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협객님. 버물리입니다.
협객님과 개인적인 대화를 하기에 앞서 저의 제작환경을 설명해드리고자 합니다.
일단 컴퓨터로 게임제작을 해야하긴 하는데 매우 열악한 상태입니다.
일단 제 컴퓨터는 마우스드래그 기능을 그래픽프로그램(포토샵,그림판)에서 잘 지원하지 않습니다.
클릭속도가 제멋대로이기 때문입니다.
창조도시에서 글을 쓰면 중복으로 올라가는 경우도 흔합니다.
문제는 클릭과 드래그와 시원치 않으니
컴퓨터 제작물이 시원치 않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뿐이 아닙니다.
손으로 그림을 그려야하는데,
그림재료도 사실상 갖추어지지 않습니다.
집안에서 제 마음대로 그림도구들을 구입할 수 없는 형편이고요.
그리고, 24시간 게임제작을 할 수 있는 것은 맞지만
24시간 컴퓨터 게임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협객님.
저는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사실상 부모님께서 게임기획을 응원한다고 하시지만,
그냥 예전처럼 취업해서 일하기를 원하십니다.
쉽게 말해서 눈치밥 보며 산다는 것입니다.
쉽게 10시부터 다음날 9시까지 접속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동생들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제가 제작을 한다고 해서
가족들이 모두 조용히해주는 기적을 바라기는 어렵습니다.
티비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리고,
여동생, 남동생 이렇게 싸우는 소리도 들립니다.
어머니가 들리는 라디오소리까지.
청소, 설거지, 재활용쓰레기버리기, 분리수거, 음식물버리기 같은 기본적인 잡일도 찾아서 해야합니다.
이런 기본적인 행동으로 특별한 직업이 없는 저도 부재의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날 시장도 봐야하고, 특정한 사람을 만나야할때도 있고,
부모님 옷을 세탁소에 맞겨야하고, 이런일을 제가 해야합니다.
여기저기서 고함소리가 들리고, 부모님은 좌절섞인 원망을 늘어틀이고,
솔직히 하하하 하고 웃으며 제작하는 그런 형편이 아닙니다.
팀홈페이지에도 증거자료를 올려서 대략 제 컴퓨터가 어떤 상태인지 알수 있겠지만.
바탕화면도 날아갔고, 작업표시줄도 날아가 있습니다.
가족간의 집안분위기도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닙니다.
새벽은 물론 고함소리가 들릴때도 있고, 가슴이 답답해서 모든것을 포기할만큼 힘들때도 있습니다.
협객님.
이런 제가 언제까지 제작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이 될지, 내일이 될지...
협객님.
저는 취업을 해야합니다.
협객님. 저는 약 1년정도 구직을 핑계로 게임제작을 하고 있습니다.
잡코리아, 인쿠르트 같은 사이트에서 괜찮은 직업이 나왔나 보고,
이력서 넣고, 서류전형에서 떨어지거나 ㅡㅡ;
뭐, 그런 삶을 살고 있습니다.
토익공부한다 하고 영어단어와 문법 깨작깨작 보다가 머리가 쑤시면 게임기획하고,
c++같은 문법보아도 비주얼베이직 같은 기본 프로그램 보면...
printf문 같은 기본 형태 실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협객님.
누구나 살아가는게 힘들고, 어렵지만
저 역시 지면에 모든것을 담지 않았지만 쉽지 많은 않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자료 이미지를 보면
실망하셨겠지만...
저는 그 실망스러운 작품을 몇시간이고 연습장에 반복해서 최선을 다해서 그리고 올린것입니다.
협객님.
오랜기간 RPG만들기를 해왔고, 대항해시대 1 리메이크를 만들겠다는 마음은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협객님.
저라고 해서 알 수 없는 불특정 다수를 포함해서, 이렇게 일면안식도 없는 협객님께
제 개인적인 사정을 말하는 것은 매우 힘겨운 일입니다.
협객님.
모든상황을, 모든 마음을 글로 쓸 수 없는 현실입니다.
