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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미션은 '사회 비평을 주제로 한 글쓰기'였습니다. 다만 '해결책이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써야 했고, '웃음이 있어야 한다'란 조건이 붙어 있었죠. 우스운 글, 재미있는 글을 써본 적이 별로 없어서 제게는 퍽 어려운 미션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미션에선 재미있는 글들이 많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시도가 좋았던 글도 있었고, 굉장히 잘 짜여졌단 인상을 주는 글도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이번엔 나름 신경 써서 써 봤단 말도 쉽게 못 꺼내겠는데요^^;


 이번 미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글은 시우처럼 님이 쓰신 <록펠러 가문의 비극>이었습니다. 짧은 글이 아닌데도 이 글은 군더더기가 적습니다. 비판의 대상이 될 유력자가 나오고, 그의 과시욕과 의심 많은 성격을 간접적으로, 무덤덤하게 증언할 형사가 한 명, 그리고 유력자에 대한 독자의 태도를 날선 비난에서 조소와 해학으로 바꾸어줄 반전을 이끌어주기 위해 하녀가 한 명 등장할 뿐입니다. 개인적인 욕심같아선 처음에 나오는 집사 역할도 하녀에게 몰아 줬으면 싶기도 합니다. 굳이 그러지 않더라도 글 속 거의 모든 요소가 주제를 중심으로 통일성있게 잘 정리된 글이지만요.


 예스맨 님의 <노인공경>은 주제에 대한 짧은 에피소드 하나를 잘 선정해 풀어낸 글입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는, 본의 아니게 먼저 올리신 시우 님 비평을 참고하게 되었네요; 시우 님께서, 승강장에 서 있는 여자를 보며 '꽤 이쁜데?'라고 생각하는 장면을 지적하는 걸 보면서, 저도 왜 그런 장면이 포함되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것조차 예스맨 님이 글을 쓰시며 적용한 전략이었다고 한다면 과장된 해석일까요? 글 전반부를 읽을 때 화자는, 경로 의식이라곤 전혀 없어 버릇없는 인물처럼 보입니다. 애써 창 밖을 보며 할아버지를 무시하고, 정거장에 서 있는 여자 외모를 살피고, 자기도 모르게 잠들었을 때 꿈에서 만난 할아버지에게 '정정하시네요'라고 이야기하는 등에서 그렇습니다. 글 후반부에 다다라서야 그것이 오해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죠. 마치 독자의 무조건적인 경로 의식을 비웃는 듯한 글이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하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글이었죠.


 다시 님의 <서바이벌>은 불편한 글이었습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폐해를 이 이상 불쾌하게 드러내는 방식도 없을 겁니다. 감정을 포함해 무엇이든 가치를 매기고 상품화한다. 고아라는 소재는 그것이 얼마나 불편한 것인지를 드러내는 데 효과적이었습니다. 대신 고아라는 소재 때문에 개인적으론 소설 속 어느 대목에서도 마냥 웃을 수가 없었습니다. 냉소나 조소까지도 포함해서요. 어쩌면 제가 유난히 해당 소재를 민감하고 불편하게 느꼈던 건지도 모르죠;


 건천하늘 님의 <무제>는 살짝 아쉬운 글입니다. 대학에서 행해지는 부조리와, 그 부조리가 미래에도 반복적으로 재현되리란 암시가 담긴 건 좋았습니다. 아쉬웠던 건 인물들의 행동이 지나치게 순응적이어서 왜 부조리하고 어떻게 부조리한지는 덜 드러났단 생각이 듭니다. 과외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느냐, 논문을 대필하지 않으면, 수업 시간에 앞자리에 앉지 않으면 어떻게 되느냐에 대해서 설명하는 부분은 후에 점수가 하락한다는 단 한 부분밖에 없고, 대개는 '다들 알고 있잖아' 식으로 넘어가고 있으니까요. 이런 부분은 흔히 탈춤에 있다는 저항정신과 비슷한 비판을 할 수 있을 거 같네요. 분명 웃음과 해학으로 사회를 풍자하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무언가를 바꾸어야 한다는 건 아니어서 도리어 사회 전복을 예방하는 백신 역할을 한다는 비판 말예요. 글에 담긴 주제의 진정성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독자가 이 글을 평가하는 시선도 달라질 듯 합니다.


 이하는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의견입니다; 



 시우처럼 님, <록펠러 가문의 비극>


 - 디테일한 표현이 분위기를 많이 살렸단 생각이 듭니다. 배경 묘사도 그렇고, 특히나 록펠러의 복장 묘사엔 외래어 표현을 적절하게 쓰셨다고 생각해요. 여러 면을 고려한, 완성된 글이란 생각이 듭니다.


