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06 06:04

홍련

조회 수 488 추천 수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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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련


바람이 불 때마다 기우는 갈대처럼
나는 오늘도 꺾이고 꺾이었다.
이제 그 어떤 바람도 무서워
영원히 굽어지려 한다.

그러나 나의 몸이 쓰러져 일어나지 못한다 해도
조용히 그때마다 고개 드는 아집이 있으니
비겁하게 졸아드는 흙탕물에서도
홍련을 피우리라 믿고 있다.

그렇게 온갖 괴로움을 하나로 하고
홀로 벽을 마주하여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끌어 오르는 외침을 토해낸다.
구역질하고 또 해서 말끔히 비운 속에
고통을 가득 채우고 서서히 익어간다.

그리고 한가득 짐을 짊어지고 기어가며
하나씩 내 고통에서 희망을 피울 것이다.
언젠가 내 자취가 남은 그 더러움에도
나의 붉은 연꽃은 떠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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