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30 00:10

[후일담] 어린왕자

조회 수 477 추천 수 1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 왔어.”

소년이 꽃 앞에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허리를 숙여 다정한 눈빛으로 말했건만 꽃은 아무런 반응 없이 가만히 있었다. 아무 감정이 없는 무표정엔 그것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을 만했다. 정말로 차가운 마음을 하고 있는 한 송이 장미였다.

“보고 싶지 않았어?”

그래도 다시 만나 반가운 왕자가 말했다. 이전보다 퍽 성숙해 보였다.

“보고 싶었어.”

장미가 조용히 말했다. 그의 말에 안심한 소년이 한숨을 쉬었다.

“지금은 아니야.”

“응?”

“지금은 보고 싶지 않아.”

“무슨 말이야?”

“네가 내 곁에 있으니까. 그걸 확실히 알고 있으니까, 지금은 보고 싶지 않아.”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꼭 알 필요는 없어.”

“그냥 고집이구나.”

“그래, 그런 거지.”

“그런 건 안 좋아.”

“알아.”

다시 한기가 돌았다. 그들 둘 밖에 없는 행성에 겨울이 온 듯 했다. 왕자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어. 또 많은 것을 배웠고.”

“좋았겠네.”

“네 마음은 모르겠다. 분명 알고, 확신하고 온 것 같은데.”

“모르는 척 하지 마. 다 알고 있잖아?”

“... 그냥 고집이라는 거?”

“그래. 이건 그냥 고집이야.”

다시 정적이 흘렀다. 왕자는 짜증을 느꼈다. 안 그래도 피곤한 여정에 이런 환대라니. 짜증이 안 날 수가 없지 않은가. 그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작은 행성에 조용한 울림이 일었다.

“난 널 위해 성숙해져서 돌아왔어.”

“떠나지 말았어야지.”

장미가 울먹이며 따졌다.

둘은 오랫동안 등을 기대고 앉아있었다.

?
  • ?
    다크조커 2012.12.30 00:19
    그리고 등에 가시를 찔려 피를 흘렸다...
  • profile
    윤주[尹主] 2012.12.30 05:40
    오...잘 봤습니다. 이런 뒷얘기도 있을 법하네요 ㅎ

    다만 제 생각엔, 어린왕자와 장미의 관계는 일정한 거리를 둔 배려와 애정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저라면 장미의 가시 길이만큼, 두 사람이 서로 떨어져 감정을 공유하고 의지하는 그림을 그리려 했을 거 같아요. 제 능력이 그정도가 된다면 말이죠;

    여러모로 어려우실 텐데 꾸준하시네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4364 기타 UI 디자인 연습 1 최참치 2023.05.24 584 0
4363 맵배치 인솔렌스 맵배치 file 로란 2021.09.05 569 0
4362 곤약 심판 RPG란무엇인가? 2019.08.24 729 0
4361 맵배치 잃고잊힌세계) 용암이 끓는 폐허 도시 file OnLew 2018.10.04 1025 0
4360 맵배치 잃고 잊힌 세계) 신전 도시 맵배치 file OnLew 2018.09.15 880 0
4359 맵배치 대충... 맵배치? file 루다 2018.09.04 814 0
4358 맵배치 유럽맵배치 초안 첨부 1 file 심심치 2017.11.25 1234 0
4357 맵배치 [VXA] 광산 맵배치 1 file 루다 2017.10.17 1218 0
4356 맵배치 [VXA] 세스타니아 테라산 맵배치 1 file 루다 2017.10.01 1235 0
4355 02- 제드 : 산신 - 20 복권장군 2016.11.10 871 0
4354 02- 제드 : 산신 - 19 복권장군 2016.11.08 1082 0
4353 02- 제드 : 산신 - 18 복권장군 2016.10.26 872 0
4352 02- 제드 : 산신 - 17 복권장군 2016.10.25 831 0
4351 02- 제드 : 산신 - 16 복권장군 2016.10.24 783 0
4350 02- 제드 : 산신 - 15 복권장군 2016.10.20 807 0
4349 02- 제드 : 산신 - 14 복권장군 2016.10.20 788 0
4348 02- 제드 : 산신 - 13 [촌장님의 집무실] 복권장군 2016.10.13 792 0
4347 02- 제드 : 산신 - 12 복권장군 2016.10.09 842 0
4346 02- 제드 : 산신 - 11 1 복권장군 2016.10.08 1419 0
4345 02- 제드 : 산신 - 10 복권장군 2016.10.06 724 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19 Next
/ 219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제휴문의] | [후원창구] | [인디사이드연혁]

Copyright © 1999 - 2016 INdiSide.com/(주)씨엘쓰리디 All Rights Reserved.
인디사이드 운영자 : 천무(이지선) | kernys(김원배) | 사신지(김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