 - 집사의 안내를 받아 주인공이 문 앞에 선 대목에서, 노크하는 의성어가 조금 걸립니다. '똑똑'하는 의성어와 '문을 두들겼다'라는 서술 사이 간격이 어색하게 넓지 않나요? 의성어를 쓰려면 그 다음 바로 문을 두들겼다란 서술이 먼저 나오고 문의 묘사가 나오는 편이 더 자연스러울 것 같습니다. 저라면 의성어를 아예 뺐을 거 같네요.


 - 하녀 여자 캐릭터는 이십 대 초반 정도란 나이 제시보다 외양 묘사가 나오는 편이 더 좋았을 거 같아요. 순박한, 천진난만한, 혹은 조금 앳된 등의 표현이요. 성숙하기보단 조금 어린애같은 외모상 특징이 두드러지면 좋겠죠 ㅎ 사건의 전말이 결국 무구한 어린아이같은 행동 탓이었단 걸 감안하면 그렇습니다.


 - 마지막 부분에서, '심각하게'와 '강하게'는 한 문장에 같이 안 쓰는 편이 나을 거 같습니다. '심각하게 어긋나는 느낌이 들었다'라고만 해도 의미는 바뀌지 않으리라 생각해요. 의미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간결하게 쓰는 편이 좋겠죠^^;

 

 

 예스맨, <노인공경>


 - 하고자하는 얘기에 걸맞는, 짤막한 에피소드를 잘 잡아내어 쓴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별다른 기교 없이도, 상황 선정만 잘 해도 이야기에 의미를 부여하고 흥미를 끄는 데 무리가 없네요.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맛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건 시우 님 글과는 또다른 즐거움이 있네요.


 - 굳이 아쉬운 점을 찾자면 문장을 좀 더 짧게 끊었으면 합니다. 버스 내부 묘사 부분이 특히 그렇네요. 자주 쓰인 접속사를 정돈하고 짧은 문장 여럿으로, 혹은 짧은 문장과 긴 문장을 번갈아 썼으면 더 나았을 거 같습니다.



 다시, <서바이벌>


 - 영 TV를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형식뿐 아니라 대사까지 빌려온 글이라는 건 비판하고자 하는 대상을 명확히 해주는 거 같네요.


 - 본문 내에 괄호()가 나오는 걸 불편하게 보는 사람도 있을 거 같네요. 회의실 장면이 스크린에서 나오는 장면이라면, 굳이 괄호를 쓰지 않아도 괜찮을 거에요.


 - 기왕이면 서바이벌에서 우승한 사람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가는지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고아 입장에서 자기 얼굴을 공개적으로 판다는 게 썩 내키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납득 가능한 동기가 제시된다면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 같네요. 게다가 그 동기가 무엇이냐에 따라 주제를 더 명확하게 할 수 있겠고요.



 건천하늘, <무제>


 - 화자의 말투는 가볍고 친근하지만, 다루는 내용은 마냥 웃으며 볼 수는 없는 그런 얘기입니다. 교수와 학생 사이 부조리에 대한 얘기는 20대 전후 독자라면 상당수가 공감할 수 있는 소재겠네요.


 - 부조리를 겪고 따르는 학생들이 단지 점수 자체 때문에 거기에 순응한다고는 생각할 수 없네요. 점수가 어떻게 학생들에게 이익, 불이익이 되는가를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보여주기엔, 마냥 순응하는 캐릭터들로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 '우리에게 남겨진 역경은 많았다'로 시작하는 문단은, 한 개 문단 내에서 너무 급전개가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논문을 완성시키고...'이후는 최소한 문단을 바꾸어 적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이상적인 건 이 사이에 일어난 사건을 좀 더 넣는 거겠죠. 보다 더 이상적인 건 오히려 '남겨진 역경' 이야기를 아예 빼는 건지도 모릅니다.


 - 마지막에, '우리랑 똑같은 사람 만나서'라는 문장 의미가 저는 조금 헷갈렸습니다. 이 학생들과 같은 사람을 만난다는 얘긴지, 아니면 학생들이 만난 교수같은 사람을 만날 거란 얘긴지요. 의미를 더 분명히하려면, 뒤에 나오는 '난투극이라든가,'를 '교수 간의 난투극이라든가'로 바꾸면 어떤가요?







  이렇게 정리하면서, 점점 더 글을 평가짓기가 어려워진단 걸 실감합니다. 제출되는 글들은 회가 거듭될수록 나아지는데, 저 스스로는 쓰는 것도 그렇고 남의 글 보는 것도 그렇고 여전히 제자리같네요;; 아무튼 한 회가 이렇게 또 끝나갑니다. 모두 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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