

중국 북경에 대해 많이 나왔는데요. 그런데 실제로도 정말 북경으로 수학여행을 가는 경우 있겠죠?

일단 중관춘은... http://ko.wikipedia.org/wiki/%EC%A4%91%EA%B4%80%EC%B6%98 을 참고해 주세요.

베이징올림픽 경기장은 인터넷에서 찾았고요. 푸와(복덩이) 역시 인터넷이 출처입니다.

중국 북경 명소는... http://www.widechina.net/bbs/view.php?id=tj_tour&no=499 을 참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숙소인 일월민박은... http://yanbian.moyiza.com/t04_4/287691 여기 광고문을 참고했습니다.

참고로 전 5년 전에 중국 광저우에 간 적이 있었는데요, 베이징은 가 본 적은 없습니다.

그 때는 또 여름이라 얼마나 더웠는지... 하아~.

그럼 전 다음에 뵙겠습니다~.

Who's 클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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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영어로 땡큐~ 중국어 셰셰~

일본어로 아리가또라고 하지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불어로 메르시~ 독일어 당케~

이태리어 그라지에라고 하지요~.

꺾기도는 감사합니다람쥐~! 라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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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윤주[尹主] 2011.07.03 20:23

     배경 참조 어떻게 하셨나 했는데, 인터넷에서 찾아보신 거군요 ㅎㅎ

     제 동생이 수학여행을 중국으로 갔었네요; 걔는 배를 타고 갔었지만요^^;


     근데 어쩐지 지수보단 시현이 더 보이시해 보이는 건 왜일까요;

     

  • profile
    클레어^^ 2011.07.04 00:52

    그건... 스포일러라 차마 말 못 하겠습니다 ㅠㅠ

    시현이는 참고로 엄청난 비밀을 가지고 있거든요.

    참고로 지수는 저래봐도 여자입니다...;; 잠꼬대 심하고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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