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07 18:10

작부酌婦

조회 수 454 추천 수 2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어느 골목길을 뚫고 나오던 날.
 그 어두운 터널을 비집고 나오던 때.
 내 앞을 지나가던
 죽은 향기를 지닌 한 여자를 보았다.
 
 우수에 찬 눈에 수많은 과거가 지나가고
 짙은 화장 속에 몸에서 풍기던 자신의 꽃향기조차
 불사르듯이, 태워 없앤 그녀는
 나를 돌아보며 파리하게 젖은 웃음을 보내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쉐리라는 이름을 가진 그녀는
 치부만을 가린 빨간 드레스에 의지한 채
 정말, 시체같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가슴 깊이 일어나는 슬픔이 입을 달싹거리게 하고
 그녀의 눈과 말 하나하나마다 차가운 바람을 울리는데,
 벙하니 멈추어선 내 망가지고 초라한 모습을 훑어보고
 연민에 일그러진 미소와 함께 꽃은 잎을 내렸다.
 
 저 멀리 사라지는 희미한 꽃향기에 묻어나는 그것은
 눈물과 콧물로 얼룩진 하늘.
 어둑어둑 서러워지는 그 우리 안에서 비가 내려
 홍수가 되고 폭포가 되어 흘렀다.
 
 그리고 그 속에 한 마리의 개미가 된 나와 그녀는
 서로의 손을 잡을 줄 모르는 채
 깊고 어두운 흙탕물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몸을 침전시킬 뿐이었다.
 


 


------------------------------


 


crecat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004 누군가에게말하는 소망 1 비밀아이 2016.09.03 530 0
1003 어린소망 비밀아이 2016.06.04 452 0
1002 어린아이 비밀아이 2016.05.29 424 0
1001 믿지 못한다 5 file 비밀아이 2016.05.15 905 0
1000 착한생각 1 file 비밀아이 2016.05.14 914 0
999 마음의 벽 1 비밀아이 2016.05.08 1536 1
998 초능력2편 생선 2016.01.17 157 0
997 초능력1편 생선 2016.01.17 160 0
996 콜라 2 생선 2016.01.16 511 0
995 방황 각인 2015.12.05 142 0
994 시간은.. 시간의마술사 2015.12.05 170 0
993 춘삼월의 눈 란카쿠르츠 2015.06.16 291 0
992 이슬,힘,방울 3 뉴프레스 2014.08.01 446 2
991 하루 5 부초 2014.07.31 482 2
990 연재작가구하는만화 3 file 에마군 2015.10.23 315 0
989 그럴 줄 알았지 1 크리켓 2015.09.16 184 0
988 오분 전 4 예스맨... 2013.01.16 813 0
987 위로 2 생강뿌리즙 2013.01.02 510 1
986 -새해기념 다시 올리는 시- 새해 2 1 예스맨... 2013.01.01 2221 2
985 가로등 8 2 시우처럼 2012.12.31 511 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1 Next
/ 51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제휴문의] | [후원창구] | [인디사이드연혁]

Copyright © 1999 - 2016 INdiSide.com/(주)씨엘쓰리디 All Rights Reserved.
인디사이드 운영자 : 천무(이지선) | kernys(김원배) | 사신지(김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