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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잠든 듯 세상 하직한 날. 밤새 천둥치고, 비 홀딱 젖은 들고양이 청승맞게 울어대던 그 날, 안방서 난 생판 모르는 여자와 머리칼 서로 부여잡고 싸웠다. 마치 들고양이처럼.


 


실컷 다투곤 진 빠져서 둘 다 주저앉았는데, 건넛방에 눕힌 엄마 표정이 거짓말처럼 편안해 보여,


 


“엄마, 이 와중에 잠이 오요?”


 


무심코 내뱉었다가 금세 무안해졌다. 어이없단 듯 흘겨보는 상대 눈초리 애써 피하다, ‘아, 진짜 갔구나.’ 하는 허탈감에 방 한구석만 넋 나간 듯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날 이후 한동안 난 엄마 집에 가지 않았다. 유언에 따라 빈 집구석 떡하니 차지한 그 여자 꼬락서니를 보기 싫어서. 그년 보는 앞에서 눈물 질질 짜는 꼴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데 언제부턴가 난 가끔 여기를 들른다. 왜지?


 


“대체 이 빵은 왜 제사상에 기어 올라가 있냐고?”


 


“뭐 어때. 생전 좋아하던 게 좋은 거지, 격식이 굳이 중요하니.”


 


실크블라우스에 정장 바지 모두 검은색인 건 예의 차리는 게 아니라 단순히 본인 취향일 뿐이다. 제멋대로에 귀차니즘, 기분 나쁜 비웃음을 달고 사는 이 여자와는 항상, 만나자마자 싸우게 된다.


 


귀신이 놀다 간다는 영유산 자락에 안긴 시골 마을은 언제나처럼 평화로웠다. 날씨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 엉터리 제사상을 지키고 있는 이 여자만 아니었더라면.


 


“애당초 왜 네가 우리 엄마 제사상을 차리는지, 난 그게 이해가 안돼.”


 


“나 아니더라도 제사상 한 번 차려주길 원하는 이들은 많아, 네 엄마 정도면. 이렇게 직접


챙겨줄 수 있는 거 내겐 영광인걸.”


 


배시시 웃는 여자 얼굴은 유난히 창백하다. 검은 옷과 선명히 대비되는, 눈부시게 하얀 피부가 유령을, 내지는 이 세상 것이 아닌 무언가를 떠오르게 한다.


 


이 세상, 내가 아는 세계 내에서 엄마는 자식 사랑하는 평범한 주부였다. 이 세상이 아닌 다른 곳, 세계의 이면에서 엄마는 내가 아는 세계와 모르는 세계 모두를 다룰 힘을 가진 ‘주인’이었고, 특히나 모든 이들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주인이었다. 내가 모르는 엄마를 이 여자는 알고 있었고, 엄마가 눈을 감은 그 자리를 지키다 뒤늦게 도착한 내게 그 모든 사실을 얘기해 주었다.


 


그럼 대체 이 여자 정체는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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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녀의 탄생>에 이어, 두 번째 꿈꾸는 마녀 세계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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