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26 17:35

기다리고 있다

조회 수 291 추천 수 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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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오늘은 날씨도 좋다. 아마 그녀가 이런 날로 잡은 건, 분명히 이렇게 좋은 날씨라는 걸 알고 잡은 걸 거다. 그녀는 매우 현명한 여자니까. 어쩌면 그녀는 이렇게 좋은 날씨를 몰랐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가 약속을 잡은 날이니까, 하늘도 도와주는 걸 수도 있다.
 괜히 소매 끝을 만졌다. 혹시 뭔가 묻지는 않았을까. 아까 공원에서 음료수를 뽑아마셨을 때, 흘리지는 않았을까. 입가도 만진다. 공원 벤치. 작은 공원이지만 그녀의 집 근처라서 자주 그녀가 이곳을 약속 장소로 잡는다. 게다가 이 공원에는 비둘기가 없어서 참 좋다. 나는 이곳을 좋아한다.
 그녀가 약속을 잡은 건 어제였다. 갑자기 심심하다는 말과 함께, 오늘 이 시간에 이곳에서 데이트를 하기로 한거다. 나는 그 순간부터 들떴다. 그녀는 데이트를 할 때마다 언제나 신경을 써서 나온다. 비록 잘 모를 수도 있지만, 그녀의 머리끝에서 느껴지는 샴푸 향도 참 좋아한다. 그래서 나도 그녀를 따라서 샴푸를 바꿨다. 한참동안 그녀의 머리에서 나는 향과 같은 향을 찾느라, 마트에서 여러 개의 샴푸를 뜯어서 냄새를 맡아서 머리가 아팠었지만,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그녀의 선택답게 샴푸의 느낌도 괜찮았다.
 또, 그녀는 언제나 커플링을 잊지 않는다. 언제나 ‘그런 사소한 배려가 좋다’라고 말하고도 싶지만 말할 수 없다. 게다가 그 반지 말고 다른 반지도 선물해주고 싶지만, 아직 그럴 수가 없다.
 또 그녀는 플랫슈즈를 절대 신지 않는다. 차라리 편한 컨버스화를 신기는 해도. 나는 그 점도 너무 좋다. 그녀답다. 어딘가 편안하면서도 귀여운. 그런 느낌이 참 좋다.
 아, 멀리서 그녀가 온다.
 마시고 남은 음료수를 쥐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간다. 자연스럽게 얼굴을 돌린다. 햇살이 너무 강하다. 겨우 봄 햇살인데도 너무 강하다. 그녀의 등 뒤에 햇살이 있어서 일수도 있다.
“기다렸어?”
 그녀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싶지만 저 먼 곳을 본다. 그녀는 천천히 웃더니
“얼른 가자”
 라며 손을 내민다.
 그 놈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녀와 가버린다. 괜찮다. 어차피 그녀가 그 놈과 지금은 같이 있지만, 언젠가 내 것이 될 테니까.
 그녀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면서 천천히 음료수를 바닥에 내려놓는다. 이 음료수도,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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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밤에 자려다가 잠들지 못해서


일어나서 컴퓨터를 켜고


원래는 좀 긴 단편을 쓰려고 했으나,


귀차니즘에 그냥 엽편을 써버린;;;


 


그런 겁니다.


 


근데 왜 이딴 걸 쓰죠,전 ㅠㅠ 아오


 


그래도 창도 활동한다는 의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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