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악마 천무님처럼 말빨이 대단하지도 않고, 윤주님처럼 막 누구 달래줄 정도로 대범한 사람도 아닙니다. 사람 계속 쪼으면서 설득하려고 해봤자 듣지도 않습니다. 원래 사람은 자기가 틀렸다는걸 인정하기가 쉽지 않고, 특히 누구한데 설득 당하는 것을 모욕 수준으로 받아들이기도 하니까 말입니다.
그러니까 난 님한데 그냥 내 요즘 느끼는 기분을 말합니다. 그게 최선이라고 봅니다.
잠시 세상의 불의에 분노해서 창도 자게에 글을 썼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잘 생각해보니까 내가 잘못했더군요. 아무리 규정이 없다고 해도 운영자가 막 글을 쓰는게 좋은건 아닙니다. 친목질이 가속화될 우려도 있습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내용을 떠나서) 표현 방식 자체에 불만을 가지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요. 멋모르고 "아 여기는 막 욕하고 화내도 되나 보다"라고 잘못 생각하고 게시판을 더럽히는 유저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지우고 없는 척 할 수도 있습니다. 근데 그런 방법은 치사합니다. 그래서 짤막하게나마 자게에 반성글을 썼습니다.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노력해서 다음부터는 그런 글 다시는 안 쓰게 하면 되겠죠.
대략 그쯤부터 님이 나타났습니다.
맨 처음에 폭주족이랑 양아치 이야기를 할 때는 나름 잘 들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솔직히 나라도 주변에서 계속 떠들고 그러면 스트레스 왕창 쌓이겠죠.
근데 다음번에는 더 심해지더군요. 자살하느니 하면서 이야기를 할때 나는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안 왔습니다. 며칠 전에 실제로 내가 죽기 직전까지 우울했기 때문에 자살하고픈 심정을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것도 있었고, 예전 디시 악플러 차단 후에 숨진 사건처럼 실제로 홧김에 죽는 사람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그때는 테오가 잘 마무리 지어줬죠.
다음날 아무렇지도 않게 님은 또 채팅방에 와서 그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때부터 혼란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님이 뭘 말하고 싶은지 의도를 전혀 이해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제 경험상 화를 위로받고 싶은 사람이면 그날 하루만으로도 족했습니다. 하루만에 해결이 안되어 다시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보통은 어느정도 상황이 바뀐 상황이였습니다.
근데 님은 뭔가 시도도 안하고(로또를 지르긴 했지만) 그냥 계속 "나는 화납니다"라는 내용을 모든 사람이 알아야 된다는 식으로 전달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때 제가 말했죠. "도대체 왜 죽고 싶은지 한번 이야기나 해봅시다" 라고.
이야기를 해보니 저번에 들었던 그 이유더군요. 그래도 그냥 그러러니 했습니다. 사람이 화가 안 풀리고 하다가 실수할 수도 있고 그러니까요.
근데 카르마님이랑 소엽님이랑 이야기하는데 또 오셨더군요. 그때는 진짜 실망했습니다. 거의 완벽한 수준으로 대화를 끊기게 하셨으니까요. 이쯤부터 저는 슬슬 님한데 짜증과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그때 소엽님이랑 제가 약간은 갈구듯이, 약간은 타이르듯이 말했고 카르마님이 달래셨죠.
이정도 하면 정신 차렸겠지 싶었습니다. 그때 나가기 전에 분명 자기 잘못도 뉘우치는 것처럼 보였고, 그래서 이제는 좀 잘 하겠거니 싶었습니다.
다음날 또 그러시더군요.
제가 묻고 싶습니다. "어쩌라구요?"
그래서 어제는 이야기하다가 도저히 화를 못 참아서 잠시 딴거 하다가 님한데 경고까지 했습니다. 기억하실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제가 장난으로 님 밴할까요? 라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 경고는 잘 하지 않습니다. 접속해있는데 계속 헛소리나 쌍욕 할때만 카운트 줍니다. 개소리 몇마디 하고 나간 사람은 얄짤없이 그냥 밴해버립니다.
이거는 제 나름대로의 원칙이 있기 때문입니다. 운영자의 경고라는게 잘못 사용되면 권력 남용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늑소가 챗방 권력자인 시절을 겪은 사람은 대충 이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진짜 경고해버렸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겁니다.
저 죽을지도 모릅니다 라고 계속 하셨죠? 전 이게 협박으로 보였습니다. 인질극 벌이는 범인이랑 별반 다를게 없어 보였습니다. 차이는 인질극은 인질이 타인이지만, 이 경우는 자기 자신을 인질으로 삼은 것이죠.
저런 행위, 저는 아주 싫어합니다. 저는 성격이 특이해서 누가 강요하면 오히려 죽을 기세로 안합니다. 협박하면 오히려 협박 무시하고 맨투맨으로 싸울 준비를 해버립니다. 그냥 원만하게 사려고, 귀찮지 않을려고 가만히 있을 뿐이죠.
그래서 님이 계속 자기 목숨가지고 위협하는 것같아 보여서 언짢았습니다. 그래서 경고했습니다.
오늘 교회를 갔다 오니까 또 채팅방에 님의 투덜거림이 적혀 있네요. 천무님의 말씀으로 더 심하게 악화는 안 된거 같습니다. 그러나 왠지 경고조차 님한데는 별것 아닌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씁쓸하네요.
뭐 뒤에 말을 더 붙일 수도 있는데 설교가 될까봐 관둡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