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30 02:28

쓸 수가 없다

조회 수 321 추천 수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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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를 펼치고 연필을 잡는다


 


종이가 하얗지 않아
새하얀 종이를 찾지만
다른 종이가 없다


 


연필을 대어보다
무디어진 연필
마음에 차지 않는다


 


칼을 찾아 보지만
녹 슨 칼은 날도 짧다


 


볼펜을 들어 똥을 떼지만
잉크가 마른지 오래다


 


무딘 연필과
누렇게 먼지 쌓인 종이에
옛 것들이 떠오르다
기억에서 스러진다


 


훅. 불어낸 먼지가
담배연기 마냥 일어날 때
스러진 기억이 다시
떠오르다
스러진다


 


나무 단내가
무딘 연필에서


 


묵은 나무 내음이
누런 종이 귀퉁이에서


 


잡조름한
땀내음 눈물내음
웃음내음 추억내음
떠오르다
스러진다


 


차마 그 내음을 글로 적을 수 없어
땀 하나에 점 하나
눈물 하나에 점 또 하나
웃음 하나에 점 하나
하여 추억 하나에 점 하나


 


누런 종이에
말 줄임 표식 몇 개가
웃는 듯 우는 듯
무딘 연필 붙들고
끝내 놓아주질 않는다
.


 


---------------------------------


긁적a


그렇더이다
끝내 놓아 주질 않더이다
해서 적어낼 수가없더이다
해서 이제야 잊어져서야
수줍은 글 하나
내려 놓고 가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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