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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평 5차때, <M군과 O양의 이야기>인가 글 제출하셨잖아요.

 그때 '정확히 이걸 어떤 시점이라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하신 게 기억나서요;


 오늘 책 읽다가 발견한 게 있어서 인용합니다.


 '그러나 일인칭 시점이니 삼인칭 시점이니 하는 서술 방법의 분류는 화자 또는 서술자가 이야기와 맺는 내적/외적 관계를 명시하는 데에 유용하지만, 실제 이야기의 서술 방법을 완전하게 분석하는 데에까지 이르지는 못한다....

 ...여기서 생겨나는 문제가 바로 '누가 이야기하느냐'와 '누가 보느냐'의 문제다. 하나의 인물이 이야기를 말하는 것과 보는 것을 모두 동시에 할 수 있다. 그러나 바로 이 때문에 소설의 서술 방법과 시점의 문제가 서로 혼동되기도 한다'


 위 인용문이 지적하는 문제가 딱 시우 님께서 고민하시던 문제인 듯. 이어서 책에는, '누가 이야기하느냐'는 서술의 문제, '누가 보느냐'는 '초점화'의 문제라고 정의합니다. 이 둘을 구분지어 생각해야 된다는군요.


 서술이 1/3인칭으로 나뉘는 것처럼 초점화는 내적 초점화/외적 초점화로 구분할 수 있다네요. 이야기 밖에서, 서술을 담당하는 화자 내지 서술자와 같은 위치에서 장면을 보고 있다면 '외적 초점화', 혹은 '화자 초점화', 이야기 내에서, 특정 등장인물 시점에서 장면을 바라보면 '내적 초점화' 혹은 '인물 초점화'라고 한다는군요. 물론 시선, 즉 초점을 옮기는 건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 한 작품 내에서도 얼마든 바꿀 수 있는 모양입니다. 엄밀하게 '이 글은 '내적 초점화'를 이용한 글이다, 라고 정의내릴 수 없다는 얘기.


 결국 <M군과 O양의 이야기>는 3인칭 서술이지만, 외적 초점화에서 내적 초점화로 그 초점을 이동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예시도 있어요. 염상섭의 <삼대>에 이런 장면이 있답니다.


 '덕기는 제 방으로 들어가 누우면서 지금 안에서 듣던 말을 생각해 보았다....

 조부의 못마땅해하는 어떻게 들으면 말을 만들어 보려고 짓궂이 비꼬는 강강한 어투가 또 들린다.

 덕기는 부친이 왔나 보다 하고 가만히 유리 구멍으로 내다 보았다. 수달피 깃을 댄 검정 외투를 입은 홀쭉한 뒷모양이 뜰을 격하여 툇마루 앞에 보이고 조부는 창을 열고 내다보고 앉았다. 덕기는 일어서려다가 조부가 문을 닫은 뒤에 나가리라 하고 주저앉았다.

 ...이것은 부친의 소리다. 부친은 갸날프고 신경질인 체격 보아서는 목소리라든지 느리게 하는 어조가 퍽 딴판인 인상을 주는 것이었다. 그 부드러운 목소리와 급히 죄치지 않는 느린 말투는 퍽 젊었을 때에도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예수교 속에서 얻은 수양인가 보다고 덕기는 생각했다...'


 시점의 느낌이, 대략 비슷한 거 같지 않나요? 3인칭 전지적 시점임에도 '덕기'가 구멍으로 내다보는 시각을 그대로 따르는 장면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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