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30 02:06

-02- 제드 : 산신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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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이우드가 처음 눈을 떴었던 능금 숲 근처에서, 시안을 한 프리실이 어기적 거리며 주변을 배회 하더니 탄성을 내질렀다.

"앗! 설마?"

프리실이 머리 위에 쓰고 있던 써클렛을 내려 눈을 가리더니, 어디론가 막 나아갔다.

다른 감각이 발달되어 있는거 같지는 않은데, 프리실은 눈을 서클렛으로 가리고 있음에도 마치 앞이 보이는 거 마냥 나무나 진로에 방해되는 요소들을 피했다.

"이건?"

프리실은 서클렛을 다시 머리 위로 올려 본래의 눈으로 돌아와 그것을 보았다.

땅에 박혀 길쭉하게 올라온 돌 위에 주먹만한 크기의 불투명 원석이 박혀 있었다.

"그렇구나. 회수 하는 걸 잊었네."

프리실이 씁쓸 하게 말했다.

"네 물건이야?"

"응. 사실은 아버지물건 이야. 이거 때문에 이 주변을 거의 매일 드나들었거든."

그는 프리실이 능금 숲을 봤을때 이런 곳은 처음이라고 하지  않았었나 싶었다. 착각 인가.

"뭐 아버지라고 해서 정말 아버지는 아니고, 사정상 날 양자로 받아주신 분이야. 이곳에 정착 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셨지. 뭐 사이는 그닥 좋지는 않았어."

프리실은 원석을 향해 팔을 뻗었다.

원석은 7자(2.1m)정도의 높이에 박혀 있었다. 프리실이 뻗은 띠가 여러 갈래로 갈라져 촉수처럼 휘감아 부드럽게 들어 올려 프리실의 손에 안착했다.

프리실이 그가 가진 도구가 신기해 하듯이, 그 이상으로 스이우드 또한 프리실이 가진 도구에 관심을 가졌다.

스이우드를 처음 공격 할 때도 그렇고, 밧줄 처럼 오르내리는가 하면 또 어떨땐 방패처럼 자신을 두르기도 한다.

아깐 오르기 위해 저 팔찌를 직접 쥐었지만 그 팔찌가 행하는 능력은 정말 다능 했다.

프리실은 자신의 팔찌에 시선을 떨굴 줄 모르는 스이우드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흥미롭니?"

"그야. 여러가지를 할 수 있구나 싶어서."

새로운 수족 마냥. 자유롭다.

"나도 너가 그래. 음 이건 '효자'라고 해. 원래는 다섯 편이 한 벌이야."

말하면서 허리리에 두른 요대 왼쪽 춤에 네모난 돌출 부위가 있는데, 손을 가져다 대자 주머니 처럼 벌어지면서 원석이 들어갈 공간을 스르륵 만들어 냈다.

"효자는 팔과 다리편이 각각 두개가 있고 몸이 하나가 있어. 근데 이게 좀 무게가 있어서 효자 팔만 장비 한건데..."

프리실은 어재의 절벽을 떠올려며 질색했다.

"전부 다 챙길껄 그랬어."

"그걸로 구체도 움직이지 않아?"

프리실이 놀라며 물었다.

"맞아 어떻게 알았어?"

"그걸 움직일 때마다. 줄 같은게 손바닥을 타고 올라 오길래"

"응. 역시 넌 관찰력이 뛰어나구나. 보통 그냥 손만 휘젖는다 생각 할텐데."

프리실은 손바닥을 펼처 원석을 보았다.

다듬어 지지 않아 돌맹이 같지만 특유의 불투명이 영롱한 빛을 머금은 것처럼 보였다.

"정말 신기해. 석영이 이렇게 파장을 가둘 수 있다니. 아버지는 파장이 강하게 겹치는 곳에 석영을 놔두기만 해도 파장을 모을 수 있데. 규칙적으로 파장에 노출되면 동일한 파장을 형성 한다는 거야."

그는 그런것 보다 프리실의 허리에 생성된 주머니가 더 신기해 주위깊게 보았다.

"뭐, 마력이 어쩌고 땅에 흐르는 정기니 어쩌니 하는걸 내식대로 이해한 거지만."

프리실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걸 그 또한 그냥 돌이 주변의 기운을 받아 들이는가 보다 했다.

"예쁘지 않니? 파장을 받아 들이면 이렇게 녹색으로 색이 변해. 받아들이는 파장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모양이야."

프리실은 돈에 든 원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는 원석이 아닌 프리실의 눈을 보며 대답했다.

"...그렇구나."

그는 프리실이 말하는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프리실의 눈을 보고 있으면 어느 정도 알것도 같았다.

원석을 바라보던 프리실이 고개를 저었다.

"이해가 안되 어떻게 이럴 수 있는 거지?"

"응?"

눈이 변했다. 시안.

그는 얼른 고개를 틀었다. 프리실의 '시안'으로 보는 것은 도저히 감당 할 수 없는 것이다.

"역시 파장이 달라. 그럴리가 없을텐데..."

시안을 한 프리실이 거침없이 걷더니 나무에 머리를 부딪쳤다.

"꺄윽-."

"....."

프리실은 시안을 하면 일반적인 시야를 잃는다고 했었다.

서클렛을 눈에 쓰고 이곳으로 왔을때 와는 전혀 다른 움직임이다.

더이상 부딪치지 않기 위해 나무에 손을 집고 두리번 거렸다.

"이건.. 있을 수 없어."

"무슨 일인데?"

그가 이곳에서 눈을 뜬 것과 관련 된 것일까.

