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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그대로입니다. 이제껏 저는 합평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합평이 뭔지도 잘 몰랐죠;;


 이번에 비평계 첫 미션 합평을 준비하려니까, '대체 뭘 해야되나' 싶더군요;; 혹시나 누군가 한 분이 '합평이란 이런 것이다' 얘기를 먼저 해주길 기대했지만...;;;


 암튼 그래서 인터넷 살짝 뒤져봤습니다. 그야말로 살짝, 네이버에 검색어넣고 눈에 띄는 링크 두서너 개만 확인해 봤네요. 아래는 그 내용입니다.


 1. 합평이란 뭘 하는 것일까?


 일단 뭐가 합평인지를 알아야겠죠? 네이버 블로거 글 중에 좋은 글이 있더군요. 일단 올려 봅니다.


 이것은 소설가 임영태씨가 합평에 대해서 쓴 글입니다.

합평,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참가하며, 어떻게 이끌어야 효율적인 공부가 되는지 참고하세요.^^

 

 

합평은 단순히 소감을 청취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걸 기억하세요. 의미 있는 합평이 되기 위해 몇 가지 말씀드립니다.

 


첫째, 작가의 입장에서 작품을 보아야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글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나름대로 온갖 구상을 하고머리를 쥐어짜 한 편의 소설을 완성시킵니다. 독자에게는 미흡할지 몰라도 거기엔 작가 나름의 세계관과 문제 의식이 담겨 있습니다. 때문에 합평에 임하는 사람은 먼저 작가의 의도를 읽어내려 노력해야 합니다. 작품이 만족스럽지않을수록 더 그래야지요. 어떤 문제를 다루고자 했는지, 어떤 의도로 이런 구성, 이런 인물을 만들어 냈는지, 작가의

생각을 유추하며 따라 읽어야 소설의 장단점이 더 잘 느껴집니다. 한 편의 소설을 쓸 때면 누구나 온갖 시도를 해보며주제를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잖아요. 합평에 임하는 사람은 그 노력의 십분의 일이라도 바쳐 그 작품 자체의 기획의도, 곧 작가의 머릿속으로 들어가보려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공부가 되지요. 수동적인 독자의 입장에만서 있기로 하면 '좋다' '안 좋다' 한 마디면 더 할 이야기 없지요.

형편없는 작품이라도 거긴엔 아무튼 작가가 목표하는 주제가 있습니다. 물론 작가 스스로도 자기가 뭘 말하고 싶었는지 모를 수도 있겠지요. 그러면 합평하는 사람들이 대신 주제를 찾아주는 겁니다. 그렇게 작가의 의도 속으로들어가도록 노력하며 자기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무엇을 더하고 무엇을 빼면 나아질까 하는 점들을 생각해 봐야 되는 거지요.

 

 

둘째, 작품에서 좋은 점을 찾아야 합니다. 이건 작가를 격려하기 위해 애써 좋은 점을 찾아보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정말 수준 높은 안목은 어떤 작품이든 거기에서 장점을 찾아내는 눈입니다. 대개 사람들은 자기는 그만큼 못 쓸지라도 보는 눈만큼은 높은 법입니다. 그러나 그 높은 눈으로 무서운 질책이나 하는 건 의미 없습니다. 그건 누구라도할 수 있는 일입니다. 소설 자체의 형상화는 서툴지라도 그 안에서 작가 고유의 개성과 장점을 발견하는 일, 그게 어려운 일이고, 합평자에게나 작가에게나 창작 수련에 도움이 되는 일이지요.

의미 있는 합평이 되려면 가능한 한 작품을 전체로 평가하지 말고 쪼개서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어느 작품이 비록전체 완성도는 60점에 불과할지라도 부분부분, 어느 한 대목에는(아직 채 무르익지는 않았으나) 눈부신 개성과장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을 볼 줄 알아야 자기 자신과 비교도 해볼 수 있고, 해당 작가의 가능성과 한계도명확히 가늠되지요.

