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의 남자친구는 드레스 디자이너였다.
장난이 조금 심한 사람이었지만, 이세상 누구보다
그녀는 그를 사랑했다.
어느 날 그녀의 스물다섯번째 생일이 되었다.
파티는 시작되었지만 그는 오지않았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야 나타난 그의 손에는
선물 꾸러미가 들려져 있었다.
모두가 기대하는 가운데 그녀는 정말 기쁜마음으로
꾸러미를 풀었다.
선물은 고이 접혀있는 하얀색 드레스였다.
그녀는 너무 기쁜 나머지 드레스를 바로 펼쳐 자신의 몸에
대보았다.
그러나 이게 왠일.
드레스는 갈기갈기 찢겨진 비참한 모습이었다.
순간 파티장은 웃음바다가 되고 그녀의 남자친구도
그들의 옆에서 크게 웃기 시작했다.
그의 장난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이 상황이 너무 기분이 나쁘고 슬프고 서운해서
소리를 쳤다.
"앞으로 다시 한번만 더 이런 장난치면 그땐 끝인줄알아!!"
그녀의 말에는 진심이 담겨있었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그녀가 화를 내는것을 처음보았기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날 이후로 그녀의 남자친구에게서는 장난치는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런 행동은 그녀를 정말 잃기 싫었던
그의 굳은 다짐이었다.
이후로 조금은 변한 그에게 약간의 미안함을 느끼는 그녀였지만,
자신이 싫어하는 장난을 더이상 치지 않는 것이 편하고 좋았다.
시간이 꽤 흘러 그녀의 남자친구는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했다.
그녀는 흔쾌히 받아들였고, 그녀의 남자친구에게
붉은색의 치마가 긴 드레스를 직접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몇일후 그녀에게 그가 찾아왔고 역시나 멋진 드레스를
선물해주었다.
그녀는 바로 드레스를 입어보았지만,
이내 실망감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드레스는 붉은 색이었지만 치마가 짧은 이상한 모양의
드레스 였던 것이다.
그녀는 그날이후 그를 만나지 않았다.
자신이 말한것을 지키지 않고 그의 청혼을 받아들이는 순간까지
장난을 치는것이 정말로 서운하고 실망스러웠다.
그녀는 이제 마흔이 넘어가고, 딸의 결혼식을 볼때가 되었다.
딸에게 어떤 드레스를 선물해줄까 하다가
문득 자신의 스무살 시절 남자친구에게 받은 붉은색 드레스가
생각났다.
그녀는 별생각없이 그 드레스를 꺼내어 입어보았다.
역시나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별 볼품없는 짧은 치마길이의
붉은색 드레스를 입은 모습이었다.
지난날의 추억에 잠시 빠지며 거울앞에서 한바퀴 돌아보았다.
그때
그녀는 거울을 보며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아야만 했다.
'툭'
하며 뭔가가 풀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이상한 모양의 짧은 지맛단부분이 한올한올
풀리기 시작하면서 그 아름다운 붉은색 천이 아래로 흘러내렸다.
숨겨진 한올의 실이 풀려진 그 드레스는 그녀가 너무나도 원하던
긴치마의 붉은색 드레스였던 것이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그녀가 그 옷을입고 기뻐서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것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드레스를 만들었던 것이다.
그녀는 그 드레스를 보며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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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어디서 줏어들은 얘기를
내맘대로 재구성
...
그나저나 날짜도 모르고 그렸네요
50제...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