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새벽이 깊어 가면
나는 조용히 눈을 감고 누워
초침의 발소리를 들었지
기다란 초침이 발걸음을 질질 끌며
째꺽- 째꺽
길게 울음을 우는 동안
나의 서늘한 그리움도, 아득한 슬픔들도
온전한 내 것은 아니었더란다
오, 나는 가장 열렬한
청춘이었노라고, 굳게 믿었던
그 새벽
어느 순간 시간이 철커덕, 멈추고
나는 그제야 목 놓아 울었더란다
얼마나 많은 새벽들이
나의 거짓으로, 거짓 그리움으로, 거짓 눈물로,
수 겹의 덧씌워진 감정들로, 점철되었는지를
마주하게 되었을 때야
비로소
나는
단 한 번도 사랑이었던 적이 없었네, 라고
뜨겁게 뜨겁게 타오르지 않아
응어리가 졌었네,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