 

 

셋째, 가능하면 일방적인 비평보다는 작가의 개작에 도움이 될 만한 말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 역시 작가에게상처 주지 않도록 말을 순화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비평 자체는 날카롭고 사나워도 좋습니다. 그러나 툭 던지고마는 한 마디는 그게 아무리 정곡을 찌르는 비평이라 할지라도 의미 없습니다. '작위적이다!' '주제에 일관성이 없다' 한 마디 툭 던져 버리면 어쩌라는 얘깁니까? 나는 이만큼 작품 잘 볼 줄 안다 자랑하기 위해 합평하는 것 아닙니다. 그게 왜 작위적으로 다가오는지, 그 작위성을 피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것을 생각해 보는 게 자기 창작에도 공부가 되고 작가에게도 도움이 되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수동적 독자가 아니라 작품분석사가 되어서 머리를싸매 봐야 되는 겁니다. 또 그러기 위해서 합평을 하는 거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합평은 합평 도중에 견해가 바뀔 수도 있는 그런 합평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독후감만 일방적으로개진하면서 작가는 물론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까지도 틀렸다고만 주장한다면 합평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게시판에 각자 자기 독후감 올리면 그뿐입니다. 작가의 의도를 읽고, 그 의도가 정작 형상화에 어떻게 반영되고있는지를 꼼꼼히 살피고, 만약 고친다면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를 논의해 보고...그런 식으로 포지티브한 논의를해가며 다른 견해들에 귀기울이다 보면 자기 생각이 짧았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라틴 속담에 '음식 맛을 가지고는 다투지 마라'하는 말이 있습니다.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일을 가지고 시비하면결론이 없다는 교훈이지요. 사실 문학을 포함해 예술이란 것들도 그런 면이 있습니다. 독후감이란 철저히 주관적이지요. 미학적 감수성이 다르고, 세계관도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나이와 직업과 성별도, 그리고 책을 읽을 당시의 주변 분위기마저 다릅니다. 전철에서 흔들리며 읽는 사람과 음악을 틀어놓고 조용히 읽는 사람은 몰입 정도가 달라집니다. 우리는 각자 다른 그 주관의 벽을 긍정하면서도 그 속에서 미학적인 공통분모를, 보편적인 공감대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가자 다른 견해들 속에서 말이지요. 그러니 독후감이란 수정되고, 보완될 수 있어야하는 겁니다.

[출처] 합평하는 법. |작성자 우주인



 즉, 합평이란,


 1. 작가 눈으로 작품을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

 2. 가급적 장점을 찾아 스스로 발전을 돕는 것.

 3. 개선점을 발견해 상대방의 발전을 돕는 것.

 4. 작품을 읽는 다른 시각들을 통해 감상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 정도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2.  실제 합평회란 어떤 분위기일까?


 저희야 오프라인상에서 만나긴 힘든 입장이고, 온라인에서도 게시글을 통해 간접적으로 소통할 거니까 실제 합평회와 조금 겉모습이 다를 수 있겠네요. 그 분위기라도 읽어 보려고, 디시갤 글 중 하나를 훑어봤습니다. 그게 다음 글입니다.


 합평의 순기능 역기능 다 집어치우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단계를 알려줄게. 단계를 분할하는 건 다소 폭력적이지만 이해하기는 좀 더 쉬울 것 같아 나눴어. 꼭 이런 단계로만 흘러가지는 않아.

(반말이 편해서 그러니 이해해줘)


1. 감상만 나뒹구는 자리 : 보통 이 부분이 참 좋네요, 여기는 울컥하네요 등의 소리를 들은 글쓴이는 배고파서 A4지를 씹어먹고 싶지. 습작을 하고 독서를 하는 사람들이면 모두 비평을 할 수 있는데 주춤주춤 하는거지. 내가 한 말이 틀리거나 상대에게 상처줄까봐 전전긍긍. 용기를 내라고 이것들아 제발. 대부분 이 단계에서는 말도 잘 안 나올뿐더러, 몇 마디 하지 못하고 말지. 맞춤법이나 이 문장 이렇게 바꾸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이 작품 보니까 어떤 영화가 생각나요. 이럴 때 영화 얘기 하다가 합평이 산으로 가는 경우 많아. 사회자는 차단시켜야 돼.



2. 까고 싶다고 작게 외쳐본다 : 합평은 까야 제 맛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비판과 비난을 헷갈리는 작자들. 선배랍시고 직언하는데 전부 자기 취향만 들이대면 곤란하지. 어쨌든 이 단계에서는 제대로 까는 정예가 한 두 명 등장해. 대개 성격이 거슬리는게 있으면 못 넘어가는 스타일들이 그렇게 변해가지. 한 사람이 합평회를 주름잡으면 그것에 대한 안티테제가 생기지. 이른바 그 사람 의견에 대한 반발이 생기는거야.

1단계에 비해 나아진 점은 말할거리가 분명하게 생겼다는거지. 그 사람이 말하는 것에 대해 찬성/반대의 양상으로 합평회가 흘러가. 다만 소심하고 수줍은 사람이 많을수록 반대는 적고 찬성이나 침묵으로 많이 흘러가지. 

