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06 07:10

사과를 베어 물며

조회 수 596 추천 수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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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던 편지를 내려놓고 나는 문득 턱을 괴어 앉은 채
한동안 당신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우리는 마치 먹다만 사과 같았지요, 시간이 흐를수록
주고받는 말들에는 얼룩덜룩 갈빛으로 얼룩이 지고
버석버석 건조해진 눈길과 마침내는 쉰 단내를 풍기며
한입 두입 어설프게 베어 먹은 흔적밖에는 남지 않겠지요

속을 알기 전에는 바알간 모습이 그저 참 이뻐보였다고

나는 다시 한참을 앉아 있습니다
어떤 절단의 언어들이 손끝에서 흘러나올지 알 수 없지요, 그러나 결국에는
저 사과, 처럼 우리의 그 모든 것들도 갈변하고 혹은 곰팡이가 피어서
아프도록 썩어 문드러질 수밖에 없는 것인가요
어쩌면 우리는 알알이 존재할 때 더 아름다운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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