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27 23:29

사도 Prologue

조회 수 399 추천 수 1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쏴아아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비가 쏟아져 내린다. 지금은 한 여름인데다 장마철이므로 이토록 비가 쏟아지는 건 당연한 자연현상이다.


 


 번쩍!


 


 번개가 번쩍하며 순간적으로 대기 중에 흐르던 묘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그리고 곧이어 울려오는 천지를 뒤흔드는 천둥소리. 천둥이 치자 대기 중의 긴장감은 극대화되고, 그 극대화된 긴장감 속에서 한 사내의 맑은 목소리가 대기 중에 공명한다.


 


“신이시여.”


 


 번쩍!


 


 다시 번개가 번쩍한다. 그와 동시에 사내의 손에 들려 있는 메이스도 빛을 반사해내며 마치 마법 무구가 빛을 발하는 듯한 형상을 한다.


 


“당신이 만들어낸 이 피조물들을,”


 


 사내가 팔을 들어 메이스를 휘두를 준비를 한다.


 


 사내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남자의 눈에 죽음의 공포가 서리기 시작했다. 무릎을 꿇고 있는 남자의 눈에 메이스를 들고 있는 사내의 모습과 낫을 치켜들고 있는 사신이 순간 겹쳐졌다.


 


“아수라(阿修羅)에서 구원해 주소서.”


 


 콰르르릉!


 


 사내의 말에 신이 대답을 해준 것일까? 아까와는 전혀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매서운 천둥소리가 모두의 고막을 때렸다. 그리고 그 순간 남자의 머리를 향해 떨어지는 메이스!


 


 모두가 눈을 질끈 감는다. 사내의 주위에 시립해 있는 뭉크(Monk)들도 본능적으로 눈을 깜빡한다. 눈을 깜빡거리는, 아주 짧은 찰나(刹那)의 순간, 사내의 메이스는 이미 붉은 선혈을 머금고 있었다.


 


 사내의 흰 로브에 뇌수와 파편들이 질펀하게 튀어 있었다. 물론 얼굴도 예외는 아니었다. 보고 있자니 구역질이 날 지경이었다.


 


 무미건조한 푸른 눈동자에는 아무런 파문도 일어나지 않았다. 수많은 전투에 참가하여 적들의 목을 수십, 수백 번을 벤 베테랑이라도 사람을 눈앞에서 박살내는 장면을 본다면 자연스레 일말의 반응을 보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사내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고작해야, 열일 곱 살 정도로 보이는, 아직 ‘사내’라고 표현하기엔 뭔가 어색한 나이의 ‘아이’는…… 푸른 눈동자를 감추기 위해 눈을 감았다. 눈꺼풀이 눈동자를 덮으며 그의 무미건조한 눈을 모두에게서 감추게 하였다.


 


 눈물을 감추기 위해 눈을 감는다. 그러나 눈물이 나지 않는다. 푸른 눈동자를 눈물로 적시고 싶다.


 


 이 비로 눈물을 대신하고 싶다! 비여, 그대가 내 눈물을 대신해 주겠는가? 하늘이여, 그대가 내 감정을 대변해 주겠는가!


 


 감겨 있던 눈을 조용히 뜬다. 그리고선 고개를 들고 어딘가를 바라본다. 아니, 바라보고 있긴 한 걸까?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은 그의 눈동자는 무엇을 눈에 담고 있는 것일까?


 


 “당신의 피조물을 이제 그만 거두어 주소서.”


 


 그 말을 끝으로 그의 몸이 조용히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
  • ?
    팹시사이다 2009.12.27 23:29
    17살이면 '아이'보단 '소년'이 더 어울릴지도..
    게임님 이런글은 대충 주인공을 악독하게 만들고 주제하나 만들면 팍팍 써집니다. 힘내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520 하루살이의 일생 1 삼류작가입니다 2010.01.12 350 1
519 몬스터 블라블라울라블라 2010.01.12 320 0
518 늑대인간 The Wolfman 신승일 2010.01.12 418 0
517 안개 파스텔뮤직 2010.01.12 562 0
516 이걸 발견한 사람은 연락좀 부탁드립니다. [2] 3 file 금목걸이 2010.01.08 504 1
515 랜덤 버튼 file 드로덴 2010.01.07 509 0
514 호박전에 대한 단상 1 권비스 2009.12.30 472 1
» 사도 Prologue 1 게임 2009.12.27 399 1
512 나이트 매지션 5 팹시사이다 2009.12.21 525 2
511 [헌터스] GRIP 2009.12.15 502 0
510 (단편)meaning 리엔블루 2009.12.15 617 0
509 연상기억술 15 연상달인 2009.12.15 544 0
508 The Fairy knight 1 RainShower 2009.12.15 477 1
507 검은 고양이 4 idtptkd 2009.12.14 517 1
506 hero story(영웅 이야기) #soul# 2009.12.17 453 1
505 hero story(영웅 이야기) #soul# 2009.12.07 468 0
504 나이트 매지션 팹시사이다 2009.12.07 406 0
503 hero story(영웅 이야기) file #soul# 2009.12.07 443 0
502 CRESCENT MOON - 단편 검은날개의천사 2009.12.07 429 0
501 묵시록 Memento 2009.12.07 398 0
Board Pagination Prev 1 ... 190 191 192 193 194 195 196 197 198 199 ... 220 Next
/ 220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제휴문의] | [후원창구] | [인디사이드연혁]

Copyright © 1999 - 2016 INdiSide.com/(주)씨엘쓰리디 All Rights Reserved.
인디사이드 운영자 : 천무(이지선) | kernys(김원배) | 사신지(김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