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04 06:18

살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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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쾡이 / 크리켓


 
 이 산 저 산 옮겨 다니며 흙 밭 똥 밭 구별하지 않고 다 굴러다니는데
 그래도 살아있는 게 그놈 눈빛이야, 퀭해 보이는데 살 떨리더라구.
 결국은 쇠똥구리는 되지 않겠지 끝까지 발톱은 숨기겠더라구.
 밤 중에 산에서 내려와 쪼그만 고양이처럼 어슬렁거리는데
 그 밤에 도깨비불이 번쩍일 때마다 그놈이었더군.
 산 떠나가듯이 울던 그 겨울이 벌써 다섯 번이나 지났는데도 죽지 않아.
 파리만 꼬이던 그 놈의 애미가 있던 자리를 정승마냥 지키고 서서 호랑이같이 노려보지 뭐니.
 아마도 한 명은 물어 죽이겠지. 언제나 그런 눈이었으니까 말이야.
 사실 그렇게 무시무시한 놈이 마을을 돌아다닌다는 게 영 석연치 않지만 어쩌겠나.
 이 집 저 집 모두 입에 풀칠하기 바쁜데 말이야, 나만 아니면 되지.
 내가 어떻게 안 해도 결국은 그놈도 언젠가 산에서 나오지 않는 날이 오겠지.
 결국, 그냥 사라지고 없는 거야.
 그래도 울음소리는 그치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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