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조지에 수성사인펜으로 그린거라... 잘못해서 물 한방울 떨어뜨렸더니 망나니 몸에 얼룩이 생겼습니다... ㅡ_ㅡ;;
아래 스토리는 예전에 올린 바 있는 가는거야~ 사상 최강의 용병단! 에서의 한 인물인 '빌헬름 슐츠가르트'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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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왕국의 유력 공작가문이었다. 아버지 슐츠가르트 공작은 누구보다 근엄하고 품위있으며 때론 엄격했으나 나를 무척이나 사랑하셨다. 아무 불평할 것도 부족할 것도 없었던 나의 유년시절의 행복. 지금 생각하면 그 때가 내 일생에 가장 행복했던 시절임에 틀림없다. 그래... 내가 열두살 되던 해의 그날. 무시무시하리 만큼 커다란 보름달이 떴던 그 밤이 오기 전 까지는...
우리 집은 하루아침에 무너져버렸다. 그날 밤 수백에 달하는 왕궁의 정규군들은 일제히 우리 저택을 포위한 후 돌진, 순식간에 우리 가족 모두를 포박했다. 오직 나만 혼자 벽장속에 몸을 숨겨 숨을 죽이고 있었을 뿐. 왕궁 병사들의 틈을 헤치고 모습을 드러낸 이는 슈마이츠 후작. 그를 보자 아버지는 얼굴이 달아오르며 크게 호통을 치셨다.
"네 이놈, 이게 무슨 짓인가!"
후작이 간사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매우 유감이로군요, 공작. 당신이 대역 모의를 꾸몄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소이다. 국왕 폐하께서는 내게 대역죄인의 처분을 명하셨소. 후후후...."
"뭣이! 그럴리가... 대역죄라고! 말도 안되는 소리다! 누가 나를 모함하는가...! 크읏....! 슈마이츠... 역시 네놈이... 다 네놈의 짓이냐! 어째서! 어째서냐!"
"흐흐흐... 여봐라!"
"예이~!"
병사들 사이로 큰 칼을 든 망나니 대여섯이 성큼성큼 걸어왔다. 그리고 병사들이 몰려와 우리 가족들을 붙들었고 망나니들은 칼을 높이 치켜들었다.
"무, 무슨짓이냐... 설마...!"
"죽여!"
순식간이었다. 바닥이고 벽이고 온통 피로 얼룩진 아비규환이 된 것은...
"크아아! 크아아아아아! 안돼!!"<BR> 아버지는 분노와 슬픔으로 미친듯이 절규하셨다.
"슈마이츠! 이 마귀놈! 용서할 수 없어. 네놈만큼은 절대 용서못해!"
"하하하하하! 지금 네가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난 어명을 받들어 대역죄인을 심판하러 온 몸이시다."
"전하께서 그런 명을 내리셨을리 없다! 전하께서 나의 변호도 듣지 않으시고 이런 명을 내리셨을리가! 네 이놈, 무슨짓을 꾸미는거냐!"
"후후후... 저승길 선물로 가르쳐 줄테니 잘 들어라. 사실 전하께서는 어제 저녁에 승하하셨다."
"뭐라고!!"
"사인은 독극물에 의한 독살... 로 해 둘까?"
"이런 천하의 역적놈! 진짜 대역죄인은 네놈이구나! 그래서 날 죽이고 이제 네놈이 왕좌에 앉겠다는 건가!"
"그건 틀리다. 난 내일 공식적으로 폐하의 죽음을 발표하고 요하네스 왕자를 왕으로 추대 할거야. 훌륭한 왕이 되겠지."
"태자이신 프란츠 왕자님을 놔두고 고장 다섯살먹은 어린애를 왕좌에 앉히겠단 말인가. 네놈은 꼭두각시 왕을 세워놓고...!"
"크... 하하하. 하하하하하하! 나의 세상을 네놈이 못보고 가는 것이 유감이구나. 자 이제 죽어라. 폐하를 독살한 대역죄인아!"
"으으으... 크아아아아...!!"
망나니의 칼이 허공을 갈랐고, 아버지는 그렇게 원통한 죽임을 당하셨다. 후작군이 철수하고 벽장속에서 울고 있던 나는 밖으로 나왔다. 한손엔 아버지의 검을 쥐고, 한손엔 아버지의 목을 들고 나는 저택 밖으로 나갔다. 하늘엔 여지껏 본 적 없는 커다란 보름달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달이여, 증인이 되어다오. 나는 이 검에 대고 맹세한다. 기필코 나의 원수에게 잔혹한 복수를, 그리고 긍지 높은 우리 가문의 명예를 회복시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