이 단계에서 없는 건 무얼까. 바로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되지 않는다는 점. 이 단계가 악화되면 그 모임에는 한 두 사람의 문학론만 대세가 되는거지. 그 외의 것들은 쓰지 못하게 되는거야. 왜냐구. 초고를 쓸 때는 몰라도 퇴고할 때 그 사람이 뭐라고 할까봐 조마조마하는 애들이 생긴다는 것(물론 오기로 더 지랄맞고 전위적인 글을 쓰는 이도 등장하지). 합평의 무서운 점은 그러한 무의식이야. 초자아가 되어서 표현의 욕구를 억제할 수 있다는 점. 그러므로 이 단계를 어떻게 통과하느냐에 따라 그 모임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지. 그 사람(합평 주도하는 정예들)의 말을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겠지. 또한 본인이 그 사람에 해당된다면 끊임없이 반성해보고.

-합평에서 가장 중요한 건 용기라고 용기! 아니면 오기든 치기든 다 불러모아봐.


3. 피(blood)평의 시작 : 아무도 믿을 수 없어. 마치 마피아 게임처럼. 그래서 누구도 가리지 않고 까기 시작해. 피바다가 되는거지. 대신 콘서트장처럼 열기는 후끈해. 아 이게 합평의 매력인가 싶기도 해. 서로의 문학론을 들이대면서 까기시작해. 리얼리즘이니 낯설게하기니 알레고리니 각종 용어들을 마구잡이로 쓰지. 그것이 마치 자신의 무기인 것처럼. 문제는 이 싸움에서 작품은 사라지고 합평자들의 논쟁만 남는 경우가 허다해. 작품은 단지 피바람을 불게 만든 ‘나비의 날개짓’에 불과하지.

그래도 어느 정도 수준이 올라가야 피평이든 뭐든 하는거야. 이제는 작품의 얼개도 볼 줄 알고 기성작품과 비교도 이뤄지고. 안목이 좀 더 폭 넓어졌다고 할까. 이 과정에서 자기의 문학론을 정립시키는 경우도 많아. 합평은 결국 ‘자신의 문학론’이라는 필터를 통해 타인의 작품을 감평하는 과정이니까.

여기서 우려되는 건 몇 사람의 문학론이 동아리 전체의 문학론으로 번져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 그래서 그 동아리는 작품이 엇비슷하네. 그런 소리를 들을 수도 있지. 문학은 목소리 큰 놈이 장땡이 아닌거 알잖아. 다양성과 수용이라는 말들을 곱씹어 볼 단계지. 이 단계에서 심하게 갈등을 빚으면 탈퇴하는 사람도 많이 생기고. 합평은 합평일 뿐 오해하면 안되는데, 그게 합평이 끝나도 뒤끝이 남는 사람이 많아서. 술자리에서도 숱하게 싸우지. 그래도 가끔 그 시절이 그리울 때가 있어. 다들 치열했으니까.


4. 너와 내가 한 몸으로 으앙으앙 : 이 단계는 거의 성숙기라고 볼 수 있지. 합평을 몇 년 해도 이 단계에 들어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자신의 문학적 성취도+감식력+작품에 대한 애정이 쌓여야 가능할까. 합평을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담론이 흘러가. 어떤 이는 작가의 사유의 흐름을 좇으며 그것이 잘 표현되었는지 살펴보고, 다른 이는 사유 자체에 대해서 검토하고, 오래 같이 합평 한 사이라면 그간의 작품들을 반추하며 말하기도 하지. 연말 행사로 작가론을 하는 경우도 생기지. 각자 10-20편 정도의 작품을 간추려서 서로의 맥점이 되는 부분들을 짚어내기도 하고, 고질적인 병을 찾아내기도 하지. 이 때의 작가론은 종합검진과 같다고 할까. 다만 이건 내공이 좀 쌓여야 할거야.

이 시기에서는 형식보다는 작품의 근간이 되는 사유에 대해 토론이 많이 이루어지지. 피바람 단계를 거쳤기 때문에 더 이상의 혈투는 없고 각자의 문학론을 인정하는 입장이지. 애정이 깊다면 타인과 내가 한 몸이 될 수도 있어. 작가와 독자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둘이 한 몸이 되어 작품의 발전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공동체가 되는거지. 물론 이건 이상적인 것이므로 현실에서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지.


5. 합평회를 떠나는 단계 : 이제 혼자 써. 끝.