컴퓨터를 부팅하면 마우스가 멈춰버릴때도 있고,
이유없이 컴퓨터가 제멋대로 부팅될 때도 있고,
컴퓨터를 켜도 모니터에 불이 들어오지 않거나,
스피커 소리가 들리지 않을때도 허다합니다.
이런 부정적인 현실을 그대로 인지하기에는 너무 힘듭니다.
그리고 이런 현실을 말하는 저도 비참하고요.
잘 알고 계시겠지만 창조도시 채팅방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제가 대항해시대 프로젝트를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비주얼 C++로 간단한 게임하나 만든후,
다 접고, 산업계로 돌아갈까도 생각중입니다.
협객님.
저는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수시로 불려가서 부모님 일 도와드리고, 가족들 비유맞추는 현실입니다. ㅡㅡ;
답답하고 울컥할만큼 괴로운 현실입니다.
협객님. 스마트폰 폰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협객님께서는 일하고 계셔서 재정형편이 넉넉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협객님. 저는 다음날 낼 통신비도 없습니다.
기계값과 기본요금에도 부담을 느낄 정도입니다.
솔직한 마음으로 취업때 걸어오는 전화만 아니었다면 없애버렸을 것입니다.
협객님.
제가 1년 가까이 게임제작을 하면서,
부모님으로부터 집에서 나가라는 소리도 수백번 골천들었고,
눈물을 흘리면서 땅을 치면서 울었던 적도 많고,
극도의 스트레스에서
왜 나는 게임을 제작하고 있지.
대체 난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
이런 생각을 수없이 하고, 지금껏 게임기획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협객님.
이런 제 현실이 대략 어떤 상황인줄 아실거라 생각됩니다.
협객님.
저의 아버지가 IMF이후 회사에서 일자리를 잃은 후 퇴직한후,
집과 도서관만 왔다갔다 하면서 공부만 하시고 계시고,
어머니가 여성인력개발센터를 통해서 조리사일을 하고 계시는데,
한달 50도 안되는 벌이로 가족들을 책임지는 어려운 현실입니다.
여동생이 국가장학금 받고, 알바뛰고, 가난인정되어서 학비가 어느정도 감소되어도,
고등학교 다니는 남동생까지...
협객님.
누구나 어려운 이 현실.
제 가정적인 어려움은 제작환경에 매우 어렵습니다.
아버지가 도서관과 집, 특히 집에서 소방관련공부하고 계시는데,
컴퓨터 켜놓고 게임기획한다고 노력하고 있을때.
솔직히 그렇게 유쾌하지 만은 않습니다.
모든 상황을 다 적지 않았지만 꽤 복잡한 상황이고, 어렵습니다.
협객님 이런 저의 현실을 잘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가슴이 미칠듯 답답하고 괴로운 지금,
어렵게 저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재정적으로 어려우신 건 분명하니 만나는 건 조금 더 미루면 어떨까요? 비용도 많이 들고 거리도 먼데 어느 쪽이 가건 4시간이면 왕복 8시간일테고 그만큼 게임제작시간은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저도 취업해서 일하면서 제작하고 있으니까 버물리님도 취업해서 일하시면서 제작하셔도 좋습니다. 프로가 아니니까 아마추어 정신으로 마음편하게 취미로 만드시면 되는 겁니다. 취미생활에 올인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게 하시면 재정도 좋아지실테고, 따라서 눈치도 덜 보셔도 될겁니다. 대신 저처럼 시간이 줄어들겠지요. 일하고 있는 저도 하고 있는데 버물리님이라고 해서 취업한다고 게임제작을 못하게 되실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23세면 아직 젊습니다. 저도 누구 인생 망치고 싶지는 않습니다. ㅡ.ㅡ; 아마추어 게임제작은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취미일수밖에 없는데, 올인하길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취미란 여가시간, 그러니까 "남는" 시간에 하는 것을 말합니다. 제 경우 "남는" 시간이 워낙 적어서 팀원을 모으게 됐습니다. 저 혼자의 여가 시간은 적지만, 여러 사람의 여가 시간을 모으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