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세계를 가장 주요한 무대로 삼는 RPG장르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전해주는 마법이란 요소에 대해 여러분들은 어떻게 설정하고 연출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제 작품에서는 마법을 배제하거나 아주 축소시키는 편입니다. 상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한 능력인 마법이 아무런 설명도 없이 횡횡하면 작품의 리얼함이 너무 희석되고, 특히 국가나 군대, 정치 등을 중요하게 다루는 작품에서는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립니다. 일찌기 다나카 요시키가 <아르슬란 전기>에서 마법을 배제시킨 이유도 그런 맥락인 것 같습니다.
제게 있어 마법이란 톨킨이 <반지의 제왕>에서 피력했듯이, 그 세계의 운행에 개입하면 온갖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아주 신비스럽고 초월적인 힘에 가깝습니다. 스타워즈의 포스와 비슷한 것이지요. 실체를 알 수 없지만, 분명히 인간의 세상을 보이지 않게 움직이게 하고, 여기에 근접한 인간은 정말로 신과 같은 위대한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지요.
마법이 힘자랑이 아니라, 세계를 변화시키는 '혁신', 그리고 '조화'의 매개체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일단 마법의 강력함이 작품 추구하는데 있어 역사성, 개연성, 정치성을 고려하는데 있어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이 됩니다.
제작자의 역량에 따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무런 설명없이 마법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더라도 모두가 납득 할 수 있는 게임상의 장치나, 연출등으로도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는 아마추어 제작자가 드문 문제도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마법의 힘을 강력하게 묘사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1.멋이 없다.
제 취향 탓인지, 그런지.. 주문을 외든 지팡이를 들든 그냥 구립니다.
차라리 화승총을 들고 심지에 불붙여가며 땅땅 쏘는게 간지지 뭔가 마법은 개구립니다.
2.마법을 쓰는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재수없다.
어떤 게임을 막론하건 마법을 쓰는 캐릭터들은 대사들이 하나같이 다 재수가 없습니다.
일단 아는척 하는것도 재수가 없고, 어떤 상황에서도 쿨함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또 생긴것들도 보면 완전 폭삭 삭은 대마법사라고 불리는 할배 캐릭말고는 죄다 10대들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것 같습니다
차라리 나이라도 많았으면 재수없는 대사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텐데 한참 배워야할 어린것들이 벌써부터 천재병 걸려서 깝치는 꼴이
노란 싹수가 보이는게 답이 안나오는것 같아서 싫습니다.
대략 이정도 이유인것 같습니다. 마법묘사 취향에 있어 반지의 제왕이냐 왕좌의 게임이냐를 고르라면 후자쪽으로 확실히 기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