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06 11:10

천국에서 나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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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5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에 사는 재수생 정모씨(20)는 불안한 심정으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이날은 정씨가 지원한 숭실대학교 2011학년도 수시1차 발표날이기 때문.

정씨가 숭실대 합격자 조회시스템에 수험번호를 입력하자 '합격'이라는 두 글자가 또렷이 보였다. 정씨는 그 순간 어머니 김모씨(41)를 부둥켜 환희의 눈물을 흘렸다.

정씨 모자는 합격 사실을 확인하고도 10여 분간 계속해서 합격 여부를 조회했다. 너무 기뻐서 믿을 수가 없어서다.

혹여나 컴퓨터 오류로 검색이 잘못됐을까봐, 컴퓨터 3대를 동원했다. 그래도 결과는 '합격'이었다.

정씨 모자는 컴퓨터 앞에 앉아 예치금을 언제까지 내라는 합격 안내문을 공들여 읽었다. 혹시 잊어버릴까봐 안내문을 출력해 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합격 사실을 최종 확인한 정씨는 기쁜 마음에 친구들을 만나러 나갔다. 어머니 김씨는 아들이 나가고 나서도 컴퓨터 앞을 떠나지 못했다.

그러나 10여분 뒤 악몽은 시작됐다. 갑자기 합격자 조회시스템이 먹통이 된 것. '조회를 할 수 없다. 지금은 조회할 때가 아니다'는 안내만 나왔다. 그 뒤 30여분이 지나고 나서야 전산오류로 중단됐다는 공지가 나왔다. 

불안해진 김씨는 학교에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컴퓨터 앞에서 전화기를 부둥켜안고 불길한 예상을 억지로 억누르던 김씨는 낮 12시가 되서야 검색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었다.

조심스럽게 아들의 수험번호를 입력한 김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정군이 불합격된 것으로 나왔기 때문.

김씨는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아들은 이미 합격한 줄 아는데 아직 말을 꺼내지 못했다"며 "아들이 받을 충격을 생각하면 속에서 천불이 끓어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합격 안내문까지 출력해놨는데 너무 황당하다"며 "수능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이를 어떻게 달래야 할지 힘들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숭실대는 전산오류라고 쉽게 말하지만 나 같은 학부모는 용납이 안 된다"며 "소송이라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숭실대학교가 전산착오로 2011학년도 수시 1차 전형에 지원한 학생들을 전원 합격시켰다가 뒤늦게 이를 번복하는 바람에 일선학교에서 큰 혼란이 빚어졌다.

5일 숭실대와 일선 고교에 따르면 숭실대는 모두 883명을 선발하는 수시 1차 전형에서 지원자 1만4611명을 전원 합격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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