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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번 소개해 드렸던 <비평 이론의 모든 것>이라는 책을 인용합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각각의 비평이론에 대해서, 그 비평이론이 던지는 핵심적인 질문 하나씩으로 요약한 부분이 책에 있더군요. 비평이론 각각을 자세히 소개하기보다 이 개괄을 소개하는 편이 더 유용할 거 같아 아래 적습니다.


 1. 정신분석 비평 : 텍스트가 어떻게 등장인물들(또는 저자)의 심리적 욕망, 욕구, 갈등에 대한 (의도적이거나 의도치 않은) 재현으로써 구체화되는가?


 2. 마르크스주의 비평 : 텍스트가 어떻게 자본주의와 (그에 따른) 계급차별에 대한 (의도적이거나 의도치 않은) 재현으로써 구체화되는가? 그러한 재현이 억압적인 사회경제적 이데올로기들을 강화하는가? 아니면 약화시키는가?


 3. 여성주의 비평 : 텍스트가 어떻게 가부장적 규범과 가치들에 대한 (의도적이거나 의도치 않은) 재현으로써 구체화되는가? 그러한 재현이 억압적인 가부장적 규범과 가치들의 기반을 강화하는가? 아니면 약화시키는가?


 4. 신비평 : 해당 텍스트는 위대한 문학작품인가? 말하자면 텍스트 안에는 보편적인 의의를 갖는 주제와 유기적인 조화가 모두 존재하는가?


 5. 독자반응 비평 : 독자들은 텍스트를 읽으면서 어떻게 의미를 만들어내는가? 독자들이 만들어내는 의미와 텍스트 사이의 관련성은 무엇인가?


 6. 구조주의 비평 : 우리가 텍스트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사용하는 기본적인 구조 체계(예를 들어 원형, 양식, 서사 등에 관한 구조)는 무엇인가? 구조주의 비평가들은 종종 텍스트의 기본 구조를 텍스트의 문법이라고 명명하는데, 문법은 등장인물들과 그들의 행동이 갖는 기능을 표상하는 일종의 '수학 공식'처럼 나타나기도 한다.


 7. 해체 비평 : 텍스트의 자기모순을 어떤 커다란 주제 아래 포괄하여 해소하지 않고 오히려 분해하면, 텍스트 안에서 작동하는 이데올로기(들)와 관련하여 무엇을 알게 되는가?


 8. 신역사주의 : 텍스트가 어떤 방식으로 역사 해석에 관여하는가? 특히 해당 텍스트를 낳은 문화 안에서 유력하게 작용하는 담론(특정한 이데올로기들과 결부된 언어 사용 방식, 이를테면 자유주의적 인본주의 담론, 기독교 인본주의 담론, 백인우월주의 담론 등) 들의 순환 과정에서 텍스트는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가? 그리고(또는) 텍스트의 이 같은 역할이 텍스트 수용사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가?


 9. 문화비평 : 특별히 노동계급의 문화적 생산물(대중소설이나 영화 같은 것)에 주목하고, 그것과 '고급'문화의 생산물(이를테면 정전이 된 문학작품)을 비교해 보자, 이때 텍스트가 수행하는 문화적 작업은 무엇인가? 즉, 텍스트가 자신이 생산되거나(생산되는 동시에) 수용되는 전반적인 과정 속에서 어떻게 사회경제적 권력 구조를 강화하거나(강화하는 동시에) 약화시키는 이데올로기들을 전달하고 변형시키는가?


 10. 레즈비언 게이 퀴어 비평 : 텍스트가 어떻게 레즈비언 게이 퀴어 섹슈얼리티에 대한 (의도적이거나 의도치 않은)재현으로 구체화되는가? 그러한 재현이 이성애주의를 강화하는가? 아니면 약화시키는가? 특히 퀴어 이론의 경우, 섹슈얼리티와 성적 지향에 대한 전통적인 사고방식이 갖는 부당성을 텍스트가 어떻게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가?


 11. 아프리카계 미국인 문화비평 : 텍스트가 어떻게 인종 및 인종적 차이에 대한 (의도적이거나 의도치 않은) 재현으로써 구체화되는가? 그러한 재현이 인종차별 이데올로기를 강화하는가? 아니면 약화시키는가?


 12. 탈식민주의 비평 : 텍스트가 어떻게 문화적 차이(인종, 계급, 성과 젠더, 성적 지향, 종교, 문화적 신념, 관습 등이 결합하여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방식들)에 대한 (의도하거나 의도치 않은) 재현으로써 구체화되는가? 그러한 재현이 식민주의 이데올로기를 강화하는가? 아니면 약화시키는가?


 각각의 이론들은 해당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필요한 개념들이 존재합니다. 개념들은 작품 분석의 도구이자 작품 구성의 무기가 될 것입니다. 많이 알수록 많이 보이는 법이겠죠. 그런 개념들을 여기서 일일히 적는 건 '소개'의 범주를 벗어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비평가들이 의도하는 바가 '저자의 의도하는 바 찾기', '훌륭한 글 찾기'가 아니란 점을 말씀드립니다. 책에 따르면, 모든 비평 이론들은 소설 속 '결점', 혹은 '불편한 의미' 찾기 이며 어느 작품 속 '예술성과 불편한 의미들 사이의 모순'을 '한꺼번에 음미'할 때 독자로서 즐거움을 얻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한편으로, 글을 쓰는 입장에서 자기의 글에 이러한 의미들이 담길 수 있다는 점, 혹은 담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는 것도 필요하겠지요. 도구를 사용하는 자가 도구의 사용법과 가능성을 알지 못한다면 그만큼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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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乾天HaNeuL 2012.10.16 04:37
    헐...... 이게 뭔가요. 장르문학 계통과는 상당히 이질적인 느낌이! 으아아앆~
  • profile
    윤주[尹主] 2012.10.18 20:14
    간간히 장르문학 비평 글들도 보게 되는데, 이런 개념들을 섞어 쓰더라고요. 저는 이런 얘기들 잘 몰라서, 참고해 보려고 읽어 봤어요
  • profile
    욀슨 2012.10.16 07:28
    확실히 비평적으로 글을 읽을 수 있다면 좀 더 넓게 볼 수 있겠지요. 소개하신 책도 한번 봐야겠네요.
  • profile
    윤주[尹主] 2012.10.18 20:16
    저도 좀 더 넓게 글을 볼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싶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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