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02 12:43

체크메이트

조회 수 316 추천 수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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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어두운 먹구름 속에서 번개가 번쩍하였다. 물을 잔뜩 머금은 이 구름은 금방이라도 비를 쏟아낼 것만 같았다.


 쿠르릉!


 다시 한번 천둥이 치자 대기의 긴장이 한층 더 고조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궁궐의 앞에 모여 있었는데, 그들이 바라보는 곳은 정확히 어떤 한 지점이었다. 사람들이 바라본 곳에는 어떤 사내가 비참한 몰골로 널빤지 위에 묶여 있었는데, 금방 숨이 넘어가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어 보였다.


 고개를 축 늘어뜨린 사내가 어느 순간 고개를 번쩍 쳐들더니 안광을 번쩍 빛내며 섬뜩하게 웃었다.


 “뭐 하시는 겁니까, 아버지. 이 망나니 자식을 얼른 죽이지 않고 뭐 하시는 겁니까! 흐, 흐하하하하! 이보게나, 뭣들 하는가, 얼른 그 활시위를 당겨 나의 생명을 끊지 못하겠느냐!”


아무리 잔인하고 냉철한 인간일지라도 죽음을 목전에 둔다면 이리 행동할 수 없다. 허나 이 사내는 달랐다. 오히려 죽음을 재촉하고 있지 않는가! 사람들의 눈에 이 사내는 도저히 인간으로 보이지 않았다. 한 마리의 악귀가 묶인 채 울부짖는 것으로 보였다.


 “철의 황제이신 아버지께선 이 우매한 아들의 목숨을 얼른 거두시죠. 왜, 계속 이 망나니 같은 자식을 곁에 두고 싶으신 겁니까?! 여봐라, 내 명령 못 들었느냐. 그 활을 얼른 내게 쏘란 말이다!”


오히려 궁수들이 사내의 말에 당황하기 시작했다. 가슴 깊숙한 곳을 건드리는 듯한 목소리였다.


황제는 그 장면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옆에 있던 궁수의 활을 빼앗더니 거침없이 사내에게 화살을 쏘았다. 활시위를 떠난 화살이 정확히 사내의 심장에 박혔다. 황제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경악성을 내뱉었다. 아무리 철의 황제인 그일지라도 이러한 행동을 직접적으로 취할 줄은 예상치 못했던 것이었다.


 “형을 집행하라!”


 황제의 명령에 궁수들이 살짝 머뭇거렸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는 화살을 쏘았다. 무수히 많은 화살비가 쏟아져 내렸다. 그 장면을 보던 사내가 광소하였다. 그의 얼굴에선 두려움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어떠한 희열마저 보이는 듯하니, 이는 도저히 인간의 얼굴이라 할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나, 선우(仙愚)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 모두 똑똑히 들어라! 내가 돌아오는 그날, 나는 쥬신을 내 손아귀에 넣을 것이다!”


 푸푸푸푹!


 수많은 화살이 빈틈없이 선우의 온몸에 박혀 들어갔다. 황제는 차마 마지막 장면은 보지 못하겠는지 고개를 돌려버렸다.


 죽은 뒤에도 선우는 웃고 있었다. 다물어진 채 웃고 있는 입 사이로 피가 흘러내려오고, 부릅떠진 눈에서도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눈은 정확히 황제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쿠르르릉!


 쥬신의 왕궁 위로 더욱 더 짙은 먹구름이 몰려들었다. 흡사 그 모습이 현재 쥬신의 모습과도 같아 보이는 것은 모두의 착각이었을까?


 


 


프롤로그 -ㅇ- 

?
  • ?
    乾天HaNeuL 2010.02.03 00:29
    이 봐요 겡미님. 심장을 관통했는데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까지 말을 합니까! 그건 말이 안 되죠. 차라리 간을 관통했다느니, 하시죠... 저건 즉사감이에요!!!! ㅋㅋㅋㅋㅋ
    뭐 프롤로그 가지고 더 비평은 불가능하므로 사태 추이를 지켜보겠음. 일단 만족함. -0-/ 그런고로 추천 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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