# 덧붙이고 싶은 말 : 글쓴이가 많이 고심하는게 느껴져서 대충 써봤어. 계속 동아리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라면 먼저 글쓴이가 노력해야 될거야. 개성있는 습작(가끔씩 주제를 걸어놓고 하든가, 패러디니 풍자니 등의 기법을 공부하고 그에 걸맞게 쓰든가, 한 그림이나 음악을 듣고 써보든가)도 다같이 해보고, 많은 작품 읽는 건 필수겠지.


합평 방식도 몇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글쓴이에게 침묵을 강요시키는 거야. 다 말할 때까지 아무말도 못하게 해. 대신 끝나고 말하는 거지. 다른 방법은 합평에 같이 참여하는 것. 이 때는 글을 쓴 의도, 문장을 쓴 의도를 대부분 말하고 시작하지. 다만 이 의도를 먼저 지껄이면 다르게 읽은 사람은 '나는 누구지? 여긴 어디지?'를 떠올리게 될 수도 있어. 한마디로 벙찐다고. 그래서 기왕이면 의도는 마지막에 말하는게 좋고. 글쓴이가 대부분 공격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감정조절 못하는 사람은 주의해야지. 그래서 나는 차라리 합평할 때 침묵했다가 다 끝나고 다시 글쓴이와 토론하는 방법을 선호해. 그러면 합평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놓거든.

글쓴이는 자기 의도와 달리 정반대 방향으로 가더라도 들어야돼. 본인이 그렇게 만든거니까. 누구나 오독을 하는거야. 합평의 목적은 그 오독의 방향을 가늠하고 독자와 거리조절 하는게 주목적이잖아. 내 글이 잘 썼냐 아니냐 판가름 하려면 그냥 인터넷이나 공모전에 올리라고 해. 그래서 합평자는 무거운 책임과 애정이 필요한거야. 인터넷에 댓글 달아주는거 봐봐. 그들은 책임이나 애정과는 무관하니 무성의한 댓글이 더 많은 거야. 합평은 주는 만큼 오는 거지. 내가 성의있게 해주면 싸이코패스나 선민의식 있는 녀석 아닌 이상 똑같이 보답해주거든 토시라도 안 놓치려는 듯.


합평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어쩌면 <사회자>야. 능력있는 사회자가 합평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지. 특히나 초기 단계일때는 사회자가 화두를 던지는 것도 좋아. 저는 이딴 식으로 읽었는데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키워드를 뽑아내서 그것들을 합평자들에게 전달하면 자연스럽게 말을 유도할 수 있지. 억지로 시킬 수 밖에 없다면 구체적인 질문을 하는 형태가 좀 더 낫지. 문장 면에서 A군은 어떻게 보십니까. 능력있는 사회자를 뽑아. 아니면 본인이 노력해서 능력있는 사회자가 되든가.


-선배라면 용기를 심어줘야 돼. 처음부터 합평 잘 하는 사람 드물어. 자신의 식견에 대한 믿음이 적으니까. 그러니 찬성을 잘해줘. 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누구 의견에 동의해요~ 등등. 이런 식으로 해나가다보면 애들이 탄력받을 수가 있지. 

또한 진지하게 서로 (술자리에서도 좋고) 발전적인 합평회 방향을 고민하는 것도 좋지. 혼자만 끌어안지마. 당신만의 동아리가 아니잖아. 또 그날 당일 작품을 보고서 합평하면 아무 말도 못해. 하루 전날 미리 볼 수 있게 조치해.

사회자가 어려우면 한 작품마다 사회자를 두게 하는 방법도 있어. 그 사람이 그 작품에 큐레이터가 되는거지. 이 방법은 추천하고 싶지만 좀 어려울지도 몰라.

더 얘기하고 싶지만 퇴근시간이 돼서 이만 쓸게. 오랜만에 들렀다가 옛날 생각 나네. 아 예전에 “니 작품 인쇄하는데 들어간 나무에게 미안하지도 않냐”라고 말 했던 선배가 생각나. 소주나 한 잔 하러 가야겠어.



 시우 님께도 예전에 그런 얘기 들었지만, 합평은 기본적으로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토론 형태로 이루어지는 게 일반적인 듯합니다. 에반 님도 면대면으로 까이는 것보다 나은 게 없단 얘길 하신 것도 같고요;; 실제로도 사람들이 만나서 자연스레 이야기나누는 편이 그저 의견 제시만 하는 것보다 얘기는 많이 나올 겁니다.

