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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거울을 그리 열심히 들여 봐?”


진연이 ‘그것’을 발견한 건 우연한 일이었다. 여느 때처럼 불쑥 찾아 들어와 대청마루에, 신발도 벗지 않고 올라와 두 팔을 펼친 채 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녀는 보고야 말았다. 세상 어떤 것도 두려워할 것 같지 않은 ‘마녀’가 엄마가 쓰던 작은 경대 거울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걸.


“저기 반려. 요즘 나 눈가에 주름이 더 는 것 같지 않아?”


마녀가 반려라고 부른 건 진연이 아니라, 부엌에서 된장찌개를 끓이며 구수한 냄새를 온 집에 퍼트리던 아가씨였다. 알고 지낸 지 꽤 되었지만 여전히 진연은 마녀와 함께 사는 여자 이름을 몰라서 그냥 아가씨라고 불렀다. 매번 꼬박꼬박 ~씨 하는 말을 붙여 주는 그녀를 겉보기에 자기보다 어리다고 함부로 대할 수가 없어서였다.


마녀가 아가씨에게 한 말이 그녀로선 도저히 믿기 힘든 얘기여서, 진연은 몸을 벌떡 일으켜 세우고 마녀를 보며 물었다.


“뭐? 주름?”


“너한테 안 물었거든? 왜 엉뚱한 얘가 대꾸하는 거야. 반려, 듣고만 있지 말고 나 좀 봐줘. 진짜 심각하단 말이야.”


“가스 불 켜놓고 어떻게 그냥 놔둬. 진연 씨가 좀 봐주실래요?”


당연 감사히 봐드리죠. 얼굴이 화색이 돌아 다가오는 진연을 보고서 마녀는 기겁하여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진연은 개의치 않고 얼굴을 가린 팔을 치우려 했고, 마녀는 꺅, 꺅, 하고 비명을 질러 댔다. 두 여자가 서로 소리 지르며 밀고 당기는 통에 조용하던 집안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야, 이 기집애야! 이거 안 놔!”


“왜 그래, 좀 봐 달라더니.”


“싫어! 너처럼 건수 잡았단 얼굴로 들이대는 애한테 미쳤다고 보여주니!”


“내가 언제!”


“봐, 봐! 지금 딱 그 표정이잖아!”


마녀로선 보기 드물게 울고불고 야단법석을 치렀지만 10여 분만에 진연은 마녀를 완벽하게 제압하였다. 무슨 애가 힘만 이렇게 세냐는 둥 하는 투덜거림을 듣긴 했지만 진연은 깨끗이 무시하고 마녀 양 눈가를 유심히 살폈다. 그리고 결국 발견했다. 현실과 영 동떨어진 마녀라면 평생 신경 쓰지 않고 살았을 법한 모든 여자들의 적, 시간이 질투해 남기는 영원한 흠집을.


“와, 진짜 있네.”


“이제 속이 후련해? 봤으면 그만 놔 줘. 팔 부러질 것 같으니까.”


엄살은 무슨, 하면서도 진연은 순순히 마녀를 놔 주었다. 손을 놓자마자 마녀는 몸을 홱 돌려 제 얼굴을 매만지고 옷깃을 정돈했다. 아무리 마녀라도 어쩔 수 없는 게 있구나 하며 진연이 쳐다보는데, 마녀가 작은 목소리로 물어오는 게 들렸다. 제대로 듣지 못한 진연이 그녀에게 되물었다.


“미안한데 뭐라고 했어?”


“지금 나 놀리려는 거지? 그렇지?”


“왜 과민반응하고 그래. 진짜 못 들었대도.”


얼굴이 보이진 않았지만, 진연은 마녀가 자기 말을 의심하리란 걸 잘 알았다. 그래봐야 다시 물을 수밖에 없겠지만.


“심하냐고, 주름.”


“별로. 사실 있는 줄도 몰랐는걸.”


“그, 그래?”


마녀가 기쁜 듯 웃었다. 그것을 본 진연이 뭔가 말하려다 입을 닫는 것을 보기 전까진 적어도 진심으로 기뻤으리라.


“뭐야,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 궁금하게 하지 말고.”


“정말 말해도 돼?”


“아아, 그러니까 더 신경 쓰인단 말이야.”


“그냥, 웃지 말라고. 주름살 생기잖니.”


너도 나이는 어쩔 수 없구나, 라고 덧붙여 말하려던 진연은 마녀가 이미 어깨를 들썩이기 시작했다는 걸 깨닫고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 마녀가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을 진연은 단 한 번도 본 적 없었다. 그리고 마녀는 지금껏 단 한 번도 진심으로 화내 본 적 없었다.


“야아아아아!!”


잔뜩 히스테리 쌓인 마녀의 외침에 마당에 내려와 앉았던 참새들이 일제히 놀라 파드닥 하고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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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더 긴 글을 연습해 보고 싶어서 시작합니다. 그런데 생각할 게 너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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