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10 00:44

벽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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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 들뜬 눈을 감고
벽에 기대어본다.

누군가는 이렇듯
나처럼 기대었었더랬지.
아마 그랬을 거야.

문득문득
얼굴도 모르는
그이가 떠오른다.

두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빨래며 청소며
궂은 일에 지친
뚱뚱한 아주머니일지도.

새벽 일찍 일어나 앉아
마르지 않은 작업복을 입고
아침도 거른 채
담배를 태울
비쩍 마른 아저씨일지도.

아니, 어쩌면
나와 같은 또래의
교복입고 잠드은
아이일지도.

이 벽에는
얼마나 많은 이들이
기대었을까.

조용히 눈을 감고
벽의 추억을
대신 더듬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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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어느날 도배가 끝난 내 방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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