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27 23:29

사도 Prologue

조회 수 393 추천 수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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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쏴아아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비가 쏟아져 내린다. 지금은 한 여름인데다 장마철이므로 이토록 비가 쏟아지는 건 당연한 자연현상이다.


 


 번쩍!


 


 번개가 번쩍하며 순간적으로 대기 중에 흐르던 묘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그리고 곧이어 울려오는 천지를 뒤흔드는 천둥소리. 천둥이 치자 대기 중의 긴장감은 극대화되고, 그 극대화된 긴장감 속에서 한 사내의 맑은 목소리가 대기 중에 공명한다.


 


“신이시여.”


 


 번쩍!


 


 다시 번개가 번쩍한다. 그와 동시에 사내의 손에 들려 있는 메이스도 빛을 반사해내며 마치 마법 무구가 빛을 발하는 듯한 형상을 한다.


 


“당신이 만들어낸 이 피조물들을,”


 


 사내가 팔을 들어 메이스를 휘두를 준비를 한다.


 


 사내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남자의 눈에 죽음의 공포가 서리기 시작했다. 무릎을 꿇고 있는 남자의 눈에 메이스를 들고 있는 사내의 모습과 낫을 치켜들고 있는 사신이 순간 겹쳐졌다.


 


“아수라(阿修羅)에서 구원해 주소서.”


 


 콰르르릉!


 


 사내의 말에 신이 대답을 해준 것일까? 아까와는 전혀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매서운 천둥소리가 모두의 고막을 때렸다. 그리고 그 순간 남자의 머리를 향해 떨어지는 메이스!


 


 모두가 눈을 질끈 감는다. 사내의 주위에 시립해 있는 뭉크(Monk)들도 본능적으로 눈을 깜빡한다. 눈을 깜빡거리는, 아주 짧은 찰나(刹那)의 순간, 사내의 메이스는 이미 붉은 선혈을 머금고 있었다.


 


 사내의 흰 로브에 뇌수와 파편들이 질펀하게 튀어 있었다. 물론 얼굴도 예외는 아니었다. 보고 있자니 구역질이 날 지경이었다.


 


 무미건조한 푸른 눈동자에는 아무런 파문도 일어나지 않았다. 수많은 전투에 참가하여 적들의 목을 수십, 수백 번을 벤 베테랑이라도 사람을 눈앞에서 박살내는 장면을 본다면 자연스레 일말의 반응을 보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사내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고작해야, 열일 곱 살 정도로 보이는, 아직 ‘사내’라고 표현하기엔 뭔가 어색한 나이의 ‘아이’는…… 푸른 눈동자를 감추기 위해 눈을 감았다. 눈꺼풀이 눈동자를 덮으며 그의 무미건조한 눈을 모두에게서 감추게 하였다.


 


 눈물을 감추기 위해 눈을 감는다. 그러나 눈물이 나지 않는다. 푸른 눈동자를 눈물로 적시고 싶다.


 


 이 비로 눈물을 대신하고 싶다! 비여, 그대가 내 눈물을 대신해 주겠는가? 하늘이여, 그대가 내 감정을 대변해 주겠는가!


 


 감겨 있던 눈을 조용히 뜬다. 그리고선 고개를 들고 어딘가를 바라본다. 아니, 바라보고 있긴 한 걸까?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은 그의 눈동자는 무엇을 눈에 담고 있는 것일까?


 


 “당신의 피조물을 이제 그만 거두어 주소서.”


 


 그 말을 끝으로 그의 몸이 조용히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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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팹시사이다 2009.12.27 23:29
    17살이면 '아이'보단 '소년'이 더 어울릴지도..
    게임님 이런글은 대충 주인공을 악독하게 만들고 주제하나 만들면 팍팍 써집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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