"주변의 파장이 변했어."

그는 결국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파장?"

본래의 눈으로 돌아온 프리실이 그를 보았다.

"음. 뭐랄까. 존재 하는 모든 사물과 생명에는 고유의 파장을 형성해. 그리고 그 여러 파장이 합쳐 다른 파장을 형성하기도 하고 파장 끼리 반발하거나 서로 영향을 주기도 하지." 

프리실이 손벽을 짝 쳤다.

"이런식으로 손을 마주 하면 소리가 나는 것처럼, 오른손과 왼손에 있는 파장이 만나 소리라는 파장을 형성하는 거지. 이건 아주 단순화 한 예고 실제는 말로 설명하기 힘들어."

그도 프리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음. 모든것의 근원 같은건가." 

프리실이 웃었다.

"맞아 비슷해. 그런거야. 내가 '시안'으로 특별한 것을 볼 수 있다 했지? 나는 너가 말했듯이 그 근원이 되는. 존재 하는 모든 파장 자체를 볼 수 있어. 하지만 파장의 수는 무한해. 그중에서 내가 이해 할 수 있는 것은 아주 아주 지극히 조금 뿐이지."

프리실은 아주 적다는 것을 강조 했다.

"정말 이해할 수 있는게 없다고 봐도 될정도로, 아마 평생을 쏟아 부어도 이해 못할 거야. 또한... 영생을 산다해도 불가능해."

그에겐 이해의 범위를 벗어난 이야기다.

"하지만 전체를 보는건 가능해. 가령..."

프리실은 슬슬 기울어져 가는 태양과 산을 가리켰다.

"자. 보이지? 산이 있고 해가 뜨고 하늘이 있어. 이런식으로 전체를 보는거지. 하지만 그 뿐이 아니야. 자세히 보면 더 볼 수 있어. 나무도 있고 풀도. 시간이 지나면 해도 기울고 나무가 크기도 하고 숲속에는 수많은 곤충과 동물이 들이 있겠지.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 서로 위치가 다르고 당연히 보이는 것도 조금씩 달라 지니까. 그리고 수십년이 지나면 정말 많이 달라 질꺼야."

다시 프리실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하지만 저기 보이는 산이 갑자기 하루아침에 통째로 사라지진 않아. 없던 산이 생기지도 않고.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하지만 그는 그게 마냥 불가능 할거 같지는 않았다. 물론 프리실은 비유에 한 말이지만, 만약 이곳에 화산이 폭발 한다면 어떨까.

거대한 산이 새로 생겨 난다면 그 산으로 인해 다른 산이 통 째로 사라지는 것 처럼 보이지 않을까.

"이곳이 그렇게 변했다는 건가. 그럼 여기서 내가 눈을 뜬 것과 관련이 있겠어."

프리실이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어때? 내말이 맞지?'하고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곳을 매일 온 너도."

프리실의 표정이 굳어 진다.

"프리실. 내가 이땅에 온건 너와 관련 된 거야?"

스이우드가 처음으로 프리실의 이름을 입에 담는다.

프리실은 그런 스이우드의 말에 인상을 썼다.

"나도.. 모르겠어."

프리실은 스이우드의 눈을 피했다.

"나와 아버지는 이곳에서 일종의 '실험'을 했어."

그리고 조금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 프리실의 고개가 절로 땅을 향해 꺼진다.

"그리고 실험은.. 성공이야."

프리실이 고개를 번쩍 치켜들어 스이우드를 보았다.

"하지만, 실험은 정말 이번 일과는 정말 무관해. 이런 결과 값은 전혀 없었어. 그런데도. 정말로 '실험'때문에 이런 일들이 발생된 거라면 난..."

스이우드는 프리실의 볼에 손을 가져가 대어 스다듬었다.

"내가 스스로의 죽음을 바란 것은 너와 전혀 상관 없어. 지금 죽을 수 없는건 너가 단지 내게 이 목걸이를 채웠기 때문이야. 그렇지?"

프리실은 스이우드를 보았다.

"난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 없어. 앞으로도 계속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을 거야. 하지만, 난 널 죽게 두지 않아. 너의 죽음은 내가 원하는 죽음을 내게 안겨줘, 하지만..."

스이우드는 말했다.

"널 죽게 두지 않아."

그의 말이 가슴을 울린다. 프리실은 실없이 웃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그리고 말했다.

"목걸이는 풀면 그만이야."

"맞아 너의 선택이야. 그리고 난 자유로워 지겠지."

"허락하지 않을거야."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있잖아."

프리실은 그저 바라보았다. 

"...말하는 진위가 뭐야?"

스이우드가 멋지게 웃는다.

"그냥.."

그는 손으로 프리실의 볼을 타고 흐르는 물을 매만졌다.

"네가 우는게 좋다니."

목으로 부터 간지러운 느낌이 전해 진다.

프리실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하루만에 이렇게나 마음을 열 수 있는 것일까.

어쩌면 프리실은 계곡에서 필사적으로 자신을 향해 헤엄쳐 오던 그에게 반해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런 그이기에 죽게 하는게 싫었고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것을 가슴에 담아 두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

알 수 없다. 그냥 그가 말하는게 진심임을 알았다. 그의 진심이 좋았다. 그냥 그가 좋다.

"네가 죽으면 나도 죽을 텐데 무슨 소용이야."

"그러니까 말하잖아."

프리실은 그를 안았다.

"널 죽게 두지 않는다고."

그리고 입을 맞추었다.

프리실도 그처럼 똑같이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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