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06 01:19

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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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인사만 하고 가버린 봄의 끝자락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무더위
거대한 파이프 수어개, 바다의 목덜미를 물어 빨아낸 피가
콘크리트의 뱃속을 거쳐 거품물을 배설하고
알 듯 모를 듯 내 마음과 내게 주어진 시간의 공백이 나를 심란하게 만든다.
소금을 태우는 햇발을 피해 그늘에서 나는
내가 보는 것들을 보는 나를 깊숙히 더듬는다
그래, 거품물도 너른 바다에 자신을 섞어보고 싶어
물결 위로 오르내리며 저 먼 투명한 바다로 헤엄쳐가는구나
깨끗한 곳으로, 알면서도 조금이라도
반가워하지 않는 깨끗한 곳으로
저 먼 투명한 바다로 날아가는구나
더러운 몸을 청정함의 이빨이 조각내어
닿을 수 없는 곳에 닿으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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