 저희는 직접 토론은 하지 못할 겁니다. 각자의 의견을 담은 발의문 하나씩을 게시판에 올린 후, 그렇게 낸 의견들 하나하나를 각자 검토하고 댓글을 통해 부분적인 토론이 이루어질테지요; 활발하게 의견이 교류되고 치열하게 이야기가 전개되려면 각자의 의견을 하나로 모은다거나 토론을 유도하는 장치가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3. 합평 보고서?


 학교다닐 때 학급회의를 하면 서기는 보통 칠판에 기록하는 역할이었습니다만, 큰 회의같은 경우 서기가 회의 때 나온 이야기를 회기록 등에 정리하는 걸 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합평도 회의처럼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토론이라선지, 합평에서 나온 이야기를 정리하는 문서를 만들기도 하나 봅니다. 여기선 그 예를 하나 긁어와 봅니다;


 2011년 O월 O일 합평보고서


 날짜 : 2011년 O월 O일

 시간 : 5:40 PM

 장소 : 인문대 OOO호 강의실


 (1) 부원 습작품 - 오렌지


 작가의 창작의도 - 20대인데 60대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도록 신경써서 써보았다.


 A 학우

 - 주제가 너무 빤히 보이지만 나쁘지는 않다

 - 왠지 이 작품 할아버지 같은 성격 캐릭터가 좋다. 싫어하다가 나중에 결국 변하는 이런 모습이.

 - 첫 문단 첫 문장부터 쓸데없이 길다. 꽃 이름을 이렇게 많이 쓸 필요 없이 '봄꽃'으로 줄여도 될 것을.


 B 학우

 - 처음 써봤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아직 신입학우들에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자.

 - 가장 기본적으로 지적되는 문제점이 전부 그대로 드러나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좋은 작품은 필사하고 지속적인 퇴고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 소설을 썼다기보단 이야기를 하나 가져온 것뿐이다. 소설로써 완성이 되려면 인과성 있게 구성해야 한다.

 - 배경지식이 아직 부족하기에 더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 좀 더 자기 욕망에 충실한 발칙한(파격적인) 내용을 써봐라. 보여주기만을 위해서 쓰진 말아라.

 - 초고를 빨리 뽑고 퇴고를 많이 해라. 문장을 한 번 읽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C 학우

 - 문장이 긴 것이 많다.


 D 학우

 - 단순한 내용을 이렇게 쓸 수 있다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부정확한 단어 선택이 눈에 띈다.


 E 학우

 - 치밀하고 경제적으로 써야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 노인의 옛 직업이 왜 군인이며, 또 오렌지로 갈등 해소가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게 썼다.

 - 자기가 쓸 수 있는 이야기를 써야 한다.

 - 여과 없이 생각난 대로 글을 쓴 것 같다.

 - 첫 페이지에서 '몇 째 딸?'하는 부분은 딸에 대한 주인공의 무심함을 잘 표현하고 있다.


 F 학우

 - 재미있게 봤지만 퇴고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 리듬감 있는 좋은 표현을 잘 썼다.


 (...이하 중략)


 모 대학 국어국문과쪽에서 한 합평회 합평보고서 일부를 가져와봅니다. 합평회에서 나오는 얘기가 어떤 것들인지, 사람들은 대개 어떤 생각으로 글을 읽는지 등 약간의 분위기 정도를 읽을 수 있겠네요; 




 몇 가지 살펴볼 때, 합평은 자유롭게, 부담없이 각 글에 대한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다른 사람의 시각도 알아보는 자리인 듯합니다. 하늘님께서 그리는 청사진이 대략 이런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이번 주말 각자 비평이 올라오면 대략 앞으로 어떻게 진행할지 윤곽이 나오겠죠;;


 일단 저는 이렇게 하려고요. 과제에 비추어 네 글이 전반적으로 어땠는지 짧게 적고, 이어서 각자 글에 대한 제 생각을 최대한 내보려고 합니다. 토론 거리를 많이 만드려면 많이 얘기해야겠지만, 얼마나 제가 다른 분들 글을 읽어낼 수 있을런지 잘 모르겠네요; 이번엔 동생 도움을 좀 받았습니다. 제가 들으면서도 뜨끔했던 부분도 있어서, 아마 다른 분들께도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
  • ?
    다시 2011.05.15 11:56

    음으믕ㅁ

    어렵다

  • profile
    시우처럼 2011.05.15 20:26

    어렵게만 생각하면 어렵지만 맘 편하게 먹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면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윤주님이 올리신 것처럼 장차 더 멋진 합평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덕목들은 반드시 필요하겠지요.

    아무튼, 겁먹지 말고 부담없이, 다만 부드러운 어투로 작가의 장점과 단점을 아우르면 되지 않을까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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